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이야기/게임 리뷰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메탈기어 솔리드 1편의 성공 이후, 메탈기어 솔리드 시리즈는 이야기 구조의 확장을 거칩니다. 솔직히, 게임 자체의 재미를 떠나서 1편 이후의 2편에서부터 4편까지의 메기솔은 1편에 대한 사족 같은 느낌이 강하게 드는 게임들이죠. 갑자기 솔리드 스네이크의 또다른 형제와 숨겨진 흑막이 등장한다던가(2편) 과거로 돌아가서 이 모든 이야기의 시작에 대해 설명한 뒤에(3편) 장장 몇시간에 걸쳐서 동영상을 틀어주면서 지금까지 떡밥들과 이야기들을 회수하기 위해서 고분군투하는 게임을 만드는 등(4편) '원래 끝나야했을 부분에서 이야기를 더 이어서 골치아프게 된' 게임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줍니다. 재미가 있기는 있지만, 그와 별개로 각각의 스토리의 완성도는 떨어지는 모습을 보여주었죠. 코지마는 큰 그림에서 이야기를 그리고자 했지만...소수의 팬을 제외하면 과연 그 모두를 이해할 수 있는지는 의문입니다.


3편은 그런 의미에서 다른 시리즈들에 비해서 훌륭하다 할 수 있는 작품입니다. 메탈 기어에서 나온 빅 보스의 케릭터를 재해석 한 뒤에 솔리드 스네이크에 필적할만한 인물로 확립시키는데 성공합니다. 또한 빅 보스와 더 보스 사이의 갈등을 통해서 이야기에 흡입력을 더한 뒤에 갈등 뒤에 놀라운 반전을 숨겨놓아서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죠. 물론, 이야기 자체는 코지마 특유의 주제의식은 사라져서 단순한 신파극스러운 구조로 이어진다고 할 수 있습니다만, 그와 별개로 1편을 해야 이야기를 이해할 수 있는 2편이라던가, 시리즈 전체를 끝마무리 짓는답시고 부연설명을 너무 많이 때려넣은 4편 같은 경우에 비해서 '독립적'이고 '대중적'인 스토리 라인으로는 괜찮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물론 스토리 자체가 작위적이라고 비판할 수는 있지만(특히 더 보스가 보여주는 불가능에 가까운 애국심과 충성심이란...), 이야기에 있어서 구심점이라 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는 점은 높게 평가할만 합니다. 전작의 경우, 1편을 해본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기시감과 그걸 설명하는 스토리 구조를 제외하면 전반적으로 라이덴은 주인공이라기 보다는 그냥 사건마다 끌려다니는 들러리에 가까운 느낌이었으니까요. 3편의 경우, 네이키드 스네이크, 즉 빅 보스가 더 보스에게 느끼는 복잡 미묘한 감정들과 함께 빅 보스가 성장하고 더 보스를 이해하는 과정이 나름대로 인상적이기 때문입니다. 더 보스라는 인물을 어떻게 판단하느냐에 따라 3편에 대한 평가가 갈릴 수 있으나, 3편의 스토리는 시리즈 전반에 대해서 적당한 시작 지점을 만들었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스토리 외적으로는 개그 코드가 대단히 눈에 띄는 작품이기도 한데, 영화 덕후인 파라메딕과 네이키드 스네이크 사이의 만담쇼라던가, 가끔식 등장하는 황당한 개그 소재들(특히 볼긴대령가 스네이크 변장을 알아체는 부분이란)은 주목할만 합니다. 그리고 이 부분에서 코지마의 영화 덕후심이 유감없이 발휘되는데, 파라메딕이 이야기하는 대부분의 영화들은 그 당시 영화관에서 하던 영화들이며, 지금은 '고전'으로 칭송받는 영화들입니다. 


게임 플래이는 전작들에 비해서 괄목상대할 정도로 뛰어나졌습니다. 기본적인 구조 자체는 전작들과 동일합니다. 하지만, 거기에 다양한 시스템을 도입했죠. 카모플라주 시스템의 경우, 상황에 따라서 위장색을 다르게 이용하는 것을 유도합니다. 잠입 모드를 일종의 확률로 묘사하는 점이 재밌는 부분인데, 확률이 높으면 높을수록 경비병 스네이크를 알아보기 힘들어지기에 얼마나 내가 적들로부터 잘 숨었나를 알 수 있는 척도가 됩니다. 다른 게임, 예를 들어 스플린터 셀에서도 사용된 시스템이긴 한데, 스플린터 셀이 수치를 무려 3가지(소음, 밝기, 노출도)나 사용한 반면에 메기솔 3는 위장색 % 하나만으로 통일했었죠. 인상적인 시스템이기도 하고, 나름대로의 긴장감(%의 문제이기 때문에, 언제라도 적들이 스네이크를 확인할 수 있는 확률이 존재합니다)도 형성하고 있죠.


그리고 푸드 캡쳐 시스템과 서바이벌 부분도 상당히 인상적입니다. 기본적으로 3편은 전작들과 다르게 야외 서바이벌 임무이기 때문에 모든 물품들을 현지조달해야합니다(전작들도 현지조달, 현지조달 그러지만...) 2편에서 등장한 스테미너 게이지의 활용도가 높아지면서 동시에 이 푸드캡쳐 시스템도 상당히 중요해지는데, 스테미너를 회복할 수 있는 방법이 음식의 지속적인 섭취뿐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부상을 입으면 적절한 방법으로 다루지 않으면 체력의 최대치를 줄이면서 동시에 여러가지 패널티를 받기 때문에 부상치료도 상당히 중요합니다. 3편은 이 부분을 일종의 퍼즐 게임의 형식으로 만들었는데, 도구와 약을 부상에 맞게 적절히 사용하지 않으면 부상이 제대로 치료되지 않죠. 게다가 약이나 도구 역시 한정된 양밖에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포션마냥 줄줄이 빨아댈 수 없습니다. 레이션만 먹으면 된 전작들에 비해서 신경쓸 부분이 많아졌죠. 


이외에 레이더 기능의 제한, 맨손 격투 부분을 강화한 CQC 시스템 등등은 게임을 전작에 비해서 다체롭고 재밌게 만듭니다. 물론 기본적인 게임의 흐름은 2편과 유사합니다. 하지만 2편 자체가 1편에 비해서 메달리기와 1인칭 시점의 도입을 제외하면 큰 변화가 없었는데 반해서, 3편은 아예 다른 게임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변했고 전작들과 다른 잠입과 긴장감을 만들어냅니다. 새로 추가된 부분은 잠입 게임이라는 게임의 본질을 방해하지 않는 한도 내에서 게임을 재밌게 만들어주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스토리 부분도 마음에 들지만 게임 자체로만 따졌을 때는 시리즈 내에서 가장 훌륭한 작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덧.일단 3편 자체는 메기솔 시리즈를 이어가면서 새로운 게임 플래이 방식을 만든데 반해서...4편은 잘 모르겠습니다. 지금 엔드 오브 이터니티를 하고 있긴 하지만, 거의 다 끝났으니 곧바로 넘어가기는 할텐데...영상이 대부분이라는 이야기만 들어서 애매하네요. 이걸 꼭 해야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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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비드=상 2012.06.10 15:56 신고    

    3에서 캡쳐 시스템같은 게 이후로 이어지지 않은 건 좀 아쉽습니다. 뭐랄까 그런 깨알 같은 재미가 플레이 흐름을 끊기도 하지만 나름의 재미를 주는 것도 사실이죠.

    메탈기어 솔리드 4는 최대한 tps적인 걸 개입했죠. 원래도 잠입'액션'이지만 액션이 더 강조된 느낌?
    꽤 많이 변한 건 사실입니다. 뭐 1,2,3 재밌게 하셨다면 괜찮을듯? 사실 영상도 그냥 차트만 나오면서 설명하는 부분 (3에서 볼긴이 유산 얘기하는 부분같은...)이 심하게 많이 나와 짜증스러워서 그렇지, 제대로 된 렌더링이 나오는 경우는 꽤 즐길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