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및 책 이야기


한줄평: 말도 안돼, 1500페이지 읽었는데 이제 반 넘었어어어어어어어
1.에...결론부터 이야기 하자면 괜찮은 소설입니다. 누군가는 현대판 묵시룩 이라고도 이야기를 하는데, 저는 오히려 현대판 반지의 제왕(이러면 톨킨 팬들에게 맞아죽겠지?)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들더군요. 다만 반지의 제왕과의 차이점은 반지의 제왕은 거대한 역사의 흐름, 위대한 이야기의 흐름에서 작은 개개인의 의무와 의무감, 운명이 뒤섞이면서 장대한 대하 소설을 만들어내고 있다면, 스텐드는 구체적인 인물들이 구체적인 상황에서 어떤식으로 대응하는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물론 둘은 절대적 선과 악의 대립 구도라는 공통점과 악이란 인간의 약한 마음을 뚫고 들어가는 것이다(반지의 제왕에서는 절대 권력자 사우론과 절대 반지가 그러한 악의 역활했고, 스텐드에서는 욕망의 도시 라스베가스와 다크멘 랜들 플랙이 그 역할을 맡았죠)라는 비슷한 악의 철학관을 공유하고 있기도 하지만요.

2.근데 스텐드는 소설적으로 한가지 큰 문제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이야기 진행이 대단히 더디다는 것인데요, 스티븐 킹은 미국이 멸망하는 과정을 근 800페이지 가량을 할애하고 있고, 모든 주인공이 나오는데 적어도 3권까지는 진행이 되야 하며, 모든 선역들이 마더 에비게일을 만나서 볼더 공동체에 모여서 배신자가 생길거 같은 분위기 까지는 4권 1400~1500페이지 정도 까지 가야합니다. 맙소사. 다른 소설이었으면, 500페이지 내에서 해결할 수 있는 이야기를 스티븐 킹은 적어도 1400~1500pg까지 이끈 것입니다.

하지만 어떤 의미에서는 스티븐 킹 소설답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일례로 1200~1400pg 정도 분량이었던 그것 또한 그 내용의 절반 이상을 케릭터의 형성과 케릭터가 구체적인 상황에서 어떤 행동을 하는가(거의 대부분 '그것'과 관련된 초자연적 공포 채험이지만)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스텐드도 같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 문제는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나오는 바람에(작가의 표현을 빌리자면, '세계가 멸망했는데, 소설속에서는 마치 켈커타 같이 인간들이 북적거리고 있었다') 이야기가 길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이죠.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야기가 늘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소설의 초반, 각각의 케릭터들이 꿈에 이끌려서 네브라스카의 마더 에비게일의 집으로 모이는 동시에 다크멘의 꿈에 쫒기는(이부분 묘사가 탁월하다고 저는 봅니다) 것은 이야기가 자칫 구심점을 잃고 흐트러질 수 있는 것을 막는 소설적인 장치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합니다.

3.흐으음. 사실 묘사가 대단히 많기 때문에 1400페이지 까지 가는데는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읽기 대단히 수월하달까, 문제 없이 읽고 있는 중입니다. 다만, 제가 예전에 스텐드의 미니시리즈 버전인 '미래의 묵시룩'의 마지막 화를 보았기 때문에 뒷내용이 어떻게 되는지를 알고 있습니다. 아아...뭐랄까 그거 때문에 읽는데 기운이 많이 빠지는군요. 좀더 힘을 내면 근시일내로 다 볼수 있을거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