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DS를 산지 벌써 1년이 다 되어가면서 나름 마음에 든 게임도 있었고, 실망한 게임들도 있었습니다. 지난 1년 동안 거의 12~14개 정도의 DS 게임을 했었습니다. 게임적으로 물론 완성도가 높은 게임들도 많았지만, 대체로 DS 가 가지는 용량적인 한계로 인해서 복잡하고, 게이머가 오랫동안 플레이 할 만한 게임성이나 시스템을 지닌 게임은 거의 없었다고 봅니다. 물론 그렇다고 그것이 DS게임이 게임성이 없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지만, 일면 게이머로서 아쉬운 느낌이 든 게임들도 많았던 건 사실입니다. 그러나 이 게임, 파이널 판타지 텍틱스 어드벤스 2:봉혈의 그리모어는 그러한 한계를 훌륭히 뛰어넘은 작품입니다.
파이널 판타지 텍틱스 어드벤스 2:봉혈의 그리모어(2007년 10월 출시, 이하 FFTA2)는 전작인 GBA로 나온 FFTA의 정통 후계작으로서, 기본적으로 SRPG의 형식을 따르고 있습니다. 플레이어는 기본적으로 클랜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퀘스트를 받고, 돌아다니면서 받은 퀘스트를 수행하고, 클랜원을 모집하며, 옥션을 통해서 그 지역의 군림하기도 합니다. 퀘스트는 스토리에 직접적으로 연관된 퀘스트와 서브 퀘스트로 나뉩니다. 서브 퀘스트와 상관 없이 본 스토리 퀘스트만 진행해서 게임을 금방 끝낼 수도 있지만, 돈과 클랜의 명성 등을 높이기 위해서, 또 새로운 직업을 클랜원에게 익히게 하기 위해서는 게임은 기본적으로 서브 퀘스트를 진행해야 합니다. 그러한 서브 퀘스트와 본 퀘스트의 수를 대충 합친수가 대략 500개 정도(?!)입니다. 물론 500개정도 되는 퀘스트가 중복되는 것도 있고, 깨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것은 아니지만, 숨겨진 직업 등을 모두 찾기 위해서는 대략 40~50시간 이상을 플레이 해야 합니다. 퀘스트의 내용과 별개로 '로우의 전언'이라는 요소가 있어서, '후방 공격 금지', '마법 금지', '무조건 이동' 등의 조건을 퀘스트 목적과 별개의 목적을 요구하면서 이를 어기지 않고 퀘스트를 클리어 했을시에는 아이템을 주지만, 어길 경우에는 일정의 패널티를 부과 하게 됩니다. 솔직히 때에 따라서는 거의 말도 안되는 수준의 목표를 제시하지만-가령, 마법 금지라던가, 특정종족의 '행동 그 자체'를 금지 한다던가-, 어긴다고 해서 크게 문제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난이도 자체에는 큰 영향이 없습니다. 다만, 이를 지키면서 게임을 하는 그 자체가 게이머에게 큰 도전 정신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에, 이를 지켜가면서 게임을 플레이 하는 것도 하나의 게임을 즐기는 방법이 됩니다.
FFTA2에서 가장 독특한 시스템은 바로 잡체인지 시스템과 어빌리티 시스템. 각 종족들은 고유의 직업이 있고, 그 직업에는 고유한 어빌리티, 즉 특수능력이 있습니다. 각 케릭터들은 아무때나 자신의 직업과 장착하는 어빌리티를 바꿀 수 있는데, 이를 통해서 케릭터를 다양하게 육성할 수 있습니다. 가령, 강력한 흑마법을 쓰는 돌격형 전사라던가, 보조 마법인 녹마법을 쓰는 궁수, 닌자의 이도류를 지닌 사무라이 등 자신의 전략이나 개성이 강하게 드러나는 케릭터를 자유롭게 만들수 있습니다. 또한 퀘스트에 맞게 직업을 바꾸어서 장비나 공격력, 방어력등을 선택 할 수 있게 하여서, 결과적으로 자유로운 전략의 구사가 가능해지게 되었습니다. 뭐, 이 덕분에 게임의 난이도가 많이 쉬워지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게임의 재미를 깍아내릴 정도는 아닙니다. 오히려 어떤 직업의 조합이 가장 강력한가 에 대해서 탐구 할 수 있다는 점이 매우 매력적으로 다가오더군요.
두드러지는 단점은 없지만, 아쉬운 점은 몇몇 있습니다. 일단 DS라는 게임기를 가지고 듀얼 스크린까지만 활용하고, 터치펜은 쓰지 않더군요. 이러한 게임이 DS의 모든 요소를 다 사용한다는 것을 바라지는 않지만, 적어도 터치펜 정도는 쓰면 좋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들지만, 십자키만 가지고도 충분히 게임을 즐길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단점이 크게 나쁘게 작용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리고, 스토리적으로 아쉬운게 이게 전형적인 '이세계로 날아간 고등학생 용자'물이어서 많이 아쉬웠다는 느낌입니다. 왜 하필 많고 많은 스토리 중에서 이세계 용자물이라니;; 라는 생각도 들지만, 게임 자체가 워낙이 재밌어서 그러한 단점이 크게 작용하지는 않더군요.
결과적으로 다양하고 많은 퀘스트와 잡체인지, 어빌리티 시스템으로 인해서 게임을 다양하게 즐길수 있는 방법이 많아지게 되어서 게임이 지루하게 되지 않은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자신의 입맛에 맞는 직업을 육성하는 중독성도 엄청나게 강하기 때문에, 매우 중독적인 작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2007년도의 DS 최고의 걸작으로 뽑아주고는 싶지만, DS의 거의 모든 요소를 사용하여서 만들어진 독특한 RPG '이 멋진 세계'가 2007년도 최고의 명작을 뽑아가는 바람에 아쉽게도 최고의 명작이라는 타이틀은 쓸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게임의 완성도 자체만 놓고 비교하였을 때는 이멋세에 전혀 꿀리지 않을 타이틀이라고 이야기 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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