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시간 플레이에 근거해서 쓰여진 감상입니다. 진행은 공장 들어왔으니 40% 정도했나...
-세가 세턴으로 나온걸 기준으로 한다면 무려 16년전의 게임인 데빌서머너 소울 해커즈의 3DS 이식버전입니다. 게임은 세가 새턴으로 나온 뒤, PS로 한번(99년) 이식되긴 했지만, 상당히 뜬금 없게 3DS로 이식됩니다. 세가 세턴으로 나왔을 당시 게임의 평가는 세가 세턴을 대표하는 RPG 중 하나였으며, 지금까지도 간간이 회자되는 JRPG 중 하나입니다. 일단은 3DS로 진여신전생도 나오고, 페르소나 4 골든 자체도 재밌게 즐겼음으로 과거의 여신전생 시리즈는 어떤 느낌이었나 라는 느낌으로 신품을 구매해서 즐기고 있는 중이며, 이런저런 오래된 기믹에도 불구하고 대단히 재밌게 즐기고 있으며 일본에서 신품을 공수한게 전혀 아깝지 않다고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게임 자체는 대단히 만족하면서 즐기는 중. 기본적으로 게임은 90년대 후반에 보여주었던 사이버 펑크물의 전형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소울 해커즈는 인간이 컴퓨터에 육체적으로 접속해서 가상 현실을 해엄치는 메트릭스나 공각기동대적인 SF 기믹이 아닌, PC 통신이나 인터넷의 프로토타입을 보는 듯한 페러다임 X와 이를 둘러싼 음모에 대해서 파해치는 어반 판타지적인 기믹쪽에 가깝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지금 보면 인터넷에 인간이 직접 뛰어드는 것도 아니고, 모니터로 가상현실을 돌아다니면서 '우오오 현실적이다! 대단해!' 라던가 '모니터 속에 나랑 현실의 나랑 모습이 다르다고'라는 이야기를 하는 소울 해커즈의 가상현실 묘사는 지금에 와서는 '뭘 세삼스럽게...' 싶은 쪽에 가깝습니다. 사실, 거기서 묘사하는 인터넷 세계는 이미 현실에 도래하였으니까요.
하지만 동시에 그런 레트로(???)한 묘사가 발군인 물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문자의미 그대로 영혼을 빨아먹는 마의 공간 인터넷(.....)이라던가, 현실을 피해서 인터넷에 집착하거나 도피하는 사람을 묘사하는 등등 과거에서 현재를 예측한 것과 현재에 도래한 상황, 이 둘을 비교/대입하는 그런 잔재미가 있습니다.
-페르소나 시리즈가 아닌 여신전생 시리즈를 해보는 것은 이것이 처음인데, '악마회화'라는 기믹은 여신전생 시리즈를 대표하는 아주 주요한 시스템이자 기믹이라고 생각합니다. 페르소나 4에서는 페르소나 수급이 셔플 타임+페르소나 합체를 통해서 얻는 쪽이었다면, 소울 해커즈(그리고 여신전생)에서는 전투를 통해서 조우하는 악마를 '꼬시고' 이들을 이용해서 더 강력한 악마로 합체 시키는 악마 합체가 악마수급의 중요한 과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회화 자체는 이런저런 패턴이 있는게 눈에 보이지만, 의외로 맞는 대답을 고르는 것도 힘들고, 은근히 개그성 대화들(덕담이라던가 등)이 터지는 모습에서 꽤나 매력적이라고 할 수 있는 물건입니다.
-프레스 턴(진여신전생 3 녹턴)이 나오기 전의 물건이라서 일반적인 JRPG의 커멘드 배틀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만, 악마의 충성도에 따라서 악마가 명령을 듣고 안듣고의 문제가 발생한다던가, 악마끼리 성향이 안맞으면 악마가 영입이 안되거나 알아서 나가버린다던가, 성격에 따라서 선호하는 명령이 있어서 그에 반하는 명령을 하면 명령을 씹는 일이 발생한다던가, 거기에 아틀라스 특유의 어려운 난이도(그나마 쉽게 만들었다고는 하지만)가 맞물려 들어가면서 게임이 녹록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클리어 불가능할 정도로 어렵지는 않고 게이머에게 적당한 도전과제를 던져준다는 느낌이 더 강합니다.
-엔딩보고(아마도 또 한참 걸리겠지만) 리뷰를 쓸 예정입니다. 얼마나 걸릴지는 모르겠는데, 최대한 빨리 엔딩을 보도록 노력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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