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이야기




젤다의 전설 브레스 오브 와일드는 아마도 E3 2016에서 기억될만한 유일한 게임이 될 것이다. E3 및 게임에 관심을 갖고 오래 지켜봐온 게이머들이라면 E3에 공개되는 게임의 대부분이 1)이미 존재하는 게임들을 조금 손을 보고 새로운 제목을 달아서 새 게임인 것처럼 우긴다, 2)이미 존재하는 게임들을 조금 손을 보고 뒤에 숫자를 달리 붙여서 새 게임인 것처럼 우긴다, 3)우리가 모두 모르는 게임인데 재미가 없어보인다의 패턴을 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E3 게임쇼들이 산업화된 게임 제작의 트랜드를 보여주는데 주력하였다면,  하지만 물론 언제나 예외사항은 있다. 새로운 게임은 우리가 접하지 못한 낯선 인상을 의미하며, 그 게임이 주는 재미에 흥미를 못느낄 위험성을 내포한다. 하지만 그 낯설음이 직관적으로 다가올 때 게이머들은 설레는 감정을 가질 수 있게 된다. 


젤다의 전설:브레스 오브 와일드는 그런 게임이다. 우리는 젤다가 어떤 게임인지를 잘 알고 있지만, 브레스 오브 와일드는 우리가 여지껏 보지 못했었던 정말로 새로운 게임이다. 물론 오픈월드는 이제 놀라운 게임 플레이 방식은 아니다:E3에서 오픈월드 게임은 거의 필수 요소 수준에 등극하였으며, 오픈월드를 둘러싸고 있는 장르의 표현 방법은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 오히려 젤다의 전설의 경우 정교하게 짜여져 있는 스테이지와 그것을 풀어나가는 재미라는 측면에서 오픈월드의 '자신이 스스로 목표를 정하고 드넓은 세상에서 뛰어노는 재미'와는 대치된다고도 보여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브레스 오브 와일드는 훌륭하게 이러한 우려를 종식시켰다:심지어는 NX라는 히든 카드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단독으로 출품된 작품이 E3를 뒤흔들었다고도 평할 수 있을 정도다.


브레스 오브 와일드의 컨셉은 기존 젤다의 전설의 연장선상에 있다:젤다의 전설의 서사는 항상 영웅이 세계를 구하는 모험담이라는 이야기의 형태를 띄었고, 게임은 게이머가 풀어나갈 수 있는 비밀을 던전 및 세계에 깔아두고 게이머를 유혹한다. 이 던전 너머, 이 다음에는 어떤 일들이 일어날까? 젤다의 전설은 그런 단순함으로 게이머를 유혹하고 몰입하게 만든다. 브레스 오브 와일드는 그 단순함의 스케일을 던전이라는 조밀하게 짜여진 공간이 아닌 세계 그 자체로 확대한 것으로 보인다:드넓은 세계와 시간에 파묻혀 사라진 폐허, 링크를 깨우는 의문의 목소리, 기억을 잃은 링크 등 게임은 과연 하이랄에 어떤 사건이 일어났는지, 그리고 링크 자신은 누구이고 의문의 목소리(젤다겠지만)는 누구인지를 호기심을 자아내는 구조를 보여주고 있다.


브레스 오브 와일드는 공개된 정보에 따르면 제노블레이드 크로스의 맵보다 '조금 작은 수준'으로 알려져 있는데, 제노블레이드 크로스가 4층 크기의 로봇이 날아다니는 것을 가정하고 만들어진 맵임을 감안한다면 브레스 오브 와일드의 맵은 무지막지하게 큰 수준이라 할 수 있다. 또한 흥미로운 점은 기존의 Z 주목에 기반한 전투 이외에도 '스태미너' 개념을 게임에 도입한 것처럼 보인다는 것이다:암벽등반을 하거나 대회전 배기를 하는 등의 동작에 쓰이는 것으로 확인이 되는데, 기존의 젤다에서는 이러한 개념이 존재하지 않았었다. 그리고 여기에 최근 게임의 트렌드인 생존플레이의 개념이 추가되면서 전반적으로 세계와 게이머가 상호작용하는 것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인다:가령 추운 곳에서는 따뜻한 옷을 입는다던가, 체력을 회복하기 위해서 음식을 먹는다던가 등의 상호작용 방식을 추가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단순히 최신 게임 트렌드를 따르는 것과는 다른 흐름을 보여준다. 기존의 트렌드가 거대한 트렌드를 자신의 게임이 따르고 있음을 어필하는, 말하자면 이 게임은 트렌드에 포함되어 있음을 어필하였다면 브레스 오브 와일드는 젤다의 전설이라는 거대한 흐름 속에서 최신 게임의 트렌드를 접합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젤다의 전설 브레스 오브 와일드가 오픈월드인 것은 단순하게 '시대가 변했다'라는 표현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게임이다. 오픈월드가 게임에 있어 중요한 트렌드가 된 것은 이미 몇년이 지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브레스 오브 와일드가 오픈월드를 선택한 것은 분명 새로운 도전이라 할 수 있으며, 닌텐도가 이 부분에 대해서는 분명한 자신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브레스 오브 와일드는 2017년 NX 및 Wii U로 동시 발매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