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 만화, 영화 이야기/리뷰


(주의! 쌍둥이 백합물이 아닙니다)

1999년 건담의 창시자인 토미노 옹이 다시 감독을 맡은 건담 시리즈입니다. 칸노 요코 음악, 스타워즈 메카닉 디자인의 시드 미드, 그리고 건담의 창시자이자 디렉터인 토미노 옹 등의 드림팀이 모여서 만든 작품입니다. 하지만 사람들의 기대(?)와 다르게 턴에이 건담은 건담 중에서도 이질적인(G건담을 포함해서), 그리고 일본 애니 중에서도 이질적인 특이한 작품이 되었습니다. 친구의 표현을 빌리자면 세계 명작 동화-건담편 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건담이 다른 건담에 비해서 얼마나 이질적인 작품인지는 토미노 옹이 칸노 요코에게 음악을 주문 할 때의 한마디로 요약할 수 있는데,

토미노 : 남자와 여자 뒤에 숨겨져있는 그 호모라던가 레즈비언 같은 느낌을
품고있는 유전자가 암약하는 듯한 느낌의 곡을 만들어줘.

.....그거 이외에도 턴에이 건담은 대단히 특이한 분위기를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일본 애니 특유의 미형 작화에서 벗어난 듯한 작화, 팔아먹으려고 만들어낸 것 같지는 메카닉 디자인, 이 세상에 모든 사람은 천성적으로 착하다는 성선설적 입장, 그리고 복잡하지 않고 단순한 인물 설정 등은 건담 시리즈 뿐만 아니라 일반적인 애니에서도 벗어난 듯한 느낌입니다. 결과적으로 만들어지는 이야기는 동화적이면서 전설적인 독특한 애니입니다.

이 애니는 보통 건담 시리즈가 그러하듯이 반전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반전이라는 주제를 겉으로 드러내는데 있어서 크게 두가지 장치를 이용하는데, 하나는 서로 닮은 외모를 지닌 지구측의 키엘 하임과 문레이스 측의 디아나 소렐 간의 관계이고 두번째는 과거의 거대한 전쟁으로 세상이 멸망하였다는 전설을 통해서 전쟁에 대한 경각심을 주는 장치를 이용합니다. 특히 디아나 소렐과 키엘 하임의 관계는 '두 사람이 하나, 한 사람이 두사람'이라는 독특한 컨셉으로 서로의 입장-지구와 문레이스-을 이해하게 됩니다. 처음에는 '이사람이 디아나 소렐, 이 사람이 키엘 하임'이라고 구분 지을 수 있었지만, 점점 애니가 진행되면서 둘의 구분이 모호해집니다. 어쩌면 디아나 소렐과 키엘 하임으로 대표되는 지구와 문레이스가 융합해가는 과정을 그려내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 애니에 있어서 진정한 의미의 주인공은 로랑 셰아크와 턴에이 건담이 아니라 키엘 하임과 디아나 소렐, 이 둘이라고 할 수 있죠.

결과적으로 만족스런 작품입니다. 문제점이 있다면 너무 이야기의 완급이 없기 때문에 빠져들어가면서 보기는 무리가 있다는 점 정도? 솔직히 오랫동안 보기는 보았지만, 아직까지 3/4밖에 못보았다는 점이 이런 문제점을 시사하는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메카닉 탈춤. 에헤라디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