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이야기



메탈기어 팬텀패인에 등장하는 메탈기어 사헬란트로푸스에서 사헬란트로푸스는 인간과 침팬지 사이의 미싱링크로서의 종을 의미한다고 한다. 차드에서 발견된 이 종은 진화론을 증명하는 중요한 사례로 거론되기도 한다. 하지만 여기서 우리가 눈여겨 봐야하는 점은 이 사헬란트로푸스라는 종이 과연 '인간'인지, 아니면 '원숭이'인지 도통 알수가 없다는 것이다. 과연 사헬란트로푸스는 원숭이인가, 인간인가, 아니면 그 누구도 아닌 무엇인가. 사실, 팬텀패인이 시작하는 지점은 여기라고 할 수 있다:얼굴 없는 망령들, 국가가 부인하였기에 그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는 자들의 이야기는 뚜렷한 정체성을 갖지 못한 체 망령의 형태로, 환상통의 형태로 떠돌 수 밖에 없다.

피스워커에서 더 보스는 인류를 믿었고, 모든 병사가 총을 내려놓는 세계를 믿었다. 그렇기에 그녀는 배신자의 오명을 쓰고도 국가에 충성하였고, 죽어서 프로그램의 형태로 남았어도 인간에 대한 희망을 잃지 않았다. 하지만 보스의 이 초인적인 모습에는 결국 크나큰 결점이 숨어있다. 인간을 뛰어넘었다는 점에서, 평범한 인간들에게 보스의 유지는 결국 복종할 것이냐(사이퍼) 거부할 것인가(빅 보스)로 나뉘어져서 해석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렇기에 빅보스는 총을 내려놓은 더 보스를 거부하고 스스로 총이 되기를 선택한다. 그와 함께 아슬아슬한 평화를 유지하고 있었던 피스워커의 군인들의 피난처, 국경없는 군대는 이제 무너지게 된다. 팬텀패인에서 빅보스가 보는 세상은 더 보스가 꿈꿨던 선의가 일말조차도 존재하지 않는 세상, 그 어디에도 소속될 수 없고 무엇도 될 수 없는 비참한 자들의 세계이다. 인간도 유인원도 되지 못한 사헬란트로푸스 같은 인간들이 해매는 지옥이야말로 팬텀패인의 세계인 것이다.  그렇기에 그들은 그들의 낙원을 이곳도 저곳도 아닌 바로 지옥 위에 세워야 한다. 국가와 제도 바깥의 천국, 아우터 헤븐Outer Heaven이 바로 그들이 도달하는 목적지며, 동시에 그들이 파멸을 마주하는(메탈기어 1편) 종착지인 것이다.

이제 다음주 9/2이면 팬텀패인은 출시한다. 웹진들의 띄워주기가 과연 진실인지, 아닌지는 직접 두 눈으로 판단하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