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이야기



 


- 겉보기 보다도 더 하드코어한 테니스 게임.


- 테니스 게임의 탈을 쓰고 있지만, 실제로는 격투게임 특유의 공방이 강하게 존재하는 게임이다. 게임의 큰 틀은 기본적인 테니스의 방식을 따른다:플레이어는 총 5개의 샷(로브, 드롭샷, 플랫, 슬라이스, 톱스핀)을 이용하여 상대방과 공을 주고 받아야 한다. 상대와 공을 주고받는 기본적인 리듬 속에서 플레이어는 상대가 따라갈 수 없는 빈 공간이나 네트에서 가까운 상대의 머리 위로 공을 날리나 하는 등의 변칙적인 샷을 때려넣고, 점수을 얻어서 게임을 이겨야 한다. 하지만 이러한 점이 역설적으로 테니스라는 스포츠를 다룬 게임을 단조롭게 만드는 이유기도 하였다. 테니스라는 스포츠는 분명 렐리를 주고 받는 재미가 있지만, 게임으로 구현하기에는 리듬은 너무 단조롭다. 물론 실제 렐리를 이어나가는 것이 게임에서 어렵긴 해도 말이다.


- 마리오 테니스 에이스는 여기에 조준샷과 가속을 추가한다:렐리 중에 얻는 에너지 게이지를 사용해서 플레이어는 강력한 일격인 조준 샷을 날리거나, 시간을 느리게 만드는 가속을 사용하는데 쓰인다. 이 두가지 시스템은 기존 테니스 렐리에 새로운 리듬을 추가한다:조준샷과 가속을 하는 순간에 게임의 시간은 느려지게 되며, 이 느려지는 시간 동안 플레이어는 게임에 극도로 집중하게 된다. 또한 게임은 조준 샷을 타이밍 좋게 막아내지 못할 경우, 라켓에 데미지를 입게끔 설정하였기 때문에 이 순간만큼은 극도의 집중력을 발휘해야 한다. 막아내는 타이밍을 원만하게 만드는 가속을 쓰더라도 이 순간을 잡아내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 두 시스템 덕분에 마리오 테니스 에이스는 매우 깊이감 있는 게임 흐름을 보여준다:렐리라는 기본적인 박자 위에 조준샷과 가속이라는 불협화음을 집어넣는 것이다. 물론 양쪽 모두 렐리를 통해 쌓이는 에너지로 이루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게임의 기반을 이어나가는 리듬을 구축하는 것을 소홀히 하지 않는다. 기본과 변칙적 흐름이 공존하기 때문에, 플레이어는 항상 상대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게임에 집중해야 한다.


- 또 눈여겨 봐야하는 점은 마리오 테니스 에이스는 겉보기에 비해서 상당히 섬세한 게임이라는 점이다: 분명 게임은 판정이나 이런 부분에서 약간 후한 판정을 주기는 한다. 하지만 공에 속도를 주기 위해서 차지샷을 치다 보면 풀어내는 과정에서 거리를 잘못 제서 실수를 하거나 하는 경우들이 많이 생긴다. 또한 공을 처내는 판정이나 테크니셜 샷이 발동되는 판정을 정확하게 잡아내기도 쉽지 않다. 또한 조준샷의 경우, 날아오는 공이 언제 바운드 되는가를 계속 뚫어져라 쳐다봐야 하는데, 이 타이밍을 잡는 것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일반적인 닌텐도 게임들의 특징들, 입문하기는 쉬우나 마스터하기는 어려운 게임이라는 점은 유감스럽게도 마리오 테니스 에이스에서는 통용되기 어려운 이야기인 것 같다. 근래의 닌텐도 멀티플레이 게임들이 초보라도 자신의 역할을 찾아가서 점차 단계적으로 실력을 향상시킬 수 있었던 것을 생각한다면, 1대1 게임에서 깊이가 있지만 섬세하고 때로는 변칙적인 시스템을 구성한 것은 초보가 입문하기에는 쉽지 않은 것으로 보여진다. 이런 부분은 싱글 컨텐츠가 얼마나 입문자들을 위해서 튜토리얼 역할을 해줄 것인가가 관건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