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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 만화, 영화 이야기/기획 기사



작년인가 제작년에 한국 국적의 선박이 소말리아 해적에 의해서 납치된 적이 있었습니다. 그 때 사람들 반응은 '아직도 해적이 있어?'라는 반응이 대부분이었죠. 하지만 현제까지도 태평양 및 인도양 등지에서는 작은 소형 쾌속정을 이용해서 대형선박을 나포, 몸값을 요구하거나 물건을 갈취하는 해적질이 성행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대형선박을 운행할 때는 해적에 대비하기 위해서 무기를 비치하거나, 혹은 대단히 주의를 기울인다고 합니다.

사실, 이러한 '해적'이라는 존재나 노예제, 스너프, 마약 등등은 아직도 이 지구 위에 존재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인간 세계에 있어서 어두운 면은 없어지지 않고 지속적으로 지구 위에 존재하였지만, 막상 우리가 그것을 마주칠 때는 대단히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그건 도저히 인간으로서 할 수 없는 영역이라고 우리가 여기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영역을 우리가 사는 정상 세계와 떨어뜨려서 생각하게 됩니다.

블랙 라군은 이러한 '정상과 비정상, 두 세계'라는 관점에서 출발합니다. 만화에서는 현대판 해적과 깡패, 온갖 인간 쓰래기들이 나오고, 그러한 인간 쓰레기들은 여러 가지 이유로 소돔과 고모라를 능가하는 로아나프라로 모이게 됩니다. 그리고 거기에서 온갖 막장적인 사건들이 일어나게 되고, 주인공 록은 이러한 일련의 사건들을 목격자로써 목격하게 됩니다.

블랙 라군의 공간은 위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크게 두가지로 나뉘어 지는데, 하나는 정상적인 삶과 논리가 통하는 빛의 세계, 또 하나는 인간의 광기, 변태성, 탐욕 등에 의해서 돌아가는 어둠의 세계 로아나프라로 나뉘어집니다. 하지만 만화 내에서 이러한 두가지 공간은 완전히 별개의 공간이 아닌, 하나의 공간입니다. 현실의 정상세계에서 실패 하거나 버려진 존재들, 혹은 정상 세계가 숨기고 싶어하는 사건이나 존재나 정상 세계에 있어서 안되는 존재들이 로아나프라에 모이는 것입니다. 루마니아 독재자 차우셰스쿠의 낙태 금지 정책으로 생겨나고 스너프 필름에 등장한 전력이 있었던 킬러 고아들, 전직 경찰, 버려진 전공투 세대, 버려진 퇴역 아프간 참전 군인, 네오 나치, 남미 카르텔, 게릴라 등등 소위 정상세계에 의해 만들어졌지만, 정상세계에는 존재해서 안되는 존재들이 로아나프라로 쫒겨오게 되는 겁니다.

하지만, 정상세계는 자신들의 어두운 욕망을 위해서 지속적으로 로아나프라를 이용하고, 그 곳에 존재의 의의를 부가합니다. 미국 CIA는 자국의 이익을 위해서 로아나프라에서 일어나는 일을 통제 모니터링하고, 일본의 대기업은 자신이 벌인 경영상의 미스를 매꾸기 위해서 비밀리에 로아나프라에서 해적을 고용합니다. 또한 포르노, 마약 등등 정상세계에서는 도저히 용납되지 못하는 물건들을 공급하는 역할을 로아나프라가 떠맡기도 하죠.

재밌는 점은 로아나프라나 정상세계나 결과적으로 운영되는 원리는 같습니다. 그것은 '돈'이라는 것이죠. 돈이 있으면 무엇이든지 하고, 어제의 동료가 오늘의 적이 되고, 상대방 앞에서 거짓말을 밥먹듯이 하는 것은 로아나프라나 정상세계나 똑같습니다. 다만 다른점이 있다면 로아나프라는 그러한 '돈이면 뭐든지 된다'라는 논리가 아주 적나라하게 드러낸다는 것입니다.

주인공 록은 이러한 어둠과 빛의 세계에서 진실을 보고 그 목격자로 존재하는 사람입니다. 그가 한 때 속했던 정상세계는 만화의 처음 레비와 더치에게 얻어맞으면서 끝나버렸고, 후에 자신은 그저 회사를 위해서 죽어야 하는 장기말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고 스스로 정상세계의 정체성(오카지마 로쿠로)을 버리고 로아나프라(록)를 선택합니다. 이는 결과적으로 자신이 속한 정상 세계와 이 쪽ㅡ로아나프라ㅡ이 같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이죠. 하지만, 그가 로아나프라에 들어왔다고 해도, 그는 정상인의 사고와 도덕관을 버릴 수 없습니다. 여기서 록은 로아나프라에서 중재자 혹은 협상가로 일하게 됩니다.

이러한 중재자나 협상가로서의 록의 역할은 만화 내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그것은 록이라는 인물이 로아나프라라는 어둠의 세계에 속하지 않으면서 동시에 정상적인 빛의 세계에도 존재하지 않는, 어둠과 빛의 어스름 사이에서 사건을 관망하는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그는 거의 모든 사건에 있어서 적극적으로 개입하지 않지만, 동시에 작품 내에서 인물들에 대해서 쓴소리를 내뱉고 그에 대한 단평을 하는 인물이죠.

이러한 록의 케릭터를 결정하는데 있어서 블랙라군의 최고의 에피소드라 할 수 있는 일본 에피소드의 유키오가 큰 역할을 합니다. 일본 야쿠자 집안의 여식으로 태어나서, 주변 인물들이 철저하게 그녀를 어둠의 세계에 닿지 않도록 보호하지만, 아버지의 조직이 위험해지자 유키오는 스스로 조직의 대표가 되어서 자신을 지켜주었던 야쿠자들을 보호하려 합니다. 그리고 록에게 사르트르의 말을 인용하면서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인간은 주사위와 같이 자신을 끊임없이 내던져야 합니다. 당신과 같이 아무것도 선택하지 않으면 그게 무슨 의미가 있죠?"

하지만, 록은 빛과 어둠, 어느쪽도 선택하지 않고 경계에 서서 사건을 바라보는 것을 선택합니다. 그것은 어느쪽의 세계이든 간에 결과적으로 같고, 자신은 그러한 세계의 진실과 양면성을 바라보고자 한 것입니다.

이와 같이 블랙 라군은 만화와 애니 장르를 포함해서 보기 드물게 잘 만들어진 느와르 작품입니다. 그리고 위와 같은 분석이 없어도 강렬하고 농후한 그림체, 흡인력 있는 스토리, 인물들의 걸쭉한 입담(속어도 시가 될 수 있다는 느낌을 받은건 처음입니다) 등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대단히 재밌다고 느끼게 합니다. 따라서 대단히 추천하는 작품입니다

덧1.애니판도 대단히 훌륭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원작 120% 초월 애니화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마지막 작붕이;;)
덧2.다음은 슈발리에 입니다.

게임 이야기/게임 리뷰



흔히 한국형 온라인 게임이라 하면, 콘솔 게이머나 전통적인 PC 게이머들에게는 대단히 부정적으로 비칩니다. 게임 자체의 완성도는 없고, 무엇인가 좀 하려고 하면 의미없는 노가다에 아바타 현질을 해야하며, 때거리 문화와 개념없는 유저 문화에, 게이머가 몰입할 수 있는 짜임새 있는 스토리는 존재하지 않는 등등의 기타 재반의 이유가 일반적인 콘솔, PC 게이머가 한국형 온라인 게임을 비판하는 이유입니다.

던전 앤 파이터, 던파는 한마디로 이야기해서 이러한 한국형 온라인 게임의 전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바타, 노가다, 초딩으로 대변되는 한국형 온라인 게임의 삼위일체를 두루 갖추고 있으니까요. 덕분에 수많은 게이머들이 '초딩 게임이다', '왜 하냐', '쓰레기' 등등 온갖 비판이 쏟아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진짜 던파라는 게임이 쓰레기라면 2005년 처음 나왔을 당시 망했어야 했습니다. 그리고 제가 보았을 때, 2005년 던파가 처음 베타 서비스를 하고 나서 현재 2009년까지 나름대로의 인기몰이를 하는 이유가 단지 낮은 요구사양과 무료 게임이라는 점(거기에 좀 더 나아간다면 '한국 게이머는 이래서 안돼' 라는 적절한 한국 게이머 개새끼론, 이른바 국개론 까지) 때문은 아닌 것 같습니다. 제가 2006년 초에 처음으로 던파를 하고, 그리고 현재 2009년 다시 게임 플래이를 제개하고 난 뒤에 든 생각은 던파는 나름대로의 성공 요인들이 있고, 재미가 있다는 점입니다.

던파는 기본적으로 과거 오락실에서 유행했던 파이널 파이트나 던전 앤 드래곤스 같은 횡스크롤 아케이드 게임, 이른바 2.5D(2D 케릭터들이 입체감 있게 움직인다는 점에서) 게임의 형식을 기본적인 베이스로 깔고 거기에 기본적인 온라인 RPG의 요소들을 집어넣었습니다. 즉, 기본적인 게임 플레이 자체는 온라인 게임이라기 보다는 오히려 오락실 게임 그 자체에 가깝습니다. 던전이라는 스테이지가 있고, 여기에 플레이어들이 솔로 또는 파티로 던전에 들어가서 던전을 클리어하는 형식인 것이지요. 그리고 게임 자체가 던전의 수색, 탐색 보다는 '얼마나 빨리 보스룸에 도착해서 던전의 클리어하고 보상을 받는가'라는 자체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던파는 던전 하나의 플레이 시간이 길게 걸리지 않고 짧게 걸립니다(한 던전의 최고 난이도로 설정했을 때 풀파티 클리어 시간이 대략 5~10분 정도?) 이렇게 게임의 스테이지 회전이 대단히 빠르기 때문에, 게임이 비슷한 스테이지를 반복하는 노가다 형식을 띔에도 불구하고 쉽게 지루함을 느끼지 않습니다. 즉, 반복 노가다지만, 그 노가다 자체가 너무 빨리 진행되는 나머지 반복 노가다라고 느끼지 못하게 만드는 것이죠.

이렇게 게임 한 스테이지에 있어서 던파는 빠른 페이스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빠른 페이스도 지속적으로 반복한다면, 사람을 질리게 합니다. 이런 문제점을 던파는 스테이지의 페이스뿐 만아니라 게임의 전반적인 페이스를 빠르게 만들어서 레벨업, 전직 등을 대단히 빠르게 만듭니다. 일례로 직업의 1차 전직이 레벨 18에서 이루어지는데, 처음 시작하는 사람이 퀘스트 열심히 하고 좀 노력하면 하루면 17 레벨, 이틀이면 전직을 하고도 20레벨까지 갈 수 있습니다. 물론 와우 같은 경우에도 노력하면 사나흘 내에 레벨 17~18을 찍을 수 있지만, 던파는 게이머의 레벨업을 제한하는 피로도 시스템이 있다는 걸 감안한다면 대단히 빠른 템포로 게임이 진행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물론 레벨 30 전후로 레벨이 오르는 속도가 좀 느려지기는 하지만, 전반적으로 다른 게임에 비해서 케릭터의 성장속도가 꽤 빠른 편입니다.

대부분 온라인 게임에 있어서 만랩은 일반적으로 게임의 종착점이자 최종 목표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던파 같이 빠른 템포를 가진 게임이면, 잘하면 4~5일 길어야 일주일 이내로 만랩을 찍게 할 수도 있습니다. 이는 게이머에게 쉽게 목표를 달성하게 만들고, 금방 게임을 그만두게 만드는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던파는 피로도 시스템을 집어넣어서 극복하고 있습니다. 즉, 게임 내의 던전을 돌 때마다 일정 피로도를 소비하고, 그리고 피로도가 다 소비되면 더 이상 던젼을 돌 수 없는 시스템입니다. 이렇게 해서 게이머가 하루에 올릴 수 있는 레벨의 양을 제한해서 게임의 템포를 강제로 조절하고, 피로도를 다 소비하고 난 뒤 다른 케릭터를 선택하거나 만들어서 플레이를 하도록 간접적으로 권장합니다. 사실, 게이머 입장에서는 '뭐 이딴 시스템이 다 있어'라는 느낌이지만, 게임 제작사에 있어서는 빠른 템포를 지닌 게임을 적당한 템포로 끌어내리는 역할을 하는 시스템인 것입니다.

던파는 기본적인 게임은 무료이기 때문에, 아바타나 기타 서비스를 유료로 제공하는 형태의 수익구조를 취합니다. 일단 게이머라는 입장을 떠나서, 던파의 수익구조는...정말 사람으로 하여금 돈을 쓸 수 밖에 없는 구조를 취하고 있습니다. 일례로 아바타 같은 경우, 아바타를 쓰고 안쓰고의 차이가 명확하게 드러납니다. 레벨 35에 아바타를 맞춘 제 소울 브링거도 아바타를 쓰고 안쓰고의 차이가 심각하게 나더군요. 그리고 금고의 용량이나, 스킬 초기화 등등을 일반적으로 게임의 기본적인 부분을 게임 내의 돈이 아니라 케쉬를 써서 이용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러한 던파의 케쉬 시스템은 사람으로 하여금 한달에 엄청나게 많은 돈을 쓰게 만든다는 비판을 듣게 합니다만, 최근에는 게임 내의 돈으로도 아바타나 이러한 서비스를 이용하게 하고 있어서 현금 안쓰고 좀 고생하면 충분히 이러한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제가 예전에 던파를 했던 때와 현재 던파는 많은 부분이 달라졌습니다. 물론 3년이라는 시간 동안 스킬이나 직업군, 2차 전직이 추가가 되었지만, 그보다 더 인상적인 것은 인터페이스와 퀘스트 시스템 및 스토리 부분이 많이 달라졌더군요. 특히 3년 전에 비해서 인터페이스는 대단히 유저 친화적이 되었습니다. 예를 들어서 게이머가 직접 케릭터에게 안가고 퀘스트를 받고 해결할 수 있거나, 던전 클리어 이후 마을로 갈 일 없이 곧바로 장비를 정비하고 재도전을 할 수 있는 등 게이머가 게임을 하면서 불편하다고 느낀 부분을 많이 손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스토리의 측면에 있어서는 케릭터 생성시의 만화 형식으로 프롤로그가 나오고, 에픽 퀘스트를 통해 전반적인 이야기의 구조를 따라 흘러가는 형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물론 대단히 심도있는 스토리는 아니지만, 한편의 만화책 스토리를 따라가는 듯한 기분이 들더군요.

던파에 있어서 파티플레이나 전투는 와우나 기타 온라인 게임에 있어서의 그것과 매우 다릅니다. 와우나 온라인 게임에서 파티플레이는 각자 맡은 역할이 있으며, 어떤 사람은 댐딜, 어떤 사람은 힐링, 어떤 사람은 탱킹 등등의 전문화가 되어있습니다. 하지만, 던파는 모두가 하나같이 댐딜러의 역할을 맡습니다(물론 버프를 주는 직업도 있습니만...버프도 버프지만 다같이 댐딜링하는 느낌이 더 강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적들을 처리하는 속도가 빨라지고, 위에서 설명드린 것처럼 게임의 템포도 빨라집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게임이 쉬워지는 것은 아닙니다. 몹들은 단순하지만 강하며, 아무 생각 없이 싸우다가는 그냥 꽥소리도 못지르고 비명횡사하기 부지기수이니까요. 따라서 자신의 케릭터의 성격을 이해하고 이를 잘 파악한 뒤에 컨트롤을 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서 소울 브링거는 천 갑옷을 입어서 방어력이 후달리지만, 귀신을 이용한 버프/디버프 효과를 잘 사용한 아웃 파이팅을 한다면, 버서커는 근거리에서 댐딜링을 하는 역할을 맡는 등 이런식의 게임 플레이를 해야한다는 것입니다.

던파는 잘 만든 게입니다. 물론 와우나 다른 온라인 게임에 비교했을 때의 객관적인 완성도가 어떠냐고 물어보면 할 말이 없지만, 자신만의 특색이 있고 그 특색을 적절하게 잘 살리는 시스템을 차용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3년전에 했을 때 '이런 부분은 좀 불편한데...' 싶은 점들을 대부분 개선했으며, 상당히 게임하기 편하고 재밌게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요즘은 생각보다 비매너 유저들이 적기 때문에(물론 제가 접속하는 타임이 11시~새벽 1시 정도라서 그런지 몰라도), 게임에 있어서 크게 스트레스 안받고 할 수 있습니다.

사실, 어떤 게임이든 간에 4년 정도 서비스를 했으면, 이정도의 개선 사항은 있는게 아니냐는 지적이 있을 수 있습니다만, 던전 앤 파이터는 그러한 4년이란 기간동안 훌륭하게 게임을 조정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본질적인 부분은 노가다 게임이지만, 그래도 한때 던파에게 선입견을 가진 일반적인 PC 패키지 게이머가 해봤을 때도 할만한 게임이라는 점은 크게 평가하고 싶습니다.

덧.그래도 아쉬운 점 하나가 있다면, 저는 3년전 일러스트가 훨씬 좋다는 점 정도군요...

게임 이야기/게임 리뷰



*주의:이 리뷰에서 본 리뷰어는 포켓몬 옐로우 버전, 금/은 버전->다이아몬드 버전으로 곧바로 넘어간 사람이기 때문에 중간에 있었던 각종 변화에 대해서는 잘 모릅니다. 이 점은 양해해주시고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현재 닌텐도의 대표할 수 있는 게임 브렌드들을 생각하면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습니다만, 그 중 가장 잘나가는 브렌드는 제가 보았을 때는 포켓몬스터일 겁니다. 90년대 후반에 GB게임으로 등장해서 애니메이션, 만화, 완구 등등 거의 전세계적으로 어린이들의 코묻은 돈을 싹쓸이한 브렌드니까요. 게임은 닌텐도의 주력 휴대용 기종으로 보석이나 광물 이름을 달고 꾸준하게 발매를 하면서 나올 때마다 백만장 이상을 팔았습니다.

포켓몬스터 다이아몬드/펄은 닌텐도가 DS로 넘어오면서 내놓은 첫 번째 정식 포켓몬스터 작품입니다.(구조대 시리즈나 트로제 등등은 제외) 처음 포켓몬스터 D/P가 발매되었을 때, 첫주 일본 판매량이 100만장을 처음으로 채우지 못한 작품이기도 합니다.(이 때문에 포켓몬스터가 한물 갔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물론 그러한 판매량 문제는 재껴두고 포켓몬스터 D/P 자체로써 본다면, D/P는 DS라는 기종이 가진 모든 요소를 활용한 포켓몬스터 시리즈가 지향하는 지향점을 보여준 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포켓몬스터라는 게임 시리즈를 RPG로 분류하기에는 여러 가지로 묘한 구석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스토리나 케릭터 등을 중시하는 JRPG의 부류도 아니고, 그렇다고 북미권 RPG처럼 높은 자유도를 가진 시리즈도 아니니까요. 포켓몬을 이용한 전투와 포켓몬 수집, 육성, 교배, 개채값 등등의 요소는 다른 게임에서 찾아보기 힘든 요소입니다. 차라리 포켓몬스터라는 게임 시리즈는 아예 '포켓몬스터 육성/수집 RPG'라는 장르를 주고 따로 분류하는 것이 타당합니다.

기본적으로 초기 포켓몬스터 시리즈는 레벨업/수집 노가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더 강한 포켓몬스터를 만들고 모으고, 이걸로 게임 내에서 트레이너들과 겨루거나 통신을 이용해서 다른 사람들과 교환 또는 대전을 벌이게 됩니다. 물론 DS의 D/P도 이러한 기조를 충실히 따르고 있습니다. 하지만, 자기 외의 다른 게이머와의 포켓몬 대전/교환에서 과거 GBA가 가지고 있던 한계를 Wi-Fi나 와이어레스 무선 통신 등의 DS의 고유한 기능으로 커버합니다. 이로써 과거 한정되었던 수집 범위나 대전 범위(친구나 근처에 사는 사람들)를 지닌 포켓몬스터 시리즈는 이제 시공간적인 제약을 뛰어넘었습니다. 이로써 시리즈가 가지는 기본적인 재미의 범위가 엄청나게 늘어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사람들이 포켓몬스터 시리즈라고 하면, 저연령을 타겟으로 하는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포켓몬스터 시리즈는 일반적인 고연령층의 게이머나 매니아들이 파고들만한 요소가 충분히 많습니다. 포켓몬 종 마다의 고유의 능력치인 개체값, 능력치를 결정하는 성격, 교배를 통한 기술의 유전과 성격의 유전, 속성 사이의 상성, GBA와의 연동 등 파고들만한 거리를 많이 제공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포켓몬스터 D/P의 가장 큰 미덕은 이러한 요소가 게임 내에서 이를 이해해야 게임을 할 수 있는 필수 요소가 아니라, 옵션으로서 의미를 가진다는 것입니다. 즉, 이러한 요소들이 있다는 걸 모르고도 게임은 충분히 즐길 수 있게 만들었다는 점에서는 훌륭하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포켓몬스터 D/P의 또다른 특징은 시간이나 요일에 따른 자잘한 이벤트나 포켓몬의 등장 등을 집어넣어서 게이머를 지속적으로 게임을 붙잡게 만든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서 일반적으로 필드에서 나오지 않는 포켓몬들을 대량 발생이라는 이벤트를 통해서 획득 할 수 있는가 하면, 자랑의 정원의 주인에게 매일 말을 걸면 지속적으로 포켓몬이 추가가 되고, 날마다 복권을 추첨하는 등 시간, 요일 등에 따른 다양한 사건들을 준비하였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게임이 엔딩을 보고 난 뒤부터가 진정한 시작이라 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포켓몬스터 D/P는 포켓몬스터 시리즈로 Wi-Fi를 통한 근거리-세계 단위의 배틀/교환을 통해서 기존의 시리즈의 한계를 뛰어넘은 작품입니다. 게임 그 자체로도 파고들 수 있는 요소를 적재적소에 배치하고, 거기에 갖가지 잔재미를 주는 요소를 집어넣는 등 자칫 노가다로만 이루어진 게임이 가지는 지루해지기 쉽다는 문제를 잘 넘겼습니다. 다만 포켓몬스터 시리즈 자체가 가지고 있는 본질적인 노가다의 문제점 등에서 게이머들마다의 평가가 갈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그러한 점을 제외하면 포켓몬스터 D/P는 잘 만든 작품이고 DS를 가진 사람이라면 한번쯤 해봐도 좋을 작품이라 생각합니다.

애니, 만화, 영화 이야기/애니에 대한 잡생각

망념의 잠드 리뷰는 무한 연기 되었습니다(.....) 다른거 쓰면서 감각을 되살린 다음에 도전을 해야할 듯. 그렇기 때문에 다음 罪惡業은 블랙 라군, 슈발리에, 바이오쇼크 순으로 가도록 하겠습니다. 망념의 잠드 리뷰가 그 전에 써지면 문제가 없겠지만, 재수없으면 중간고사 준비기간 전까지 끝낼 수나 있을지 모르겠군요.

허니와 클로버 1기

개인적으로 보면서 '이거다!' 라는 느낌이 든 작품이자, 가장 보기 힘들었던 작품을 꼽자면 허니와 클로버를 그 예로 들겠습니다. 사실 장르로 따지면 순정물이고, 순정물 자체는 잘 안보는(...아니 아예 안 보는) 타입이다 보니까 동생이 광분을 하면서 추천을 해도 시큰둥하게 받아들이고 애니 감상을 시작한 케이스입니다. 그러나 보는 동안은 대단히 뭐랄까...감동을 받은 작품입니다. 순정이라는 장르이지만, 감정묘사 드라마 개그 등등 온갖 요소가 고루 섞여있고, 그러면서 동시에 작품내에서 통일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분위기도 저하고 맞더군요. 그래서 대단히 좋은 작품이라고 저는 평가하고 있습니다.

근데 '보기 힘들다'라는 표현을 쓴 것은 애니 자체에 문제가 있다기 보다는 워낙이 담백하게 진행되다 보니까, 지속적으로 볼 수 없었다는 겁니다. 그때 당시는 다른 애니(그 애니가 뭐였는지 기억이 안 나네요...마크로스 7이었나;;)에 엄청나게 열을 올리고 있었던 상태였었고, 그외에도 산더미 같이 애니를 쌓아두고 보고 있었기 때문에 중간에 보다가 스킵한 감이 없지 않아 있습니다만...결국 다시 돌아왔습니다.

빨리 1기->2기 다 봐야겠군요.

창궁의 파프너

22화까지 감상완료. 점점 '이작품을 왜 넘겼었지?'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합니다. 작화 빼고는 모든 것이 괜찮습니다. 개인적으로 마음에 드는 것은 에반게리온 같이 말이나 인간관계나 설정 등등을 꼬아서 이야기 하는게 아니라, 직설적으로 이야기 한다는 점입니다. 덕분에 후반 분위기가 초딩스럽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초반의 분위기가 너무나 쌈박한 나머지(살기 위해서는 죽일 수 밖에 없다...였으니) 후반 분위기가 초반 분위기와 함께 벨런스를 맞추는 듯 합니다.

罪惡業까지는 아니고, 리뷰 쓰는 건 확정인 작품입니다.

FLAG

아, 이거 대단히 놀랐습니다. 처음에는 '종군 기자가 나오는 메카닉 물'로 알고 보았습니다. 하지만, 실제 내용은 대단히 독특하더군요. 일단 표현에 있어서 사진이나 카메라 등의 인간의 시선이 아닌 '제 2의 시선'으로 작품을 관망합니다. 예를 들어 주인공의 카메라, 찍었던 사진 등 2차적으로 만들어진 기록만으로 애니를 구성한 것입니다. 작품 자체는 전쟁과 미디어, 그리고 사진 이미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더군요. 개인적으로 이런 분위기 너무 좋아하기 때문에 다 볼 예정입니다.

개인적으로 오랜만에 애니를 보면서 전율을 느낀 작품입니다.
게임 이야기



퀘이크 워즈:에너미 테러토리(줄여서 ETQW)는 잘 만든 게임입니다. '퀘이크 워즈'라는 이름이 붙어있어서 이 게임이 퀘이크 시리즈으로 여겨지는 경향도 없지 않아 있습니다만, 정작 ETQW는 퀘이크의 후속작이 아니라 무료 멀티 FPS였던 울펜슈타인:에너미 테러토리의 정식 후속작입니다. 정확히는 '에너미 테러토리'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이죠.

울펜슈타인 ET의 가장 큰 특징은 게임 내에서 경험치가 쌓여서 게임에 영향을 준다는 점이었습니다. 가령 여러분이 돌격병 클래스를 선택해서 미션 오브젝트를 달성하거나 적들을 죽여서 경험치를 얻어서 진급하면, 가지고 다닐 수 있는 탄창의 수가 증가한다던가 등의 혜택을 받게 되는 것이죠. 물론 베틀필드 시리즈에서도 이러한 경험치를 통한 언락 개념이 있었지만, 이는 게임이 끝난 뒤에도 지속적으로 쌓이는 것이지 에너미 테러토리 같이 한 게임 끝나면 얻은 언락이 초기화 되는 시스템과는 달랐습니다.

ETQW는 전작의 경험치 시스템을 그대로 들고 왔습니다. 오브젝트 달성 시나 적들을 죽일때 경험치를 주고, 이를 통해서 언락을 해제합니다. ETQW에서 특기할 점은 게이머가 게임에서 미션 목표를 자유롭게 선택을 해서, 목표 달성을 통한 경험치 획득을 가능하게 만든 것입니다. 예를 들어서, 게임 목표가 '1.다리를 수리한다+10XP', '2.적의 레이더를 무력화 시킨다+5XP', '3.적의 MPC를 무력화 시킨다+20XP' 등이 있으면 게이머가 목표를 선택해서 경험치를 받는 형식을 취하고 있는 것이죠. 그리고 목표를 설정하면 친절하게 어떻게 해야하는지, 목표는 어디있는지를 보여줍니다. 또한 우리 팀이 어떤 목표를 맡고 있는지를 보여줌으로서 게임에서 목표 분담이 자연스럽게 일어나게 만듭니다. 강제적으로 분대를 설정해서 지휘관의 일괄적인 명령을 들어야 하는 베틀필드 2142와는 매우 다른 시스템인 것이죠.

ETQW의 진영은 크게 지구 방위군 GDF와 외계생명체 스트로그로 나뉩니다. 이 둘은 베틀필드 시리즈처럼 스킨만 바꾸어놓은 것이 아니라, 아예 플레이 스타일에서부터 큰 차이가 납니다. 가령, 스트로그 같은 경우에는 GDF 병사의 시체에 노드를 지정해서 그 자리에서 스폰되게 합니다. 그리고 GDF가 탄창식의 무기를 쓴다면, 스트로그는 무기 과열이라는 개념을 집어넣구요. 이런 식으로 아예 다른 시스템과 아이템을 차용해서 각 진영사이의 플레이, 전략을 달리하는 재미도 있습니다.

ETQW는 객관적으로 잘 만들었습니다. 다만 문제는 게임이 하필 벤치마킹의 대상을 대규모 전장에서 탈 것을 이용해서 싸우는 베틀필드 시리즈로 정하지만 않았다면, 흥행에 문제는 크게 없었을 것입니다. 전작 ET는 게임의 진행방식이 소규모 국지전이 기반인 리턴 투 케슬 울펜슈타인에 경험치 시스템을 도입했었고, 이러한 급격한 변화로 인해서 당시 많은 RTCW 팬들이 ET를 포기합니다. 그리고 이제 ET에서 ETQW로 넘어올 때, 많은 ET팬들은 'ET가 베틀필드냐!'라면서 반감을 드러내죠. 덕분에 기존의 ET팬들을 고스란히 ETQW로 끌고 오지 못한 문제가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기존의 ET팬들이 아닌 일반적인 게이머들은 ETQW를 좋게 평가했을까요? 꼭 그런 것도 아닌 거 같습니다. ETQW는 게임 최대 수용 인원을 32인이었고, 당시 ETQW의 가장 큰 라이벌인 베틀필드 시리즈는 최대 수용 인원이 64인입니다. 사실 ETQW를 해보면 아시겠지만, 맵 구성 자체가 32인 기반에 맞도록 구성되어 있어서 저는 인원수에 대한 문제는 크게 없었다고 봅니다. 하지만 일반적인 게이머들은 ETQW보다 베틀필드 시리즈가 전투 등의 측면에서 더 스케일이 크고 아름다울 것이라는 착각을 가지고 있었던 거 같습니다.

결국, 모든 ET팬들을 끌고 오지 못한 점과 일반 게이머들에게 강하게 어필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ETQW는 흥행에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후에 나온 PS3, Xbox 360 버전은 버그 투성이로 완전하게 망작 취급 받았습니다. 덕분에 ETQW는 괜찮은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묻혔습니다. 물론 아직도 하는 사람들 있기는 하지만요.

애니, 만화, 영화 이야기/리뷰



...위 짤방으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일단 장난은 그만두고...영화 푸시는 참 뭐랄까, 모호한 작품입니다. 작품의 목표는 초능력자 배틀물인데, 정작 내용은 스릴러(?)를 지향합니다. 그리고 그 스릴러도 제대로 된 스릴러라고도 할 수 없습니다. 이로인해서 영화는 하나의 구심점을 잃고 이리저리 흔들립니다. 덕분에 스릴러와 배틀물 사이의 어정쩡한 위치를 차지해서, 어중간한 내용이 되어버리죠.

푸시는 크게 9종류의 초능력자가 있습니다. 미래를 보는 워쳐, 물건을 움직이는 무버, 기억을 마음대로 조종하는 푸셔 등등...이렇게 다양한 초능력자들이 등장하고 각자의 능력을 이용해서 숨 막히는 추격전과 두뇌 싸움을 벌인다.....가 영화가 지향하는 컨셉입니다. 근데 이것이 영화 푸시의 첫 번째 실수입니다. 일단 푸시에서 나오는 9종류의 초능력자들은 죄다 어디선가 나온 능력자들이거든요. 대단히 식상한 소재일뿐더러, 이미 다른 영화에서는 소재에 대한 장르적인 깊은 고찰이 된 상태(ex.엑스멘 등)입니다. 단지 종합 선물 세트처럼 어디서 나온 놈들을 죄다 모아놓고 특수효과 좀 넣었다고 해서 재밌는 액션 영화가 만들어지는게 아니죠.

그 다음으로 영화가 포커스를 맞추는 것은 ‘과연 주인공이 워쳐에 의해 예지된대로 죽지 않고, 히로인을 구할 수 있을까?’ 입니다. 그래서 주인공들은 머리를 막 굴리죠. 어떡하면 워쳐에 의해서 결정된 예지를 고칠 수 있을까? 영화 내내 악역들은 ‘난 니네의 죽음을 알고 있지 메롱’하면서 약을 올리고, 주인공들의 행동범위도 적들의 워쳐들이나 주인공들이 예지하는 범위에서 벗어나지 않습니다.

영화는 여기서 두 번째 실수를 하는데, 주인공들은 적들이 그냥 '메롱'하는걸 진지하게 받아들여서 '어떻게 하면 피할까'를 열심히 궁리를 합니다. 뭐, 궁리하는 거 까지는 좋은데, 여태까지 주사위 도박이나 하면서 양아치처럼 살아온 주인공이 어떠한 초능력자도 하지 못한 '워쳐의 예지를 깨뜨린다'라는 난제를 너무나 쉽게 해결합니다. 그냥 '워쳐의 예지는 불확정성에 의해 깨지니까, 계획을 세우고 기억을 지운다.'라는 것만으로요. 감독은 이러한 명제에 대해서 대단히 심취한 나머지 이 부분을 대단히 강조합니다. 주인공들이 적들을 속이는 부분을요. 근데 솔직히 그 부분을 보는 제 입장에서는 '알겠으니까, 극장에서 보는 보람이 있게 좀 두드려 부수고 싸우라고!'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러한 두가지 실수 덕분에 영화 푸시는 이도 저도 아닌 묘한 위치에 서게 됩니다. 초능력자물다운 능력자들의 힘겨루기나 대결도 제대로 나오지도 않습니다. 그러면 이 영화를 뭐하러 보러 가야하나요? 사실 이 영화의 가치는 다코타 패닝이 아역이 아니라 청소년의 역할을 맡은 감격스러운(?) 첫 번째 영화라는 점입니다. 뭐, 연기도 무난하게 그럭저럭 하는 편이고, 나름 귀엽다고도 할 수 있으니 다코타 패닝을 위해서 콜라와 돈을 소비할 수 있다는 열성 팬들은 보셔도 상관 없을거 같습니다.

결과적으로 푸시는 이것도 저것도 아닌 덕분에 망한 작품입니다. 이 영화를 보고 난뒤에 감독에게 이렇게 이야기하고 싶군요. '제발 부탁인데, 영화를 만들면서 자기가 플롯 짜놓고 자아도취하는 짓거리 좀 하지말고 하나만 확실히 해!' 라고요.

게임 이야기


위쳐는 폴란드 게임 제작사인 CDprojekt에서 만든 RPG 게임입니다. 폴란드에서 유명한 동명의 판타지 소설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위쳐는 발매 당시부터 놀라운 완성도와 분위기, 세계관으로 전세계의 많은 게이머들을 놀라게 하였습니다. 그러나 불편한 인터페이스, 더럽게 긴 로딩, 버그, 껄끄러운 영어 번역 등등은 게임의 평가를 많이 깎아먹었고, 후에 이러한 문제점을 시정한 위쳐:인헨스드 에디션(Enhanced Edition)이 나오게 되었습니다. 인헨스드 에디션은 문제점만 시정했을 뿐이지, 다른 부분에 있어서는 본작인 위쳐와 같다고 할 수 있기 때문에 여기서는 위쳐만 놓고 보도록 하겠습니다.

위쳐의 가장 큰 특징과 장점은 바로 세계관과 분위기입니다. 일반적으로 RPG 게임은 여러분의 여러분 자신의 케릭터를 만들고 그 세계 안에서 자유롭게 활동하는 것이 중점입니다. 하지만, 위쳐는 이러한 요즘 RPG와 다른 컨셉을 취하고 있는 게임입니다. 일단, 게임 속에서 게이머는 유명한 위쳐인 게럴트(Geralt)를 조종하면서 이야기를 진행하게 됩니다.

위쳐는 게임속 설정상 일반인들이 처리하지 못하는 괴물들을 전문적으로 처리하면서, 부수적으로 사람들의 문제를 해결하는 해결사의 역할을 합니다. 즉, 게임 속의 게럴트는 돈을 위해서 일을 하는 해결사지, 세계를 구할 영웅 같은 존재가 아닙니다. 그의 모험의 목적은 동료와 자기들의 영업 비밀(?)을 되찾기 위한 여정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위쳐에서 오로지 문제가 되는 것은 선과 악이 아닌 게이머의 행동과 그 결과이고, 의뢰 뒤에 숨어있는 진실뿐이죠.

이러한 컨셉을 기초로 위쳐는 비정하고 어두운 세계관을 연출합니다. 왕이 자기 딸을 강간해서 생긴 괴물(저주를 푸니까 아름다운 공주가 되지만), 겉으로는 착하고 근엄한 척하지만 뒤로는 마을의 어린아이들을 노예로 갖다 파는 성당 사제, 형을 죽이고 재산을 취한 주정뱅이, 자신의 죄악들을 마녀에게 뒤집어 씌우는 마을 사람들 등등 소돔과 고모라 뺨을 후려갈기는 세계관입니다. 이러한 세계관에서 게이머는 적당히 나쁜놈들하고 싸바싸바 하고 넘어갈 것인가, 아니면 끝까지 퀘스트의 이면에 존재하는 진실에 매달릴 것인가(그렇다고 그것이 항상 최선의 결과를 가져다 주는 것은 아니지만)라는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됩니다. 이렇게 어두운 세계관과 해결사라는 게럴트의 입장은 위쳐를 다른 RPG와 다른 독특한 분위기를 만들고, 게이머를 게임에 몰입하게 만듭니다.

위쳐의 전투시스템은 독특합니다. 게임 내내 무기는 2개(강철검과 은제검)만을 쓸 수 있으며, RPG의 정석(?)인 마법은 5개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적들의 개성, 적들과 무기 마법 사이의 상성관계, 전투에 있어서 약물이나 보조 아이템의 제조와 이용, 약물 과다 복용으로 인한 부작용 등을 통해서 전투라기 보다는 괴물을 사냥한다라는 느낌을 잘 살려내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위쳐에서는 전투를 위해서 약이나 소모품을 준비하는 과정 역시 중요한 것입니다.

게임 속 설정상 위쳐들은 지속적인 훈련과 약물 복용을 통해서 괴물과 싸울 수 있는 초인이 되었지만, 약물의 부작용으로 불임이 됩니다. 그러나 이들의 밤기술이 워낙이 뛰어난 나머지 여자들이 가는 곳 마다 필연적(?)으로 달라 붙습니다. 그래서 게임 속에서 게이머는 게럴트와 잔 여자들의 카드를 모을 수 있는데(절대 미연시의 CG 같은게 아니니 오해하시지 마시길), 은근히 모을 수 있는 카드 수가 많습니다. 이게 은근히 중독성이 있는데, 게임을 하면서 일정 퀘스트나 조건을 만족시켜야만 모을 수 있는 카드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 덕분인지는 몰라도, 몇몇 카드는 황당한 상황에서 모을 수 있습니다. 가장 골 때렸던 이벤트는, 동굴 밖에 마녀를 불태우자는 성난 군중이 모여있는 위기상황에서 대화 선택지가...

1.일단 나갑시다. 내가 당신을 보호하겠소.
2.붕가합시다.
.
.
.
.
.


당연히 2번을 선택하면 붕가하는 시추에이션으로 들어갑니다(.....)

왜 그래, 아마추어같이?


여러 가지로 독특한 시스템과 분위기, 높은 완성도 갖추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위쳐는 미국 시장 발매 당시 꽤 저평가 되었습니다. 그 이유는 바로 고질적인 버그와 개적화, 길고 긴 로딩과 시도 때도 없이 게임의 흐름을 끊어먹는 자동 세이브 및 더럽게 불편한 인벤토리 및 인터페이스, 묘한 번역 등 이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인헨스드 에디션이 나오기 전까지는 좀 아쉽게 묻힌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요소들을 극복하고 플래이한 사람들은 위쳐를 대단히 높게 평가했고, 문제점들을 해결한 인헨스드 에디션이 나오면서 평단의 호평을 받게 됩니다.

위쳐는 잘 만든 게임이고, 매력적인 게임이기도 합니다. 다만 언제나 이런 류의 게임들이 그렇듯이 뒷마무리가 아쉽다는 느낌이었습니다. 물론 인헨스드 에디션으로 그러한 단점을 보완하였지만, 자칫 잘못했다가는 '컨셉이나 완성도는 있지만, 마무리가 제대로 안되서 말린 게임'들 중 하나가 될 뻔한 케이스라고 할 수 있습니다.

덧. 그런데 '그렇게 망할 뻔한 게임'을 120만장 씩이나 팔아치웠으면, 앞뒤 말이 안 맞는군요;


게임 이야기/기획 기사

F.E.A.R. Combat(이하 피어 컴벳)은 모노리스 제작의 호러 FPS F.E.A.R.의 멀티 파트만을 따로 분리해서 내놓은 멀티 전용 게임입니다. 피어 컴뱃은 완전하게 무료로 서비스 되었으며, 원본 F.E.A.R를 가진 사람과 멀티를 할 수 있게 하여서 한 때 F.E.A.R. 멀티 붐을 일게 만들기도 했습니다. 게다가 평가도 상당히 좋아서, 평균 평점이 90점에 육박할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피어 컴뱃이 객관적으로 놓고 보았을 때, 과연 멀티 게임으로 좋은 게임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물론 피어의 멀티 파트는 재밌습니다. 비록 한 서버 정원이 16인이 최대이기는 하지만, 작은 맵에서의 피튀기는 근접전을 벌이는 건 나름 재밌는 경험입니다. F.E.A.R. 특유의 개념인 근접전(발차기와 슬라이딩)의 존재로 인해서 근접전에서 스릴 넘치는 경험을 할 수 있거든요. 그 외에 피어 컴뱃은 싱글 플레이에서 멋진 연출을 보인 슬로우 모션을 도입한 슬로우 모션 데스/팀 데스매치라던가, 멀티 플래이의 정석이자 고전인 CTF전, 거점 장악 등등 다양한 게임 모드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엄밀히 이야기해서, 피어의 멀티플레이 부분은 기존의 게임들의 멀티플레이 파트를 많은 부분 차용했을 뿐, 자기만의 색체가 부족합니다. 데스/팀데스메치는 말할 것도 없이, CTF나 도미네이션 도 이미 언리얼 토너먼트 등에서 등장했던 모드입니다. 유일하게 자기만의 모드라고 할 수 있는 슬로우 모션 데스매치는 슬로우 모션 자체가 멋지기만 하고, 쓸만한 부분이 없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별 의미가 없는 모드입니다.(그래서인지 가장 안하는 모드였을지도)

게임 모드 자체는 그렇다쳐도, 피어의 멀티 플레이 자체가 다른 게임과 차별점이 생기는가? 라는 의문점이 생깁니다. 사실, 피어가 다른 게임의 멀티 부분과 다른 특징적인 부분 2가지를 꼽으라면, 하나는 발차기 등의 근접전이고, 나머지 하나는 각 무기마다의 데미지 차이가 거의 없어서 자기 입맛대로 무기를 들고 다닐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 두가지 를 제외하면 피어의 멀티는 카운터 스트라이크 형식의 밀리터리 느낌에 퀘이크와 같은 빠른 게임 진행을 보여줍니다. 좋게 이야기하면 게임이 멀티 전용 게임의 양대 산맥에게서 좋은 점만 취했다고 할 수 있지만, 나쁘게 이야기하면 자기만의 개성이 부족한 게임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F.E.A.R. 시리즈에서 멀티의 의미는 '싱글만 팔면 미안하니까 끼워준다'라는 의미가 강합니다. 멀티만 놓고 본다면 총격전의 박력은 뛰어나지만, 그걸 빼면 그저 그런 작품이 되어버립니다. 아마도 모노리스도 그렇게 느꼈는지 F.E.A.R.의 멀티부분만을 따로 때어내서 무료 게임으로 만들었고, 나름대로의 인기를 끌었습니다. 그러나 만약 피어 컴뱃이 공짜가 아니었다면 과연 이걸 돈주고 살 사람이 몇이나 될지는 많은 의문점이 드는군요.

덧.피어2도 조만간 멀티 띄우기를 위해서 피어 컴뱃 비슷한 것을 만들거 같은 예감이...

게임 이야기/게임 리뷰



들어가기 앞서서(전작 설명)

2005년 발매된 모노리스의 호러 FPS F.E.A.R.는 그 전까지의 FPS와 호러 사이의 결합의 공식을 뒤바꾸어놓은 작품입니다. 예전까지의 호러 FPS는, 아니 대부분의 호러 게임은 서양 스플레터물이나 크리쳐, 좀비물에 그 기반을 두고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F.E.A.R. 이전에 발매되었고 호러 FPS의 명작으로 추앙받는 클라이브 바커의 언다잉 같은 경우, 그 전에 나온 클라이브 바커 원작의 영화들처럼 서양 호러 영화의 공식에 충실히 따르고 있습니다. 하지만 F.E.A.R.는 여태까지 나온 호러 FPS 장르와 다르게 동양, 특히 일본의 링과 주온류의 공포 영화의 공식을 따랐습니다. 그 전까지는 아무도 시도하지 않았던 조합이었지요.

2005년에 나왔던 F.E.A.R.의 첫 시도는 대단히 성공적이었습니다. 강한 초능력을 지녔기에 어릴 때 시설에 갇혀서 햇빛도 못보고 군사 실험의 희생양이 된 소녀 알마. 그녀는 죽어서도 풀리지 않는 원한때문에 원령이 되어서 떠돌아다니게 됩니다. 그리고 그녀의 원한으로 인해서 생기는 논리적으로는 설명이 안 되는 이상 현상들, 뭔가 있을거 같은 분위기, 세상에 대한 알마의 분노를 대변하는 펙스톤 페텔과 클론병들, 그리고 폐허가 된 공장, 연구실, 텅 빈 사무실 등지의 음습한 분위기 등 동양적인 호러 감성을 살리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했습니다.

또한 당시로서는 대단히 혁신적이었던 인공지능과 그래픽은 당시 게이머들에게 대단히 인상적이었습니다. 아직 전반적인 평점 인플레이션이 일어나기 전에도, F.E.A.R.는 평균 88점이라는 놀라운 점수를 받아내는 기염을 토합니다. 이러한 평단과 상업적인 성공을 얻은 F.E.A.R.는 후에 모노리스의 손을 떠나서 두 개의 확장팩-Extraction Point와 Perseus Mandate-를 내게 됩니다만, Extration Point는 오리지날 F.E.A.R.의 카피 버전이라는 평을, Perseus Mandate는 완벽한 망작이라는 평을 듣게 됩니다. 모노리스는 Perseus Mandate가 나오기 직전, Project Origin이라는 공식 F.E.A.R.의 후속작을 개발 중이라고 발표합니다. 개발 당시에는 시에라 측과 F.E.A.R.라는 타이틀을 두고 저작권 분쟁이 있었지만, 발매되기 몇달전 시에라와의 협상으로 F.E.A.R.라는 타이틀을 쓸 수 있게 되었습니다.




F.E.A.R. 2:Project Origin

F.E.A.R.2는 F.E.A.R.의 '공식' 후속작입니다. 이는 모노리스가 전에 타임게이트가 만들고 내놓은 Extraction Point와 Perseus Mandate, 이 두작품을 부정하고 자신들이 만든 F.E.A.R.야 말로 진정한 F.E.A.R.라고 주장하고 싶었던 모양입니다. 일단 Extraction Point와 Perseus Mandate에서 진행된 스토리를 부정하고, 원작 F.E.A.R.에서 알마를 가두기 위한 오번의 연구시설 폭파 30분전으로 돌아갑니다. 시점도 원작의 포인트맨이 아닌, 아마텍의 사장인 제네빕 아라스티드를 확보하기 위해 투입된 델타 포스 특수부대의 마이클 베켓의 시점에서 이루어지죠. 이와 같이 F.E.A.R. 2는 아예 새로운 관점에서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F.E.A.R.2는 전작과 확장팩에 비해서 엄청나게 많은 부분이 바뀌었습니다. 4년전의 F.E.A.R.에 비해서 그래픽적으로 발전하였고, HUD도 많이 바뀌었습니다. 호러영화적인 연출도 전작에 비해서 깔끔해졌고, 물론 무기와 적들도 추가되었습니다. F.E.A.R.2는 전작을 깔끔하게 다듬었습니다. 이것들에 대해서 밑에서 하나하나 씩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가장 눈에 띄는 변화점은 전작의 그래픽이나 게임 내의 연출 효과입니다. 전작인 F.E.A.R.가 그 당시 대단한 수준의 그래픽과 효과를 보여주었고, F.E.A.R.2 또한 그렇습니다. 그러나 전작이 보여주었던 당시 PC게임의 극한의 그래픽을 F.E.A.R.2는 보여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일단 F.E.A.R.2의 그래픽 엔진 자체는 전작의 그래픽 엔진의 향상 버전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킬존 2나 최신 언리얼 엔진을 쓴 게임과 비교해서는 더 뛰어나다고도 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F.E.A.R.2는 극한까지는 아니더라도, 다른 게임에 비해서 게임에 알맞는 대단히 역동적인 그래픽 효과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게임 내에서 타격감은 여전히 대단하며, 호러 파트에서의 화면의 왜곡이나 깜빡거리는 효과도 여전히 대단합니다. 그리고 더 대단한 사실은 이러한 효과들이 기존의 엔진의 개량버전을 썼지만, 전작보다 조금 더 높은 사양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최소 사양이 Geforce 6600GS라는 것은 이 게임이 얼마나 최적화를 잘 했는지(뒤집어서 이야기하면 요구 사양이 얼마나 낮은지)를 알 수 있습니다.(이 리뷰는 E6300, 1G, 7600GS에서 쾌적하게 돌리고 난 뒤의 작성한 리뷰입니다.)

이번 F.E.A.R.2는 전작에 비해서 연출적으로 대단히 많은 부분이 바뀌었습니다. 전작에 비해서 주인공이 대단히 험하게 구른다는 느낌이죠. 물론 전작의 포인트맨도 폭발에 휩쓸려 날아디니거나, 자유 낙하, 뒷통수 맞기 등 험하게 굴렀지만, 이번작의 마이클 베켓처럼 다이나믹하게(?) 굴러다니지는 못했죠. F.E.A.R.2에서 베켓의 시점은은 상황에 따라서 아주 역동적으로 흔들립니다. 폭발이 일어나면 폭발과 함께 HUD가 같이 흔들리면서 마치 플래이 하는 게이머도 같이 흔들리는 듯한 느낌을 받습니다. 간간히 존재하는 오른쪽 버튼 연타 힘겨루기도 게임을 즐기는 게이머도 덩달아 힘을 쓰게 만드는(물론 나중에 언제 나오는지를 알면 좀 지루해지는 작업이기도 하지만) 몰입감을 줍니다. 이런식의 역동적인 시점은 게임의 몰입감을 높여줍니다.

F.E.A.R.2 게임은 전작인 F.E.A.R.의 게임 구성을 그대로 따라가고 있습니다. 클론 병사와 ATC 사설 용병 부대와의 화끈한 액션 파트와 알마가 일으키는 이상 현상을 겪는 호러 파트, 이렇게 두 가지로 게임이 구성되어 있습니다. 일단 적들과 펼치는 액션 파트 같은 경우에는 여전히 화끈합니다. 적들은 여전히 똑똑하며, 엄폐물을 잘 씁니다. 내가 엄폐물을 쓰면 수류탄을 던지고, 구석에 몰면 강하게 저항하며, 내가 수류탄을 던지거나 근접전을 펼치면 거리를 두고 도망갑니다. 적들의 AI들이 뛰어나기 때문에 전투 파트는 어렵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만, 전작에도 있었던 초반사 신경(일명 슬로우 모션)은 여전히 건재하고 있기 때문에, 얼마나 적절한 타이밍에 슬로우 모션을 쓰는가가 전투의 관건이 됩니다.

F.E.A.R.2에서 가장 압권인 부분은 바로 적들이 총에 맞아서 완전히 걸레가 되어버리는 장면들입니다. 슬로우 모션인 상태에서 총을 맞고 빙글 빙글 돌며 춤추듯이 쓰러지는 적들이나, 샷건이나 수류탄을 맞고 뼈와 살이 분리되어 피떡이 되는 장면은 대단히 중독적입니다.(물론 그에 비례해서 잔인성도 대단히 올라갔지만) 또한 게임 속에서 타격감도 일품이기 때문에, 전투가 매우 박력있고 훌륭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호러 파트는 여러 가지로 좀 미묘합니다. 위에서 말씀드렸듯이 게임 내의 연출 자체가 대단히 역동적으로 바뀌었듯이, 호러 파트도 이에 발맞추어 깔끔한 연출을 보여줍니다. 물론 깔끔한 연출이 잘못되었다는 것은 아닙니다만, 마치 링이나 주온의 구질구질한 느낌을 헐리우드 식의 세련됨으로 포장한 거 같은 느낌입니다. 게임 내에서 알마나 어보미네이션 등의 등장은 깔끔하며, 갑자기 툭툭 튀어나와서 사람을 놀래킵니다. 일단 연출 자체는 무섭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전작의 구질구질하면서 신경을 긁는 연출은 많이 줄어들었더군요. 좀 아쉽다고 할 수 있죠. 동양적인 호러라기보다는 서양적인 분위기가 강하기 때문입니다. 차라리 '이런부분에서는 좀 자제하고 분위기만 띄워줬으면...'이라는 느낌이 드는 부분이 몇몇 군데 있더군요. 뭐, 그래도 호러 파트도 나름 무서운 부분이 많았기 때문에 만족합니다.

멀티플래이는 전작과 비슷. 물론 전작부터 그랬듯이 F.E.A.R. 자체가 과연 멀티플레이를 위한 게임이 아니라, 싱글플레이 중심의 게임이기 때문에 멀티는 그냥 양념수준에 머문다고 할 수 있습니다(이에 대해서는 추후 칼럼 F.E.A.R. Combat 편에서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멀티는 전작과 거의 비슷한데, 총격전+근접 격투전이라는 느낌입니다. 여전히 참여 인원수는 16명 한정이고, 이번작에서는 전작의 슬로우 모션 데스매치를 삭제, 그 대신에 도미네이션의 변형인 기갑전(EPA를 타고 도미네이션을 하는 모드)을 넣었더군요. 그러나 개인적으로 F.E.A.R.2 멀티는 팀 데스메치/데스메치에 있다고 생각하는지라 차라리 슬로우 모션 데스메치를 부활시켰으면 하더군요.

일단 이렇게 따지고 본다면 F.E.A.R.2는 괜찮은 타이틀입니다. 전작인 F.E.A.R.에 비해서 연출도 좋아졌고, 전투는 박력있고 화려해졌으며, 호러 파트는 깔끔해져서 미묘하게 변하기는 했지만 무섭기는 여전히 무섭습니다. 그러나 이번작이 생각보다 낮은 평가를 받은 이유는(F.E.A.R.가 메타크리틱 기준 평균 88점, F.E.A.R.2가 메타크리틱 기준 평균 80점) 전작을 발전 계승만 했지, 전작에 비해서 혁신적인 부분이 없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전작과 비슷하다는 단점에도 불구하고, F.E.A.R.2는 완성도 자체는 높은 게임입니다. 물론 이번작에서 스토리상 엄청난 떡밥을 던져놓는 바람에 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이거 3편 노린건가' 싶을 정도이기는 합니다만, 게임의 몰입도는 매우 높고 잘 만들었다고 이야기 할 수 있습니다.


게임 이야기/게임 리뷰


  리듬 액션 게임이나 음악을 테마로 한 게임 중에서 가장 참신하면서 발군인 작품을 꼽으라면 당연 오디오서프(2007)을 꼽아야 합니다. 게임 자체는 리듬 액션 게임+레이싱+테트리스(?)로 서로 어울릴거 같은 장르가 한데 모여서 놀라운 화음을 내고 있습니다. 오디오 서프의 가장 큰 특징은 기존의 mp3, ogg 등의 음원을 이용해서 그 음악만의 트렉을 만들어내는 것. 과거 PS 시절의 게임 비브리오가 음악 CD의 트렉을 추출해서 게임 스테이지를 만들었던 것과 같은 원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비브리오가 거기서 거기인 트렉을 보여주었다면, 오디오 서프는 음원에 따라서 천차만별의 트렉을 생성해냅니다. 게다가 레이싱 게임에서 느낄 수 있는 속도감도 있구요.

 오디오 서프는 모노, 이레이져, 포인트맨, 베가스, DV 프로, 푸셔, 이렇게 6가지의 모드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각각의 모드들은 서로 다 다르기 때문에, 한가지 음원으로 6가지의 다른 게임을 즐기는 경험을 게이머에게 제공합니다. 그리고 오디오 서프의 가장 큰 특징이자 장점은 자신의 기록을 이전에 같은 곡을 플레이한 사람들(정확히는 곡의 태그가 같아야 되지만)과 비교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다른 PC 음악 게임도 이러한 기능을 지원하기는 했었습니다만, 이렇게 광범위한 음원을 상대로 사람들의 순위를 매긴 것은 최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디오서프의 가장 큰 문제점은 한 때 일본어, 한글 태그가 깨져서 나온다는 것이었고, 거의 발매가 되고 나서 1년 이상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이 문제를 고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사실, 일본쪽 애니 음악 등을 많이 애용하는 저로써는 대단히 마음에 안드는 문제였고, 꽤 괜찮은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리뷰를 쓰지 않고 지나친 게임입니다. 그러나 최근(사실은 최근이 아니라 시간이 더 지난 것도 같지만;) 이 문제가 해결되면서 다시 시작하고 있는 중입니다. 

 아마 스팀에서 나온 인디 게임중에서는 가장 성공한 게임이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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