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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치 및 PS4 버전으로 쓰인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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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마리오 메이커 2를 공유 기능 등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닌텐도 온라인 가입이 필수적입니다.
슈퍼 마리오 메이커 2를 리뷰하는 데 있어서 어려운 부분이 하나 있다. 그것은 바로 '만드는 툴'을 어떻게 다룰 것인가에 대한 문제이다:슈퍼 마리오 메이커 시리즈는 과거 이전부터 "개조 마리오" 또는 "막장 마리오" 등으로 알려져 있는 기존 게임을 개조하여 원래 슈퍼 마리오 시리즈에서 존재하지는 않는 새로운 스테이지를 만드는 전통에 기반하고 있는 작품이다. 인터넷의 여명 때부터 플레이어의 조작 없이 자동으로 진행되는 오토 마리오나 클리어 불가능할 정도로 어렵게 만들어진 막장 마리오들은 영상이나 롬의 형태로 공유되고 향유되었다. 따라서 슈퍼 마리오 메이커 류의 장르들을 어떻게 접근할 것인가는 이 전통에 대해서 비추어 보아 툴에 대한 평가와 만들어진 결과물에 대한 평가, 그리고 그것이 어떻게 공유되는지에 대해서 접근하는 것이 옳다.
그러나 메이커를 통해서 만들어진 개별 스테이지에 대한 평가는 일반적인 게임 리뷰나 평가론에 근거하여 다룰 수 있을지라도, '만드는 툴'과 '공유되는 방법'에 대한 평가는 기존의 게임 리뷰 및 평가 방법론에 비추어 접근하기 어려운 구석이 있다. 툴과 공유되는 방법이란 만들어진 결과를 플레이하는 것이 아닌 결과를 만들어나가는 과정이자 그것이 공유되는 환경 전반에 대한 평가를 수반하기 때문이다. 이는 일반적인 게임 플레이의 방법론이라기보다는 하나의 인프라에 대한 평가로 접근해야 한다.
일례로 슈퍼 마리오 메이커 2와 유사한 게임이라 할 수 있는 리틀 빅 플레닛 시리즈의 사례를 보자:리틀 빅 플레닛 역시 게임을 만들고, 플레이하며, 마지막에는 그것을 어떻게 공유할 것인가를 다루는 게임이었다. 리틀 빅 플레닛은 하나의 소프트를 구매함으로써 스테이지를 만들고, 플레이하고, 그것을 공유하게끔 하는 전반적인 인프라를 플레이어들에게 제공하였다. 그리고 플레이어가 제작-공유-플레이 한 접점에 뛰어들어드는 것만으로 위 사이클을 계속해서 반복할 수 있게끔 하는 동기(나도 만들어서 남들과 공유하고 싶다, 다른 사람의 스테이지를 플레이해보고 싶다 등)를 제공하였다. 슈퍼 마리오 메이커 2도 제작, 공유, 플레이를 접점 별로 살펴보고 그것이 하나의 인프라로써 얼마나 잘 작동하는지를 살펴봄으로써 작품으로 완성도가 얼마나 뛰어난지를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먼저 슈퍼 마리오 메이커 2의 제작 환경이다. 기본적으로 슈퍼 마리오 메이커는 슈퍼 마리오(패미콤), 슈퍼 마리오 3(패미콤), 슈퍼 마리오 월드(슈퍼 패미콤), 뉴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위), 슈퍼 마리오 월드 3D(위 유) 5개 작품에 대한 제작 환경을 제공한다. 각각의 제작 환경은 서로 각기 다른 오브젝트들과 조작환경들로 구성되어 있기에, 처음에 어떤 환경의 슈퍼 마리오를 제작하느냐를 결정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예를 들어서 3D 월드의 슈퍼마리오를 선택한 경우, 월 점프나 공중에서 스핀을 할 수 있는 기능이나 고양이 마리오 변신 기믹이 존재하지만, 패미콤 버전이나 슈퍼 패미콤 버전의 슈퍼 마리오에서는 이러한 기능이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 이러한 환경에 따른 기믹들은 후술 한 플레이에 있어서도 조금 문제가 되기도 하는데, 환경에 따라서는 플레이나 제작환경이 상이하게 달라지기 때문에 처음 제작할 때는 애를 먹을 수 있다는 것이 아쉬운 부분이긴 하다. 이러한 버전별 차이에 대해서 정보를 미리 알려주거나 가이드나 팁을 주는 항목을 가시적으로 집어넣어줬으면 좋았을 것이다.
그러나 실제 제작 측면에서는 처음 제작을 시도하는 유저에게도 친화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제작은 휴대모드에서는 터치 스크린으로, 독 모드에서는 패드로 조작을 하게 되는데 양쪽 다 편리하지만 휴대 모드 쪽이 터치 스크린으로 오브젝트를 배치할 수 있기 때문에 이쪽이 더 직관적이라 할 수 있다. 제작 모드를 선택하였다면, 이후 슈퍼 마리오 메이커 2의 스테이지 제작 진행은 크게 두 가지 요소로 나뉜다:어떤 장애물을 배치할 것인가, 그리고 그 장애물을 플레이어가 돌파할 수 있는가 다. 기본적으로 어떤 장애물이 있는지, 스테이지를 제작하는 데 있어서 노하우는 어떻게 되는지는 본작에서 처음으로 추가된 싱글 플레이 모드를 해보는 것이 좋다. 각 테마별로 존재하는 기믹들을 이용해서 스테이지를 만들어놓은 본작의 싱글 플레이는 어떻게 하면 무난한/도전적인 스테이지를 만들 수 있는지에 대한 전반적인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슈퍼마리오 스테이지를 제작함에 있어서 게임 개발자 관점에서 친절하게 설명해주는 튜토리얼도 참조할만하다. 전반적으로 작은 만담 형식으로 되어있는 튜토리얼은 단순하게 줄글로 스테이지 제작의 요소를 논하기보다는 요즘 세대 플레이어의 눈높이에 맞춰서 제작 노하우를 공유한다는 점에서 높게 평가할만하다.
장애물을 설정하였다면, 이제 그것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 슈퍼 마리오 메이커 2에서는 제작 후 + 버튼을 누르는 것으로 곧바로 플레이 모드로 들어가게끔 설정하였다. 그리고 해당 장애물 구간을 플레이 하고 나서 제작 모드로 돌아왔을 때, 마리오가 움직인 모양을 궤적의 형태로 표현하여 준다. 이러한 궤적의 표시는 게임 스테이지를 다듬는 데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되는데, 게임 내의 장애물이 클리어 가능한지 여부나 더 나아가서 좀 더 높은/낮은 난이도의 장애물 설치가 가능한지 여부 등을 개략적으로 파악할 수 있게끔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슈퍼 마리오 메이커 2에서 제작은 기본적으로 타일 단위로 구성되어 있다:모든 장애물이나 제작물들은 '몇 타일'을 차지하는가로 구성되어 있고, '기본 마리오의 크기=1 타일'이기 때문에 점프의 궤적이나 장애물 및 오브젝트 배치가 상당히 직관적으로 이루어졌다. 그러나 동시에 이렇게 타일 중심으로 게임을 배치한 것은 동시에 기존 개조 마리오 시리즈에 비교하여 보았을 때, 제작할 수 있는 여지를 줄였다고도 볼 수 있다. 기존에서 오브젝트의 크기나 다양한 요소들이 제작자가 원하는 데로 조정이 가능했다면, 슈퍼 마리오 메이커 2에서는 이러한 요소들이 모두 크기가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동시에 이렇게 타일 단위로 제작을 쪼게 놓은 것은 제작의 난이도를 떨어뜨리고 직관적으로 게임을 구성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플레이했을 시에 마리오의 궤적도 결국은 마리오의 판정이나 범위를 타일 단위로 해체시켜놓은 것이기 때문에, 장애물 제작에서 무엇이 가능하고 불가능한지를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스테이지는 공유되어야 한다. 플레이어들이 올린 스테이지는 크게 3가지 카테고리(뜨는 스테이지, 베스트 스테이지, 새로 올라온 스테이지)로 나뉘어지며, 각각의 스테이지들은 플레이어가 플레이해보고 좋아요나 플레이 후기를 상세하게 남길 수 있다. 흥미롭게도 슈퍼마리오 메이커 2에서 스테이지가 공유되는 것은 닌텐도가 자사 플랫폼인 위유와 3DS를 통해서 서비스한 SNS 미버스와 유사하다는 점이다. 즉, 트위터나 페이스북 같이 모두에게 오픈되어 있는 커뮤니티라기 보다는 닌텐도가 철저하게 내부통제를 하는 소셜 서비스라 할 수 있는데, 도장 시스템이나 댓글을 그림으로 남길 수 있는 점, 닌텐도가 정해준 방식으로만 소통하고 콘텐츠에 접근할 수 있는 점 등은 많은 부분 미버스와 유사하다.
하지만 더 흥미로운 점은 스테이지를 공유하는 외부의 인프라가 아닌, '게임 스테이지 내부'에도 스테이지에 대해서 평가를 내리고 상호작용할 수 있는 요소들이 들어갔다는 점이다. 스테이지 내에 댓글을 남긴다던가, 플레이어가 죽었을 때 다른 플레이어들은 어디서 죽었는지를 남겨주는(다크소울이나 데몬즈 소울에서 보았던 혈흔과 비슷한 시스템) 표식 등은 이 스테이지가 그저 1회 플레이하고 단발적으로 끝나는 스테이지가 아닌 다양한 사람들이 참여하고 함께 플레이하고 있는 공유의 장이라는 것을 드러내는 역할을 한다.
이렇게 내부/외부 공유의 인프라를 통해서 슈퍼 마리오 메이커 2가 도달하고자 하는 곳은 게임을 넘어선 SNS이다:SNS에서 가장 재밌는 콘텐츠는 사람 그 자체다. 그 사람이 무엇을 생각하는지, 무엇을 의도했는지, 좋아하는 것은 무엇인지, 싫어하는 것은 무엇인지 등등을 이해해가는 과정에서 그 사람의 머릿속을 꿰뚫어 보는 것이 SNS의 재미라 할 수 있다. 슈퍼 마리오 메이커 2는 이러한 사람의 생각을 스테이지의 형태로 양식화시켜놓고, 그것을 풀어나가는 재미를 통해서 스테이지 클리어라는 플랫폼 게임의 형식을 넘어서 다양한 사람과 소통하고 교류하는 장으로 만들어내고자 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슈퍼 마리오 메이커 2는 게임 외부의 평가를 SNS의 형태로 양식화한 것을 넘어서 내부에도 댓글이나 죽은 자리를 표시하는 등의 기믹을 삽입하였다. 그 결과, 슈퍼 마리오 메이커 2는 이전의 메이커 류의 게임들에서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형태의 상호작용들(함정 위치를 알려준다던가, 낚시를 한다던가 등)을 갖게 되었다.
플레이 관점에서 슈퍼 마리오 메이커 2는 일반적인 마리오 플레이(스테이지를 이해하고 시행착오를 통해 클리어하는 것) 외에 크게 두가지의 특징을 갖고 있다. 첫 번째는 어디까지나 마리오 챌린지다. 어디까지나 마리오 챌린지는 플레이어가 쉬움, 중간, 어려움, 매우 어려움 4개의 난이도 코스 중 하나를 선택하여 목숨이 다 떨어질 때까지 계속해서 사람들이 만든 스테이지를 클리어 해나 가는 시스템이다. 어떻게 보면 스테이지를 공유하는 메인 코스 외에 다양한 코스를 한꺼번에 만날 수 있는 도전 양식이다. 다양한 코스를 무작위로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상당히 매력적인 시스템이긴 하지만, 어디까지나 마리오 챌린지는 클리어나 달성에 대한 동기 부여나 보상이 거의 없다는 아쉬움이 있다.
그 외에 추가된 것은 4명의 경쟁/협력 플레이를 하게끔 만든 멀티플레이 모드일 것이다:시리즈 최초로 도입된 멀티플레이 모드는 4명이 얼마나 협력하였는지, 혹은 누구보다 더 빨리 코스의 끝에 도착하였는지 여부에 따라서 협동과 경쟁으로 나뉜다. 초창기에 상당한 렉이 걸렸던 점을 제외한다면, 코옵보다도 경쟁 멀티플레이는 상당히 재밌는데 기존의 2인 오프 코옵을 괴상한 형태로 비틀었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괴상망측하고 즐거운 의미로 혼란스럽다. 가장 쉬운 스테이지마저도 다른 플레이어의 존재 때문에 엉망진창으로 꼬여버린다는 점에서 4인 경쟁 플레이는 흥미롭고 잠재 가능성이 높은 모드라 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슈퍼 마리오 메이커 2는 기존의 '만드는 게임들'(리틀 빅 플래닛 같은)에서 제작 난이도는 낮추되 SNS로서의 생각과 의사소통 교류의 장을 열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을만 하며, 경쟁 멀티 플레이나 어디까지나 마리오 챌린지 등은 게임의 플레이 시간을 대폭 늘려주는 요소다. 물론 몇십 년 간 이어져왔던 개조 마리오의 악랄함이나 커스터마이징의 자유도는 많은 부분 잘려나갔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높은 난이도의 스테이지들은 '이걸 어떻게 클리어해?!'라는 소리가 절로 나올 정도로 악랄하다. 그만큼 슈퍼 마리오 메이커 2는 남녀노소 누구나가 즐길 수 있는 게임이라 할 수 있으며, 스위치를 갖고 있다면 꼭 한번 플레이해봐야 할 작품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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킥스타트로 펀딩을 받아 제작된 이가라시 코지(통칭 IGA)의 신작 블러드스테인드는 옛 악마성의 추억을 잘 살린 작품으로 평단과 판매량 양쪽 모두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나후네 케이지가 마이티 넘버 나인으로 게임 역사에 길이 남을 오점을 남긴것과 비교해서 본다면 IGA의 성공을 놀랍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나 IGA가 마지막 작품인 빼앗긴 각인 이후로 11년만에 내놓은 완벽한 신작이라면 감안한다면 더더욱 그렇다.
물론 블러드스테인드가 고전적인 악마성을 기억하는 사람들에게는 강하게 어필할 수 있는 작품이었다는 것도 한몫할 것이다:게임은 전설적인 월하의 야상곡부터 휴대용 기기로 등장한 빼앗긴 각인이나 창월의 십자가, 효월의 윤무곡, 폐허의 초상화 같은 현대적인 작품들을 모두 섞어서 한데 어우르는데 성공하였기 때문이다. 물론 블러드스테인드라는 게임이 IGA 게임의 집대성이라는 점에서 블러드스테인드는 구태의연하다. 느린 게임 템포와 월하의 야상곡에서의 커멘드 입력 필살기 등등 인디 게임들이 '매트로배니아'라는 태그를 붙이면서 게임을 쌓아올린 것에 비하면 여전히 자가 복제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러한 자가 복제적인 콘텐츠를, 97년 발매된 월하의 야상곡에서 빼앗긴 각인까지 이어지는 11년을 하나의 게임에 응축하였기 때문에 블러드스테인드는 그 가치가 있다.
이 글에서 간략하게 다루고자 하는 것은 '어째서 블러드스테인드는 킥스타트 프로젝트에서 성공하였는가?'다:우리는 이미 마이티 넘버 나인과 같은 작품들을 본 적이 있다. 유명한 개발자가 메인이 되었고, 시대에 떠밀려 사멸한 장르가 대상이고, 팬들이 관심을 모았으며, 마지막으로 펀딩이 기대금액을 초과해서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다는 점 등에서 마이티 넘버 나인과 블러드스테인드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그렇다면 무엇이 이들의 성패를 좌우하였을까? 이는 소비자의 기대와 개발자의 역량 사이의 괴리, 그리고 더 나아가서 그것을 얼마나 투명하게 소비자에게 공개하였는가가 관건이었다.
기업이 소비자에게 상품과 서비스를 판매하는데 있어서 중요한 점은 "소비자가 무엇을 원하는가?"와 "소비자에게 우리가 무엇을 해줄 수 있는가?"이다. 소비자의 기대 수준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어야만 소비자가 서비스나 제품에 만족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 기업은 소비자에게 상품과 서비스에 대한 정보를 정확하게 제공하고, 소비자가 이를 인식하고 기업의 의도대로 제품과 서비스를 소비할 수 있게 만든다. 그리고 게임 업계의 경향성도 타 업계와 유사해서 광고나 인터뷰 등의 미디어 노출을 통해 "우리 게임은 이렇다"라는 것을 적극적으로 어필하고 타겟 소비자가 제품을 구매하게끔 유도한다. 일례로 데몬 엑스 마키나의 사례를 보자:데몬 엑스 마키나를 개발한 마벨러스는 발매 전 데모 공개를 통해서 플레이어들로부터 게임 피드백을 받고, 그것이 실제 어떻게 게임에 반영되었는지를 보여주었다. 이러한 마벨러스의 노력은 자사 제품을 구매할만한 잠재적 소비자들의 피드백을 반영하여, 그들이 얼마나 '소비자의 욕구를 이해했는지'와 '소비자가 원하는 게임을 만들었는지'를 어필하였다.
이러한 부분에서 마이티 넘버 나인과 블러드스테인드는 분명하게 다른 경향성을 보여주었다. 마이티 넘버 나인의 경우, 추가 DLC를 위한 푸가 펀딩에 기대에 못미치는 트레일러, 트레일러에서 변하지 않은 게임 완성도, 심지어 펀딩 때 약속된 패키지를 후원자들에게 전달하지 않아서 소송 이슈까지 등장한 전력도 있다.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들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고 프로젝트를 방계로 확장하였으며(애니메이션이나 만화 같은), 스스로 능력이 없었음에도 소비자에게 지키지 못할 공수표를 남발했다는 것이 문제였다. 그에 비해서 블러드스테인드는 주기적으로 후원자들에게 개발 진척 상황과 퀄리티 향상, 피드백 반영, 중간 결과물 공개(블러드스테인드 커스 오브 더 문) 등을 통해서 후원자들과 긴밀한 신뢰관계를 쌓는데 성공하였다. 그렇기 때문에 펀딩 후 출시까지 약 5년, 1년 반 이상의 개발 연기, 플랫폼 변경으로 인한 환불 등의 크고 작은 이슈들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큰 문제 없이 게임을 발매하고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이다.
좀 더 심층적으로 파고들어 본다면, 마이티 넘버 나인의 실패는 '예산 관리와 효율적 사용'에 있다고 보여진다:킥스타트의 성공적인 펀딩 이후, 마이티 넘버 나인이나 블러드스테인드는 양쪽 다 모두 후원자 외 정식 판매를 위해서 배급사를 끼었다. 엄밀하게 이야기하자면, 양쪽 모두 추가적인 펀딩 없이도 배급사를 통해서 외부 자금을 끌어들일 여유가 있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마이티 넘버 나인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추가 DLC를 위해서 추가 펀딩을 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는 추가 DLC에 대한 홍보로도 읽힐 수 있지만, 동시에 프로젝트 운영에서 예산 계획이나 운용에 잡음이 많았다는 증거로도 볼 수 있다. 안 그렇다면 '발매되지도 않은 게임'에 대한 '추가 DLC'에 대해서 추가후원을 받을 수 있었을까? 그냥 듣기만 해도 문제가 있어보이는 행동을 공공연하게 했다는 것 자체가, 프로젝트가 내부적으로 단단히 꼬여있었다는 것의 증거다. 그리고 마이티 넘버 나인의 많은 문제점들, 떨어지는 퀄리티나 발매연기, 지켜지지 않은 약속 등등은 예산 관리 운용의 문제로 보았을 때 설명되는 부분이 많다.
그렇다면 무엇이 블러드스테인드와 마이티 넘버 나인의 자금 운용의 차이를 만들었을까? 이는 개발자들의 커리어를 통해서 보았을 때, 분명하게 나뉘어질 수 있는 부분이다. 이나후네 케이지는 캡콤의 중흥기를 함께 해온 거물 개발자였던 반면, 이가라시 코지는 월하의 야상곡 이후 매트로배니아라 불렸던 장르들을 모두 휴대용 기기로 만드는 등 거물 개발자와는 거리가 먼 커리어를 쌓아왔다. 즉, 이나후네는 자금 운용에 있어서 "작은 프로젝트"(물론 그가 록맨 잭스 시리즈를 만들긴 했지만, 상대적으로 그의 커리어는 규모가 큰 게임들이 대부분이었다)에 익숙하지 못한 반면, 이가라시 코지는 항상 코나미의 눈치를 먹으면서 매니아층만 두터운 안 팔리는 작은 게임들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작은 프로젝트를 어떻게 운용하는지에 대한 감각이 충분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2년 반 이상 연기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블러드스테인드에는 치명적인 결함이나 콘텐츠 결함이 없이 게임이 발매되고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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