게임 이야기/게임 리뷰



우주, 인류 최후의 미개척지. 수많은 사람들은 별을 바라다 보면서 상상을 한다. 저너머에 어떤 신비가 숨어있을까. 때로는 그것이 절망과 공포가 될 수 있고, 또는 희망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그것이 절망이든 공포든 사람들은 우주라는 저 넓은 세계와 다른 존재들의 가능성에 끌리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수많은 게임들이 제각기 다른 방식으로 우주를 표현해왔던 역사를 생각해보면 말이다.


스텔라리스는 우주를 테마로 하는 4X게임 이다:4X(eXplore 탐험, eXpand 확장, eXploit 활용, eXterminate섬멸) 게임 장르는 마스터 오브 오리온에서부터 문명까지 유구한 전통과 두터운 팬층을 자랑했었다. 거대한 국가와 제국을 지배하는 지도자가 되어서 세계를 탐험하고, 제국을 운영하며, 상대와 싸우고, 우주를 재패한다. 이러한 장르가 플레이 하기 무거운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두터운 팬층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은 이러한 스케일이 주는 포만감이 있기 때문이다. 패러독스 사의 스텔라리스는 그런 점에서 잘 만들어진 4X 게임의 표본이라 할 수 있다. 플레이어는 다른 은하로 진출하는 능력을 지닌 시기에서부터 게임을 시작해서, 전 은하를 재패하는 제국을 만들어야 한다. 뒤에서 좀 더 자세하게 다루긴 하겠지만, 결론만 놓고 본다면 스텔라리스는 게이머가 수십, 수백시간을 쏟아부을 수 있는 매력을 지닌 게임이긴 하지만 외교가 단순한 점과 통일성 없는 UI와 게임 편의성 때문에 아쉬운 부분이 있다.


스텔라리스의 강력한 강점은 4X 장르의 기본에 충실하면서, 같은 장르의 게임들과 다르게 플레이어를 잡아당기는 '서사'가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 스토리는 삼국지의 그것과 같은 '선형적'인 스토리가 아니다. 스텔라리스는 절차적으로 은하를 생성한 후, 거기에 각종 이상현상이라는 이벤트를 배치한다. SF 소설 등에서 찾아볼 수 있는 다양한 클리셰들을 게임에 영향을 미치는 이벤트의 형태로 만든 스텔라리스는 초기 확장 단계에서 미지의 세계를 탐험한다는 느낌을 플레이어에게 심어주는데 성공한다. 보통의 4X 게임들은 운영이라는 부분에 집중한다:플레이어는 세계를 탐험하지만 거기에는 분명한 서사나 이를 구성하는 요소는 찾아보기 힘들다. 하지만 스텔라리스는 보이지 않는 세계,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면서 모르는 것들을 발견하는 기쁨을 게이머에게 선사한다. 


특히 스텔라리스에서 눈여겨 볼만한 시스템은 바로 '몰락제국'과 후반부 위기의 존재이다. 게이머들보다 먼저 우주를 재패했지만, 일련의 이유 때문에 몰락하여 적은 영토만 갖고 있는 이 몰락제국들은 플레이어보다 더 강력한 군세와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은 갑자기 각성해서 신생 제국들과 싸우기도 하고, 때로는 신생 제국들에게 도움을 주거나 위협이 되는 엄청난 변수라 할 수 있다. 후반부 위기는 힘의 균형이 팽팽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게임의 판세를 순식간에 뒤집어버리기도 한다. 문명과 같은 4X 게임들이 일방향적인 기술 발전을 거치다가 어느 순간 정체기를 맞이하는 것을 스텔라리스는 게임에 서사와 이벤트를 부여하고 게임 플레이 측면에서도 긴장할 수 밖에 없는 요소를 만들어내었다.


하지만 스텔라리스에는 몇몇 무시할 수 없는 단점들이 있다:우선, 게임에서 외교 선택지가 다소 부실하다는 문제가 있다. 내정이나 내치의 경우, 다양한 선택지(인종 시민권 문제, 정치 체제 등)가 있고 그 선택지들과 정책들이 맞물리면서 외교에 많은 영향을 미치게끔 만들어놓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문제는 외교는 그러한 내치의 결과물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뒷단에 놓일 수 밖에 없고, 그러한 복합적인 내정 선택지들이 맞물려서 내놓는 결과물들은 상대 제국과 사이가 좋은지, 나쁜지 정도만 판가름 한다는 것이다. 스텔라리스의 정치는 수면 아래서 이루어지는 정치 외교적인 암투보다 전쟁 또는 화평이라는 단순한 흐름으로 진행된다. 게임 내에 그만큼 다양한 요소가 있는데, 정작 플레이어가 외교를 통해서 조작할 수 있는 선택지가 적은 것은 마이너스 포인트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도 치명적인 부분은 스텔라리스의 게임 UI와 관리 컨트롤이 통일성이 없다는 것이다:게이머의 제국이 커지면 커질수록 미세하게 관리해야하는 범위가 늘어나기 때문에 플레이어로써는 큰 부담을 느낄 수 밖에 없다. 그래서 게임은 자치령이라는 시스템을 도입하여, 플레이어가 큰 방향성만 설정하고 나머지는 자치령에서 알아서 해당 방향성에 맞춰 자원을 생산한다. 언뜻보면 과거의 4X 게임이 빠지기 쉬웠던 마이크로 컨트롤의 문제를 스텔라리스가 빗겨나간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않다. 자치령은 큰 틀에서의 자원 생산은 관리할 수 있지만, 정작 함대와 군대를 뽑아내는 것과 함대 가용수를 늘리기 위한 우주항의 건설은 전적으로 플레이어에게 맡긴다. 또한 자치령 내의 정책 시행 등도 플레이어의 몫이다. 즉, '플레이어는 자신이 모은 자원의 범위 내에서 직접 모든걸 관리해야 한다'인데, 자치령의 존재(플레이어가 손대지 않더라도 알아서 커서 플레이어의 부담을 덜어주는)와 함대의 수동 생산 사이의 괴리는 상당히 치명적으로 느껴진다. 또한 거주 가능 행성의 개발의 경우, 초창기 플레이어가 관리를 해주지 않으면 상당한 비효율을 보여주기도 한다. 물론 플레이어가 행성을 키운뒤, 자치구에서 유지 보수를 담당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렇게까지 불편한 부분은 아니지만, 자치령 내의 행성 개발의 경우 이로 인해 상당한 비효율이 생기기도 한다.


결론적으로 스텔라리스는 4X 게임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재밌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이다. 다만 스텔라리스에는 무시할 수 없는 치명적인 결함들이 있고, 이것이 때로는 게임을 길고 지루하게 만든다는 점은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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