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및 책 이야기



 마이클 코넬리의 스릴러 소설 '시인'은 성범죄 전담 수사 경찰만을 노리는 연쇄살인범에 대한 소설입니다. 소설은 전체적으로 기자이자 피해자의 동생인 주인공 잭 맥커보이의 시점에서 자신의 형을 죽인 연쇄 살인마 시인을 쫒는 내용을 다루고 있습니다. 일단, 전체적인 감상평을 이야기하자면 소설 '시인'은 잘 만들어지기는 했지만, 끝이 너무 흐지부지하다고 평하고 싶습니다.

 소설 '시인'의 가장 좋은 장점은 바로 주인공 잭 멕커보이의 성격 묘사 및 심리를 잘 묘사한다는 것입니다. 소설은 철저하게 주인공의 시점과 심리묘사에 할애하고 있고, 이부분의 완성도는 대단히 좋습니다. 특히 이야기 잭이 형이 죽고 난 다음에 이를 기사로 다루려 하는 욕망과 형을 죽인 살인자를 잡으려는 복수에의 욕망이 서로 부딪히는 장면이나, 형을 죽인 연쇄살인범을 쫒는 와중에서도 특종만을 생각하는 속물적인 본성 등은 잭이란 케릭터의 완성도를 높여줍니다.
 
 이는 소설가인 마이클 코넬리가 실제로 기자로 활동한 경험에서 우러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기자가 특종을 잡으려는 욕망이나 취재원과의 미묘한 심리전 등은 소설에 생동감과 긴장감을 불어넣습니다. 덕분에 분량이 몇백페이지가 넘고 1인칭이라는 제한된 시점에서 진행되는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재밌게 읽을 수 있습니다.  

 다만 문제는 소설의 중심이라 할 수 있는 연쇄살인범 '시인'의 케릭터성입니다. 사실, 소설은 반전으로 '범인은 한명이 아니라, 두명'을 두고 있습니다만, 어느정도 이야기가 진행되다 보면 '시인'과 글래든의 패턴이 너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때문에 자연스럽게 '시인'이라는 연쇄살인마의 케릭터성이나 동기가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데, 문제는 그러한 모습이 제대로 나오기도 전에 소설이 끝난다는데 있습니다. 

 사실, 이는 시인이라는 대단히 변칙적인 연쇄살인마를 묘사하려고 하다보니까 생기는 문제라고 할 수 있는데, 글래든이라는 전형적인 연쇄살인마에 비해서 '시인'은 대단히 변칙적이고 연쇄살인마들의 원칙이나 법칙에서 크게 어긋난 존재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시인이 왜 연쇄살인마가 되었는가에 대해서 작가는 기존의 연쇄살인마의 탄생에 대한 이론이나 이야기를 끌어들일 수 없었고, 결국은 그 부분에 대해서 공란으로 비워두고 소설을 마무리 짓습니다. 따라서 마지막 결말부분이 대단히 성급하다는 인상을 받게 되죠.

 결과적으로 마지막의 결말을 제외하고는 대단히 좋은 소설이라고 할 수 있지만....마무리가 너무 성급하고 미흡했기에 완성도에 큰 오점을 남긴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요즘 작품들이 발상이나 아이디어는 좋은데, 마무리가 성급한 것들이 많아서 아쉽더군요; 소설 '시인'도 그러한 작품 들 중에 하나라고 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