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 만화, 영화 이야기/애니에 대한 잡생각
원래 구매계획에 없었지만, 얼결에 구해버린 블러드+ 박스셋 上. 사실 재미가 있고 없고를 떠나서, 애니메이션 감상 초기에 본 애니니 미운정 고운정이 박힌 작품입니다. 원래 나올 계획에도 없는 작품이 전설적인 쓰레기 영화 블러드 때문에 나왔다 손 치더라도, 오랜만에 정발된 TVA 박스셋이니(근 2년만?) 반갑기도 합니다만....본편을 꺼내서 보니까...후....




한마디로
'너님들은 정가 3만원 이상 주고도 팬들이 만든 자막보다
 못한 자막을 볼 것이야!'




어떤 의미에서는 전설이 되어버린 자막. 사실 프랑스 마지막 왕비인 마리 앙투아네트가 '대략 난감이네요' 라는 신종 유행어를 쓰는 DC인이었다는 사실을 정론화 시킨 소니픽쳐스의 DVD라는 점에서 이 블러드+ DVD를 사신 분이나 가정에서 보시고 계신 여러분, 여러분은 이미 DVD를 산 시점에서 뭐된겁니다. 넵. 이제부터 밑에서 차근 차근 이야기하도록 하겠습니다. 이 충격을 굳이 비교를 하자면,






'Fire In The Hole!('수류탄이 폭발한다, 조심해!'라는 의미)'가 '구멍에다 쏴'가 된 거 보다 더 큰 충격을 느낄 것입니다. 




난 경고 했어!














1.우선 OP 부분. 사실 원래 정확한 가사는

悔(く)やみたくないよ生(う)まれた事(こと)
후회하고 싶진 않아,태어난 것을..

인데, '태어난 것을 후회하고 싶지 않아'로 번역했습니다. 원래 가사는 도치법이긴 한데, 그냥 '태어난 걸 후회하고 싶지 않아'라는 식으로 번역하신 자막 제작자들도 많습니다만...이제부터 밑에서 나올 4차원 초월번역의 전주를 알리는 부분입니다.






2.원래 가사는

降(ふ)り頻(しき)る空(あおぞら)のナミダ
쏟아지는 창공의 눈물

입니다.  あおぞら에서 あお(파랑)이라고 보고 해석했다면, 별무리가 없습니다. 근데 도대체 '비'는 어디서 나온 겁니까? 게다가 명사형으로 끝난 노래 가사를 문장으로 끝내다니, 이건 의역의 도를 좀 지나친 감이 있습니다.







하지만 본게임은 아직 시작도 안했다고!














3.이제부터가 본 게임, 잇힝★

원래 원 대사는 '간식먹을 시간이야(おやつの時間だ)'입니다....대사의 어느부분이 꼬르륵 소리가 난다는건데? 

사실 일본어 생 초보라도 '~の時間だ'는 들었을거고, 당연히 '~의/할 시간이야'라고 해석을 할건데,
도대체 누가 번역을 했는지.....그냥 장면에 맞게 의역하고 끝낸 듯 합니다.







4.여러분은 여태까지 틀린 일본어를 알고 계셨습니다.

사실 'いただきます'는 '잘 먹겠습니다'가 아닙니다. '진짜 배고파'입니다. 악센트는 '진짜↗ 배고파↘'입니다.  


...나가 죽어버려








5.일본에서는 누군가에게 도움을 받거나 고마움을 표시할 때는 'ごちそさま'라고 합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밥먹고 나서 '잘 먹었습니다'라는 의미로 쓰는게 아닙니다. 

....아 시바, 할 말을 잃었습니다.








6.'ごめん'은 '미안합니다' 가 아니라 '곧 갑니다' 입니다.
대사의 흐름상 맞지 않는 건 아니지만 귀와 눈에 괴리감을 유발하여 손발이 오그라들게 만듭니다.

 
대한민국에서는 들리는 언어를 번역하여 자막으로 만듭니다.
하지만 소니픽쳐스에서는 자막을 번역하여 들리는 언어로 만듭니다!





7.제가 대충 들은바로는 '病院に行く前に、おまえが好きの海の前、いってやるよ(병원에 가기전에 네가 좋아하는 바다 앞쪽으로 가줄께)'이고, 자막 제작자 분은 '병원에 가는 길에, 너 좋아하는 바다 쪽으로 들러가주지'로 해석했습니다.





오오 이것이야 말로 초월번역 오오


그러고 보니 일본 오키나와에서는 오토바이도 고속도로를 탈 수 있는 거 같습니다.
그렇다고 실제 시험하지는 마세요.






 


8.다른 자막을 인용하자면 '기분이 좋아서 효녀가 되셨나?',
제가 듣기로는 '気分で親孝行か?(직역으로 '기분으로 효녀인건가?')









여러분은 지금 효녀가 애인 생긴 딸로 바뀌는 장면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게다가 사야에게 애인이라니! 아니 이게 무슨소리야! 소니픽쳐스, 사야에게...사야에게 애인이라니! 이건 말도 안돼!






 


9.1화 자막만 초월 번역이라는 사람들의 상상을 철저하게 박살내버리는 2화의 한 장면.
사실 자막 때문에 여기까지 보신 너님이나 나님도 이미 다 끝났어! 안돼 죽고 싶지 않아 으아아아아아





사실 카이는 무모한 열혈 청소년이 아닙니다. 가족 같은건 생각도 안하고 파티, 영화를 좋아하는 비행청소년이에요.










자막 제작자 분의 번역은 '넌 말이지, 더 무모하고, 생각보다 몸이 먼저 움직이는 게 너잖아?'이고, 
대충 듣기에도 이쪽 번역이 더 맞아 보입니다.


    


10.1~2화 총 합해서 최고의 번역 하이라이트. 1화 내용 중에 미군 시설에서 도망나간 익수, 마우스의 행방을 두고 반 아르자노와 오키나와 미군 기지 총사령관이 서로 대화를 하고 있는 장면 中

원문은 이렇습니다.

반 아르자노:그런데 타입 B는 지금 어디 쯤 있는거지?
총사령관:아마도 코자 즈음이겠지.
반 아르자노:코자라....





굵게 표시한 부분을 DVD 자막에서는....













오 하나님 안돼, 씨발.



보면서 들었던 생각 두가지....





생각 1)


패배의 ☆★고자★☆,
패배의 ☆★일본어 표준 표기법★☆




소니픽쳐스:저, 그게, 일본어 표준 표기법이 영 좋지 않은 부위를 스쳐서...
Blood+:그게 무슨소리요, 아니, 으사양반, 내가...내가 '고자'라니! 아니 이게 무슨소리야! 말도 안돼! 말도 안된다고! 



생각 2)



마우스 타입 B:요태까지날미행한고야?
소니픽쳐스:물논↗. 그리고 자네가↗ '고자'란곧또↗알고이찌↘.
논'코자'에↗ 잇는개아니야↘.요태까지그래왔고↘,아프로도꼐쏚↗!


원래 표준 외래어 표기법에 따르면(참조 링크는 여기), '코자'는 '고자'가 되는게 맞습니다만...애시당초부터 말이 많은 외래어 표기법이고, 그리고 코자를 그냥 코자라고 하는게 보기 좋습니다. 쓸데없이 코자를 엉터리 같은 일본어 표기법을 따른다고 지금까지 개떡을 쳐왔던 번역이 좋아지는게 아니라구요. 그리고 젠장, '고자'란 단어가 무슨 뜻인지 알고 있는 정신 똑바로 박힌 사람이라면 표기법은 무시하고 '고자'를 '코자'로 번역할 겁니다. 애니를 무슨 개그 애니로 만드는 것도 아니고.




자막에 대한 전체적인 총평

번역을 정지하겠습니다. 어? 안되자나? 정...정지가 안돼.
미안하지만, 소니픽쳐스, 오늘은 중요한 날이야.
이런일이 일어날 줄 알았지, 하지만 번역자는 내말을 듣지 않았어.
안녕, DVD 구매자들?

으아아아아아아


 

문자의미 그대로,



 

사실 저게 다라고 안심하시지 마시길 바랍니다. 2화 중반에 하지가 '아직 눈뜨지 않았군'을 '이제 눈뜨기 시작했군'으로 번역했거나 들리는 말과 자막 사이의 불일치를 일으키는 케이스를 5초단위로 찾아볼 수 있습니다. 또한 자막과 들리는 소리가 매치가 안되서 머릿속이 뒤죽박죽이 되어 애니메이션 감상을 방해합니다. 사실 처음으로 애니 DVD를 돈주고 사서 보는 사람들이 이걸 보았을때, 충격과 공포를 느끼고 평생동안 애니 감상을 하지 않을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가능성이 다분히 존재하는 자막 번역입니다.

근 2년만에 TV 애니메이션 DVD 나왔다는 꼬라지가 이 꼬라지라면, 정말 대한민국 DVD 시장의 미래는 밝군요.
그리고 만약 이걸 돈주고 사실 계획이신 분들은 차라리 다른 DVD를 사세요. 그게 정신건강에 좋을 겁니다, 넵.


마지막으로 OP 가사에서 한마디 따오자면,

난 이 DVD를 구한 것을 후회하고 싶지 않았다고!
(이미 후회하고 있다는 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