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이야기






배틀필드 1과 콜 오브 듀티:인피니트 워페어가 공개되었다. 콜 오브 듀티 인피니트 워페어는 트레일러 중간에 우주로 올라가면서 게임의 무대가 지구를 넘어서 태양계(토성의 고리가 보인다)로 전쟁의 범위를 넓혔으며, 배틀필드 1은 메이저 게임 회사들이 다루지 않았던 1차세계대전을 다루었다. 평상시라면 이러한 발표는 빅 뉴스였을 것이다. 하지만 엄밀하게 이야기해서 지금의 흐름에서 이들의 판단이 그렇게 놀라운 것은 아니다:현대전은 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 이후로 10년간 다양한 형태로 변주되어 왔었고 그 콘텐츠의 수명은 한계에 도달하고 있었다. 콜옵 시리즈 자체도 블랙옵스 2 이후로 현대전을 탈피하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었으며, 배틀필드 마저도 현대전이 아닌 '현대 경찰전'인 하드라인을 만들어냈다.


콜옵이 이러한 흐름을 보여준 것은 놀라운 것이 아니니 넘어가도록 하자:본인이 자주 이야기했었던 것은 의외로 콜옵은 진보적인 축에 포함되는 게임이며, 미래전을 선점하고자 했었던 콜옵의 노력은 어느정도 성공을 거두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가 주목해야하는 것은 배틀필드 1의 등장이다. 배틀필드가 늦든 빠르든 콜옵과의 경쟁에서 새로운 카드를 꺼내야할 필요성을 다이스나 게이머나 모두 느끼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1차세계대전은 예상치 못한 카드였다:현대전의 개념이 정립되기 이전의 참호전과 가스, 그리고 실험무기로써의 탱크가 존재했었던 전쟁을 배틀필드 1은 당당하게 자신의 다음 무대로 선정한 것이었다. 이것이 훌륭한 선택인지는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배틀필드 3와 모던 워페어 3의 대접전이 일어났던 5년전의 상황이 지금 현재 2016년 다시 반복되고 있다. 하지만 그때와 다르고 흥미로운 점은 단순하게 두 프랜차이즈가 접전을 벌이는 것이 아닌, 과거와 미래라는 극단적인 두 트렌드의 충돌인 것이다.


어째서 과거와 미래인가? 이에 대한 해답은 너무나 단순하다:이제 더이상 현재의 FPS 트렌드에서 보여줄 것이 없다. 모던워페어와 팀포 2, 바이오쇼크 같은 게임들이 현재의 FPS를 규정하였던 2007년 이후로 FPS 게임들은 그들의 틀 내에서 자신만의 해석과 새로움을 덧대어서 발전해나갔다. 그것이 점점 쌓여나가고, 기술과 소비 계층의 발전 역시 쌓이게 되니 이제 구태의연한 과거를 반복할 수 없게 되었기 때문이다. 둠의 등장, 타이탄폴-데스티니-이볼브로 이어지는 새로운 FPS의 시도들은 이러한 흐름이 배틀필드 1과 콜 오브 듀티 인피니트 워페어로 이어지는 FPS 양대 산맥의 충돌로 이어지게 되었다. FPS 장르나 게임의 정의를 바꾸고자 하는 시도는 이제 일반 게이머들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가시화 되고 있다. 과거와 미래의 간극은 바로 새로운 것에 대한 열망이자 패러다임 변화의 징후인 것이다.


물론 우리는 2011년 콜옵 3와 배틀필드 3의 충돌이 싱거웠던 결말로 이어졌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이러한 이벤트들이 뭔가 극단적이고도 드라마틱한 결과로 쉽사리 이어지지 않을 것이란 것도 노련한 게이머라면 눈치채고 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 하나는 이제 게임은 작년과 같고 재작년과 같았던 비슷한 것들이 지배하던 시기가 이제 곧 끝나고 새로운(혹은 우리가 새롭다고 느껴질만한) 트렌드들이 등장하게 된다는 것이다.


콜옵과 배틀필드 신작은 올 하반기 발매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