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이야기


우리는 한번쯤 왜 거의 대부분의 aos 게임에서 온갖 이상한 케릭터들이 활보하는 게임 내에서 꼭 '활든 여성/남성' 스테레오 타입이 등장하는지를 고찰할 필요가 있다. 사실, 이 케릭터가 등장하는 배경과 이유야말로 aos 장르라는 게임을 관통하는 핵심이기 때문이다. Aos 장르는 클래스가 등장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개성을 지닌 '케릭터'가 등장한다:클래스와 케릭터를 구분하여 게이머의 개성과 플레이스타일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리고 그 속에서 온라인 rpg에서 찾아볼 수 있는 밀도 높은 성장과 장비 구입, 팀원과의 협동 및 경쟁이 모두 한 데 집약하여 만든 것이 바로 aos 장르인 것이다. 그리고 AOS 장르는 장르 구분에 있어서 이전까지 찾아볼 수 없었던 새로운 독특함을 보여준다:각각의 게임 장르는 하나의 '표현 양식'이라 칭할 수 있을 정도로 게임 문법과 규칙에 충실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가령 FPS의 경우에는 1인칭 슈터라는 아주 명확하고도 제한적인 장르 구분을 지칭하며, TPS는 3인칭 시점의 카메라를 사용하는 게임으로 구분된다. 물론 장르간의 벽을 허무는 다양한 게임들이 존재하고는 있지만, 그 장르적인 인용의 출처는 명확한 편이었다. 하지만 AOS라는 장르가 등장하게 되면서, 게임에 있어서 전통적인 장르 구분이 의미가 없어지는 새로운 영역에 도달하게 된다.


다시 우리의 의문으로 돌아와보자:어째서 클래스가 아니라 케릭터인것인가? AOS에서 각각의 케릭터들은 하나의 '기성품'으로서 소비된다. 하나의 케릭터가 MMO 장르에서 완성되려면 수많은 시간이 소비가 된다. 하지만 AOS를 표방하는 게임에서는 길게는 한시간에서 짧게는 20분 사이에 하나의 '케릭터'가 완성된다. 이들은 각기 짜여져 있는 특성과 제한되어있는 장비 풀 내에서 자신의 게임 스타일을 대변하는 존재를 만들어나가야 하는데, 게이머가 MMORPG에서 자신의 케릭터에 애착을 갖게 만들기 위한 과정을 단시간 내에 풀어내기 위해서는 이미 '어느정도 완성되어 있는' 양식을 갖출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리고 이 양식들은 게이머가 그 케릭터를 보고 케릭터의 육성에서 운영까지 쉽게 받아들일 수 있게 충분히 '기성화'된 형태를 띄게 된다. 그렇기에 AOS 장르 내에서 DOTA에서 나온 케릭터가 LOL에서 나오고, LOL에서 나온 케릭터가 다시 다른 AOS 게임에서 나오고 하는 것은 그렇게 놀라운 일이 아닌 것이다.


활을 쏘는 케릭터가 aos에 꼭 한명씩 등장하는 것은 위에서 언급한 도타 같은 초기 작품에서 등장한 영향도 있겠지만 aos 장르의 원형이라 할 수 있는 워크래프트 방식의 rts장르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기본 원거리 케릭터(궁수)라는 점도 한 몫할 것이며, 소위 '스나이퍼' 또는 원거리형 케릭터로 분류되는 플레이스타일의 가장 기본형이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흥미로운 점은 똑같이 AOS의 영향을 받았다고 보여지는 오버워치(게임의 플레이스타일 보다는 클레스가 아닌 케릭터로 기성화된 게임 시스템 부분에서)나 배틀본에서는 똑같이 활을 쓰는 케릭터들이 등장함에도 불구하고 이전의 AOS 장르에서 보여주던 활 쏘는 케릭터와는 사뭇 다른 독특한 움직임을 보여준다는 것이다:오버워치의 한조는 트리키한 파쿠르 움직임과 적 감지 능력, 그리고 파괴적인 화력을 갖고 있으며, 배틀본의 쏘른은 생존력이 떨어지는 대신에 다른 케릭터에 비해 단일 타겟 및 광역 공격 양쪽에 강한 모습을 보여준다. 기존 AOS 장르의 활든 케릭터들과 이들이 다른 이유는 간단하다:기존의 AOS 장르들이 워크래프트 방식의 탑뷰 방식의 RTS 를 취하고 있다면, 오버워치나 배틀본은 AOS의 장르적 특색을 끌어오면서도 FPS라는 표현방식을 통해서 이를 구현했기 때문이다. 


전통적인 장르 구분하에서 본다면 우리는 보통 이 두 형태의 게임을(RTS 장르 형식 상에서의 AOS, FPS 장르 형식 상에서의 AOS) 다른 형태의 게임 장르(RTS와 FPS)로 봐야할 것이다: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에 대해서 우리는 AOS 장르라는 '단일한' 장르로 인지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AOS 장르를 두고 해당 장르의 정체성 문제에 있어서 많은 설왕설래가 오고 간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엄밀하게 이야기하자면 우리가 AOS 장르를 규정하는데 있어서 '이것이 AOS 장르다'라는 뚜렷한 키워드가 없다. 앞서 이야기한 AOS 장르의 정의는 뜯어본다면 게이머가 '받아들이는' 경험적인 측면에서 이루어졌다는 것을 인지할 수 있을 것이다. FPS나 TPS, 퍼즐, 액션 같은 장르적인 전통과 구분이 아닌, 어떠한 특정 경험(MMO 상에서 케릭터를 키우고 강해지는 과정을 압축하는 것)을 재현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이다. 즉, AOS 장르는 게임이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의 문화를 통해서 만들어진 간장르적 장르(하나의 경험을 실현하기 위해서 다양한 장르를 뒤섞는 것)라 할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본다면 활을 든 케릭터는 어떻게 본다면, 게이머가 갖고 있는 게임에 대한 환상을 충족시키기 위한 하나의 이미지라 할 수 있다. 우리가 AOS 장르라 규정하고 있는 그 모든 것이, 사실은 어떤 고정된 양식이 아니라 하나의 경험을 만들어내기 위함을 고려한다면 AOS 장르는 여지껏 시도해본적이 없는 독특한 영역에 접어들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단지 FPS와 AOS가 결합되는 것을 넘어서, TPS와 AOS의 결합도 가능하고 심지어는 퍼즐이나 어드벤처, 플랫포밍과 AOS 장르와의 극단적인 결합도 가능하다 할 수 있는 것이다.(물론 AOS와 TPS가 결합한 에픽 소프트의 파라곤의 경우도 있지만, 파라곤은 AOS라는 장르가 하나의 고정된 형태라는 착각에 빠져서 너무나 충직하게 LOL이나 도타를 인용하고 있다는 문제가 있다. 즉, 게임은 3인칭 액션 게임보다는 LOL을 3인칭 시점으로 옮기고 그래픽을 업그레이드한 모습처럼 보인다.) 물론 AOS는 완전한 가능성만을 갖고 있지 않다:AOS는 짧은 시간 내에 성장-경쟁-승리를 얻어내야 하기 때문에, 그 어떤 게임들보다도 게임 집중도와 요구 기술숙련도가 높고, 그에 비레해서 피로도도 높다고 할 수 있다. 물론 가볍게 즐기는 AOS(히오스 같은?)들도 존재한다고 하지만, AOS의 본질이 짧은 시간 내에 하나의 게임 사이클을 완성하는 것이라는 것을 생각한다면 AOS 장르가 본질적으로 '가벼운 장르'인 것인지는 의문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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