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3'에 해당되는 글 3건

게임 이야기

 

-전반적으로 나사빠진 부분과 좋은 부분이 공존하는 이상한 작품.

 

-브레이버리 디폴트 시리즈나 옥토패스 트레블러, 그리고 최근에 닌텐도 다이렉트에서 모습을 드러낸 트라이앵글 스트레티지 같이, 레트로 JRPG에 대한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작품들이 스퀘어 에닉스에서 계속해서 만들어지고 있다. 옥토패스 트레블러가 로맨싱 사가 시리즈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작품이고, 브레이버리 디폴트 시리즈가 DS판 빛의 4전사와 파이널 판타지 초기작들을 모티브로 하고 있는 작품이란건 익히 잘 알려진 사실인데, 이들 작품들이 '레트로한 작품의 현대적인 재해석'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이들 '영광스러운 과거'를 기억하고 있는 타겟을 대상으로 만들어진 작품이라는 점에서 상당히 좁고 명확한 시장들을 타겟으로 하고 있다.

 

다만 이런 부분들 때문에 한계도 명확하다:명확한 고객들(오래전부터 단련된 골수 JRPG 팬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 작품들인 만큼, 구세대적인 게임 시스템에 큰 변화를 주지 않고 이 사람들이면 '이정도도 버티겠지?' 싶은, 지금으로서는 상당히 이해할 수 없는 구조들도 눈에 띈다. 옥토패스 트레블러에서는 스토리의 구성이라던가, 케릭터들로 NPC들과 상호작용하는 같은 요소들이 여기에 해당이 되는데, 전투의 완성도와 별개로 구세대적인 상호작용에 머무르고 있다는 점에서 게임의 한계를 명확하게 드러낸다.

 

브레이버리 디폴트 2도 그런 한계에 명확하게 잡혀있는 게임이라 할 수 있는데, 오히려 전작들보다 더 퇴보한 부분들이 있어서 골때리는 게임이라 할 수 있다.

 

-전반적으로 브레이버리 디폴트 시리즈는 잡과 어빌리티의 육성, 그리고 약간의 뒤틀림이 섞인 고전적인 스토리텔링이 핵심이라 할 수 있는 게임인데, 브레이버리 디폴트 세컨드:엔드 레이어에서 삐끗한 모습(스토리의 모습 등에서)을 보여서 시리즈 전체가 위태위태한 모습을 보였다. 결국 디폴트 2는 세컨드의 변칙적인 모습에서 좀더 정통적인 흐름(1편의 모습)의 게임으로 돌아올 수 밖에 없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작과 전작들 사이에 상당히 차이와 괴리가 생겼고 그 결과 전작에 비해 후퇴하게 된 부분도 생겼다.

 

- 가장 후퇴되었다 생각되는 부분은 어이없게도 잡과 어빌리티 육성 파트인데, 그냥 일반 인카운터에서 심볼 인카운터로 전투 조우 방식이 바뀌게 되면서 노가다가 더 어려워진 부분들이 생겨버리고 만 것. 심지어 심볼 인카운터에서 적들이 높은 레벨의 플레이어를 조우하면 도망가는 기믹도 추가되어서 한 곳에서 진득하게 레벨업 하는게 힘들어진 문제도 생겼다. 연속 전투의 보너스가 연속 심볼 인카운터 방식의 전투로 변경되면서 사실상 'JP 보너스 없이' 게임을 진행해야하는 상황에 직면한다.

 

그런데도 희안한 점은 레벨링이나 잡 포인트 노가다, 육성들이 그렇게까지 빡세지는 않다는 점일텐데, 아마도 이후에 QA 단계 등을 통해서 레벨링이나 노가다 속도를 보정하는 과정을 도입하지 않았나 추측이 된다. 덕분에 게임 플레이 시간 관점에서 보면 전작과 비등비등한 플레이 타임을 보여준다.

 

- 대신에 괜찮아진 부분은 각 잡과 어빌리티가 연계를 상정하고 각자 개성이 강화되었다는 점이다. 12렙이 되면 두번째 잡 특성이 풀리면서 각 잡이 강화되는 점이나 독특한 어빌리티, 기믹 등의 요소가 추가되어 재밌는 부분들이 많이 생겼다. 개인적으로는 디버프 전용 직업인 픽토맨서나 전용 디버프인 패인트 요소는 상당히 마음에 들었다. 

 

- 하지만 이상하게 전작들에 비해서 마법 직군이 키우기도 힘들고 데미지도 안나와서 쩌리가 된 느낌이 강하다. 전과 비교해서 어딘가 한 발짝 앞서면 한 발짝 뒤쳐지는 게임이란 느낌.

 

-스토리는 무난함 그 자체. 아주 인상적이진 않지만, 나쁘게 볼만한 여지도 적은 편이다. 

 

- 돈값은 하는데, 아주 훌륭한 게임은 아니라는 느낌.

 

 

애니, 만화, 영화 이야기

 

*애니메이션(~무한열차 전까지)을 감상한 내용입니다.

*이후 전개에 대한 다소간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대중의 사랑을 받는 작품들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항상 바뀐다. 사회의 조류에 따라, 많은 흥행작들은 뜨고 지고 사라진다. 마치 패션이나 트렌드와 같은 유행처럼 말이다. 벤야민은 그렇기에 유행의 본질은 죽는 것이라 보았다:결국 유행하는 것들의 핵심은 대체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몇몇 작품들은 유행의 흐름 속에서 죽지 않고 살아남는다:몇몇은 너무나 성공해서 그 작품을 빼놓고 다른 작품을 논하는게 힘들게 되고, 몇몇은 흥행과 관계없이 다른 작품들이 보지 못한 선구자적인 혜안을 드러내서 죽지 않는다. 그런 작품들은 더이상 유행의 흐름을 타는 것이 아닌, 그 사회에 하나의 '상수'로 자리잡게 된다. 그리고 작품은 시대를 대표하는 하나의 아이콘이 된다:건담이나 드래곤볼, 원피스, 진격의 거인 같은 작품들처럼, 10년이 지나도 다시금 회자될 작품이 되는 것이다. 

 

여기서 간단하게 다루고자 하는 귀멸의 칼날은 그런 작품의 문턱에 올라와있는 작품처럼 보인다. 작년 여름쯤에 이미 연재가 마무리된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애니화의 광풍 이후 귀멸의 칼날의 인기는 식지 않고 오히려 더 치솟고 있는 중이다:무한열차는 코로나 시국임에도 일본 영화 관람 인원 '2,000만'이라는 경이로운 기록을 달성 중이고, 앞으로 2기 애니와 완결까지의 내용을 고려한다면 이러한 광풍은 몇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논란의 여지가 많지만, 귀멸의 칼날이 애니화의 수혜를 엄청나게 받은 것은 확실하다:몇몇 초반 부분의 늘어지는 전개가 정리 되고, 무한열차 이후 정립된 연출이나 이런 부분들을 애니화에서는 전반적으로 재해석하여 강화시켰기 때문이다. 몇년간 애니메이션 보는 것을 손 놓긴 했지만, 확실한 것은 귀멸의 칼날은 오랫동안 애니메이션을 봤던 경험에 비추어보아도 눈요기할만한 요소가 많은 물건이란 것이다:우키요에 풍으로 그려진 호흡과 필살기 연출 등은 확실히 애니를 보지 않는 사람들도 뒤흔들만할 정도로 강렬하다. 대표적인 예가 루이와의 싸움에서 일륜도로 목을 배는 장면의 연출이다:루이의 실을 뚫고 나가 히노카미 카구라로 루이의 목을 치는 장면은 이미 애니와 만화를 비교하는 분석을 봤음에도 불구하고 장관이었다.

 

하지만 이 때문에 전적으로 귀멸의 칼날이 애니의 수혜만 받은 작품이라 볼 수는 없다:애시당초에 원작 만화에서 그러한 연출과 미학(우키요에를 연상케하는 화려한 색체와 굵은 붓 필치)을 정립하지 않았다면, 애니에서 재해석할만한 요소가 없었을 것이다. 그리고 극의 구성이나 묘사, 연출, 설정의 구성 등의 측면에서 보았을 때, 귀멸의 칼날은 최근 몇년간 보였던 소년 만화의 공식에서 다소 빗겨나가는 독특한 감성들을 발견할 수 있다. 

 

귀멸의 칼날에서 가장 흥미로운 점은 인물의 감정 묘사나 이런 부분들이 소년만화 답지 않게 섬세하다는 점이다. 젠이츠와 이노스케와 처음 만나고 장구 도깨비와 싸우는 초반 에피소드를 보자:여기서 탄지로는 이전 도깨비와 싸움에서 입은 부상 때문에 고전하는데, 작가는 그 부상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장남으로서의 자신의 역할, 하면 할 수 있다는 자신감, 그러한 불리한 상황을 극복하는 과정을 논리적이고 자연스럽게 전개한다. 부상 때문에 아프고 포기하고 싶어도 포기하지 않고 맞서는 것은 소년 만화에서 자연스럽게 등장하는 이야기들이지만, 귀멸의 칼날은 그런 난관을 더 큰 힘으로 찍어 누르는 것이 아닌 자신의 고난을 긍정하는 동시에 극복할 수 있는 모습에서 보통 소년만화에서 찾아보기 힘든 모습을 보여준다. 

 

흥미로운 점은 주인공인 탄지로가 갖는 미덕이 '그 나이 또래들이 쉽게 공감할 수 있고 구체적인 수준'의 무엇이라는 것이다. 탄지로의 주요 모티브인 장남이기 때문에 아픔을 참고 견뎌야한다는 것이나 이제는 가장이니까 남은 네즈코를 지키고 인간으로 되돌려야 한다는 것, 사람을 잡아먹는 도깨비에게 공감하고 자비를 보이는 따뜻함 등은 여타 소년 만화에서는 스케일이 커지면서 금방 희석되는 부분이다. 하지만, 귀멸의 칼날은 처음부터 끝까지 이런 '공감할 수 있는 수준의 소소한 미덕'에 집중하고 극을 이끌고 있기 때문에, 애니를 소비하는 주 소비자층에게 크게 어필할만한 부분들이 있다.

 

귀멸의 칼날은 여기서 한발짝 더 나아가서 구조 측면에서 상당히 탄탄한 모습을 보인다:마음을 잇는 자들(귀살대)와 이기심으로 살아가는 자들(도깨비들)을 서로 대립하게 두고, 그 둘 사이에서 인물과 극의 긴장감을 조성한다. 단순하지만 이러한 구조는 대단히 효과적인데, 요즘 같은 시대에 키부즈치 무잔 같은 미형 악역이 인기를 크게 못 끄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무잔은 '이기적인' + '그러면서 아전인수격으로 헛소리를 논리적으로 하려고 하는' 인물인데, 극에서 그 어떤 이입의 여지를 주지 않는 극단적인 이기심을 보여주기 때문에 오히려 이입하기보다 '생긴것과 다르게 추하기 짝이 없다' 라는 감상자의 평을 이끌어낸다.

 

결국 이러한 이기심을 극복하고 함께 살아가는 이야기가 되는 것이, 귀살대와 마음을 잇는 자들인 것이다. 극이 전개되면 될수록 탄지로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의 마음을 이어나가면서 성장하고 결국에는 무잔을 쓰러뜨리는 게 된다: 자신의 동기들, 무한열차의 렌고쿠, 죽은 자신의 가족들 등등 탄지로가 이들의 마음을 잇고자 하고 그들 역시 탄지로를 이끌기 때문에 탄지로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위업들을 달성하게 되는 것이다. 아마도 가장 극단적인 예가 애니에서는 나오지 않았지만, 귀멸의 칼날 이후 전개에서 희대의 메리수로 불릴 수 있는 요리이치일 것이다. '그' 키부츠지 무잔을 죽음 직전까지 몰아붙였지만, 정작 무잔을 죽이지 못한 점에서 전개에 구멍이라 비판을 받기도 하지만 동시에 '그' 요리이치 라도 무잔을 죽이지 못했지만 결국 그의 마음을 잇는 호흡의 계승자들에 의해서 무잔이 죽게 된다는 점, 그리고 그것이 탄지로 혼자만이 아닌 수많은 사람들의 희생과 노력에 기반해서 이루어졌다는 점은 극의 테마를 더욱 분명하게 만드는 부분이다.

 

결론적으로 귀멸의 칼날은 3가지 측면(섬세한 묘사, 공감 가능한 미덕과 인물들, 대칭적이고 분명한 구조)에서 미덕을 갖고 있고, 이 덕분에 일본 대중의 큰 호응을 얻어낼 수 있었던 것이다. 장기연재작들이 테마나 구조에서 흔들리는 부분을 많이 보여준것과 달리, 귀멸의 칼날은 상당히 깔끔한 마무리와 구조를 보여주고 있는데 이런 부분들은 대중적인 작품치고 호평할 부분이 많다. 애니화 되는걸 따라서 쭉 정주행해도 충분히 가치가 있는 작품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게임 이야기

https://leviathan.tistory.com/2309

 

 

젤다 무쌍:대재앙의 시대는 야생의 숨결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외전격 작품이다. 무쌍 시리즈는 오래전부터 주요 닌텐도 프랜차이즈(파엠과 젤다의 전설)와 콜라보를 해왔는데, 젤다무쌍의 경우 이전에 하이룰의 전설들(리뷰)이란 성공적인 전작이 있었다. 그 때의 젤다무쌍(하이룰의 전설들)도 '무쌍 치고는 잘 만들었지만, 여전히 무쌍의 한계에 사로 잡혀 있는 게임'이라는 평가를 들었는데, 이번 대재앙의 시대 역시도 동일하다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게임에 재미가 없는 것은 아니다:오히려 생각보다 신선했던 부분, 기존 무쌍 시리즈에서 찾아볼 수 없었던 독특함도 함께 갖고 있는 게임이라 할 수 있다.

 

무쌍 시리즈의 기본은 크게 세가지다:첫번째는 거대한 전장의 구현이다. 하지만 이 거대한 전장이란 개념을 현대적인 게임의 개념으로 오해해서는 안된다. 트리플 A 게임에서 보여지는 살아있는 세계와 무쌍 시리즈의 전장이란 스테이지는 완전히 다르다. 트리플 A 게임이 기본적으로 완결된 하나의 세계를 구축하기 위해서 다양한 시스템과 콘탠츠를 집어넣으려 한다면, 무쌍 시리즈의 전장은 극단적으로 이야기한다면 '빈 공간에 배경 텍스처를 채워넣은 정도'로 무의미한 공간이기 때문이다. 수많은 적들과 아군들, 거점들 등등 역시 그저 배경에 불과하다. 기본적으로 이들은 플레이어가 개입하기 전까지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존재들이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안에서 플레이어는 짜여진 스크립트대로 거점을 돌파하거나, 적장을 제거하거나 하는 등의 다양한 활동을 하게 된다. 기본적으로 무쌍 시리즈의 스테이지들은 이벤트가 일어나는 점에서 점으로 쭉쭉 진행해나가는 일직선의 구조다. 그리고 게임 내의 상당수 이벤트들은 게임의 모든 요소들이 거대한 전장을 구축하기 위한 속임수에 불과하다는 것을 숨기는 요소다.

 

두번째는 다양한 케릭터들과 단순화된 액션이다. 무쌍은 오랫동안 단순한 액션으로 상당히 악명 높은 게임이었다:모든 공격들은 기본 공격의 연결로 이어지는 콤보와, 콤보 몇단에 특수공격을 발동하는 것만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대신에 무쌍은 수많은 케릭터들을 집어넣음으로 이를 극복하고자 한다. 모든 케릭터들은 고유의 모션과 성능을 갖고 있다. 하나 하나 케릭터들은 단순하지만, 케릭터들 마다의 운영 방식이 크게 차이가 있기 때문에 다른 케릭터를 할 때마다 마치 다른 게임을 하는 것처럼 느끼게 만드는 것이 바로 무쌍 시리즈라 할 수 있다.

 

마지막 세번째는 RPG와 노가다 요소다:무쌍 시리즈는 스토리 완결 후, 수많은 노가다와 무기 육성들을 엔드 컨텐츠로 내놓는다. 영미권의 그라인딩Grinding(갈아넣다, 게임 용어로 노가다에 해당하는 단어)이 적절한 표현이다 느껴질 정도로, 엄청난 양의 인 게임 재화들(돈과 무기들)을 갈아넣어서 강한 케릭터를 육성하는 것이 핵심이다. 물론 이것이 패스 오브 엑자일이나 여타 그라인딩 게임에서 게임 플레이 스타일을 뒤집어 엎을 정도로 엄청나게 차이를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고, 그저 '수치상으로 강해지는' 다소 급이 낮은 형태의 그라인딩이라는 점은 부정할 수 없지만 말이다.

 

요컨데, 무쌍 시리즈의 핵심은 '무언가 거창해보이지만, 실제로는 단순하고, 하지만 쉽게 플레이할 수 있는 게임'이라는 것이다. 오히려 이러한 점을 간과하고 야생의 숨결을 생각하고 게임을 한다면, 게임이 매우 실망스러울 수 있다. 대재앙의 시대는 단순하고 일직선적이며, 게임 경험을 구성하는 근본에서 야생의 숨결과 대척점에 서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동시에 야생의 숨결에 나온 요소들을 재해석해서 무쌍 시리즈에 접합시키는 참신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고, 이 덕분에 대재앙의 시대는 무쌍 시리즈에서 가장 뛰어난 게임이라 할 수 있다.

 

대재앙의 시대에서 눈여겨 봐야하는 점은 기존 작들 보다 콤보(콤보 7~8 까지 있는게, 콤보 6정도로 축소되었다고 보면 된다)가 간소화된 대신에 케릭터의 개성을 최대한 부각시키려 한다는 점이다. 물론 이전작들에 비해서 참전하는 케릭터 수가 엄청나게 줄어든 것도 있지만(20명 남짓), 기본 공격과 강공격 외에도 케릭터 액션과 케릭터 고유 자원(우르보사는 번개 게이지, 임파의 경우 적의의 인 같은)들이 대거 도입되어서 전작들에 비교해서 각 케릭터들 사이의 차별점을 공고하게 한 것이 특징이다.

 

또다른 특징은 시커 아이템을 이용한 4개의 고유 액션을 부여하였다는 점이다:기존 시커 아이템들이 게임 내 세계와 상호작용하면서 게임을 풀어나가는 주요한 열쇠가 되었다면, 대재앙의 시대에서 시커 아이템들의 경우에는 중보스~보스급의 주요 공격 패턴에 대응하기 위한 용도다:전작의 하이룰의 전설들에서도 그랬듯이, 대재앙의 시대도 보스급 이상의 적들의 약점을 노출시키는 용도로 아이템을 이용한다. 하지만 의존도는 전작보다 대폭 올라갔다 할 수 있는데, 전작들이 회피와 공격만 잘했어도 크게 문제가 없었다면 대재앙의 시대에서는 이러한 아이템 사용이 약점 노출과 함께 적의 강력한 공격 패턴을 방어하는 용도로도 쓰이기 때문이다. 

 

또한 흥미로운 점은 전작과 다르게 시커 아이템을 이용한 공격이 각 케릭터마다 다르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각 케릭터들마다 시커 아이템을 제대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플레이어가 각 케릭터에 대해서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마도 가장 독특한 케릭터가 시커 스톤을 사용하는 젤다일건데, 콤보가 콤보 2까지 밖에 없지만(!) 대신에 시커 스톤으로 불러낸 오브젝트들을 한꺼번에 기폭하는 케릭터 액션을 갖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강공격 연타로 얼음기둥을 소환하거나 콤보 2로 대형 폭탄을 불어낸 다음에 케릭터 액션으로 한꺼번에 쓸어내버리는 전략이 주요하다. 또한 시커스톤을 이용한 공격이기 때문에 시커 스톤 관련 버프가 일반 공격에 적용된다는 점도 특기할만하다. 비슷한 무브셋을 공유하는 경우가 많은 무쌍류이지만, 대재앙의 시대의 경우에는 정말로 모든 케릭터가 하나의 무브셋을 공유하지 않고 더 나아가서 케릭터 운영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케릭터 하나 하나를 육성하고 적응하는 재미가 있다.

 

적들이 전작에 비해서 매우 능동적이라는 점도 눈여겨볼만 하다. 기본적으로 병풍이긴 하지만, 높은 난이도로 갈 수록 이들 병풍들이 '한 대씩만 휘둘러도' 엄청나게 위험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게 무쌍 시리즈라 할 수 있는데, 대재앙의 시대에서는 잡몹들이 동시 공격 패턴(뿔나팔을 불면서 일제 사격을 한다던가) 등의 위험한 행동을 하지 않나, 중보스에서 대형보스까지 패턴들이 크고 위협적인 것들이 많다. 방어력과 관련된 옵션이 일절 없기 때문에 데미지 감쇄가 거의 없는 대재앙의 시대 특성 상, 적의 공격을 가드하거나 피하는 것이 중요한데 패턴을 우선적으로 커트할 수 있는 시커 아이템 이용이 중요하고, 야생의 숨결에도 있었던 회피-러쉬 공격을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것도 중요하다. 요컨데, 무쌍 시리즈 치고는 플레이어가 단조롭게 버튼만 눌러서 쓸어버리는 것이 아닌, 피하고 패턴에 맞춰서 행동하는 등의 대응도 중요한 게임인 것이다.

 

원작이 있는 게임 답게 팬 서비스도 확실하다. 코로그 씨앗 찾기 같은 본편 요소 뿐만 아니라, 맵과 상호작용해서 적들에게 더 큰 피해를 입히는 기믹(예를 들어서 풀밭에 불을 지르면 더 많은 데미지가 들어간다던가) 같은 것도 충실하다. 하지만 가장 눈에 띄는 기믹은 바로 신수를 조작해서 적들을 한꺼번에 쓸어버리는 미니 게임이 있다는 것이다. 어디까지나 미니게임 정도 수준으로, 어렵지 않게 클리어할 수 있지만 '과연 100년 전에 신수를 조작해서 싸운다면 어떤 느낌일까?'라는 팬들의 갈증을 단박에 해소하는 강렬한 미니 게임 스테이지라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젤다무쌍:대재앙의 시대는 무쌍치고는 훌륭한 게임이라 할 수 있고, 야생의 숨결에는 못미치만 오랫동안 패드를 잡고 플레이하게 만드는 강점을 지닌 게임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몇몇 문제점은 간과할 수 없는 부분들이 있다. 첫번째는 맵의 구성이다:기본적으로 무쌍 시리즈는 평면과 골목으로 구성된 맵에 거점을 여기저기 흩뿌려 놓는 방식인데, 대재앙의 시대에서 몇몇 맵들은 야생의 숨결에서 차용한 부분들이 있다. 대표적인 부분들이 이가단 아지트나 하이랄 성일텐데, 맵이 고저차가 있고 디테일한 부분들이 있어서 해메기 딱 좋은 구조다. 위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이벤트 따라서 여기저기 뛰어다녀야 하는 게임인데, 맵의 복잡성을 너무 크게 올린 부분이 없지않아 있다.

 

두번째는 케릭터 업그레이드 콘탠츠다. 금번 대재앙의 시대에서는 케릭터 업그레이드와 관련된 부분을 소재와 돈을 주고 업그레이드 하는 하이랄 챌린지 형태로 구성을 해두었는데, 이것이 하이랄 맵 전체에 흩뿌려진 형태이기 때문에 추적하기 어렵고, 원하는 케릭터를 업그레이드 할 때 전체 업그레이드 구조를 확인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그나마 소재의 경우 시커 아이템 추적 기능을 이용해서 추적할 수 있기는 하지만, 여러개 추적을 활성화 시키면 추적이 '무엇을 추적하는지'를 알 수 없다는 심각한 문제를 갖고 있기도 하다.

 

결론을 내리자면, 대재앙의 시대는 몇몇 결점에도 불구하고 즐길만한 재미가 있는 게임이다. 무쌍 시리즈가 콜라보나 본가나 매번 나올때마다 저평가 되는 부분이 있지만, 게임의 돈값어치 만큼의 플레이타임과 재미를 보장해주는 시리즈이기 때문이다. 야생의 숨결 같은 게임을 기대하면 분명 실망하겠지만, 적당히 기대감을 낮추고 외전으로 즐긴다면 충분히 재밌게 플레이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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