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이야기/게임 리뷰






사실 몬스터 헌터 시리즈에 대한 리뷰를 쓰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그건 마치 슈퍼마리오나 테트리스 리뷰를 쓰는 것이랑 비슷하니까. 굼바를 밟아 죽이고, 장애물을 피하는 것이 어째서 재밌는가? 에 대해서 이야기하기란 쉽지 않다. 사실, 그건 마치 맛있는 재료로 만든 음식을 먹었는데 이것이 맛있는 이유를 설명 하는거랑 비슷하기 때문이다. 즉, 게임의 기본이 되는 '베이스'가 훌륭하니까, 이 정도로 말고는 말할 수 밖에 없다. 그래도 리뷰니까, 최대한 설명을 해보도록 노력하겠다.


몬스터 헌터 트라이G는 Wii로 나왔던 몬스터 헌터 트라이의 확장 버전이다. PSP용이라 할 수 있는 서드 포터블과는 많은 부분에서 다르다고 할 수 있는 버전. 사실 트라이의 큰 변화점이자 핵심이라 할 수 있었던 수중전을 집어넣음으로서 트라이 기반의 집대성이라 할 수 있는 작품이다. 물론 티가렉스나 아캄 시리즈는 참전하지 않으면서 소니 진영으로 몬헌을 낼 가능성을 배제하지는 않았지만...음...하지만 4편은 3DS로 나온다. 캡콤 이 치사한 놈들...


몬스터 헌터의 재미란, 게임 그 자체의 재미의 본질만을 뽑아놓은 것이라 할 수 있다. 개발자들이 설정해놓은 난관이 있고, 플래이어들은 그 난관을 해쳐나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좋은 장비와 연습, 그리고 다양한 도구들이 필요하고 이를 준비해야한다. 일련의 과정을 거쳐서 플래이어가 난관을 극복하면, 그에 걸맞는 보상(장비, 무기 등등)이 주어진다. 그리고 그보다 더 높은 난이도의 난관이 등장하고, 플래이어들은 이하 반복되는 과정을 거쳐서 게임을 진행한다. 간단하고 피상적으로 정리를 해놓았지만, 대부분의 게임들은 이러한 과정을 거쳐가면서 진행이 된다. 하지만, 중간중간 다른 게임들과 차별이 되는 개성을 집어넣거나 몇몇 부분을 확대 재생산 또는 과감하게 삭제하는 다른 게임과는 달리, 몬스터 헌터 시리즈는 이러한 과정 자체가 '전부'인 참으로 특이한 게임이다. 


하지만, 이러한 '단순성'에도 불구하고 몬스터 헌터 시리즈가 갖는 개성과 매력은 타 장르와 확연히 구분된다. 거대한 몬스터를 사냥한다 라는 단순무식한 컨셉을 캡콤은 액션 게임 명가 답게 완벽하게 재구성해내었다. 몬스터 헌터 시리즈 내에서의 주요한 수렵 대상인 몬스터들은 마치 살아있는 생명체 처럼 고유의 개성을 갖고 있다. 예를 들어, 몬스터 헌터 간판 몬스터인 리오레이아 & 리오레우스 는 서로 공통점을 공유하면서도 완벽하게 다른 몬스터라 할 수 있다. 돌진과 근접전으로 헌터를 압박하는 리오레이아와 달리, 리오레우스는 공중 돌진+브레스 등으로 헌터를 열받게 만든다(......) 또한 '살아있는 몬스터'라는 컨셉 답게 일정한 조건에 따라 패턴이 정형화된 다른 게임들의 보스들과 다르게 몬스터 헌터의 괴물들은 정형화 된 패턴이 없다. 따라서 몬스터 헌터에서의 전투는 끝없는 긴장속에서의 싸움이라 할 수 있다.


자칫 잘못하면 너무 어려워져서 하드코어해질 수 있는 게임을 캡콤은 적절한 난이도 조절과 돌파구를 제시함으로서 몬스터 헌터란 게임을 훌륭하게 구성하였다. 그 결과, 변화무쌍한 몬스터의 패턴에 헌터가 능동적으로 대처하면서(예를 들어, 공중 부양중인 리오레우스를 섬광탄을 이용해서 떨어뜨린다던가 등등) 게임을 지루하게 만들지 않고 중독적으로 구성을 한 것이다. 게임의 가장 기본적인 구조에, 살아있는 듯한 몬스터의 패턴, 그리고 그에 능동적으로 대처해나가는 헌터 라는 시스템이 몬스터 헌터 시리즈의 성공 비결인 것이다.


그러면 시리즈 전체의 특징은 여기서 끝내고, 몬스터 헌터 트라이 G의 특징만을 놓고 보자. 트라이 G의 프로듀서인 츠지모토 료조는 '시리즈의 진정한 후속작을 만들고 싶었다.'(몬헌 도스, 2편이 있는데 왜 이런 발언을 하는가는 엔하위키에서 TNKSN를 검색해서 보면 알 수 있다)였고, 굵직한 변화가 많은 작품이 몬헌 트라이였다. 몬스터의 스태미너 요소 추가, 무기 체계 정리, 그리고 수중전의 추가 등등...일단 Wii로 낸 몬스터 헌터 트라이는 판매량 100만을 찍었으나, 캡콤의 세계진출 계획에 비하면 그다지인 성과를 내었다. 반면 수중전을 삭제한 트라이 기반의 서드 포터블은 피습 최초 400만을 찍으면서 그 건재함을 과시했다. 후새드...


간단하게 보자면 트라이 G는 트라이의 빡센 난이도를 줄인 서드 포터블에 트라이의 수중전을 추가했다고 보면 된다. 트라이에서 삭제된 무장들이 서드 포터블을 거쳐 트라이 G에서 죄다 복귀했다. 일단, 본인으로서는 도스 기반의 프론티어만 해보았기에 트라이와의 비교는 할 수 없지만, 프론티어와 비교했을 때 전반적으로 무기와 몬스터 모두 상향되었다는 느낌을 받았다. 무기 자체는 스타일리쉬한 움직임을 기반으로 딜량이 올라간 모습을 보여주었으며, 동시에 몬스터들 역시 프론티어와 비교해서 대단히 트리키해진 모습을 보여주었다. 가장 큰 변화는 역시 뭐니뭐니 해도 시리즈 간판 몬스터라 할 수 있는 리오레이아와 리오레우스인데, 리오레이아의 경우 아예 공중 패턴의 추가와 썸머솔트 빈도를 늘려버림으로서 완전히 다른 몬스터라 할 수 있을 정도로 변하였으며 레우스의 경우 섬광으로 격추하지 못하면 토벌시간이 배가 되어버리는(......) 다소 빡치는 변화점이 생겼다. 물론 프론티어와 트라이 G 사이의 공통적인 몬스터는 거의 없지만, 기본적으로 몬스터들이 일정수준이 오르면 깡딜로 잡을 수 있는 것에서 몬스터에 대한 이해가 많이 필요로 한다는 점이 큰 변화라 할 수 있다. 


그리고 말이 많은 수중전은...일단 완성도가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문제는, 완성도가 떨어지는 것이 아닌, 수중전 컨셉 자체가 몬스터 헌터 시리즈의 컨셉과는 크게 맞지 않는다는 것. 몬스터의 패턴의 역동적으로 변하고, 그에 따라 헌터도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몬스터 헌터 시리즈 전통의 전투와 다르게, 수중전은 느린 페이스의 난타전(?)이 주라고 할 수 있다. 수중전의 움직임 자체가 너무 느려지고, 회피 자체가 육상전에 비해서는 거의 쓸모없어졌다.(Z축의 추가로 회피 할 때 머리가 아픈 상황이 자주 발생한다) 결국은 가드로 피해를 최소화 시키면서 몬스터의 빈틈이 생기면 몰아쳐서 공격할 수 있는 랜스, 건랜스, 대검류의 무기만 거의 선택하는 상황이 오게 된다. 특히 트라이 간판 몬스터린 해룡 라기아크루스의 경우, 랜스 들고 가드 굳히면서 적절한 무빙+몰아치기로 때려잡는게 가장 편하다고 할 수 있다. 이 덕분인지 다음작에서는 수중전 자체는 삭제될거라고 한다...음...


하지만 수중전의 미묘함을 제외한다면 게임 자체는 트라이+서드 포터블의 좋은 점만을 취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그래픽적인 부분에서도 셀프 쉐도우의 추가 등으로 완성도가 올라갔다고 할 수 있으며, 3DS 게임 답게 3D 효과도 출중하다. 몬헌 팬이라면 3DS를 장만해서 해도 될만큼 훌륭하다. 4편은 여기서 어떤 변화를 거칠 것인지, 어떻게 발전할 것인지는 대단히 기대되는 부분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