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 감상]파이어 엠블렘:각성

-제가 엑스컴:EU에게 원했던 쫄깃함이 바로 이것이었습니다.

-파이어 엠블렘 시리즈가 DS로 나왔던 리메이크 작을 제외하면, Wii와 GC로 나왔던 창염의 궤적, 새벽의 여신이 시리즈의 최신작이라 할 수 있었죠. 하지만, 창염의 궤적과 새벽의 여신이 시리즈 내내 연이어서 평가가 미묘했던 것과 DS로 리메이크 작만 나온것 때문에 파엠 시리즈도 이제 내리막이 아니냐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었죠. 하지만, 이번작 파엠:각성은 여태까지의 파엠 시리즈를 종합하면서 새로운 게임을 보여주는데 성공합니다. 

-파엠 시리즈를 대표하는 특징이라고 한다면, 그건 바로 '랜덤 성장과 한번 죽으면 돌아오지 않는 유닛'이라 할 수 있습니다. 파엠 시리즈가 '케릭터 개별의 스토리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상하게 케릭터에 집착하게 만드는 게임'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죠. SRPG라고 하는 물건들의 대부분은 게임 내의 유닛들이 쓰래기 유닛과 좋은 유닛으로 구분되어 있고, 케릭터 육성이란 정해져있는 '결과'를 향해 나아가는 과정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파엠 시리즈는 케릭터의 성장이 철저하게 '랜덤'으로 진행된다는 점, 그리고 케릭터가 죽으면 돌아오지 않는다는 점 때문에 잘 키워진 케릭터에 대한 애착이 강하며, 또한 케릭을 살려서 다음으로 넘기기 위해 아등바등 기를 써야하는 게임이기도 했죠. 사실 파엠 각각 시리즈 작품마다 악명 높은 난이도들을 제외하면, 이렇게 두가지 요소가 맞물려서 게임을 매력적으로 만듭니다.

-파엠 각성은 기존의 게임 시리즈를 집대성합니다. 마이 유닛이나 프리맵, 결혼과 자식, 지원 개념 등등은 이미 과거작에서도 나온 것입니다. 하지만, 각성은 단순하게 이를 하나의 작품에 몰아 넣는 것이 아닌, 유기적으로 정리해서 넣습니다. 이번 각성만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시스템은 듀얼/더블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는데, 유닛 둘을 같이 붙여놓음으면 유닛들에게 스탯 버프를 주고 지원확률이 올라갑니다. 이 듀얼/더블 시스템이 이번 각성에서는 전체 시스템을 관통하는 주요한 시스템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일단 육성을 할 시에 약한 유닛을 키우기 위해서 유닛들이 더블 상태를 유지해야 하며, 이렇게 서로 뭉쳐서 다닐 경우에는 서로 뭉친 유닛들 사이의 관계가 좋아집니다. 이렇게 될 시에 지원회화 수도 늘어나서 메인 스토리 이외의 유닛 간의 뒷이야기도 풍부해지며, 전통적으로 유닛에 대한 애착이 강한 파엠 시리즈에 있어서 유닛 육성에 대한 애착+용이성이 동시에 증가한다는 점입니다.

즉, 본작의 신 시스템인 듀얼/더블 시스템이 기존 시리즈의 시스템들과 유기적으로 연관관계를 맺으면서 시너지를 내었고, 그 결과 훌륭한 작품이 나왔습니다.

-스토리 자체는 평이한 수준. 12장 까지 진행했으면 한 반정도 왔군요.

-그래픽이나 음악 측면에서 모두 합격점 이상이며, 역시 닌텐도 퍼스트 타이틀이다 보니 3D 기능도 훌륭합니다.

-아마도 하드+클래식 모드로 2회차 들어갈거 같기도 한데, 그때까지 좀 플래이 해보고 리뷰 올리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