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 만화, 영화 이야기




-심슨 가족 제작진이 만든 퓨처라마를 요즘 감상하고 있습니다.

-퓨처라마와 심슨 가족 자체는 많은 부분에서 유사점을 갖고 있습니다만, 몇몇 부분에 있어서는 크게 차이가 있습니다. 심슨 가족이 '현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 퓨처라마는 SF적인 코드를 풍자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SF 코드를 심슨 식으로 바꿔서 해석했는데, 이게 상당히 골때립니다. 2000년대에 있었던 일들이 3000년대에도 일어나고 있는데, 그것이 직관적으로 기발하게 표현되고 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을 만 한 작품입니다.

-표현수위는 심슨의 그것보다 엄청 높다는 느낌인데, 신체 변형이나 의외의 장면에서 살짝 잔인한 장면이 튀어나오고, 은근히 야한 장면들이 많은(하지만 실제로 꼴린다기 보다는, 머릿속으로 이해가 되는) 작품입니다. 심슨도 어른용이지만, 퓨처라마는 아예 대놓고 성인층을 타겟으로 삼았더군요.

-케릭터 측면에서는 묘하게 릴라를 제외한 모든 인물들이 호머 심슨의 유전자를 골고루 나눠가진듯한 느낌(.....) 프라이는 우리 주위에서 볼 수 있는 전형적인 인간 백수고, 벤더는 대놓고 쓰레기 케릭터를 지향하고 있으며, 나머지 회사의 동료들 역시 괴랄한 무언가를 갖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릴라는 정상적(?)이라 할 수 있는 케릭터인데, 문제는 릴라라는 케릭터 역시 묘하게 허영심 많은 오피스 레이디의 모습을 어느정도 풍자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덕분에, 애니메이션에서 나온 모든 케릭터들 중에서 정신이 제대로 박힌 인간은 하나도 없군요(.....)

-OVA 3기인 벤더의 게임까지 보았는데(TV는 2기 중반, OVA는 아직 다 못구해서), 패러디가 아주 정신이 나갔더군요. 살면서 온갖 패러디를 보았지만, 반지의 제왕을 화장실 유머로 재해석한, 그리고 그럴싸하게 재해석했다는 점은 높이 평가할만 합니다.

-애니메이션 내의 모든 패러디, 개그 코드를 이해할 수 있으면 덕력이 엄청나게 높은 겁니다(......)

-근데 정작 리뷰로 쓸만한건 없네요. 미국 애니메이션은 포인트나 센스는 있는데, 정작 스토리나 중심되는 이야기가 없어서 분석할만한 '무언가'를 찾기 힘듭니다. 상당히 독특한 작품이고 분석할만한 가치가 있는 작품인데, 본질적인걸 꺼내기는 좀 힘들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