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이야기



미들어스:쉐도우 오브 모르도르는 참으로 기이한 물건이었다. 게임이 나오기 전, 어크 시리즈의 모션을 그대로 가져다 썼다는 이야기를 듣기도 했지만, 정작 게임이 발매되었을 때는 네메시스 시스템으로 인해서 여지껏 전례를 찾아보기 힘든 독특한 게임이 되었었다. 쉐도우 오브 모르도르는 각각의 약점-강점을 조합해 게임 내에 단 하나만 존재하는 적을 만들어내는 네메시스 시스템로 세력권 다툼, 암살 등의 다양한 이벤트를 만들어냈고, 그 속에서 게이머는 마치 하늘 위에서 모든 것을 관찰하는 포식자 같이 이들이 무엇을 하는지 관찰을 하고 더 나아가 개입을 하는 등의 다양한 활동을 하였다. 다소 심심했던 2014년 한해 중에서 쉐도우 오브 모르도르는 눈부실 정도로 놀라운 게임이었다.

사실 후속작인 쉐도우 오브 워의 2년만에 개발되어 등장한 점은 놀랍지 않지만(보통 속편이 2년 내에 나오는걸 고려하면 더더욱 그러하다), 흥미로운 부분은 기존의 네메시스 시스템을 거의 몇배 규모의 스케일로 뻥튀기시켰다는 점이다:이제 레인저는 자신만의 오크 군단을 갖고 요새를 공략할 수 있게 되었으며, 기존의 작품이 암살과 은신, 관찰 등의 다소 조용한(?) 플레이에 방점을 찍었다면 이제 플레이어는 자신만의 전쟁을 일으킬 수 있게 되었다. 2편의 네메시스 시스템이 게이머와 오크 캡틴 사이의 우정, 배신, 충성에 대해서 다룬다고 한 점은 네메시스 시스템의 질적인 부분을 향상시키겠다는 개발자들의 포부가 느껴지는 부분이다. 

전작이 매우 재밌었기 때문에 2편은 매우 기대하고 있지만, 다소 걱정되는 점은 게임의 정체성을 너무 급격하게 튼 것이 아닌가 라는 부분이다. 1편이 게임 자체는 어크와 배트맨의 전투 시스템 등등 기존에 있었던 검증된 시스템을 바탕으로 하여 그 위에 네메시스 시스템을 덧댄 부분이 있었다. 하지만 2편의 스케일은 1편의 게임 플레이를 너무나 멀리 확장한 느낌이 있다. 과연 플레이어는 어디부터 어디까지 할 수 있는 것일까? 2편의 게임플레이 트레일러 만으로 게임은 많은 것을 약속하고 있지만, 1편도 네메시스 시스템이 제대로 굴러가기 위해서 플레이어가 다양한 물밑 작업을 했었다는 것을 고려한다면 2편의 게임 플레이 트레일러는 너무 '클라이맥스'만 보여준 게 아닌가 라는 걱정도 든다. 하지만 그러한 걱정을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면 미들어스:쉐도우 오브 워는 전작을 뛰어넘는 훌륭한 게임이 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미들어스:쉐도우 오브 워는 8월 발매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