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이브 바커는 같은 계열의 작가인 스티븐 킹에 비해서 몇몇 매니아들을 제외하면 국내에 덜 알려진 '작가'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소설 보다는 영화 헬레이져 등으로 더 알려져 있으며, 게이머 에게는 '클라이브 바커의 언다잉'이나 '제리코'로 더 알려져 있습니다. 특이하게 소설 보다는 다른 것으로 더 알려진 케이스라고 할 수 있죠. 사실, 국내에 소설이 거의 수입이 안되서 그런 감이 없지 않아 있습니다. 아니, 소설이 몇개 수입이 되기는 했지만, 죄다 아동용 판타지 소설(.....)로 호러 소설가 보다는 오히려 아동 소설 전문가로 유명(?)합니다.
'피의 책'은 그가 1980년대 소설가로 데뷔하면서 낸 여러 권의 단편 모음집으로써, 한국에는 미드나이트 미트 트레인 영화 수입으로 여태까지 나온 단편들 중에서 완성도가 높은 것만을 실어서 낸 일종의 컴필레이션 입니다. 실상, 클라이브 바커의 호러 소설 중에서 정식으로 수입된 최초의 작품이라 할 수 있죠.
일단, 클라이브 바커의 소설을 단적으로 표현을 하자면, '잔혹하고 피가 낭자하지만, 그걸 넘어선 뭔가 있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실제 소설 속의 묘사나 표현은 끈적거리고 자극적이거나 엽기적인 내용이 대부분이지만, 이를 자극적으로 묘사하기 보다는 신비한 느낌으로 표현합니다. 특히 단편집에 수록된 단편 중에서 최고라 할 수 있는 '언덕에 두도시'는 포폴락에 대한 묘사만으로도 보는 독자를 경악과 경외감을 동시에 불러일으킬 정도입니다.
단편들은 각각 내용적으로도 독특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사실 피의 책에서 그의 단편들은 호러 소설이라기 보다는 잔인한 묘사가 나오는 판타지 소설로 분류하는게 타당하다고 봐야합니다. 실상, 소설의 내부에서 그 일을 겪는 사람들 입장에선 그만한 공포도 없겠지만, 객관적으로 살펴본다면 인과관계가 뚜렷하며 겉으로 보기에는 뒤틀렸지만 그 속에는 일종의 질서와 법칙 같은 것이 내부에 숨어있기 때문입니다. 죽은 자들이 산 사람을 연기한다는 예술에 대한 풍자극인 '별빛, 섹스, 그리고 죽음', 문명의 선조들을 자신의 후예의 고기를 먹는 야만성으로 묘사한 '미드나이트 미트 트레인', 무자비한 죽음과 야만성이 생명의 여성성에 의해서 죽는다는 '로헤드 렉스', 망자에 대한 예의를 이야기하는 '스케이프 고트', 그리고 마지막으로 국가 유기체론에 대한 신랄하고도 우아한 반박인 '언덕에 두도시'까지, 그의 작품들은 단순한 '호러'라기 보다는 '호러'라는 장르적 표현을 빌어서 무언가를 이야기하고 싶어합니다.
물론 영원히 살고 싶어한 소년의 뒤틀린 이야기 '피그 블러드 블루스'나 인간이 두려움에 대해 이야기하는 '드레드'는 전형적인 호러 소설에 가깝습니다. 하지만, 단편집의 전반적인 성향과 작가 서문, 그리고 그가 여태까지 쓴 모든 소설들(아동 소설까지 종합)을 보았을 때, 그에게 있어서 호러는 하나의 도구에 불과하다는 결론이 타당할 것입니다. 1
아쉬운 점은 단편이기 때문에 좀더 긴 스토리에서 어떤 식으로 이야기를 전개해 나가는가를 확인하지 못했다는 점을 빼면요. 실상, 그가 영화를 맡은 '헬레이져'의 원작 소설 등의 장편을 봐야지 소설가로서 그가 얼마나 완성도 있는지를 알 수 있을 거 같습니다.
덧.클라이브 바커는 동성애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성간의 정사 장면은 잘 캐치하더군요.
은근히 동성애자가 이런데 강한가;
은근히 동성애자가 이런데 강한가;
- 하지만 잭과 야터링은 호러 소설이라기 보다는 어린이 동화에 가깝습니다. 고양이가 '뻥'하고 터져 죽는것이 어린이 동화라고 보기에는 좀 그렇다는 점을 빼면요.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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