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온:이걸로 쿄애니에 대한 평가가 조금 좋아졌다.
사실, 1화만 보고 그만둬야지 라고 생각한 애니메이션입니다만 생각보다, 아니 대단히 만족하면서 보고 있는 애니메이션입니다. 제가 애니메이션이든 영화든 어떤 작품이든 간에 무겁고 어둡고 음울한 작품들을 찾아보고 있습니다. 물론 그런걸 보는 것이 제 취향에 맞기도 하지만, 가장 큰 문제점은 제 취향에 맞으면서 이와 균형을 맞출만한 반대의 작품을 찾아보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으로 유행하는 코미디나 일상 생활물은 모에 등의 보통의 오타쿠 코드나 성적 코드에 집착하고 있기 때문에 썩 저하고는 맞지 않더군요.
그런 의미에서 케이온은 기존의 오타쿠 코드나 성적 코드가 아닌 정석적인 코미디 장르의 룰을 충실히 따르고 있다는 점에서 대단히 마음에 듭니다. 게다가 연출이나 작화, 표현 등도 수준급입니다. 비슷한 작품으로는 미나미가 1기나 딸기 마시마로, 아즈망가 대왕 정도가 있겠네요. 이런 류의 작품은 제가 그래도 즐길 수 있는 몇 안되는 주류 애니메이션 장르입니다.
재밌게는 보고 있는 작품인데, 덕분에 쿄애니에 대한 평가가 조금 올라갔습니다. 예전에는 음식물 쓰레기였는데, 이제는 재활용 폐품 정도로 지위가 상승....이라는 느낌?(.......)
구인사가:너무 정석에 충실해서 오히려 마음에 드는 작품.
유명 원작 소설을 애니메이션으로 만든 작품입니다. 사실, 원작도 모르고 별 기대도 안하고 보기 시작한 작품입니다만...생각보다 괜찮게 뽑아내고 있어서 계속 보는 것이 확정된 작품입니다. 사실 내용 자체는 판타지 소설의 정석을 따르고 있습니다. 나라가 멸망하고, 고귀한 혈통을 지닌 후계자들이 쫒기고, 그리고 쫒기는 와중에 신비한 조력자와 조우하고...여태까지 골백번이 넘도록 써먹은 도입부를 보여주고 있더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애니가 괜찮다고 느껴지는 것이, 애니의 분위기에 무게가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작화 자체도 일본 주류 애니메이션의 모에 쪽이 아니라 서양 풍의 그림체 쪽에 가깝고, 음악도 장엄하고 웅장한 느낌을 줍니다. 즉, 구인 사가는 원작에 애니메이션의 이미지를 덧붙이기 보다는 기존의 판타지 소설이나 문학이 가지고 있던 이미지를 충실하게 구현하는데 초점을 맞춥니다. 그렇게 정석에 충실한 게 대단히 마음에 드는 작품입니다. 요즘 작품들은 어떻게든 대세나 코드에 맞추려고 하는 성격이 강했는데, 이렇게 우직한 작품을 만나니까 기분이 좋아지는군요.
제작사가 사테라이트인데, 이로써 사테라이트라는 제작사에 어느 정도 신뢰감이 들더군요. 예전에는 아카네 카즈키 감독이 이끄는 집단이란 느낌이었는데, 구인 사가로 단독으로도 충분히 실력이 있는 제작사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구인의 그 표범 대가리는 도저히 익숙해지지 않아;;;(치타맨?)
강철의 연금술사 RE:오랜만에 애니메이션에 다시 불타고 있다.
일본 애니메이션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것은 에반게리온이었지만, 완벽하게 빠지게 된 계기로는 교향시편 에우레카 세븐과 강철의 연금술사 TV판이 가장 결정적이었습니다. 교향시편 에우레카 세븐은 정말이지 보는 내내 충격과 감동이었고, 강철의 연금술사는 본격적으로 애니메이션의 재미를 알게 한 작품입니다. 개인적으로는 TV판의 구조가 대단히 좋았다고 느꼈습니다. 물론 원작과 너무 다른 설정을 보여주었기에 좀 아쉬운 감이 없지 않았지만, 그 자체로도 충분히 훌륭한 작품이라 저는 생각합니다.
사실, 처음 강철의 연금술사 RE를 만든다고 했을때, 저는 여러 가지 감정들-당혹, 분노, 어색 등-을 느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충분히 처음 나온 애니메이션도 재밌었는데 이를 뒤집고 새로 만들 정도로 전작이 엉망이었나' 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어차피 원작을 충실히 따른다고 한다면 만화를 보고 말지'라는 생각을 하면서 첫화만 보고 스킵할 작품이었습니다.
그러나 첫화부터 보여주는 본즈 스케일, 박력, 작화 등은 예전 재수 시절의 얼마 없는 시간을 쪼개가면서 끝까지 보았던 추억이 떠오르더군요. 정말이지 예전의 그 불타올랐던 추억들이 생각나서 열심히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휴즈는 이번으로 3번 죽겠지!(휴즈 지못미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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