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이야기


※ 엑박 메거진 4월호에 실린 글입니다(링크)

근 10년 간 부분 유료화 Free 2 Play의 게임의 숫자는 모바일 게임 장르의 발전과 함께 콘솔, 모바일 플랫폼을 가리지 않고 꾸준하게 늘어왔다. 하지만 엄밀하게 이야기한다면 무료 게임은 ‘무료’가 아니다. 기본적으로 플레이어가 플레이를 무료로 할 수 있지만, 게임을 열심히 할수록 유료 재화가 절실하게 필요해지는 순간들이 오기 때문이다. 이렇게 무료 게임들이 게임에서 수익을 내기 위해 돈을 소비하는 구조, 통칭 비즈니스 모델로 불려지는 소비 구조는 무료 게임이 대부분인 모바일 게임에서는 흔하게 보여지는 구조다. 하지만 모바일 게임과 콘솔 게임의 크로스 플랫포밍이 활성화 되고 모바일 게임의 높은 수익률에 눈독을 들인 기존 콘솔 게임 회사들이 부분 유료 게임을 개발하거나 기존 게임을 부분 유료로 돌리는 등 더 이상 기존 콘솔 게임에서도 부분 유료 게임의 비즈니스 모델이 낯설지 않게 되었다.

본 칼럼에서는 유희왕 마스터 듀얼의 비즈니스 모델을 간략하게 이해해 보고, ‘부분유료화 게임에서 어디서 어떻게 플레이어의 돈이 지출되는가?’ 라는 관점에서 게임을 분석해보도록 하겠다. 유희왕 마스터 듀얼 재화 소비 구조를 단순화시켜 보자면, 아래와 같은 그림이 될 것이다.

 

 

마스터 듀얼의 재화 소비구조의 핵심은 “어떻게 돈이 카드라는 재화가 되는가?”이다. 하지만 이 소비구조에는 중요한 전제가 깔려 있다. 돈이라는 실물 재화를 가상의 카드라는 가상 재화로 바꾸기 위해서는 일련의 ‘환전’ 과정이 필요하다. 이러한 환전 구조를 분석함으로써 게임이 어디서 어떻게 비용이 발생하는지를 자세하게 알아볼 수 있을 것이다. 

우선 유희왕 마스터 듀얼 게임 내에서 카드를 보충하는 전반적인 구조는 아래와 같다.

 

 

유희왕 마스터 듀얼은 블리자드에서 만든 비디오 CCG(Collectible Card Game) 인 하스스톤의 시스템을 적극적으로 차용하고 있다. 하스스톤은 무작위의 카드 뽑기인 카드 팩 구매를 통해 카드를 구한다. 구매한 카드 팩은 무작위로 카드들이 들어 있어서 자기가 원하는 카드와 원하지 않는 카드들이 같이 들어있을 가능성이 있다. 그렇기에 하스스톤은 쓸모없는 카드들을 분해해서 재화를 얻고, 그 재화로 다시 카드를 만드는 제작 과정을 통해서 원하는 카드를 모아 덱을 만들게 하였다. 마스터 듀얼도 기본적인 구조는 동일하지만, 블록제 시스템을 취하고 있는 하스스톤과 다르게 1만장의 카드 풀을 갖고 있는 마스터 듀얼에서는 단 하나의 카드팩에서 원하는 모든 카드를 뽑는다는 것은 아무리 돈을 들인다 하더라도 확률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렇기 때문에 특이한 점은 유희왕 마스터 듀얼은 아래와 같은 2중 뽑기 구조를 취하고 있다는 점이다.

 

 

유희왕에서 카드 팩 구매는 모든 카드가 나오는 범용 카드 팩과 특정 테마가 나올 가능성이 높아지는 픽업 카드 팩(게임 내에서는 한정 카드 팩으로 불리는)으로 구성되어 있다. 픽업 카드 팩은 일본 모바일 게임에서 자주 보여지는 픽업 가챠의 개념과 유사한데, 픽업 가챠가 ‘특정 케릭터/재화를 뽑을 가능성이 올라가는 뽑기’ 시스템이란 것을 생각한다면 유희왕의 픽업 카드 팩도 그러한 개념과 직접적으로 맞닿아 있다. 픽업 카드 팩에는 특정 카드 테마와 그 테마에 어울리는 범용 카드들이 들어있기 때문에, 특정 테마를 구성하려는 사람들에게는 상당히 유용하다.

유희왕 마스터 듀얼에서 흥미로운 점은 픽업 카드 팩이 ‘해금’되는 구조다. 우선 해당 테마의 ‘키 카드’라 할 수 있는 카드들을 얻으면 픽업 카드 팩이 24시간 동안 해금되는데, 이 카드를 얻는 것이 카드 제작(SR 등급 이상)을 해서 얻는 것과 카드 팩에서 해당 테마의 카드를 얻는 것으로 픽업 카드 팩을 구매할 수 있게끔 풀린다. 

위의 내용을 포함해서 전체 재화 소비를 다시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여기서 한 가지 더 눈 여겨 보아야할 부분이 있다. 그것은 바로 실재 돈이 카드 팩을 구매하기 위한 재화로 어떻게 변화하느냐? 의 부분이다. 대다수의 모바일 게임들이 그렇듯이, 유희왕 마스터 듀얼에서도 뽑기를 진행하기 위해서 돈으로 뽑기를 위한 재화를 구매해야 한다. 유희왕 마스터 듀얼에서는 그것이 ‘젬’이라는 재화가 된다. 여기서 그러면 한 가지 의문이 생긴다. 어째서 플레이어는 돈을 이용해서 곧바로 카드 팩을 구매하지 않는 것일까? 

젬이라는 개념의 핵심은 바로 돈 이외에도 다양한 재화들을 카드 팩으로 이어주는 교환 가치라는 점이다. 플레이어는 돈 이외에도 다양한 활동들(게임 내 승리, 이벤트 달성 등등)을 통해서 젬을 획득할 수 있다. 즉, 돈 이외에도 플레이어에게 주어지는 보상이 카드 팩이라는 재화 구매로 이어지기 위해서 젬이라는 중간 매개체이자 교환 가치를 두었다는 것이다. 

구매 이외의 플레이를 통해서 젬을 구할 수 있는 프로세스는 아래와 같다.

 


 
이러한 구조는 유저의 접속 리텐션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다. 유저 리텐션이란 경영학 및마케팅에서 사용되는 용어로 ‘시간이 지날수록 얼마나 제품으로 돌아오는가’라는 개념을 통칭하는 개념이다. 부분 유료화의 게임 특성 상, 많은 사람들이 들어오고 동시에 빠져나간다. 가볍게 즐기는 만큼 쉽게 빠져 나가는 것인데, 플레이어가 게임을 플레이하는 동안 돈을 이용해 쉽게 게임에서 강해지는 것 이외에도 행동에 보상을 주어 게임에 좀 더 붙어 있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보상을 주고 플레이어들이 이탈하지 않고 계속해서 게임을 플레이한다면 전체 게임 플레이 생태계를 건강하게 만들기 때문에 리텐션을 유지하기 위해 플레이어의 행위에 보상을 주는 것(인 게임 재화 같은)은 매우 중요하다.

위 내용까지 종합해서 본 그림은 아래와 같다.

 


 
유희왕 마스터 듀얼의 재화 소비구조는 모바일 게임들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정석적인 구조다. 그렇기에 재화의 소비가 급격하게 일어나는, 소위 병목Bottle Neck도 존재한다. 병목이란 특정 수준 이상으로 올라가기 위해서 들이는 돈과 노력이 급격하게 늘어나는 구간을 뜻한다. 게임에서 병목은 단순하게 노력만으로는 돌파할 수 없기 때문에 노력과 함께 돈을 투자하는 것이 필수적으로 되는 시점이다. 이러한 병목은 단순히 돈을 쓰게끔 만드는 것을 넘어서 게임에 대한 플레이어의 애착도를 늘릴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에 단순히 ‘돈을 갈취하는’ 구조와는 좀 다르다고 할 수 있다. 
유희왕 마스터 듀얼에서는 플레이어가 보유하는 덱의 숫자가 늘어나는 시점이 병목이 발생하는 시점이다. 덱의 핵심 카드들 등급들은 대부분 SR과 UR인데, 이 SR/UR 등급의 카드들을 만들거나 구하는 것이 일정 시점 이후로는 대단히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아래 그림의 예시를 보자.

 


 
위 그림과 같이 SR/UR 카드를 덱의 핵심 엔진으로 채용하기 위해서 3장이 필요한데 3장을 구하기 위해서는 똑같은 등급의 카드 9장이 필요하다. 하지만 SR/UR 등급의 경우 카드를 잉여 카드 9장을 구하는 것이 힘들기 때문에, 픽업 카드 팩을 돌리면서 쓸모없는 카드들을 분해하고 더 나가서 듀얼패스에서 얻는 제작 재화까지 다 긁어서 맞춰야 한다. 결국 SR/UR급의 카드를 맞추기 위해서는 대량으로 카드를 구매할 수 있고 SR/UR급 카드를 높은 확률로 구할 수 있는 방법인 “돈 - 젬 - 픽업 카드 팩”에 의존하게 되므로 필연적으로 지출이 늘어날 수 밖에 없다.


이러한 병목 구조는 플레이어가 덱을 3~4개 이상 맞추지 않으면 쉽게 접할 수 없다. 기본적으로 마스터 듀얼은 튜토리얼, 솔로 모드 등을 통한 초반 재화 펌핑이 있어서 병목 없이 부드럽게 덱을 한 두개 정도맞출 수 있다. 그러나 카드가 1만장이 된다는 점, 제작 재화가 환전이 안되는 점, 가챠가 그렇게까지 효율이 좋지 않다는 점에서 결국은 덱을 맞출수록 병목을 마주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를 요약한 전체 구조는 아래와 같다.

 


이러한 구조 상에서 플레이어가 취할 수 있는 현명한 구매 전략을 다음과 같이 제안할 수 있다.

1. 원하는 덱 테마와 목표 카드들을 확실하게 정한다.

초반에는 UR급 카드와 SR급 카드들이 자연스럽게 많이 쌓이고, 그걸 분해해서 원하는 카드들을 금방 맞출 수 있기 때문에 최대한 재화가 여유로운 초반 시점에는 재화를 낭비하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2. 픽업에서 나오는 카드들은 픽업 카드 팩으로 뽑고, 그외의 카드들은 제작으로 만든다.

범용 카드들(ex. 하루 우라라, 증식의 G 같은)은 픽업 카드 팩에서 나오지 않기 때문에 범용 팩에서 뽑으려면 필연적으로 엄청나게 많은 재화가 들어갈 수 밖에 없다. 제작 재화는 듀얼 패스나 여타 다른 요소들을 통해서 구할 수 있고, 원하는 카드로 곧바로 제작할 수 있기 때문에 자원의 효율이 높다. 

픽업 카드들은 픽업 카드 팩에서 나올 꽤 가능성이 있고, 픽업 카드 팩에서 사용하는 카드가 나오면 최선이고 원하지 않는 SR/UR 카드들은 분해해서 다른 카드로 재투자하는 게 효율적이다.

 

위 글을 통해서 간략하게나마 유희왕 마스터 듀얼의 재화 소비 구조를 전반적으로 살펴봤다. 이러한 재화 소비 구조의 분석과 플레이어의 소비 전략 수립은 부분 유료화의 게임이 콘솔에서도 점점 늘어나는 추세인 것을 고려한다면 게임을 소비하는 소비자이자 플레이어로 꼭 갖춰야 하는 소양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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