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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 만화, 영화 이야기/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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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로스 시리즈를 다 보고 난 다음에, 요즘은 잠시 쉬면서 빅오를 보고 있습니다. 솔직히 요즘 본즈가 옛 1970년대 분위기를 내는 복고풍 애니와는 많이 다른 느낌이군요. 본즈의 애니들은 1970년대 분위기를 재현해 내면서, 새로운 스타일로 만들어낸다는 느낌이지만, 빅오는 그와 달리 1970년대 복고의 탈을 쓴 에바의 또다른 후손이라고 할까요, 미묘한 느낌의 애니입니다. 여러가지 의미에서 연극적이기 때문에, 호불호가 심하게 갈리리라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일본 주류 애니메이션이라고 보기 힘들게 그림체와 애니메이션을 미국의 코믹스의 분위기를 내도록 만들었습니다.
 
어쩌면 이는 감독인 카타야마 카즈요시의 성향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 이후의 작품인 '아르젠토 소마'에서는 미국풍의 그림체에 꽉막힌 환경을 표현하고 있고, 그런 느낌이 아주 연극적이었습니다. 게다가 빅오에서는 배경 설정 자체를 연극처럼 만들어냈습니다. 덕분에 애니가 매우 미묘하게 되었습니다. 장르가 거대한 로봇 액션물임에도 불구하고 전체적 분위기가 가라앉아있는 듯한 분위기를 내는 것은 감독의 성향이 짙게 드러난 것이라고 보는 것이 알맞아 보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복고풍의 작품이라기보다는, 복고풍과 거대 로봇물의 탈을 쓴 사이코 드라마라고 보는게 적당하다고 생각합니다. 애니메이션에서 주로 다루고 있는 메모리라는 기억과 자신의 정체성, 그 속에서 자신이 무엇인가, 무엇을 위해서 싸우는가에 대해서 갈등하고 방황하는 주인공 등 이런 것들이 맞물려 들어가면서 독특한 분위기를 만들어 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독특한 분위기는 그림체나 연출, 내용 등으로 인해서 나오기도 하지만, 제가 보았을때는 음악적으로도 많이 도움을 받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애니 전반적으로 나오는 음악은 웅장한 느낌의 클래식 음악과 애수를 자아내는 재즈 음악인데, 특히 액션신이나 빅오의 전투 장면에 있어서는 거의 대부분 웅장한 느낌의 음악을 넣어서 빅오의 느리지만 육중한, 어떠한 의미에서는 장엄한 액션신을 잘 표현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애니 자체가 빅오라는 거대 로봇이 나오는 로봇물인 만큼 로봇의 액션이 매우 중요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빅오의 액션은 빅오 전후로 이러한 전투신은 거의 없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느립니다. 물론 최근에 나온 라이딘(2007년, 옛 용자 라이딘의 IG의 리메이크 버전)도 느린 액션을 보여주고, 라이딘과 마찬가지로 3D CG를 액션작화로 쓰는 애니들은 2D작화에 비해서 그 액션신이 매우 느리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애니들과는 다르게 엄청나게 육중한 무쇠 덩어리들이 치고 받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보면 볼수록 매료된다고 할까요, 앞에서 말씀드린 웅장한 음악들과 함께 진행되는 액션신은 그야말로 일품입니다.   

다만 아쉬운 점은 분위기는 나름 좋지만 그것을 풀어내는 스토리적인 장치가 좀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한장면 한장면의 연출은 개연성이나 감정이입을 하는데 있어서 충분하지만, 전체적 스토리에서 놓고 보았을 때는 이해하는 것이 좀 힘듭니다. 특히 14화에서 이국의 메가데우스들과 싸우는 도중에 나오는 주인공의 환상은 저는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좀 이해가 안되더군요. 원래 애니 자체가 1쿨로 제작되었다가, 후에 미국에서 빅오가 방영되자 엄청난 인기를 얻고 2기를 제작을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에, 1쿨에서 2쿨로 넘어가는 다리인 14화의 전개가 이상하게 되었을수도 있으리라 생각하지만, 좀더 분명하게 할 수도 있었는데, 좀 아쉬웠다는 느낌이었습니다. 그 외에도 거의 대부분의 애니에서 본류라 할수 있는 스토리와 전체적인 전개가 맞아들어가지 않는 듯한 느낌을 받는 전개도 몇몇 있어서 아쉬웠다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런 점을 제외한다면 빅오는 확실히 매력적인 작품입니다. 그 이후로 나온 로봇 물에서도 이러한 느낌을 주는 작품은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그 개성이 매우 뚜렷하고, 애니의 각각의 요소들이 전체적인 분위기를 잘 만들어 간다는 느낌입니다. 빅오는 어떠한 의미에서는 에바의 또다른 적자라는 느낌을 강렬하게 받는데, 이는 감독인 카타야마 카즈요시가 신세기 에반게리온와 관련이 있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저는 작화 감독인걸로 알고 있습니다.) 물론 저는 카타야마 카즈요시의 성향이 정말 강렬하게 드러난 작품은 아르젠토 소마라고 생각을 합니다만, 빅오 또한 그의 성향이 잘 드러난 작품이고, 아르젠토 소마보다는 즐기기에는 매우 편한 작품이기 때문에 그의 작품을 즐기고 싶으신 분은 꼭 감상하셔도 좋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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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민주주의가 망하더라도 포스팅은 계속되어야 하고 리뷰는 계속써야 한다.)

1.소울이터 1화 나오자 마자 무자막으로 감상했습니다. 이틀전에 감상했는데, 이것 저것 하다보니까 감상평이 늦게 올라왔군요. 일단 전체적인 감상평은 GOOD! 본즈는 무엇을 하던 간에 본즈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원작이 스토리 전개가 좋지 않아서 수많은 사람들의 걱정을 산 작품이기도 했지만, 본즈라면 오란고교나 강철의 연금술사(논쟁거리가 좀 있기는 있어도)처럼 원작을 TVA로 잘 어레인지 한 것으로 유명하니, 이 부분에 대해서는 크게 걱정이 없습니다.


(소울 이터 엔딩 Stance Punk의 I Wanna Be)


(소울 이터 오프닝 T.M. Revolution의 Resonance)

일단 작화는 전체적으로 잘 만들었다는 느낌을 넘어서, 무섭다는 느낌(......) 특히 OP부분이나 ED부분의 작화는 거의 상상 초월입니다. 특히 OP의 도입부분은 대단하군요. 애니메이션 자체로 영화의 카메라 워크를 보여준다는 점은 거의 불가능합니다만, OP에서 거의 완벽한 정도의 카메라 워크를 보여줍니다. 그리고 엔딩부분도 그에 못지 않습니다. 음악 선정도 마음에 드는군요. TM Revolution의 OP나, Stance Punk의 ED나 둘 다 애니와 어울립니다. 작화와 음악이 어울리니 정말이지 멋지더군요.

소울이터는 솔직히 내용이 아니라 스타일로 승부하는 애니인 듯 싶습니다. 어찌보면 디 그레이멘의 연장선에 있다고도 볼 수있지만, 제가 보기에는 옛 90년대 팝 문화의 영향을 받았다는 의미에서 오히려 사무라이 참프루의 느낌이 나는군요. 제가 보기에는 원작은 그런 느낌을 노리고 만든거 같은데, 애니에서 그러한 스타일이 잘 살아나는가가 관건이 될 거 같습니다. 일단 1화의 느낌으로만 본다면 분위기 자체는 잘 잡아놓은 거 같습니다. 원색을 많이 써서, 색감 배열이 팝아트적인 분위기가 나는 군요. 이런 의미에서는 스퀘어에닉스, 노무라 테츠야 제작의 RPG 게임 '이 멋진 세계'가 생각나는 군요. 뭐, 제 동생은 '그래피티를 전격적으로 받아들였다.'라고는 하지만, 그거하고는 관계없이 이 멋진 세계의 느낌이 많이 나는군요. 전체적으로 쿨하다는 느낌입니다. 또한 감독이 오란고교 호스트부의 이가라시 타쿠야의 개그 센스는 여기서도 나오는군요. 전작 오란고교의 개그가 여기서도 적용이 되는데, 특히 마카의 아버지인 데스사이즈가 폭주하는 부분(.....)이나, 데스사이즈와 마카의 관계를 보여주는 부분은 전작인 오란고교의 하루히와 아버지의 관계를 보는 듯 싶더군요.

다만 역시 문제는 스토리의 진행이 앞으로 될 것인가가 관건. 현재부터 2~3화까지는 각 주인공들의 소개와 정보를 보여주는 느낌으로 진행할 듯 싶으니 괜찮습니다만, 역시 그 이후에 본편 스토리를 어떻게 진행하는가가 관건 입니다. 물론 본즈이니 걱정은 크게 안 합니다. 다른 회사들이라면 크게 걱정이 되었을 텐데(물론 메드 하우스, 프로덕션 IG를 제외), 본즈라면 신뢰가 갑니다. 그래도 원작이 지니는 문제점-스타일에 너무 치중한 나머지 스토리 구성이 엉망인 것-을 극복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문제일 거 같습니다.          

뭐, 그것만 빼면 애니는 기대작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다음주가 기대되는군요 ㅎ

2.그러고 보니 Wii로 소울이터-모노툰의 프린세스 라는 게임이 나온다는군요.(스캔본은 여기서) 훗, 역시 스퀘어 에닉스. 애시당초 원작 만화도, TVA도 이걸 노리고 만든 것이겠죠. 원작도 스퀘어 에닉스 측에서 낸 것이니, 애시당초에 게임화 가능성과 인지도, 인기 등을 점쳐 본 다음에 애니화를 하고, 게임으로 만든 것일거라 추측합니다. 솔직히 원작이 가지는 문제점을 고려 해보았을 때, 본즈라는 제작사가 제작에 들어갔다는 것은 여러가지로 뒤에서 후원해주는 스퀘어 에닉스가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라는 생각도 드는군요. 결과적으로 Wii로 나오는 게 미묘하다는 점을 뺴면, 다 스퀘어 에닉스의 계획 대로라는 느낌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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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뭐...푸념입니다.)

1.히트 가이 제이 전화 감상 완료했습니다. 원래는 저번주에 다 끝냈는데, 이것 저것 하다 보니까 늦어지게 되었습니다. 애니 자체는 매우 괜찮습니다. 역시 다이스케의 쿨한 성격과 미묘하게 적절한 대사를 뱉은 쿨한 히트 가이, 제이. 확실히 버디물로 완성도가 높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액션 장면이나, 음악 등 나머지 부분들도 나름 멋지더군요. 그런데 역시 아쉬운 점은 1쿨 이후로 애니에 억지로 스토리라인을 집어넣으려고 해서, 후반부 전개가 미묘해졌다는 느낌입니다. 특히 마지막 화같은 경우에는, 솔직히 마음에 안 들더군요. 그 부분만 어떻게 했으면 완성도가 많이 올라갔으리라 생각되는데...쩝. 그래도 애니 자체는 재밌게 볼 수 있습니다. 그런 단점이 있더라도 그 둘의 콤비만으로 이미 애니를 볼 가치가 충분히 있습니다.

2.미나미가 1기 감상 중입니다. 3화까지 봤는데, 나름 괜찮군요. 이런 식의 애니도 오랜만에 보니 즐겁군요 ㅎ

3.케모노즈메 감상중입니다. 이거 마음에 드는군요. 스튜디오 4℃의 작품 중에서 저번에 제가 철근 콘크리트에 대한 안 좋은 추억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이번 작도 좀 걱정하면서 보았지만 '이거 물건인데?'라는 생각이 듭니다. 잔인한 장면과 함께 개그적인 요소를 같이 집어넣었는데, 이게 원래 이런식의 조합은 대개 안어울리거나 부조화스럽다는 느낌을 많이 받기 쉬운데, 그런데도 불구하고 둘의 조합이 어울린다는 느낌입니다. 취향을 많이 타겠지만서도, 저에게는 맞는다는 느낌입니다.

4.4월 신작 블라스레이터 1화 감상 완료 입니다. Gonzo X Nitro이면서, 동시에 작화 감독으로 유명한 이타노 이치로가 감독으로 PV가 나오자 수많은 사람이 기대를 한 작품입니다. 뭐, 1화를 감상한 감상평을 이야기하자면, 전개가 미묘하다는 느낌입니다. 주인공이 오토바이 레이서인데, 이 친구가 1화에 나오자 마자 괴물에 습격을 받고 반신불수가 되었다가, 좌절했다가 재기 했다가, 갑자기 이상한 놈이 되는 너무 갑작스런 전개에 당황했습니다.  

역시 3D의 곤조라는 느낌입니다. 3D 디테일도 좋고, 스피디한 것이 시원 시원하다는 느낌입니다. 다만 3D 전투의 고질적인 문제인 무게감이나 박력이 전혀 없다는 문제가 여전하더군요. 그래도 나쁘지는 않습니다만, 나중에 어떻게 될런지는 계속 지켜봐야 알 듯 싶습니다.

5.고스트 하운드. 다시 감상하고 있는 중입니다. 역시 음향, 화면 연출이 멋집니다. 딱 제 취향이라는 느낌.  

6.베터멘 감상중. 이거 여러가지 의미로 흠좀하군요. 가오가이거 그림체만 아니었으면 정말 대박이었을듯한 느낌이;;; 아니, 이것도 나름대로 즐길만 하군요. 호러 분위기가 멋진 애니군요. 선라이즈 뉴웨이브(제가 붙인거 아닙니다;;;) 시기의 멋진 애니 입니다. 원래 감독이 이런 취향이었다는 이야기도 되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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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이번 아카데미는 전체적으로 작가주의 파의 승리였습니다. 주노,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그리고 데어 윌 비 블러드. 현재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데어 윌 비 블러드를 모두 감상했고, 둘 다 아카데미에서 상을 받을정도로 훌륭한 영화라고 판단이 됩니다.

2.원래 데어 윌 비 블러드는 업튼 싱클레어의 Oil이라는 소설입니다. 1927년 나온 이 소설은 그 당시 유행 하였던 석유 산업을 통해서, 자본주의의 착취를 비판하고 사회주의적 이상을 다루려 한 소설입니다. 그렇다면 데어 윌 비 블러드도 그러한 사회주의적인 분위기가 날까요? 아닙니다. 데어 윌 비 블러드는 자본주의를 비판 하려 한 영화라기 보기에는 여러가지로 미묘합니다. 솔직히 데어 윌 비 블러드는 엄밀하게 이야기해서 한가지의 의미로 해석되는 영화가 아닙니다. 3월 15일, 가족들과 조조를 보러가서 각자의 해석을 내놓았는데, 각자의 해석이 모두 타당하게 여겨 질 정도로 다의적으로 해석 될 수 있는 영화더군요.

3.영화는 다니엘 플레인뷰가  사금을 채굴하는 장면에서 시작을 합니다. 그 이후로 플레인뷰가 석유를 채굴하면서 석유 재벌이 되고, 석유 재벌이 되는 과정에서 삥뜯는 목사, 가짜 사기꾼 동생 등 오일 머니에 파리처럼 끌리는 사람들과 투쟁하고, 끝내 플래인뷰는 성공을 얻어냅니다. 그러나 영화의 마지막에서 그는 친구도 가족도 없이 고독한 상태로 영화를 끝내게 됩니다.

여기까지 보면 단순한 교훈적인 영화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단순히 탐욕이 인간을 망치게 되는 교훈적인 영화처럼 보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데어 윌 비 블러드는 그런 교훈적인 영화를 넘어서는 무언가가 있습니다.

일단 이 영화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당시의 배경인 1890년대 후반에서 1920년대의 경제 대공황기까지의 전체적인 미국의 분위기를 보아야합니다. 1910년대에 미국은 석유 산업등 전반적인 산업이 번창하면서 유래없는 경제 호황을 맞았고, 1920년대에 그러한 거품이 꺼지면서 경제 대공황이 오게 되었습니다.

사람마다 견해가 다 다르지만, 미국의 형성을 개척정신과 가족애, 그리고 기독교 정신 등이 연관되었다고 이야기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그러나 데어 윌 비 블러드는 그러한 미국 형성에 있어서 중요하게 작용한 요소들이 모두 거짓이라는 점에서부터 시작합니다. 개척정신이란 것은 결과적으로 사람을 속이는 것에 불과했으며(플래인뷰가 석유를 채굴하기 위해서 농장을 구입할 때, 상대방을 속이면서 구입하는 부분), 가족이라는 것은 사업을 위해서 이미지 메이킹을 위한 도구에 불과하며(초반에 사업 설명을 하는 부분과 마지막에 플레인뷰가 HW에게 하는 이야기), 기독교 정신이란 것은 순 거짓말이란 것(마지막에 선교사인 일라이가 간증을 하는 부분) 등은 우리가 알고 있는 미국이라는 그 실체를 구성하는 요소들이 완전히 거짓이었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그러한 점에서 마지막 플레인뷰가 중얼거린 마지막 대사, 'I'm Finished'는 여러가지를 상징합니다. 그 자신이 아메리칸 드림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이 스스로 자신이, 아메리칸 드림이, 미국이라는 것은 결국은 탐욕에 의해서 만들어진 더러운 환상이며, 미국이란 결과적으로 허구란 것을 보여 줍니다. 결국 그러한 환상을 이끌어내기 위해서 피-가족, 기독교에 있어서 보혈, 개척에 있어서 들어가는 노력으로서의 의미-라는 희생을 필요로 하는 것이며, 마지막에 There Will Be Blood라는 자막을 보여주는 것은 그러한 의미를 지닌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4.이렇게 많은 해석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바로 주인공인 플레인뷰 역을 맡은 다니엘 데이 루이스의 환상적인 연기와 라디오헤드의 조니 그린우드의 음악 덕분입니다. 타악기와 높은 음의 현악기 음 등으로 사람의 신경을 박박 긁고, 불안하게 만들어서 이 영화가 단순한 부호의 성공기가 아닌, 무언가를 드러내려 하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또한 다니엘 데이 루이스의 신들린 듯한 연기는 대단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는 우리가 알고 있는 자수성가한 전형적인 미국의 대부호를 연기하면서, 동시에 다른 사람을 믿지 않는 외롭고 고독한 성격을 연기하고 있습니다.

5. 결과적으로 데어 윌 비 블러드는 놀라운 영화입니다. 아카데미에서 이 영화가 남우 주연상 밖에 받지 못했다는 점이 놀라울 따름입니다. 또한 폴 토마스 엔더슨이라는 놀라운 인재를 알게 된 것만으로도 저에게 이 영화는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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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에반게리온, 새로운 시작)


에반게리온이라고 하면 왠만한 사람들이 다 알만한 애니메이션입니다. 1995년 처음 나온 이후로, '일본 에니메이션의 분수령은 에바를 기준으로 한다.'라는 말이 정석으로 총할 만큼 향후 95년 이후로 에바의 영향을 받지 않은 에니메이션은 없다고 할 정도로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TV판 25, 26화가 파격적인 실험 영상으로 논란이 되는 엔딩을 보여주고 나서 많은 논란이 일어 났습니다. 실제 제작진은 에바를 1기, 2기로 나누어 제작할 계획이었으며, 3쿨 정도의 길이로 제작하려 했습니다. 그러나 그 당시 저조했던 시청률로 인해서, 2기는 꿈도 못 꿔보고, 예산 부족으로 인해서 25, 26화를 그런 식으로 만들었던 것이 아니었냐는 추측만이 무성한 체, TV판 에바는 결말을 내게 됩니다.

그 후, 1997년 '데스&리버스'라는 TV 버전을 정리한 극장판이 나오고, 제작사에서는 '이것이 진정한 에바의 결말이다!'라며, '에어, 진심을 그대에게'라는 극장판을 내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극장판의 결말 또한 수 많은 논쟁을 불러일으키게 되었습니다. 솔직히 그 동안 깔아놓았던 수많은 복선들을 다 정리하지 못한 체 끝낸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있을 정도로 극장판의 결론은 불친절한 감이 있었습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극장판 자체로 보면 매우 감동적입니다. 저는 미국판 DVD를 소장중)

그 뒤로 10년이 흘러서, 신 에바 극장판이 만들어진다고 하였을 때, 수 많은 사람들은 가이낙스가 에반게리온을 너무 우려 먹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저도 에바 DVD리뉴얼 버전을 보면서, 가이낙스가 에반게리온에 너무 집착하는 것이 아니냐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제작진들이 '우리가 생각하는 진정한 에바를 보여주마!'라고 할 정도면(솔직히 어느정도는 과거의 향수에 젖기도 했지만;;), 기대할 만하다고 저는 판단하고 序를 감상하였습니다.

결론부터 이야기를 하면, 신 극장판 에반게리온:序는 TV판과 과거 극장판과는 다른 차별성을 보여줍니다. 그것이 나쁜지 좋은지는 현 시점에서는 파악이 불가능하지만, 序만 놓고 보았을 때는 매우 성공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序는  TV판의 큰 줄거리를 따라갑니다. 신지가 처음으로 에바 초호기에 타는 모습, 그리고 사도와 싸우면서 갈등, 방황하는 모습, 마지막 序의 클라이막스인 야시마산 작전까지 큰 얼개는 TV판과 비슷합니다. 하지만, 세부적인 설정, 장면 묘사, 성우의 연기, 인물의 행동에서는 TV판과 다른 모습을 보여줍니다. 일단 序에서 나오는 신지의 모습은 TV판과 달리 반항적입니다. 이게 序에 있어서 가장 미묘한 부분인데, 적극적인 신지의 심리 묘사나 이를 부각시키기 위해서 TV판에서의 짜잘한 에피소드 등을 쳐낸 것 등을 보면 확실히 TV판과는 다른 느낌을 받습니다. 처음에는 조금 껄끄러울수도 있지만, 마지막 야시마 산 작전에서 제 6사도 라미엘과의 전투에서 쓰러진 에바 초호기를 다시 일으켜 세우면서 저격총을 잡는 신지의 모습과 미사토가 "저도 초호기 파일럿을 믿습니다."라는 부분에서는 그러한 신지의 변화가 매우 설득력 있게 다가옵니다.

세부적인 설정, 사건 등에서 序는 TV판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줍니다. 미사토가 센트럴 도그마에 봉인되있던 리리스를 보여주면서, '사도와 리리스가 접촉하면 서드 임팩트가 일어난다.'라고 신지에게 경고하던 부분은 TV판의 내용과는 전혀 달랐고, 겐도우가 '리리스와의 계약'을 언급한 부분, 그리고-조금 쇼크를 먹었지만- TV판 거의 마지막에 나오는 나기사 카오루가 달에서 지구를 내려다 보면서, '다시 만나는 걸 기대하지, 신지군'이라고 말하는 부분 등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것들은 후에 나올 극장판 破, 急, 結(이건 가제입니다. 마지막 극장판은 이름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을 위한 복선이라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序의 연출은 TV판이나 과거 구 극장판을 본 사람들에게 정말로 격세지감을 느끼게 합니다. 마지막 클라이막스인 야시마 산 작전은 제가 요즘 본 극장판 중에서는 엄청난 스케일을 보여줍니다. 극장에 들어가서 보는 것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엄청난 사운드와 박력을 보여주더군요.

序에서 아쉬웠던 점은 기존 TV판과 다른 점을 추구하다 보니, TV판의 그 갑갑하고 미묘한 느낌이라기 보다는 좀 열혈의 느낌이 났다는 점과 TV판이나 구 극장판을 보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매우 불친절한 느낌을 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전자는 호불호가 갈릴수 있는 부분입니다. 그러나 후자 같은 경우는 미묘한지라, 과거 TV판을 본 사람들은 머릿속으로 빠진 부분을 채워넣어서 빠졌다는 느낌을 크게 받지 못하지만, 처음 본 사람들에게는 애니 내에서 일어나는 여러 사건들이 이해가 되지 않은 부분이 많을 것입니다.(TV판을 감상할 시간이 없고 序를 제대로 이해하시려면, 데스&리버스를 보실것을 추천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序는 가이낙스가 원하는 진정한 에반게리온의 가능성을 보여준 작품입니다. 앞으로 破나, 急이 나와봐야 알겠지만, 지금 현재로써는 그들이 생각하는 진정한 에바라는 것을 기대해 볼만 합니다.

.破부터는 에바 2,3,4,5,6호기 까지 다 나온다고 하네요;; 새로운 파일럿도 나옵니다.(안경 쓴 트윈테일)

덧2.미사토도 미묘하게 애니 내에서 긍정적으로 처리되었다는 느낌입니다.
이전에는 '작전 능력 제로의 무책임하고 무모한 사령관'이라는 평과
'에바를 이용해서 사적인 복수를 하려한다.'라는 악평이 많아서,
미사토를 부정적으로 그려내는 SS가 많았습니다만, 이번에는 그게 아닌가 봅니다.

덧3.에반게리온:破(a.k.a Evangelion:2.0)은 올해 7월에 일본에서 개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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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다가 죽는줄 알았습니다.

1.위치 헌터 로빈의 감독이 만든 최근작인 에르고 프록시(2006)를 오늘 끝까지 보았습니다. 어제 엠티에서 돌아와서, 안그래도 피곤해 죽겠는데, 이런 애니를 봐야하는가....라는 자괴감이 들었습니다.

2.설정 자체는 좋은 편입니다. 파괴된 지구와 지구의 재생을 위해 뿌려 놓은 씨앗, 그리고 인류 대신하여 지구의 재생을 책임진 프락시 등 나름대로 신선했습니다. 문제는 이러한 설정을 잘 써먹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아니, 솔직히 설정에 눌려서, 끝까지 설정만 설명하다가 이것도 저것도 아닌 결말에 도달한 듯한 느낌입니다. 게다가 설정들이 유기적이지 못하고 제각기 따로 노는 바람에 애니의 이야기와 맥락을 잡는게 힘들었습니다.

3.제가 위치 헌터 로빈을 보면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애니의 전체적인 드라마의 완성도 였습니다. 위치 헌터 로빈은 대사를 절제하고, 등장 인물의 감정 묘사를 할 때, 감상자가 감정이입을 할 수있도록 여백을 두는 등 연출이 매우 좋았습니다. 반면 이번 작품 에르고 프록시는 전작인 위치 헌터 로빈보다 연출이 많이 떨어집니다. 아니, 최악입니다. 전작에서 미덕이었던 감정 이입을 할 수있던 여지나 가능성은 완벽하게 배제한 체, 그냥 등장 인물들이 자기 감정이나 생각을 그냥 되는대로 막 뱉어 냅니다. 그렇게 되므로써, 등장인물에게 감정이입을 한다기 보다는 '저놈, 또 말로 하네, 아주 말로 한을 풀어라.'라는 생각이 들게 됩니다. 그렇다고 미즈시마 세이지처럼 연출이나 좋은것도 아니니, 사람을 아주 미칠 지경으로 몰고 갑니다.

4.결과적으로 보았을 때, '이게 위치 헌터 로빈을 만든 감독이 만든 애니 맞아?'라는 생각이 들정도로 못 만들었습니다. 전작에 보여줬던 미덕이나 장점은 하나도 없는 애니가 되버리고 말았죠.

ps.마지막에 2기를 예고하는 듯한 빈센트의 썩소가 있었는데....2기 나오기만 해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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