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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이야기

 

*스위치 버전을 기반으로 쓰여졌습니다.

카드 게임을 비디오 게임으로 옮기려는 시도는 주류적이진 않았지만, 항상 있어왔던 시도였다:겉보기에는 비디오 게임의 등장으로 보드 게임이 곳을 잃어버릴 같았지만, 보드 게임이 자신만의 매력으로 꾸준히 명맥을 이어왔던 것을 생각한다면 카드 게임을 비디오 게임으로 옮기는 시도는 그리 놀랍지 않다. 하지만 대부분 카드 게임에서 비디오 게임으로 넘어온 작품들은 TCG 연장선으로 구조를 설계하였다. 매직 게더링이 PC 직접 포팅된 점이나, 매직 게더링을 모방한 하스스톤이나 엘더스크롤 카드 게임 등등 많은 게임들은 "카드를 모아서 사전에 덱을 구성하고 덱으로 상대와 싸운다" 초점을 맞추었다. 하지만 실제 보드게임에서 카드 게임은 일반적인 TCG이외에도 도미니언이나 패스파인더 ACG, 판타지 플라이트 게임에서 내는 LCG 계열의 게임들 등등으로 복잡하게 나뉘어져있으며, 이러한 조류는 상대적으로 조명받는 편이었다.

여기서 다루고자 하는 슬레이 스파이어는 그런 조명받는 부분을 재조명한 게임이다. 플레이어들 사이에서는 다키스트 던전과 하스스톤의 결합으로 통칭 '다키스톤'으로 게임을 부르기도 하는데, 흥미로운 점은 슬레이 스파이어의 게임 시스템 전반은 메직 게더링식의 덱빌딩 플레이보다는 패스파인더 ACG 아캄 호러 카드 게임 같은 덱빌딩 플레이의 영향이 커보인다는 점이다. 물론 슬레이 스파이어의 게임 플레이가 겉보기에는 하스스톤에서 등장하였던 마나의 개념이 등장하기는 하지만, 빌딩에서 압축 중요한 점이나 적은 코스트로 카드 사이클을 빠르게 돌리는 점은 기존 TCG에서 찾아보기 힘든 부분이다.

슬레이 스파이어의 게임 플레이는 크게 두가지 단계로 구성된다. 첫번째는 지도를 보고 분기를 선택하여 진행하는 단계, 두번째는 실제 적과 조우하여서 전투를 벌이는 단계이다. 분기를 고르는 과정은 다키스트 던전이나 여타 로그라이크 게임과 동일하다:게임은 사전에 정해진 규칙에 따라서 무작위로 만들어진 경로를 따라서 진행된다. 그리고 플레이어는 적과 조우하여 전투에서 승리 하거나, 무작위 인카운터를 통해서 전투에 사용하는 카드를 습득할 있는데 이러한 카드를 통해서 덱빌딩을 한다. 이렇게 구성된 덱은 적과 싸우는데 사용된다. 

전반적인 게임 진행을 보면 슬레이 스파이어는 그다지 특별한(?) 게임으로 보여지지 않는다. 최근 유행하고 있는 로그라이크 류에 하스스톤과 같은 콜렉터블 카드 비디오 게임을 합쳐놓은 듯한 게임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슬레이 스파이어가 겉보기와 다르게 차별점을 갖는 것은 규모의 차이와 덱빌딩이 쌓아올리는 것이 아니라 압축과 제거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점이다.

우선 규모의 차이부터 살펴보도록 하자:하스스톤이나 매직 게더링의 경우, 게임이 진행되면 될수록 플레이할 있는 카드의 수와 가용할 있는 자원을 증가시켜서 게임의 규모를 거대하게 만들었다. 턴에는 코스트가 1 위니를 쓰다가  마지막에는 코스트가 5~6 메인 딜러를 쓰고도 마법까지 끼얹어줄 있을 정도로 규모와 데미지의 크기가 게임 진행에 따라서 늘어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슬레이 스파이어의 경우에는 처음부터 끝까지 가용할 있는 자원이 한정되었다:플레이어는 3코스트 내에서 모든 카드를 사용해야하며, 카드 역시도 0~4 코스트 정도로 스케일링이 되었다. , 슬레이더 스파잉에서는 좋은 카드나 나쁜 카드라도 코스트에 따라서 데미지 피해가 스케일링 되기 때문에 카드별 편차가 적다는 특징이 있다.

하지만 이러한 코스트 구성은 초반과 후반 게임 플레이에 차이가 없게끔 만들기에 플레이어가 강해지고 게임 플레이에 변화가 없이 단조롭게 만든다는 문제가 있다. 슬레이 스파이어는 이것을 규모와 리사이클링이라는 개념을 체택을 하면서 극복한다:일반적인 TCG에서 덱이 평균 50 정도라면, 슬레이 스파이어의 시작은 20 남짓에서 시작하며, 아무리 카드를 많이 모아도 40장까지도 가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무덤으로 카드가 다시 덱으로 돌아와서 덱을 구성한다는 점은 여타 적은 수의 카드를 돌리는 카드 게임에서 사용하는 리사이클링 개념을 도입하고 있다. 외에도 각종 유물을 통해서 카드 효과와 별개로 패시브 효과를 부여하여 덱을 굴릴 때의 효율을 올릴 있다.

흥미로운 점은 슬레이 스파이어는 크기가 커지면 커질수록 게임이 불리하기 때문에 고단으로 갈수록 덱압축을 필수적으로 해야하는 구조란 것이다. 물론 덱압축이란 개념이 여타 TCG에서도 존재하는 개념이긴 하다. 덱이 커지면 커질수록 덱을 돌리는데 필수적인 카드가 나오지 않는 문제가 있기 때문에, 카드를 뽑았을 필요한 카드가 나올 있도록 경우의 수를 줄여야 한다. 이것이 보통 일반적인 TCG에서의 압축이라 있다. 그러나 일반적인 TCG에서 찾아볼 있는 덱압축 개념이 "가용할 있는 자원에서 최적의 수를 고려하여 덱을 줄인다"였다면, 슬레이 스파이어의 압축은 "갖고 있는 카드를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서 제거한다" 또는 "카드를 얻지 않는다" 다소 특이한 방법을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기존의 카드들을 업그레이드 해서 사용할 있다는 점도 압축을 해도 덱을 강화할 있는 옵션이다.

이런 식의 카드 게임들이 선례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아캄 호러 카드 게임의 경우, 20~25 정도의 덱을 운용하면서 최대 같은 카드를 2장까지 넣을 있고, 카드 장의 효율을 올리기 위해서 카드를 업그레이드 하는 요소를 집어넣었으며, 필요에 따라서는 덱에서 카드를 빼내는 것도 가능하였다. 패스파인더 카드 게임의 경우는 리사이클링이 없긴 하지만, 규모가 작고, 카드 하나 하나가 파급력이 높기 때문에 덱을 구성할 어떤 카드를 넣고 뺄건지가 관건이다. 슬레이 스파이어의 경우, 틀에서는 "적은 수의 카드를 빠르게 리사이클링하면서 공격 흐름을 최대한 길게 뽑아낸다"라는 카드 게임의 선례를 따르는 것으로 보여진다.

덱을 작고 가볍게, 그리고 빠르게 돌리게 됨으로써 슬레이 스파이어가 추구한 것은 "작은 덱으로 반복되는 사이클과 리듬을 완성하는 "이다. , 사용한 카드가 다시 덱을 구성한다는 것은 "(덱이 완성되었다는 전제에서) 내가 원하는 공격을 계속해서 반복할 있다"라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기 때문에 불필요한 카드들은 오히려 리사이클 손패뽑기에 불순물을 끼게 만들어서 흐름을 이끌어가는데 문제를 일으킨다. 그렇기 때문에 게임은 전략과 전술적인 부분 두가지에서 두마리의 토끼를 잡는다:전략 부분에서 플레이어는 자신의 덱에 맞는 카드를 모으는데 불순물들을 배제하는데 머리를 굴려야 하며, 전술적인 부분에서는 리사이클링을 통해 리듬을 유지하고, 적들이 만들어내는 변수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슬레이 스파이어는 이러한 게임 플레이를 위해서 3명의 케릭터를 제공한다:카드가 등장하는 풀은 케릭터에 따라서 정해지며 케릭터별로 덱의 기믹들은 정해져있다. 그렇기 때문에 게임에서 핵심은 자유로운 덱의 구성이 아닌, 초반에 나오는 카드들을 보고 플레이어가 어떤 덱을 구성할 있는지 빠르게 판단한 덱을 완성시키고 덱을 압축시켜나가면서 게임을 플레이 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이러한 모든 과정이 로그라이크라는 장르 특수성상 무작위로 생성되기 때문에 그리 녹록하지는 않은 편이다. 그러나 여타 로그라이크에 비교해서 슬레이 스파이어는 구성에 무작위의 요소가 그렇게까지 개입하지 않는 편이다:때에 따라서는 플레이어가 '덱에 카드를 넣지 않는다' 선택지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또한 보스까지의 모든 경로를 확인하고 플레이어가 무작위 인카운터나 엘리트 몹과의 전투 등을 관리할 있다는 점도 무작위성을 플레이어가 통제할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결론적으로 슬레이 스파이어는 로그라이크에 여지껏 조명되지 않았던 빌딩 게임을 성공적으로 섞은 게임이라 있다. 게임 발매 초기 스위치로 치명적인 오류가 있었던 점을 제외하면 패치 이후 게임은 부드럽게 돌아간다. 기회가 된다면 구입해서 플레이 해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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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이야기

 

언제부터 파이널 판타지가 우리가 알던 파이널 판타지가 되었을까. 마지막 작품이라는 마음 가짐으로 만들자는 의미(마지막 판타지Final Fantasy)에서 출발한 게임은 어느덧 일본식 RPG를 대표하는 거대한 프랜차이즈가 되었다. 이렇게 거대한 프랜차이즈가 된 데에는 여러 요인들이 있지만, 이 글에서는 7편의 성공에서부터 이어지는 파이널 판타지의 기조에 대해서 이야기하고자 한다. 시리즈 최초의 1000만장 돌파와 함께 플레이스테이션이라는 하드를 견인하였던 파이널 판타지 7은 지금까지 이전까지 보지 못했었던 프랜차이즈의 비전을 제시한 작품이었다. 

 

7편 이후, 파이널 판타지의 기조는 크게 바뀌게 되었다:물론 이전부터 사내 공모를 통해서 가장 우수한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만들어내어 시리즈간의 연속성이 떨어지는 작품이었다. 하지만 7편의 성공은 "파이널 판타지란 이런 것이다" 라는 하나의 명제를 만들어냈다. 그것은 바로 '현실이 아닌 새롭고 완전한 세계'다. 요즘에 와서 보았을 때 대다수 RPG나 여타 게임들이 현실에 기반하지 않은 환상 속의 공간을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냐고 되물을 수 있다. 하지만 파이널 판타지는 새로운 세계에서의 경험을 '전체'로써 다루고 있다. 

 

파이널 판타지 9을 예로 들어보자:오랜만에 구작들(1~6편, 크리스탈에 대한 이야기)의 향취를 살리겠다고 등장한 9편은 파판 7 이후로 이어지는 기조에서 상당히 엇나간 특이한 게임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9편은 7편의 성공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한 작품이었으며, 이단아 취급 받은 8편과 함께 9편은 여타 작품들과 다르게 세계관 확장이나 외전 등의 푸시를 크게 받지 못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파이널 판타지 9편에는 7편부터 이어져 내려오는 파이널 판타지의 기조를 뚜렷하게 드러내는 무언가가 있다. 8편에서는 그것이 용병 학원과 용병 랭크를 올려가면서 돈을 번다는 기믹이었다면, 9편은 다양한 케릭터들이 등장하는 군상극으로서의 무언가가 강조된다.

 

파판 9에서는 ATE라는 시스템이 있다. Active Time Event라 불리는 이 시스템은 조작하는 케릭터 외의 다른 케릭터가 '동시간'에 무엇을 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시스템이다. 영화나 애니메이션 같은 영상 매체였다면 자연스럽게 컷 인으로 다루었을 수 있는 요소를 게임에 도입한 것이다. 게임 플레이 관점에서 본다면 상당히 귀찮은 요소이긴 하지만, ATE는 각 동료들의 일상생활을 들여다본다는 점에서 동료들의 이야기에 몰입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다.

 

ATE는 이전 파판 시리즈에서 찾아볼 수 있었던 미니 게임들이나 기믹들과 다르게 뭔가 새롭고 대단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파이널 판타지 9이 과거로 회귀를 선언하면서 한 명의 주인공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하는 것이 아닌, 다양한 인물들의 각자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군상극으로 회귀하였다는 점에서 본다면 ATE는 "각 인물들의 이야기를 전체로 이끌어내는" 역할을 훌륭하게 수행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이야기는 다양한 인물들이 펼쳐내는 이야기가 엮여가면서 하나로 승화되어 "일상에서 볼 수 없는 새로운 세계"라는 관점에서 파이널 판타지 7편 이후의 기조를 따른다 할 수 있다. 물론 전작들에서 찾아볼 수 있는 소소한 미니 게임들(카드 게임이나 축제 미니 게임, 유명한 초반 연극 시퀸스 같은)도 9편에서 등장하며, 이는 일상에서 볼 수 없는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내는 장치라 할 수 있다.

 

9편의 이러한 기조는 10편 이후로도 꾸준하게 이어진다. 7편 이후 두번째로 1000만장을 돌파하였던 10편은 파이널 판타지 최고의 전성기라 할 수 있었던 시기였다. 또한 게임 내에서 그 게임의 내적 완결성을 만들어내기 위해서 다양한 미니 게임들과 이벤트들을 배치하는 모습은 단순히 RPG 특유의 '전투 - 서사 - 전투 - ....' 의 반복을 피하고 거대하고 완전한 세계로서의 파이널 판타지 그 자체를 만들어내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세계가 점점 커질수록 파이널 판타지라는 프랜차이즈는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거대하고 완전한 세계를 만들어내는 도중, 그 세계관을 설명하기 위한 다양한 설정과 복선들을 게임 메인 서사에서 회수하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한 것이다. 10-2의 등장은 그러한 문제가 최초로 드러난 케이스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게임이 끝난 이후에 마무리 되지 못한 것들을 회수하기 위한 외전 등을 전개하는 파이널판타지 특유의 기조가 이때부터 드러났다. 이후 12에서는 게임 메인 서사를 마무리도 짓지 못했었고, 13은 이야기를 3편의 별개의 작품으로 쪼개더니, 심지어 15는 장대한 DLC 계획을 내놓고서는 모든 DLC를 내지 않고 급하게 마무리 지어버리기도 하였다. 즉,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는 완전한 세계를 만들어야 하는 강박관념 때문에 게임 개발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한편에 완결된 콘텐츠를 제공한다'라는 기본 전제조차도 지키지 못하는 자가 당착에 빠져버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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