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이야기/게임 리뷰




다크사이더스는 재밌는 게임입니다. 그래요, 일단 리뷰를 시작하기 전에 이건 미리 짚고 넘어가야겠죠. 하지만, 다크사이더스는 잘만든 게임은 아닙니다. 아니, 정확하게 표현을 하자면 잘만든것과 별도로 완성도가 떨어지는 게임이라고 밖에 말을 못하겠습니다. 게임을 한 지 저도 근 10년 가까이 되었지만, 다크사이더스 같은 게임은 한번도 본적이 없습니다.  이는 다크사이더스라는 게임이 지금까지 크게 히트한 다양한 게임들의 흥행 코드들을 믹스한 작품이기 때문입니다. 참 묘한 게임이죠.

다크사이더스는 기본적으로 3인칭 액션 게임입니다. 제가 느끼기에는 여태까지 나온 거의 대부분의 게임들의 요소들을 차용하고 있습니다. 일단 제 자신이 찾은 것과 다른 분들이 찾은 것들을 모아서 리스트로 정리해보죠.

주인공의 더러운 성격, 머리위에 표식이 뜨면 원 킬로 이어지는 시스템,-갓오브워
공중 콤보-데빌 메이 크라이 시리즈
부매랑을 던져서 퍼즐 풀기-젤다
그래플을 이용한 액션-바이오닉 코만도
보이드 워커를 이용한 퍼즐-포탈
글라이딩과 두 세계를 왔다갔다 하는 모습, 에너지 바(?)-소울리버 시리즈
말탈때 조작감-어새신 크리드(?)

등등...

이와 같이 다양한 게임들의 다양한 시스템이 존재합니다. 물론 사람에 따라서는 다양한 게임들의 콜라보레이션이라고 보고 좋아할 사람들도 있겠죠. 하지만, 문제는 이렇게 자기색깔이 확실한 게임들을 하나로 묶었을때는 각 게임들간의 특징들이 서로 충돌하여 게임 자체가 이것도 저것도 아니게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다크사이더스는 그중에서 본질적이고 핵심적인 부분들만 간추렸습니다. 그렇기에, 게임은 전혀 난잡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게임 전체의 완성도 측면에서 본다면 다크사이더스는 훌륭한 완성도를 자랑한다고도 볼 수 있죠. 각각의 게임 요소들로 이루어진 모자이크와도 같은 게임이지만, 하나의 게임이라는 측면에서는 통일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하지만, 각각의 독특한 게임요소를 하나의 게임 아래 잘 정제해서 집어넣었지만, 다크사이더는 아주 큰 문제점을 갖고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게임의 '깊이'의 문제입니다. 깊이가 없다고 해서 다크사이더스가 완성도가 떨어지는 게임이라는 의미는 아닙니다. 하지만 다크사이더스는 다양한 게임들의 묘소들 중에서 표층적인 부분만을 게임 요소로 도입하였습니다. 즉, 다크사이더스에 나오는 모든 게임들을 해본 사람들이라면, 게임 자체가 액션을 제외하고는 튜토리얼만 하다가 끝내는 느낌을 받을 겁니다. 왜냐면, 게임에 나오는 퍼즐들은 이어지지 않고 분절되어있으며, 약간의 맛뵈기 형식으로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죠.

축약하자면, 다크사이더스는 여태까지 나온 모든 게임들의 요소들을 갖추고 있지만, 역으로 그 어떤 게임의 근처에도 근접하지 않습니다. 왜냐면 다크사이더스에 들어가 있는 각각의 게임요소들은 그 자체로도 하나의 게임이 될만큼의 분량과 가치를 갖고 있는데, 다크사이더스라는 하나의 게임으로 통합되면서 그 깊이와 독자성을 상실합니다. 그렇기에, 다크사이더스는 재미는 있지만 아무것도 아닌 게임이 되는 거죠. 어떤 자신만의 개성이 없으니까요.

만약, 게임을 전혀 접해보지 않은 누군가가 다크사이더스를 한다면, 대단히 참신하고 재밌는 게임이라고 평할 것입니다. 하지만,  게임을 많이해본 경험을 가진 사람이 다크사이더스를 한다면, 재미는 둘째치고 대단히 혼란스러울 것입니다. 왜냐면 자신이 여태까지 즐겼던 거의 모든 게임들의 코드들이 조금씩 들어있으니까요. 그렇기에 다크사이더스는 대단히 미묘한 게임입니다. 재미가 없는건 아니지만, 뭐 그렇다는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