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이야기



오늘 아침 8시(공개 당시 회장 시각은 20일 저녁 10시)에 플레이스테이션 4(가칭)의 스펙과 컨셉, 기능, 그리고 런칭 일정에 대한 정보가 공개되었습니다. 일단 실시간으로 보지는 못했지만, 현재까지 올라온 소식을 종합해서 본다면 소니가 PS3 런칭 당시 보여주었던 파격적인 행보들(진동 삭제, 육축 도입, 하위호환 지원 X, PS HOME의 등장, 정신나간 가격, 그리고 도저히 설명 불가능한 이빨까기 까지...)에 비추어 보았을 때, PS4의 소개는 상당히 '보수적'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 정도로 조용한 발표라고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물론 밑에서 각각의 항목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이야기 하겠지만, 소셜 미디어나 쉐어 버튼의 추가는 솔직히 SNS 미디어의 도래 이후 일반적인 개념으로 자리잡았다고 할 수 있고, 오프 TV 기능도 비타 나올 때 처음 이야기가 나오다가 Wii U 등장 이후에 비타를 Wii U의 타블렛처럼 쓰려는 시도로도 볼 수 있구요. 





1)강화된 성능과 서드파티 독점들


이건...당연한 이야기입니다. 차세대 콘솔이 되었는데 콘솔으 스펙이 더 낮아진다는 것은 상상도 못할 일이기는 합니다. 뭐 별개로 첨언을 덧붙이자면, 소니에서 CELL을 포기한 것은 역시 초기 PS3가 개발이 오지게 어렵다는 것 때문에 욕을 들어먹은 것이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라고 생각을 해봅니다. 사실 스펙이나 하드웨어는 제 소관이 아니기 때문에 뭐라 할말이 없지만, 문제는 현재 스펙만 공개되었을 뿐 확정된 것은 패드 뿐이라는 겁니다. PS4의 스펙은 훌륭하나, 문제는 소니의 경우 PS3 런칭 전후로 그래픽으로 뻥카를 친 전력(킬존 2와 모터스톰 3...)이 있다는 겁니다. 심지어 이번에 와치독스 게임 플래이 샷은 PS4가 아니라 PS4의 스펙에 근접한 PC로 돌린걸 공개한것이구요. 스펙 자체를 뻥카 칠 가능성은 없다고 생각합니다만, 뻥카의 문제가 아니라 스펙이 스펙 그대로의 성능을 뽑아내는가, 이 부분은 좀 불안한 부분이기도 합니다.


서드나 퍼스트 파티 독점들(뭐, 캡콤의 신작이나, 킬존 4, 새 인퍼머스라던가...)의 공개는 어찌보면 당연한 수순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PS4는 혼자 시장에 나오는게 아니라, 신형 엑박과 경쟁하는 것이니까요(Wii U는 스펙이 오르긴 올랐지만, 문제는 이들과 경쟁할 수준은 된다고 보기에는 많이 그렇습니다...넵...) 문제는, 소니의 퍼스트 파티 라고 할 수 있는 존재들이 상당히 애매한 포지션을 보여준다는 겁니다. 킬존 시리즈나 인퍼머스 시리즈가 게임으로서 나쁘다기 보다는, 저걸로 하드 견인이 될까 라는 의문이 드는거죠. 사실 하드 견인이 된다 라고 할 수 있는 독점 타이틀은 닌텐도 퍼스트 아니면 헤일로 시리즈, 기어즈 오브 워 시리즈 정도 밖에 없습니다. 사실상, 대부분의 회사들이 양기종 멀티를 뛰는게 이제는 흔한일이 되어버렸습니다만, 제 입장에서는 소니 퍼스트가 좀 부실하게 느껴지네요.


뭐, 그와 별개로, 이번에 서드 파티 발표에서 블리자드의 디아 3 발표(죽은 자식 불알 만지기...후우...)나 스퀘어 에닉스의 엔진 발표에서 짜게 식었던 분들도 꽤 있었으리라 생각해봅니다.


2)소셜 네트워크 기능의 강화?:패드에 달린 쉐어 버튼


SNS 미디어가 시대의 대세가 되긴 했지만, 게임기 패드에 'SHARE'라고 적어놓은 버튼을 단 게임기는 여태까지 없었을 겁니다. 소니에서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이 간편한 공유 버튼을 통해서 SNS로 자신의 게임 상황을 스샷/동영상 등의 형태로 보낼 수 있다! 이걸 어필하고 싶었던 모양입니다. 일단, 제 생각과 별개로 나쁘지 않은 맥락에 나쁘지 않은 시도이기는 합니다만, 개인적으로 SHARE 나 SNS에 보내기 같은 단추는 자폭 단추(.....)와 동일하게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좀 미묘합니다. 사실, SHARE라는 기능 자체 보다 제가 더 신경쓰이는 것은 과연 있는 그대로의 스샷이 올라갈 것인가, 아니면 기기에서 1차적으로 저장을 하고 플레이어가 여기에 편집을 가할 수 있을 것인가, 라는 문제 입니다.


뭐, 생각외로 저 자폭 단추를 사람들은 뻥뻥 잘 누지르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자폭단추...아니 SHARE 버튼의 유용성은 부정하고 싶지는 않고, 앞으로 나와도 부정당할거 같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그와 별개로 게이머가 자신의 사진/영상을 얼마나 손쉽게 편집해서 SNS 상에 올리는가...는 제게 있어서 핵심적인 문제가 될거 같습니다


3)PS4-비타, 오프 TV 기능 지원?


이건 좀...일단 비타가 처음 나왔을 때, PS3 오프TV가 지원될 것이다, 라는 이야기가 있었습니다만, 깔끔하게 무시당한(.....) 측면이 없지않아 있습니다. 뭐, 비타는 처음 나왔을 때부터 그런건 사소한 문제였지만요(.....) 하지만, PS4-비타의 오프 TV지원 이야기는 상당히 고무적인 소식이자 걱정되는 부분 소식이기도 합니다. 이걸 갖고 수많은 루X웹의 플게 게시판 분위기는 Wii U 좆망ㅋㅋㅋㅋㅋㅋㅋ 이라고는 하지만, 문제는 Wii U의 많은 게임들조차 오프 TV 기능을 제대로 지원하지 못하고 있다는데 있습니다. Wii U 컨트롤러가 훨씬 더 크고 무거운데 말이죠. 물론 Wii U의 컨트롤 체계의 경우, 이것과 단순 비교할 정도로 단순한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만, 오프 TV 문제는 생각외로 '어려운' 문제일 수 있다는 겁니다.


근데, 이걸로 비타의 판매량이 오를것이다? 라는 것에 대해서는 좀 의문이 들 수 밖에 없습니다. 오르기는 오르겠죠. 문제는, 비타의 본질은 휴대용 게임기기(혹은 멀티미디어 기기, 하여간 뭐든 간에)인데, 오프 TV 기기 전용으로 비타를 사려면 오프 TV+뭔가 구매력이 증가할만한 메리트가 있어야 하는데, 현재의 비타로서는 그게 부족한것도 사실입니다.


4)크라우드 시스템을 이용한 PS1, PS2, PS3를 지원할 수 있다.


소니의 기본 정책이 하위 호환을 장려하는 쪽으로 바뀌면서, 소니의 정책 자체가 상당히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간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그 하위호환의 실현 방향으로서, 크라우드 시스템을 언급하고 있다는 것은 좀 기묘합니다. PS4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기 전부터, 소니가 크라우드 서비스 회사를 인수하거나 혹은 크라우드 서비스를 의식하는 반응을 보이는 등의 정책기조를 보여주었습니다. 처음에는 PS2 서비스 체제를 위한 것이다, 라는 추론이 많았는데, 결과적으로는 PS4를 위한 시스템이 되었습니다. 


솔직히...이건 기대보다 걱정이 앞섭니다. 크라우드 시스템은 확실히 미래적인 시스템이며, 앞으로 하나의 큰 흐름을 만들수도 있는 중요한 기술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크라우드 시스템의 가장 큰 매력은 '저렴한 컴퓨터/시스템에서 별다른 무리 없이 고사양의 게임을 돌린다'라는 모토에 있는 것이지, 충분히 하위호환이 되는 시스템 스펙에서 크라우드 시스템을 도입한다는 것은 무언가 앞뒤가 맞지 않는 그런 느낌이 들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물론 소니가 '모든 기기에서 PS3 게임을 돌릴 수 있게 된다.'라고 이야기 한 것을 단순하게 PS4라는 기기 자체가 하위호환을 지원하지 않는다는 의미로 직역할 수는 없습니다만, 소니니까(.....) 불안한것도 사실입니다.


무엇보다, 크라우드 시스템의 기본적인 문제는, 서버-기기 사이의 회선 안정성의 문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제 경험으로는 현재는 사라진 온라이브라는 크라우드 게이밍 서비스는 미국에 서버를 두고 있지만, 한국에서 온라이브에 접속하면 도저히 게임이 불가능할 정도로 심하게 뚝뚝 끊긴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물론 소니는 온라이브 같은 작은 회사(?)가 아니긴 합니다만, 문제는 과연 소니가 전세계적으로 거대한 클라우드 서비스 체계를 구축할것인가...라는건 별로 기대가 안되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상 정리하자면...


사실, PS4의 발표는 상당히 보수적인(뭐, 적어도 불알 달린 오버헤드킥 컨트롤러를 기본으로 탑재한다던가, PPL을 때려넣는다던가, 하위호환 지원 안함 등등의 개소리는 하지는 않았으니...) 성향이 강하며, 새로운 무언가를 제시하기 보다는 여태까지 음모론(?)의 형태로 재기되었던 다양한 떡밥들을 정리하는 느낌이 강합니다. 제 느낌은, PS4 자체는 설명만 들었을 때 상당히 괜찮아 보이는 기기라는 겁니다. 문제는, 설명'만' 들었을 때는 말이죠.


사실, PS4에게 있어서 가장 큰 복병은 신형 엑박이 아니라, 소니 라는 회사 그 자체입니다. PS3가 초반에 빌빌 거릴 수 밖에 없었던 것은 소니의 정신나간 마케팅들(PS3를 사기 위해서 사람들은 노예처럼 일할 것입니다!-PS3는 게임기가 아닙니다. 컴퓨터를 대체할겁니다!-PS3의 가격은 결코 비싸지 않습니다. 소비자는 가치가 있는 물건의 가격은 따지지 않습니다!)이나, 어떻게든 PS2와 같이 팔아보려고 하위호환을 일부러 삭제한 점 등등의 문제가 심각하게 작용했기 때문입니다. 또한 전통적으로 PS3 발매 당시의 소니가 보여주었던 뻥카와 이루어지지 않은 PS3의 공약들(소니, 그 지키지 못한 약속들을 참조 하시길)을 생각해보면, 소니의 문제는 기기의 컨셉 자체가 아니라 도대체 어디서 터질지 모르는 소니 기기의 병신같은 복병들에게서부터 비롯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저 위에 있는 요소들 역시, 뚜껑을 열어보면 장점이 아니라 소니 특유의 병신력으로 똥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는게 문제입니다. 결국은 이번 PS4의 관건은 소니가 얼마나 삽질을 덜하느냐, 바로 거기에 초점이 맞춰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하지만 소니 잖아요. 이번에도 영원한 콩라인으로 남을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