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 만화, 영화 이야기/리뷰

*사실 저는 스타트렉 팬도 아니고, 스타트렉 시리즈에 대해 어떤 정보도 알지 못합니다. 따라서 스타트렉 설정이나 인물에 대해서 잘 알지도 못하기 때문에, 리뷰는 영화 더 비기닝에 나온 이야기와 각종 언론 매체에서 나온 단평들을 토대로 리뷰를 진행합니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양해해주시길 바랍니다.

*스토리 진행에 중요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스타트렉은 미국의 유명한 SF 드라마 시리즈입니다. 오랫동안 인기를 끌어서 수많은 팬들이 있고, 수많은 파생작들(ex.베틀스타 겔럭티카 등)과 패러디(ex.겔럭시 퀘스트 등)를 만들어내기도 하였습니다. 스타트렉:더 비기닝은 그러한 스타트렉의 시리즈의 처음을 다루고 있는 영화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일단 스타트렉:더 비기닝은 훌륭한 SF 영화입니다. 문제는 이 영화가 기존의 드라마 시리즈에 대해 가지는 입장입니다. 그것이 좋다 나쁘다를 떠나서 기존의 트레커(스타트렉의 팬들을 지칭하는 말)들에게는 분노를 살만한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더 비기닝'의 시작은 전설적인 엔터프라이즈 호의 함장 제임스 커크 함장의 출생에서부터 시작합니다. 그리고 초반 출생부분 및 오프닝 시퀸스 이후로 사람들(트레커를 포함해서 스타트렉이라는 시리즈를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라면)은 '그 대머리 함장'이 나오기를 기대하겠죠. 하지만 아쉽게도 이 영화의 주인공은 완숙하고 노련미 넘치는 중년의 제임스 커크가 아닌, 젊은 풋내기 제임스 커크입니다.

영화는 여기서부터 팬들의 기대를 저버릴 낌세를 보입니다. 물론 젊고 반항적인 제임스 커크를 등장시킨 것은 커크가 어떻게 위대한 함장이 되어가는가의 과정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 영화가 의도한 바는 기존의 스타트렉 시리즈와 영화 사이의 차별성을 강조한 것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기존의 이미지를 뒤집기 위해서는 젊은 커크를 보여주는 것으로 부족합니다. 뭔가 더 강력한 무언가가 필요하죠. 여기서 감독 J.J. 에이브람스는 영화에 아주 골 때린 설정(동시에 기존의 팬들을 완전히 열받게 만들만한)을 집어넣습니다. 그것은 바로 시간 여행과 평행세계 이론입니다.

미래에서 온 악역인 네로는 처음 연방과의 접촉에서 커크의 아버지를 죽입니다. 기존의 시리즈의 역사를 따르면, 커크는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서 스타 플레트에 들어오고 엔터프라이즈 호의 함장이 되죠. 하지만 여기에 네로가 개입하면서 영화는 스타트렉 세계관의 평행세계가 됩니다. 여기서 커크의 케릭터나 사고관이 바뀌고, 그리고 스타트렉 내의 역사와 사건들도 다 뒤죽박죽으로 섞이고 심지어는 전체적인 작품의 분위기까지 바뀝니다.

저는 원작 드라마를 안봐서 뭐라 단정적으로 이야기 할 수는 없지만, 기존의 스타트렉에서 커크 선장의 이미지는 사려깊으면서 노련한 지휘관이었습니다. 하지만, 영화 더 비기닝의 커크 선장은 천재적이긴 하지만 반항적이고 문제아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성적인 스팍과 대립하고 갈등하죠. 하지만, 커크와 스팍이 케릭터적으로 서로 맞닿아있다는 것을 영화 말미에 보여주어서 기존의 시리즈와 다른(?) 스팍과 커크의 관계를 보여줍니다.

이로 인해서 작품은 기존의 시리즈와는 분위기가 달라집니다. 과거 스타트렉이 서로 다른 종족 간의 생각 차이로 생기는 문제, 그리고 특이한 외계 생명체와의 조우 모험 등이 중요하게 다루어졌다면, 이번 더 비기닝에서는 모험이나 조우보다는 각각의 케릭터에 더 집중하고, 케릭터성 또한 대단히 현대적입니다(ex.반항아적인 커크, 머리는 차갑지만 가슴은 따뜻한 스팍 등). 즉, 이와 같이 더 비기닝은 예전의 시리즈 보다는 최근의 영화의 흐름을 반영했습니다.

영화에서 전투나 함대전은 대단히 화려하며 아슬아슬한 장면을 연출합니다. 이는 과거 클로버필드를 감독한 J.J. 에이브람스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죠. 그리고 이러한 아슬아슬한 전투나 액션 연출과 함께, 위에서 언급한 케릭터성의 재해석(이라기보다는 재창조)은 영화 스타트렉:더 비기닝을 잘 만든 SF 블록버스터로 만듭니다.

이런 특징 덕분에, 더 비기닝에는 한가지 큰 문제점이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들을 팬들은 대단히 싫어한다는 것입니다. 사실, J.J. 에이브람스가 기존의 시리즈를 재창조하기는 했지만, 그러한 재창조는 기존의 스타트렉 세계관이나 분위기를 무너뜨리고, 극단적으로 기존의 스타트렉의 세계는 평행세계화 시켜버립니다. 이렇게 과격한 영화를 팬들이 썩 좋아할 리는 없죠. 저도 스타트렉은 잘 모르지만, 보는 내내 스타트렉 정도가 되면 전통과 역사가 있는 시리즈인데 이렇게 함부로 막 바꾸어도 되는지는 의문이더군요.

일단 스타트렉:더 비기닝은 SF 블록버스터로써는 중간 이상은 하는 영화입니다. 압도적인 스케일과 화려한 액션들로 영화 내내 관객을 쥐었다 폈다 하니까요. 다만 기존의 드라마의 펜이라면 썩 추천하고 싶지 않습니다. 사실, 자신이 좋아하는 드라마가 완전히 J.J. 에이브람스 식으로 재창조되서 나왔는데, 보고나서 기분이 좋을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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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kysurfr 2009.05.20 22:14    

    저는 반대의 이야기를 들었는데요. 스타트랙의 역사가 너무 길어지는 바람에 스토리의 힘이나 인기가 많이 떨어졌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번 시리즈의 과격한 변화가 오히려 활력소가 되었다고 하네요. 다시 앞으로 끌어오고 설정을 자연스럽게 변화시키면서 새로운 시리즈의 가능성을 연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잘나갈때 비기닝 같은 작품이 나왔다면 무지 욕먹었겠지요.

    • Leviathan 2009.05.21 08:39  

      skysurfr//그런 이야기는 못들었는데, 충분히 그럴수도 있다는 생각도 드네요. 사실 어떤 시리즈물이든 간에 역사가 길어지면 길어질 수록 기존의 팬층과 새로 진입하는 팬층 사이의 괴리가 심하게 생기니까요. 차라리 한번씩 이런식으로 정리하고 활력소를 불어넣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예전부터 팬이었던 사람들은 썩 좋아하지는 않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 froggy 2009.05.21 16:34    

    제임스 커크 함장이 대머리라고요?
    혹시 스타트렉 넥스트 제네레이션 인가부터 새로이 엔터프라이즈호의 함장이 된 장 뤽 피카드 (패트릭 스튜어트 분)
    을 연상하신건 아닌지요? 원작최초의 제임스 커크 함장은 이번 비기닝에서 혈기왕성한 청년이 연기한것처럼 상당한 여색가에다 사고뭉치 입니다. 제가 보기엔 커크 함장의 젊은 시절이 잘 묘사된듯 하군요.

    • Leviathan 2009.05.21 17:25  

      froggy//이런;; 제가 리뷰를 쓰면서 뭔가 단단하게 착각을 하고 리뷰를 쓴거 같군요; 일단 오늘 집에서 확인하고 수정하도록 하겠습니다.

  • kimatg 2009.05.23 23:56    

    잘 읽었습니다.

    저도 스타트렉은 이번이 처음이었는데, 아주 재미있더군요. 2005년을 마지막으로 스타워즈 이후로 이런 SF영화는 정말 오랜만인것 같습니다.

    그런데 정말 보면서, 나야 그저 재미있지만 기존 팬들은 어떻게 받아들일지가 궁금하더군요.
    평행세계와 시간의 뒤틀림?이라 해야되나, '미래를 바꾸는' 이런 요소들이 도입되니, 저도 보면서 좀 헷갈리더군요.^^;;

    근데 정말 이제보니 뭔가 스타오션과 스토리면에서 비슷한 면이 많은것 같아요 이거. ㅇㅅㅇ

    • Leviathan 2009.05.25 01:11 신고  

      kimatg//저도 이번 작품은 정말 재밌게 봤습니다.

      기존의 팬들 중에서 열받은 사람도 대거 있다는 이야기가 들리나...위에 댓글 다신 분들이 지적하신데로, 새로운 팬층을 형성하기 위해서 그리고 어떤 의미에서는 기존의 시리즈를 충실한 해석한 작품이라고 하더군요. 일단은 리뷰 수정이 안된 상태지만, 윗분들의 댓글을 참조해서 생각하면, 생각보다 반대가 없는 것이 이해가 되기도 합니다.

      그나저나 스타오션이라 다 끝내셨나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