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이야기/기획 기사

F.E.A.R. Combat(이하 피어 컴벳)은 모노리스 제작의 호러 FPS F.E.A.R.의 멀티 파트만을 따로 분리해서 내놓은 멀티 전용 게임입니다. 피어 컴뱃은 완전하게 무료로 서비스 되었으며, 원본 F.E.A.R를 가진 사람과 멀티를 할 수 있게 하여서 한 때 F.E.A.R. 멀티 붐을 일게 만들기도 했습니다. 게다가 평가도 상당히 좋아서, 평균 평점이 90점에 육박할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피어 컴뱃이 객관적으로 놓고 보았을 때, 과연 멀티 게임으로 좋은 게임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물론 피어의 멀티 파트는 재밌습니다. 비록 한 서버 정원이 16인이 최대이기는 하지만, 작은 맵에서의 피튀기는 근접전을 벌이는 건 나름 재밌는 경험입니다. F.E.A.R. 특유의 개념인 근접전(발차기와 슬라이딩)의 존재로 인해서 근접전에서 스릴 넘치는 경험을 할 수 있거든요. 그 외에 피어 컴뱃은 싱글 플레이에서 멋진 연출을 보인 슬로우 모션을 도입한 슬로우 모션 데스/팀 데스매치라던가, 멀티 플래이의 정석이자 고전인 CTF전, 거점 장악 등등 다양한 게임 모드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엄밀히 이야기해서, 피어의 멀티플레이 부분은 기존의 게임들의 멀티플레이 파트를 많은 부분 차용했을 뿐, 자기만의 색체가 부족합니다. 데스/팀데스메치는 말할 것도 없이, CTF나 도미네이션 도 이미 언리얼 토너먼트 등에서 등장했던 모드입니다. 유일하게 자기만의 모드라고 할 수 있는 슬로우 모션 데스매치는 슬로우 모션 자체가 멋지기만 하고, 쓸만한 부분이 없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별 의미가 없는 모드입니다.(그래서인지 가장 안하는 모드였을지도)

게임 모드 자체는 그렇다쳐도, 피어의 멀티 플레이 자체가 다른 게임과 차별점이 생기는가? 라는 의문점이 생깁니다. 사실, 피어가 다른 게임의 멀티 부분과 다른 특징적인 부분 2가지를 꼽으라면, 하나는 발차기 등의 근접전이고, 나머지 하나는 각 무기마다의 데미지 차이가 거의 없어서 자기 입맛대로 무기를 들고 다닐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 두가지 를 제외하면 피어의 멀티는 카운터 스트라이크 형식의 밀리터리 느낌에 퀘이크와 같은 빠른 게임 진행을 보여줍니다. 좋게 이야기하면 게임이 멀티 전용 게임의 양대 산맥에게서 좋은 점만 취했다고 할 수 있지만, 나쁘게 이야기하면 자기만의 개성이 부족한 게임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F.E.A.R. 시리즈에서 멀티의 의미는 '싱글만 팔면 미안하니까 끼워준다'라는 의미가 강합니다. 멀티만 놓고 본다면 총격전의 박력은 뛰어나지만, 그걸 빼면 그저 그런 작품이 되어버립니다. 아마도 모노리스도 그렇게 느꼈는지 F.E.A.R.의 멀티부분만을 따로 때어내서 무료 게임으로 만들었고, 나름대로의 인기를 끌었습니다. 그러나 만약 피어 컴뱃이 공짜가 아니었다면 과연 이걸 돈주고 살 사람이 몇이나 될지는 많은 의문점이 드는군요.

덧.피어2도 조만간 멀티 띄우기를 위해서 피어 컴뱃 비슷한 것을 만들거 같은 예감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