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이야기





-엑스컴:에너미 언노운에 대한 본인의 평가는 좋지 않았다(링크):전투는 재밌지만, 그걸로 땡인 게임. 그렇기에 이번 엑스컴 2에 대해서 본인이 느꼈던 기대는 거의 제로에 수렴하였다. 전투가 분명 재밌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 이상의 재미가 엑스컴 2에 있을까? 지금 사놓고 손도 못대고 있는 게임이 엄청 많은데? 그렇기에 엑스컴 2는 애시당초에 구매 대상도 아니었다. 그러나 새로운 피씨를 맞추면서, 피씨 성능 테스트 용도로 게임을 몇개 사보기로 결정하였고, 거기에 엑스컴 2가 포함되었다. 엑스컴 2의 구매는 어찌보면 단순히 기회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라고도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생각치 못한 구매에도 불구하고, 엑스컴 2는 전작에서 내가 느꼈던 실망감을 단숨에 뒤집어줄만큼 뛰어난 게임이었으며, 심지어는 추후 클리어 하고 난 뒤에도 다시 처음부터 게임을 되돌려서 해볼 가치가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엑스컴 2의 기본 골격은 엑스컴 에너미 언노운/위드인에 기반하고 있다:전작들은 승리를 향해서 나아가는 방향성은 여럿이 아니며 게임이 일정 궤도 이상에 오르게 되면 난이도가 급락한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하지만, 엑스컴 2는 전작들에서 찾아보기 힘든 '한정된 선택지'라는 개념을 부여한다. 엑스컴 에너미 언노운/위드인의 모드인 '롱 워'에 많은 충격을 받은 제작자들이 엑스컴 2에 롱 워의 기믹들을 많이 추가하고 모딩 개념을 메인으로 넣었고(참조하시라), 이는 어떤 식으로든 엑스컴 2의 전반적인 게임 설계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엑스컴 롱 워가 장기전을 상정하고 그 대신 전술/전략적인 옵션을 증대시키는데 초점을 맞추었다면, 액스컴 2는 짧은 시간 동안 제한된 자원을 통해서 어떻게 승리로 나아갈 것인지를 모색하는 쪽에 집중한다. 하지만 롱 워와 엑스컴 2가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핵심 컨셉은 바로 '어떤 선택을 하고 승리를 이끌어낼 것인가?'라는 것이다.


-엑스컴 2의 게임 흐름은 '최선을 선택할 수 없다면, 차악을 선택하라'라는 쪽에 가깝다. 전세계로부터 지원을 받던 전작의 상황과 달리, 엑스컴 2에서는 게이머는 어벤저라는 이동 전함을 타고 전세계를 상대로 싸워야 한다. 매달 꼬박꼬박 연금처럼 들어오던 지원금과 자원은 이제 게이머가 별도의 지역에 가서 시간을 들여 회수해야하며, 그로 인한 리스크도 발생한다. 지원자들은 이제 제발로 찾아오지 않으며, 게이머는 별도의 탐색과정을 통해서 지원자들을 발굴하고 영입해야 한다. 하지만 외계인들 역시 놀고 있는 것은 아니여서, 아바타 프로젝트라는 이벤트를 통해서 목적을 달성하면 외계인이 게임을 이겨버리는 사태가 발생한다. 즉, 엑스컴 2의 핵심적인 테마는 바로 '시간과의 싸움'이다:게이머는 이제 전세계를 앉아서 모니터링 하는 것이 아니라, 발에 불이 나도록 돌아다녀야 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게이머는 선택을 해야한다. 무엇을 포기하고,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선택에 따른 피해는 어떻게 복구할 것인가? 이전과 같은 일방향적인 게임 흐름에도 불구하고, 게임은 매순간 순간이 임기응변의 연속이라 할 수 있다.


게다가 전작들과 다르게 개별 전투에서 병사들이 1점의 데미지를 받는 순간 무조건 부상판정을 받게 되기에, 병사들의 인재 풀을 이전보다 더 늘려야 할 필요가 생기며 필연적으로 신병들을 얼마나 영입하느냐가 중요하게 되었다. 하지만 이미 이야기하였듯이, 엑스컴 2에서 신병을 영입하는 것은 전작에 비해서 훨씬 더 어려워졌고, 외계인들은 게이머를 죽이기 위해서 득달같이 달려들기 때문에 이는 쉽지 않다. 물량에서부터 시작해서 이제 적들 하나 하나 독특한 특수능력과 역할을 맡고 있기 때문이다. 어떤 적을 먼저 처리를 할 것인가가 매번 전투에서 필요하며, 그리고 때로는 무엇을, 누군가를 희생할 것인가라는 선택지로 귀결되기도 한다. 이와 같이 게임은 매 전투에서 어떻게 싸우고 어떤 전략과 전술을 취할 것인가에 대한 선택이 필수적이기에, 잘 짜여진 퍼즐 게임을 하듯이 적을 하나 하나 처리하는데 집중하였던 전작과 다른 진정한 전술 전략 게임이 되었다고 평할 수 있다.


-물론 클리어까지 지켜봐야겠지만, 본인은 현재 15 시간 정도 플레이하였는데 두번이나 재시작을 한 상태다:게임을 하다가 전반적인 운영에서 말리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발생한다. 이러한 엑스컴 2의 가혹한 게임 흐름이란 특징이 게임이 끝날때까지 좋은 영향을 끼칠지, 아니면 게임 전체 인상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지는 끝까지 플레이해봐야 알 부분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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