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이야기

 

데메오는 VR 보드게임이다. 일반적으로 VR, 더 넓게보면 비디오 게임과 '보드게임'의 조합은 상당히 어색하게 느껴지는 부분들이 있다. VR 게임들 상당수가 체험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는데, 이러한 경험들 상당수는 플레이어의 시점에 맞춰서 카메라를 구성하기 때문이다. 가상현실 게임 중에 대표작이러 할 수 있는 하프라이프 알릭스나 비트 세이버 같은 게임들 역시 플레이어의 시점에서 액션을 구성한다. 일반적인 디스플레이의 시점과 다르게 하여 독자적인 경험을 구성하는 것이 목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보드게임을 VR 게임으로 옮기는 것은 이러한 경향성과는 다소 빗겨나는 것처럼 보인다. 심지어 사람이 직접 계산을 하여 조작해야 해서 비디오 게임보다 더 작은 스케일로 즐길 수 밖에 없는 보드게임을 비디오 게임으로 만드는 것도 별로 포인트가 없어보인다.

 

하지만 의외로 보드게임을 비디오 게임으로 옮기려는 시도나, 보드게임에 비디오 게임의 프로그램을 이식하려는 교차 시도는 꽤 많았고 성공한 케이스도 많았다. 하스스톤이나 쉐도우버스 같이 TCG를 게임의 형태로 옮겨서 성공한 케이스들도 꽤 많았고, FFG에서는 광기의 저택 2판이나 디센트 2판 앱 같은 게임들에서 가상의 마스터+게임을 트래킹하는 툴로 컴퓨터나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적이 있었다. 요는 보드게임과 비디오 게임의 결합은 포인트만 제대로 짚어내면 상당히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이들 게임이 공통적으로 가지는 특징은 1.보드게임에서 사람이 직접 룰을 소화하고 다루는 부분을 통제하고, 2.스스로 생각해서 이들을 다루게 한 것이다. 즉, 기존 게임에서 찾아볼 수 없는 '의도된 불편함/번거로움'을 통해서 플레이어가 능동적인 경험을 하게 만드는 것이다.

 

데메오의 게임 구성은 심플하고 단순하며, 직관적이다.  플레이어는 로그라이크 게임처럼 랜덤으로 생성된 3개의 던전을 해쳐나가면서 내려가야 한다. 최대 4명까지 함께 플레이할 수 있는 게임에서 플레이어들은 각자 맡은 케릭터들을 조작해서 던전을 탐험하고 몬스터들과 전투를 해야 한다. 게임에서 나오는 물량은 단순히 공격만으로 풀어내기에는 많기 때문에, 각 직업별로 이용할 수 있는 스킬 카드를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이러한 스킬 카드는 몬스터를 죽여서 경험치를 획득하거나 상자를 루팅하거나 돈을 모아서 얻을 수가 있다. 

 

데메오는 보드게임을 비디오 게임으로 옮기려는 시도 답게 상당히 보드게임에서 몇몇 요소들을 편하게 정리한다:플레이어가 경험치를 얻어서 받는 카드는 자동으로 핸드로 들어오게 되고, 적의 체력 계산이나 사소한 계산들을 컴퓨터가 대신해주는 등의 편한 부분들이 많다. 대신, 다른 요소들은 '실제 보드게임을 하듯이' 구성을 했다는 것이 독특하다. 진짜 케릭터 말을 집어서 움직이듯이 배치하고, 왼손을 뒤집어서 카드 패를 확인하는 등, 조작 체계를 실제 보드게임을 하듯이 구성한 점이 매력적이다. 그리고 실제 조작이나 이런 부분들이 직관적이기 때문에 원하는데 편리하게 게임을 풀어나갈 수 있다는 점도 훌륭한 부분이다.

 

데메오의 핵심 재미는 바로 협업이다:데메오의 게임 플레이는 복잡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쉬운 것은 아니다. 기본적으로 나오는 몬스터 수가 엄청나게 많기 때문에 같이 게임을 하는 사람들이 협업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과 능동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을 하면서 게임을 풀어나가는 것이 핵심이라 할 수 있다. 자신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혹은 다른 사람과 무엇을 해야하는지, 언제 어떤 카드를 써야 하는지 등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이야기를 해야한다. 게임은 기본적으로 보이스 채팅을 지원하고 있기 때문에, 키보드를 이용한 채팅이나 별도의 채팅 프로그램을 쓰지 않아도 된다는 점은 소소한 이점이다.

 

VR 관점에서 데메오는 상당히 흥미로운 경험을 제공해준다:기존의 게임들은 현실에서 할 수 없는 행위들을 경험해주게 한다는 점에서 매력적이었다면, 데메오는 보드게임의 귀찮은 부분들을 제거하고 재밌는 부분만 잘라내서 즐기게 한다는 점에서 차이점이 있다. 현실에서 보드게임은 분명 즐길 수 있다. 그러나 수많은 카드와 주사위, 컴포넌트 등의 요소들을 배치하고, 정리하고, 룰을 해석하고 적용하는 등의 요소들은 분명 보드게임을 하는데 큰 방벽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데메오는 그러한 과정을 단순화 시키고, 실제 말을 조작하고 움직이는 요소들을 추가하여 마치 진짜 보드게임을 하는 듯한 경험을 주는데 성공한다.

 

결론적으로 데메오는 무언가 새로운 경험을 제공해주는 게임은 아니다:실제 보드게임을 찾아보면 이런 류의 게임들은 꽤 많은 편이고, 게임을 플레이하는 과정이나 경험도 그렇게 다르진 않다. 그러나 중요한 점은 데메오가 사람들에게 어필하는 요소를 정확하게 파고들고 깔끔하게 구성했다는 점에서 이점이 있을 것이다. 많은 VR 게임이 꽤나 높은 곳(트리플 A게임이나 기존 비디오 게임 장르)을 바라보고 게임을 구성하는데 집중한다면, 데메오는 틈새를 파고들어서 VR 게임의 다른 가능성을 보여준 셈이다. 개인적으로 VR 게임의 가능성을 보고 싶다면, 함께할 친구들을 모아 데메오를 해보는 것을 추천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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