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이야기




언차티드를 만든 너티독의 신작 라스트 오브 어스(The Last of Us)의 플래이 영상입니다. 여태까지 컨셉 및 트레일러 정도만 공개 됐는데, 이번 E3를 기점으로 플래이 영상이 떴고...사실상, 플래이 트레일러 한방으로 올해 가장 강력한 GOTY 후보로 올랐습니다. 아마도 별다른 삽질이 없다는 전제를 깐다면, 라스트 오브 어스는 언차티드 시리즈를 단번에 뛰어넘는 대작이 될 가능성이 높으며, 액션 어드벤처 게임 역사에 한획을 긋는 게임이 될 것입니다.

지난 20년 동안 게임은 영화를 닮기를 희망했습니다. 콜 오브 듀티 시리즈를 필두로 메탈기어 솔리드, 헤비레인 등등 더 화려하고 빠르게, 그리고 더 과격한 형태로 진화했습니다. 눈앞에서 건물이 무너지고, 인간이 조각나며, 천지가 개벽하는 등등 영화보다도 더한 연출도 많이 보이기 시작했죠. 하지만 라스트 오브 어스는 어떤 의미에서는 이러한 흐름을 역행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게임은 다른 엑션 어드벤처 게임에 비해서 정적이다 싶을 정도로 움직임이 한정적입니다. 총알은 탄창 하나분 밖에 나오지 않으며, 케릭터들의 움직임과 대사에서는 긴장감이 흐릅니다. 라스트 오브 어스의 카메라 움직임은 요즘 게임들이 지향하는 헐리우드 식이라기 보다는 유럽쪽 예술영화나 다큐멘터리의 그것과 많이 비슷합니다. 게임 전반에 흐르는 연출의 절제와 미묘한 움직임의 표현, 대사들, 그리고 폭력 묘사에 있어서의 완급 조절은 너티독이 이 작품을 위해서 많은 연구를 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라스트 오브 어스는 액션 게임 대부분이 어떤 컨셉을 잡든 모조리 다 죽이는 것으로 귀결이 나는 이 현실에 대해서 경종을 울리는 작품입니다. 살아남기 위해서 죽이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기 위해 발악하는 것이 목적이 되는 게임이라는 것이죠. 오늘 소니 컨퍼런스는 죄다 똥이었는데, 이것과 갓옵워로 겨우 기사회생하는데 성공한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