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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국가대표는 한국 스키점프 국가 대표팀에 대한 실화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영화입니다. 무주 동계 올림픽을 위해서 동계 올림픽 개최지 후보 자격을 획득하기 위해서 급조한 스키 점프 국가대표 팀이 어떤 과정을 거쳐서 동계 올림픽에 나갔는지, 그리고 그들이 국내에서 국제 대회에서 어떻게 질시를 받았는지와 이를 어떻게 극복하는가를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작품의 스토리 구조는 전형적인 신파물에 가깝습니다. 자신의 친부모에 대한 애증을 가지고 대한민국으로 돌아온 해외 입양아, 바보 동생에 귀머거리 할머니를 부양해야하는 소년 가장, 약 때문에 선수 자격을 박탈당한 나이트클럽 웨이터, 특기도 없이 아버지 음식점 중국인 여종업원을 사랑하는 중졸 학력 보유자 등 전형적으로 세상이 갖다 버린 인물들입니다. 이들은 말도 안되는 열악한 환경 속에서 동계 올림픽 대비를 하고, 무주가 개최지 선정에서 탈락하자 곧바로 대표팀이 해채되어 자비로 올림픽 출전까지 하는 등 많은 고난을 겪고 좌절합니다. 하지만, 그들은 그러한 고난을 극복하고 스키점프라는 스포츠를 통해서 당당하게 세상으로 나섭니다.

이 영화에서 주목할 점은 바로 영화의 주제이자 핵심인 '국가대표'라는 명예입니다. '국가대표'란 한 국가를 대표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런 국가대표란 사람들이 중졸학력자, 약물중독자 양아치, 소년가장, 수출 입양아[각주:1]들로 구성되었다는 것은 대단히 아이러니컬한 일입니다. 그들은 사회에서 이용 당하고, 이용가치가 사라지자 버려진 존재들이죠. 그런 사람들이 한 국가를 대표해서 세계로 나선 것입니다.

사실, 이들은 국가대표로써 인정을 받지 못합니다. 영화의 처음에서부터, 영화 마지막 나가노 올림픽 이후에도 그들은 국가대표가 아닌 찐따 취급을 받습니다. 원래부터 동계 올림픽 유치를 위해서 급조되고 사용가치가 다 되면 갖다 버릴 존재들이었으니까요. 이는 대한민국 근현대사, 아니 지금까지도 계속되는 이야기입니다. 극단적으로 이야기하자면, 대한민국에서 서민들은 윗사람들의 편의에 의해 사용되는 소비재에 불과합니다.

여기서 이들의 명예이자 멍에인 '국가대표'는 다시 한번 재해석 될 수 있습니다. 그들이 '국가'를 대표해서 올림픽에 나선 것이 아닌, '우리'를 대표해서 올림픽에 나선 것이라구요. 따라서 그들이 심판의 편파판정, 미국의 텃세, 한국 올림픽 위원회의 미지원, 세상의 질시를 극복하고 세계 사람들 앞에서 박수를 받는 장면은 동시에 우리를 위한 장면이기도 합니다. 아무도 도와주지도 않고 세상의 멸시를 받아가면서 단물 쪽쪽 빨아먹고 사람을 헌신짝처럼 갖다버리는 인간들을 넘어서서 우리 대한민국을 여기까지 이끌어온 무명의 사람들에 대한 찬사인 것입니다.

솔직히, 국가대표는 한국판 블록버스터의 전형입니다. 일반적이거나 덜 떨어진 인간이 영웅이 된다는 너무나 전형적인 구도를 따라갑니다. 하지만, 영화의 완급이나 적절한 개그 장면들, 그리고 마지막 긴장감 있는 스키 점프 장면 등을 통해서 영화에 완성도를 높이는데 성공합니다. 영화 마지막의 자막은 사람의 마음을 찡하게 만드는 구석이 있구요. 따라서 국가대표는 상당히 잘 만들어진 영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덧.영화의 클라이맥스, 형의 부상으로 바보 동생이 스키 점프를 해야하는 상황이 옵니다. 그러나 동생은 점프대에서 내려다 본 올림픽 경기장에 압박감을 느끼고 안으로 들어오죠. 그러자 형이 동생을 붙잡고 소리치는 한 마디.

"니가 뛰어야 내가 군대를 안 간단 말이야!"

....대한민국 영화의 금기(?)가 하나 깨지는 순간이었습니다. 하지만, 상황 자체는 정말 웃기다기 보다는 대단히 진지해서 그닥 문제될 게 없습니다. 어떤 의미에서는 엄청나게 공감이 되더군요(......)



  1. 해외 입양아는 돈받고 팔려가는 경우도 꽤 있었습니다. 영화속에서도 그런식으로 표현이 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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