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이야기





로그라이크는 하나의 대세가 되어가고 있다(참조):그 원인에는 다양한 요인들이 있겠지만, 로그라이크의 컨탠츠 재생산 및 게임 플래이가 지속 가능하다는 특징이 가장 근원적인 요인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최근 트랜드인 트리플 A 게임의 오픈월드류의 게임 같이 오밀조밀한 세계를 구성하고 그 속에서 다양한 놀 거리를 찾아나가는 시스템을 인디 게임 제작자들은 구축할 수 없기에, '일정한 규칙에 의해서 세계를 만들고, 플레이어가 반복적으로 이를 플레이할 수 있게 만드는' 로그라이크의 강점은 그들이 주목할만한 장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로그라이크류의 게임들은 세계와 스테이지가 일정한 규칙에 의해서 만들어지기에 섬세하게 다듬어지지 않는다는 문제가 있다:대략적인 규칙은 존재하지만 만들어진 결과값에 따라서 초반 시작이 불리할 수도, 더 나을 수도 있는 결과의 편차가 존재하는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로그라이크 게임들은 한 번 죽으면 다시 살아나기 힘들다는 치명적인 특징을 갖고 있다. 그렇기에 로그라이크 류 게임의 또다른 핵심은 '반복과 죽음'이라는 테마를 어떻게 다뤄내냐는 것이다.


뉴클리어 쓰론은 그런 점에서 흥미롭고 재밌는 게임이다:핫라인 마이애미 같이 아드레날린이 용솟음 치는 빠르고 강렬한 액션을 기반으로 한 뉴클리어 쓰론은 로그라이크 처럼 스테이지를 랜덤 생성하고 스테이지 내에 있는 모든 적을 섬멸하고 다음 스테이지로 넘어가는 단순한 방식을 보여준다. 또한 게임은 기본적으로 가혹하다:회복할 수 있는 수단은 거의 없으며, 적들은 케이브 슈팅 게임에서 나온것 마냥 무지막지하게 총알을 쏴재끼며 게다가 잘 죽지도 않는다. 강력한 총들은 탄약 소비가 크기 때문에 막 쓰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으며, 케릭터의 성장은 랜덤한 변이에 의해서 결정되기에 게이머가 컨트롤할 수 있는 변수가 적은 편이다. 뉴클리어 쓰론은 게임 자체가 가혹한데다가 게임에 어떤 보험장치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기에 그 어려운 과정을 뚫고 나가다가 실수로 허무하게 중간에 죽어버리면 다시 처음부터 시작해야한다. 겉보기에 뉴클리어 쓰론은 단순하고 하드코어할 뿐인 게임처럼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뉴클리어 쓰론은 단순히 하드코어한 게임만은 아니다:뉴클리어 쓰론은 계속해서 사람이 도전욕을 자극하는 무언가가 있다. 죽고, 다시 처음부터 시작하고, 단순하게 재생성된 스테이지 플레이의 반복이지만 게이머는 그 속에서 자신의 실력이 점점 더 나아진다고 느끼고, 플레이의 반복에 의한 지루함이 아닌 도전욕과 성취감을 느낀다. 그렇기에 뉴클리어 쓰론의 재미는 단순하기는 하지만, 흥미로운 부분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어째서 반복되는 게임 플레이와 자칫 불공정하게 느껴질 수 있는 시스템에도 불구하고 게이머는 계속해서 게임을 플레이하는 매력을 느끼는 것일까? 이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뉴클리어 쓰론이 취하고 있는 게임의 플레이 구조를 주목해야 한다:게임은 중간 세이브 같은 친절한 보험 장치 일체를 배제하고 있지만, 게임의 한 스테이지, 그리고 엔딩 클리어까지의 시간을 대단히 짧고 각 스테이지 및 적 구성, 패턴 등이 단순하다. 그리고 유튜브에서 히든 엔딩까지 플레이한 영상들이 대략적으로 30분 전후인 것을 감안할 때, 게임의 한 사이클은 매우 짧다고 할 수 있다.(이런 면에서는 오락실 아케이드 게임을 연상케 하기도 한다:한 사이클을 돌리는 것이 대단히짧은 시간동안 이루어지지만, 그만큼 그 시간 동안 대단히 집중된 게임 플레이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말이다.) 다만 그 한 사이클을 돌리기 위해서 투자해야하는 시간들, 자신의 기술을 갈고 닦기 위해서 노력해야 하는 시간이 그것의 곱절 이상으로 들어간다는 것이 뉴클리어 쓰론의 핵심이다.


이를 위해서 게임은 단순하지만 중요한 시스템 기제들을 게임에 깔아둔다:게이머는 게임을 처음 시작할 때, 각각의 케릭터를 선택할 수 있다. 이 케릭터들은 패시브 스킬과 엑티브 스킬 한 개씩을 갖고 있는데, 이 스킬들은 게임을 풀어나가는데 있어서 핵심적인 역할을 맡는다. 가령 피쉬의 경우에는 다른 케릭터들에 비해서 초반에 더 많은 탄약을 갖고 있기 때문에 탄약 관리가 쉽고 액티브 스킬인 구르기로 회피가 쉽다는 강점이 있다. 크리스탈의 경우, 다른 케릭터들 보다 체력 점수가 더 높고, 액티브 스킬로 총알을 반사하는 쉴드를 만들 수 있다. 각각 케릭터들이 갖고 있는 스킬들은 게임을 풀어나가는데 있어서 핵심적인 요소가 된다. 하지만 이러한 케릭터들의 개성 외에도 눈여겨 봐야하는 부분은 바로 레벨업 및 퍼크 시스템이라 할 수 있는 '변이'다:게이머는 레벨업을 할 때마다 4개의 무작위의 변이 중 하나를 선택하게 되어 있다. 일견 자신이 원하는 변이를 선택할 수 없다는 점 및 후에 어떤 스테이지 구조와 상황이 기다리고 있을지 알 수 없다는 점에서 이 변이 시스템은 게이머를 짜증나게 만드는 요인처럼 비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변이들은 모두가 게임 플레이에 엄청난 영향을 끼치며 하나 하나가 게임 플래이 스타일을 뒤집어 엎을 정도로 강력하다. 예를 들어서 접촉하는 적에게 데미지를 입히는 퍼크의 경우 왠만한 적들을 비벼서 2~3초 만에 죽일 정도이며, 총알을 재생성 하거나 체력을 회복하는 등의 기능을 가진 변이도 있으며, 심지어는 벽을 뚫는 등의 새로운 능력을 부여하는 변이도 있다.


그렇기에 뉴클리어 쓰론의 변이는 어떤 정형화되고 전략적인 트리의 개념보다는 그때 그때 변이가 나오는 것을 보고 임기응변으로 어떻게 게임을 풀어나갈지를 선택하는 전술적인 개념에 가깝다. 게이머는 스테이지를 클리어하고 레벨업을 하는 순간 마다 변이들을 보면서 앞으로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를 짧은 순간이지만 고민해야 한다. 이러한 고민과 임기응변이 모여서 게임을 구성하기에, 뉴클리어 쓰론은 예측불가능한 게임 플레이를 보여주며 게이머를 빠져들게 만든다. 물론 때에 따라서는 완전히 망한 변이나 무기 조합들이 나오기도 하나, 위에서 언급한 짧은 게임 플레이 사이클은 게이머가 부담없이 재도전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준다. 뉴클리어 쓰론에서 죽음은 분명한 패널티이며 모든 것을 리셋시키는 개념이다:하지만, 게임이 짧기에 도전이 쉽고, 무엇보다 변이의 존재가 게임 매 순간 순간을 활동적으로 만들기에 계속해서 생각하게 만들고, 이러한 과정 속에서 게이머가 각 스테이지 별 적들이나 스테이지의 구조 패턴 등을 학습하게 만들면서 '점점 나아지는 느낌'을 게이머에게 제공한다. 그렇기에 뉴클리어 쓰론은 단순히 가혹한 게임이 아닌 게이머에게 도전적인 게임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뿐만이 아니라 게임의 연출과 구성, 사운드트렉 등도 게임의 재미에 한 몫을 더해준다:전형적인 레트로 스타일의 그래픽인 뉴클리어 쓰론은 묵직한 총기음과 함께 총을 쏠 때의 이펙트와 총알 오브젝트의 크기, 그리고 쏠때 화면이 흔들리는 연출 등을 통해서 무지막지한 화력을 투사하고 있다는 느낌을 게이머에게 보여주며, 강렬한 음악을 통해서 게임을 신나게 만든다. 또한 적들 역시 게이머를 진짜로 죽일듯이 덤벼들며, 몇몇 스테이지의 경우에는 아예 게이머 보고 죽으라고 기원하는 것 마냥 무자비한 스테이지 구성(특히 스테이지 2 폐차장에서 긴 복도와 스나이퍼 적을 계속 배치해놓는 조합이 나왔을 때 그 빡셈이란...)을 보여주기도 한다. 즉, 이러한 연출과 스테이지 구조 등은 게이머에게 게임이 대단히 거칠고 힘들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게 만든다. 하지만 동시에 이러한 힘든 구성과 강렬한 연출들이 게이머에게 게임이 과격하고 파괴적이며, 동시에 엄청난 도전처럼 느껴지게 만든다. 그렇기에 게이머는 게임에 게속해서 도전을 하고 클리어를 했을 시 그러한 도전에 대한 성취감을 느끼게 된다.


결론적으로 뉴클리어 쓰론은 매우 단순한 구조에 운에도 어느정도 의존하는 모습을 띄고 있는, 로그라이크의 특성을 가진 탑다운 슈터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뉴클리어 쓰론은 운에 완전히 의지하지 않는다:오히려, 반복되는 플레이가 반복되는 것처럼 느껴지지 않게 무작위적인 변수를 집어넣으면서도 그것이 절묘하게 도전욕을 자극해서 게임을 도전하게 만들고, 그 과정 속에서 더 나은 실력을 자연스럽게 갖추게 만드는 잘 짜여진 게임이라 할 수 있다. 게임 불감증을 해소해 줄 단순하고 강렬한 게임을 찾는 사람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추천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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