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이야기




앨런 일어나! 또 일어나! 계속 일어나!

(약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게임 완성도는 자체는 중박? 하지만 스토리 자체는 상당히 괜찮은 게임.


-기본적으로 게임 스토리 자체가 스티븐 킹 소설들을 모티브로 하고 있는듯 합니다. 일단 하나의 컨셉으로부터 작가가 주인공이고, 원시적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단순한 상징 체계를 사용하고 있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출로 그런 단순한 컨셉이나 상징체계를 커버하는 공포감을 조성합니다. 그렇습니다. 게임 자체가 아예 스티븐 킹에 대해 바치는 오마주 같은 게임이며, 심지어 시작에서부터 게임 중간중간 스티븐 킹의 발언을 많이 인용합니다. 애시당초에 작정하고 스티븐 킹의 소설들로부터 이미지를 차용한 듯한 분위기더군요.


소설의 내용이 현실이 된다는 점에서는 존 카펜터의 매드니스가 생각나는 스토리입니다만, 처음에는 인과관계가 잘 이해가 되지 않기에 소설 원고를 한장 한장 모으면서 대략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내가 플래이하지 못하는 부분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를 파악해야 합니다. 보통 이런 원고는 그냥 단순한 콜렉션 아이템으로 작용하는데, 앨런 웨이크에서는 일종의 서술적 장치로 작동하더군요. 원고를 모아서 전체적인 흐름을 파악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이야기 완급도 나쁘지 않고, 주인공 엘런의 독백도 나름 신경써서 만든 느낌이 들더군요.


-게임 내 연출은 괜찮습니다. 어둠이 내리깔리면서 구름이 빠르게 흘러가면서 주변 야경이 일그러져 보이는 연출은 괜찮습니다. 다만, 적들이 튀어나올때 마다 자동적으로 적들이 있는 곳으로 카메라 시점을 돌려서 공포감을 저하시키는 부분은 아쉬운 부분입니다. 물론 그렇게 하지 않으면 게임 난이도가 올라가겠지만, 후술할 게임 진행상의 문제 때문에 그다지 어렵지도 않을 거 같다는 게 제 생각. 


-게임 진행은 적을 빛으로 비춘다->적의 어둠을 벗겨낸다->총으로 쏜다 의 무한 반복. 이제 에피소드 3이기는 하지만, 별다른 것이 없으면 여기서 변화할 거 같지는 않습니다. 덕분에 단순 반복적인 게임 진행을 보여주는데, 처음에는 재밌을지 몰라도 가면 갈수록 긴장감도 떨어지고 덜 무서워집니다. 게임 내에서 적의 패턴이 바뀌는게 아니라 그저 체력만 잔뜩 늘어나는 듯한 느낌. 몇년 동안 개발했다는데 고작 이거밖에 안되나 라는 생각도 들더군요.


-결론적으로 스토리는 재밌는데, 게임 진행이 미묘한 게임. 엔딩을 봐야하는데, 천천히 볼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