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 만화, 영화 이야기/애니에 대한 잡생각


-더 할 나위 없이 좋습니다. 14화까지 감상했습니다.

-이런걸 볼때마다 1980년~1990년대 애니메이션 최고라고 주장하고 싶어지는데, 진지함과 가벼움의 균형을 적절하게 맞추고 있기 때문입니다. 처음에는 소재에 이끌려서 본 페트레이버지만, 점점 가면 갈수록 작품 자체의 완성도나 재미에 끌리게 되더군요. 

-페트레이버는 기본적인 일본 메카닉 애니들과 다르게 진정한 '리얼' 메카닉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애니메이션의 스토리는 레이버(Labor, 노동자)라는 로봇이 사회 전반적으로 쓰이고 있고, 이로 인해 레이버를 이용한 범죄나 사고가 많아지자 거기에 대비해서 경찰청에서 순찰 전용 레이버인 페트레이버를 도입하고 그 패트레이버 부대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다루는 것이 주된 내용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본편도 국제 테러리스트 등 보다는 술취한 취객 레이버를 상대한다던가 화재 진압를 하는 등의 업무를 더 하죠.

-개그와 진지함이 적절히 섞였습니다. 개그도 요즘의 성적 개그나 오타쿠스러운 개그가 아니라 상당히 일상적인 개그입니다. 그리고 무리하게 내용에 개그를 섞지 않고, 적당히 템포를 띄우기 위해서 요소 요소마다 삽입을 하더군요. 사실 개그에 상당히 둔감하고, 썩 즐기는 편은 아니지만 개그치는걸 보면서 웃어본건 정말 오랜만이네요. 하지만 진지할때는 대단히 진지합니다. 10화~ 11화 정도에서, 2 소대가 자신의 일에 자부심을 갖고 행동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장면은 성공적으로 분위기를 잡습니다. 인물 관계도 가벼운 듯하면서 본질적으로 진지한 구석이 많이 존재합니다.

-2소대는 상당히 독특한 집단입니다. 사실 어떻게 보면 너무나 강한 개성을 가진 사람들의 집단이라 그런지 사회 부적응론자들이 모인 거 같지만, 묘하게 유능한 집단입니다. 각각 개성을 갖고 있고, 그 개성이 서로 충돌하면서도 협동이 이루어지는 독특한 관계를 형성하죠. 어떤 의미에서는 2000년대 나왔던 카마미야 감독의 공각기동대 SAC 시리즈가 생각나기도 하는데, 공각기동대의 맴버들이 독특한 개성과 유능함을 지닌 사회적 아웃사이더들의 모임이라는 점에서는 2소대와 많은 부분 겹쳐진다고 할 수 있겠네요.

-만족하면서 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