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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개인적인 이야기

 

죽을뻔 했네요...

 

안정을 취하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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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이야기

 

마블 얼티밋 얼라이언스 3가 올 7월 닌텐도 스위치 독점으로 발매가 된다. 코에이 테크모의 팀닌자, 닌텐도, 마블의 조합은 10년전을 마지막으로 명맥이 끊긴 액션 RPG 프랜차이즈를 부활시키는 결과물을 만들었다. 물론 닌텐도와 팀닌자의 협업은 그리 놀랄만한 일은 아니었다. 그들은 이미 파이어 엠블렘 무쌍과 젤다 무쌍이라는 콜라보레이션을 성공시킨 이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블이 한때 팬들에게서 사랑을 받았던 액션 RPG 프랜차이즈를 10년만에 부활시키킨 것은 놀라운 일이었다. 게임 인포머 6월 커버 이슈에 따르면 닌텐도는 스위치가 정식으로 공개되기 전에 마블을 찾아가 스위치 기기를 시연하였고, 마블은 스위치가 마블 얼티밋 얼라이언스에 적합하다고 판단하여 스위치 독점으로 3편을 내는 것을 허가하였다고 한다(리셋에라 6월 커버 이슈 요약)

 

여기서 한가지 흥미로운 점이 있다:도대체 스위치의 어떤 점이 마블에게 죽었다고 판단되던 프랜차이즈를 살리겠다는 결심이 들게 했을까? 마블의 표현에 따르자면 '스위치야 말로 얼티밋 얼라이언스 3에 적합한 플랫폼이다'라는 판단이 들었기에 스위치 독점을 결심했다고 한다. 이러한 결심에는 게임 자체가 코옵에 특화되어있는 게임이라는 마블의 생각이 깔려있다. 기본적으로 얼티밋 얼라이언스는 액션 RPG지만, 케릭터 개개인의 능력은 다소 단순하다. 하지만 4명의 케릭터를 번갈아가며 조종하거나 4명의 케릭터 조합에 따라서 팀에게 버프를 주는 등, 케릭터의 "관계"에 많은 게임 시스템과 기믹을 부여한 게임이다. 그렇기에 4명의 플레이어가 호흡을 맞춰서 싸우는 협동 플레이는 이미 전작들에서도 있었다. 

 

마블이 스위치에 끌렸던 점도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자유롭게 코옵 플레이가 가능하다'라는 스위치만의 장점이 있었기 때문이라 본다. 그리고 여기에 닌텐도와 마블이 코에이 테크모와 팀닌자를 끌어들인 것은 현명한 판단이었다. 팀닌자가 닌텐도와 협업하여 만들었던 무쌍류 게임들은 "무쌍이되 무쌍스럽지 않은" 독특한 게임들이었다. 팀닌자는 젤다 무쌍에서는 케릭터와 무기에 따라서 게임 템포를 완벽하게 다르게 만들었다던가, 파엠 무쌍에서는 기존 시리즈의 무기 상성 개념을 무쌍에 적절히 배합하여 기존 무쌍에서 가질 수 없었던 독특한 긴장감을 만들어냈다. 이외에도 인왕이라는 성공 등을 통해 팀닌자는 액션 게임 장르를 재해석하고 만드는데 탁월한 센스를 갖고 있다는 점을 증명해냈다. 

 

하지만 동시에 팀닌자와 코에이 테크모가 개발에 참여함으로써 게임이 무쌍류(단순히 버튼을 눌러서 수많은 적을 두들겨 패도 게임이 클리어 가능한)에 가까워서 게임이 지루하고 재미없어 지지 않는가에 대해 많은 사람들은 우려를 표했다. 그리고 공개된 정보들을 통해서 보았을 때도, 실제 게임은 무쌍류에 가까워 보이기도 한다:수많은 적들과 최대 4개의 스킬을 버튼에 배정하여 복잡한 조작없이 쉽고 간단하게 액션을 할 수 있게 만든 점, 보스나 미니 보스 같은 적들에게 경직을 먹여서 스턴 상태를 만든다던가 등의 플레이는 이미 무쌍에서도 많이 봐온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논의에 있어서 전제가 되는 것은 "무쌍은 액션 게임으로써 단순하고 깊이가 얕다"다. 하지만 흥미롭게도, 무쌍 시리즈는(팀닌자가 만들든, 오메가포스가 만들든) 기본적으로 공통 플레이 틀은 공유하지만(일기당천, 간단한 조작 등) 매번 시리즈가 나올 때마다 달라지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젤다무쌍이나 파엠무쌍은 말할 것도 없고, 무쌍 오로치 3나 건담무쌍 등은 작품 기믹에 맞는 새로운 게임 시스템으로 무쌍이라는 기반에 변화를 주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인상적인 무쌍류의 변화는 진격의 거인 시리즈일 것이다:게임의 큰 틀은 무쌍에서 차용하였지만, 거인을 공략하는 와이어 액션이라는 측면에서 기존 무쌍 게임, 아니 그 어떠한 액션 게임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없었던 속도감과 게임 플레이를 제공하였다.

 

기본적으로 무쌍 시리즈는 단순한 것에 새로운 기믹을 배합하여 항상 다른 무언가를 만들고자 했던 시리즈였다. 그것이 성공하든, 실패하든 말이다. 이런 점에서는 얼티밋 얼라이언스가 코에이 테크모가 드리운 무쌍의 그림자에 영향을 받는다 해도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할 수 있다. 적어도 팀닌자는 닌텐도와의 협업을 통해서 원작을 살리면서 무쌍을 새롭게 재해석했던 경력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얼티밋 얼라이언스 3가 보여주는 게임 플레이는 무쌍의 특성들(많은 수의 적들을 간단한 조작을 통해 쓸어담는 것)을 찾아볼 수 있지만, 동시에 이전 작품들의 계보도 충실하게 이어나간다는 점도 눈여겨 볼만하다. 3편은 2편에서 등장한 퓨전 기술을 시너지 공격의 형태로 이미 차용하고 있다. 두명의 케릭터가 서로 스킬을 결합하여 광역으로 적을 쓸어담거나 메즈기를 건다는 발상은 전작들처럼 케릭터들의 조합과 협업을 중요하게 여기는 게임 구조가 기반이 되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다. 그리고 시리즈 전통의 팀 조합에 따라 버프를 준다던가 등의 요소는 이미 게임 내에서 충실하게 구현된 것으로 보여진다.

 

종합해보자면, 얼티밋 얼라이언스 3는 1편과 2편의 계보를 이어가되 여기에 팀닌자와 무쌍의 테이스트를 가미한 게임으로 보여진다. 게임 플레이를 해보기 전까지는 속단할 수 없겠지만, 큰 틀에서 게임 플레이는 많은 부분 기대된다. 다만, 게임 특성상 본질적으로 우려스러운 부분이 하나 있다:기본적으로 얼티밋 얼라이언스는 케릭터들 간의 협업을 강조하는 게임이고, 케릭터들간의 스킬 결합이나 조합이 게임을 풀어나가는 핵심인 게임이다. 그렇다면 혼자서 플레이할 때, 이 게임이 얼마나 잘 작동하지 예측 불가하다는 문제가 있다:혼자서도 시너지 공격을 쓸 수 있을까? AI가 어려운 난이도에서는 그저 두드려 맞지 않을까? 물론 전작들도 기본적으로 싱글플레이 시, 케릭터를 바꿔가면서 게임을 풀어나갈 수 있었다. 하지만 마블 얼티밋 얼라이언스 3는 케릭터들의 조합과 협업을 강조한다는 측면에서 본질적으로 싱글 플레이보다는 코옵 플레이를 전제로 만들어진 게임으로 보여진다. 그렇기 때문에 이 싱글플레이 경험이 얼마나 잘 짜여져 있는지가 게임의 성패를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가 될 것으로 판단한다.

 

 

잡담/개인적인 이야기

 

 

몸이 안좋아서 당분간 요양합니다.

 

덕분에 게임하고 글쓸 시간이 늘어나게 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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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이야기

 

오랜 침묵을 깨고 보더랜드 3가 2019년 9월에 발매가 된다. 사실, 1편이 발매되었던 시기로 돌아간다면 이 게임이 이렇게까지 성공할줄은 아무도 몰랐을 것이다. 보더랜드 1편은 전반적으로 현대적 개념의 트리플 A 게임들이 시장에 정착하는 시절에 나왔던 일종의 실험작이었다:게임에서 스토리 텔링은 많은 부분 의미가 없었고, 당시 나왔던 게임치고는 맵 디자인 부분도 많이 단조로운 편이었다. 독특한 아트스타일을 자랑하긴 했지만, 1편의 성공은 아무도 예측할 수 없었던 것이었다. 하지만 무작위로 생성된 수많은 무기들을 사용하는 게임플레이는 소비자에게 먹힐만한 요소라는 것이 입증되었고, 12년 2편이 발매되기 전까지 1편은 450만장을 팔면서(위키피디아 링크) 기록적인 성공을 거두었다.

 

보더랜드 2라는 작품은 모범적인 후속작이었다. 전작에서 부족했었던 스토리나 배경에 다양한 색체를 더하고, 거기에 총기 브랜드별 특색을 가미하는 등 전작의 콘텐츠를 충실하게 확장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물론, 문제가 없었던 것도 아니었다:초회차 플레이 이후, 케릭터들 간의 성능 편차가 심각해지는 점, 부조리한 콘텐츠의 난이도 등등 게임은 여전히 아쉬운 부분들을 갖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게임은 엄청나게 팔렸고(1300만장 정도), 프리시퀼과 테일즈 오브 보더랜드와 같은 스핀오프들이 발매되면서 보더랜드는 게임 시장의 새로운 프랜차이즈로 자리매김하였다.(위키피디아 링크)

 

하지만 돌이켜 봤을 때, 보더랜드1편과 보더랜드 2는 최근 게임 시장 트렌드에 있어서 중요한 명제를 제기한 게임이었다. 디아블로와 같은 아이템 루팅이 게임 플레이의 동력이 되는 장르가 어떻게 메이저한 FPS/TPS에 결합될 수 있는지에 대한 장르 문법을 처음으로 확립한 게임이었기 때문이다. 그 핵심은 바로 "생성되는 총기들마다 총을 쏘는 감각과 운용법이 달라지게 하는 것"이다. 기존 루팅 게임에서 생성되는 아이템은 플레이어가 사용하는 스킬과 능력치에 영향을 주어 게임 플레이를 다르게 하는 방식이었다면, 보더랜드 시리즈는 루팅 게임에서 '평타'라 할 수 있는 총기에 개성을 부여함으로써 게임에서 총을 모아야 하는 원동력을 제공하였다.

 

물론 거슬러 올라가면 헬게이트 런던과 같은 작품들의 계보도 다루어야 겠지만, 적어도 트리플 A 게임들이 교과서로 삼는 게임은 보더랜드 시리즈라는 것이 확실하다:다양한 총기를 주워서 강해지고, 스킬은 자주 사용되지는 않되 총기로 풀어나갈 수 없는 부분을 공략하는 보조 역할로, 더 나아가서 근접공격이 다양한 아이템과 스킬의 영향을 받아서 속성 자체가 달라지게끔 만드는 방식은 보더랜드 시리즈에서 기용된 것이었다. 그리고 데스티니 시리즈와 디비전 등과 같은 게임들은 보더랜드의 게임 방식을 몇몇 부분을 명백하고 차용하고 있었다.

 

하지만 감히 말하건데, 2012년에 발매된 보더랜드 2는 2014년에 발매된 데스티니나 2016년에 발매된 디비전보다도 훨씬 나은 게임이었다. 이유는 단순하다:사격을 했을 때, 생성된 총기들의 차이를 잘 살려낸 것은 보더랜드 2만 못했기 때문이다. 심지어 데스티니와 디비전의 경우, 보더랜드 2보다도 훨씬 더 다양한 콘텐츠와 멀티플레이 방식을 갖고 있었음에도 말이다. 총을 던져서 재장전하고 수류탄처럼 써먹는 브랜드라던가, 서부시대 영화 마냥 패닝을 하는 브랜드라던가, 쏠 수록 집탄율이 올라가는 브랜드라던가, 각각의 총기 브랜드들이 명확한 특성을 갖고 있었고 또 그 브랜드 내에서 다양한 총기가 생성되기 때문에 결코 "같은 총을 두번 쓰지 않는" 그런 게임이었다.

 

물론 디비전이나 데스티니의 경우도 어느정도 이해가 되는 편이다:MMO슈터를 지향하는 만큼, 게임플레이 경험 자체가 보더랜드(더 많은 총기를 모으는 것)와 동일하다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분명한 점은 아이템 루팅이 플레이어 성장 곡선과 밀접한 상관 관계를 갖는 게임이라면, "아이템을 구하는 것에 따라서 게임 플레이 역시 플레이어가 체감할 수 있을 정도로 드라마틱하게 바뀌어야 한다"라는 명제를 보더랜드가 증명해낸 셈이다. 금번에 나올 보더랜드 3 역시도 이러한 명제를 더욱 확대 심화한 것으로 보여진다:전작에서 볼 수 없었던 총기 모딩이나 2차 발사 모드 등 전작에서 좋게 평가받았던 부분들을 양적으로 확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때문에 '총을 쏘면서 총을 모으는 게임' 중에서는 여전히 보더랜드 시리즈가 최고의 작품이 될 가능성이 높다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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