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에 해당되는 글 1978건

잡담/개인적인 이야기


아무것도 안하는거 짱좋아!


(사실은 글쓰고 있지만)


'잡담 > 개인적인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180101, 새해인사  (0) 2018.01.01
171230  (0) 2017.12.30
171220  (0) 2017.12.17
171210  (0) 2017.12.09
171203  (0) 2017.12.03
171119  (0) 2017.11.19
0 0
애니, 만화, 영화 이야기


지적장애 동생 ‘닉’과 그의 형 ‘코니’. 코니는 그들에게 비참함을 안겨주는 뉴욕을 떠나 새로운 삶을 찾으려 은행 털이를 결심한다. 하지만 현금 2만 달러를 들고 도주하던 형제는 그들의 계획이 엉망이 되었음을 깨닫고, 동생은 홀로 구치소에 수감된다. 코니는 경찰의 수사망을 따돌리고 동생을 구하기 위해, 또 형제를 옥죄는 뉴욕으로부터 탈출하기 위해 촌각을 다투는 사투를 벌이는데…(네이버 영화 시놉시스)


굿 타임의 오프닝 시퀸스는 굿타임이라는 영화의 모든 것을 집약한다:먼저, 영화는 뉴욕의 빌딩을 원거리에서 부감으로 찍어낸다. 천천히 빌딩으로 다가간 뒤, 갑자기 영화는 인물의 얼굴을 거대한 클로즈업으로 다뤄낸다. 여기서 동생 닉이 등장한다. 닉은 누군가에게 질문을 받지만, 거기에 제대로 답하지 못하고 여기에 코니까지 가세하면서 관객들은 이 인물이 무언가 잘못되었음을 알게 된다. 일반적인 범죄 장르영화였다면, 닉과 코니의 관계에 대한 구체적인 서사를 설정했을 것이다. 하지만 굿 타임의 시작은 당혹스럽고 어색하다. 닉의 클로즈업 된 거대한 얼굴이 보여주듯이, 거기에는 무언가 설명할 수 없는 불편함과 어색함이 스크린을 지배한다. 


굿 타임의 이야기 구조는 오딧세이의 변종이다. 신은 오딧세우스의 불경을 벌하기 위해 오딧세우스가 귀가하지 못하고 오래도록 바다를 떠돌도록 만들었다. 굿 타임에는 코니를 벌하는 신은 없지만, 한밤중의 뉴욕을 돌아다니며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오히려 문제를 더 키운다. 하지만 문제는 왜 코니는 한밤중의 뉴욕을 떠돌며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고통을 받게 되었는가 이다:그 원인에는 구치소에 끌려간 동생이 있다. 동생을 보석으로 풀어내기 위해서 코니는 브레이크 없는 질주를 한다. 이러한 단편적인 맥락을 놓고 본다면 영화는 가진 것 없는 빈곤층 형제가 서로를 세계로부터 지키는 이야기처럼 보였을 것이다. 하지만 영화는 상투적인 맥락을 배제하고 끊임없이 얼굴의 클로즈업과 부감 풍경을 교차 배치함으로써 이야기를 붕뜨게 만든다.


부감 풍경과 클로즈업을 통해 굿타임이 만들어내고자 하는 것은 우리가 공감할 수 있는 드라마가 아니다:코니는 닉을 아껴주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실상은 정말 그러한가? 상담사와 상담하는 중에 닉을 강제로 끌고가는 코니가 그 다음 시퀸스에서 동생과 바로 하는 일은 고무 마스크를 뒤집어 쓰고 은행을 터는 일이다. 동생을 사랑한다 이야기는 하지만, 닉이 보여주는 행동은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동생에게 강압하거나 허황된 이야기를 떠드는 것 뿐이다. 주목해야하는 것은 영화 내내 보여지는 닉의 독특한 태도이다. 닉은 클로즈업된 미장센 속에서 영화 속 그 누구보다도 자신만의 세계에 갇혀 있는것처럼 보이며, 단순히 갇혀있는 것을 넘어 무언가 '선택하지 못하는' 중간자적 위치를 점한다:코니가 닉을 칭찬하거나 무언가를 이야기할 때마다, 코니는 주위 분위기를 파악하지 못하고 생뚱맞은 대사와 행동을 뱉어낸다. 닉은 총체적으로 그 행동의 동인이 이해불가능하고 떠도는 케릭터이며, 극의 이야기 속에서 걸리적거리는 위치에 놓여있는 케릭터다. 


그렇기에 영화에서 주목해야하는 점은 어째서 코니가 닉을 구하기 위해서 불야성의 대활극을 벌이는가이다:영화는 드라마를 쌓지도 않고, 동생과 형의 관계는 위태로워 보이며, 심지어 극 중반 이후로는 학대하는 보호자라는 클리셰(뉴스에서 코니와 닉이 가출할 때, 할머니의 팔을 부러뜨렸다고 한다)마저도 점점 무너져 가기 시작한다. 코니가 어째서 닉에 집착하는지에 대한 정당한 동인이나 동생에 대한 유대감은 없다. 하지만 코니는 필사적이다. 끊임없이 타인에게 동생과 자신의 상황을 거짓말하고, 사람을 때려눕히고, 협박하고, 얼버무리면서 동생을 구하는데 집착한다. 하지만 그에게 동생이 무엇인가에 대해서 영화는 일언반구 언급을 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렇게 볼 수 있다:닉은 무엇이 문제인지, 무엇을 해결해야하는지 조차 인지하지 못한다.(영화 처음 닉에게 상담사가 문제가 뭔지를 물어보는 시퀸스를 보자. 닉은 상담사에게 문제가 무엇이라는 것 자체를 이해시키지 못한다) 코니가 닉에게 집착하는 것은 그런 해결되지 않는 상태에 대한 불안이자 강박관념, 그리고 허황된 믿음(네가 있어 나는 훌륭하다)의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극단적인 인물의 클로즈업, 부감 풍경, 마지막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인물의 행동과 맞물리면서 굿타임은 거대한 부조리극이 된다. 동생을 구하기 위해서 경찰이 경호하는 범죄자를 데려왔지만, 실제는 자기 동생이 아니었고, 자신에게 친절했던 사람에게 등처먹고, 마약을 팔겠다고 설치다가 결국은 광란의 질주 끝에 잡히게 되고 역설적이게도 동생은 코니의 구속과 함께 자유로워진다. 이 과정을 굿타임은 서로에게 이야기하지만 전혀 맥락이 서로 닿지 않는 인물들이 각자의 샷에서 과도하게 클로즈업된 얼굴을 보여주면서 그들을 그들 스스로에게 가두어버리고, 파국을 향해서 치닫는 모습을 보여준다. 더 나아가 영화는 시퀸스와 시퀸스 사이에 부감으로 도시의 풍경을 찍음으로써 이 모든 것들이 정말로 하찮은 촌극에 불과한것처럼 포장한다. 


동생을 향한 코니의 집착은 이런 의미에서 정말로 '하찮은' 것일 수 있다. 하지만 그 하찮은 것 때문에 사람들은 파국으로 치닫는다:코니의 애인은 코니를 사랑한다고 생각하면서 부모의 카드로 거액의 카드깡을 하려 하고, 중간에 만났던 소녀는 코니의 여정에 살짝 끼어들었다가 경찰서로 끌려간다. 영화는 이 하찮고 허황된 세계에 대중문화의 밈들(스프라이트나 개구리 페페, 반복되는 뉴스, 패스트 푸드 같은)을 섞어둠으로써 하찮고 반복적인 도회지의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그리고 케릭터들은 이 속에서 영원히 고통받는다. 즉, 굿 타임은 영원히 고통받는 오딧세이아 팝아트 버전인 것이다.


영화의 클라이맥스 시퀸스는 흥미롭다. 계속해서 코니의 얼굴을 클로즈업해서 동생에 대한 집착을 보여주었던 카메라는 불현듯 코니의 검거 과정을 고층 아파트에서 내려다보는 마약상의 관점에서 다뤄낸다. 마치 미국 뉴스에서 나오는 헬기로 촬영된 체포장면을 영화는 보여주고, 후에는 갑자기 코니의 관점에서 마약상이 도망가는 장면을 아래서 위를 올려다보듯이 찍어낸다. 마치 자극적인 뉴스의 한 장면처럼, 마약상은 고층 아파트에서 추락사한다. 그러고는 카메라는 경찰차 창살 뒷편에 놓여있는 코니를 클로즈업으로 점차 잡아낸다. 처음에는 창살 너머에서 잡던 카메라가 클로즈업을 하면서 창살이 희미해지고, 이내 코니의 얼굴은 창살을 넘어선다. 마치 이처럼 광포한 인생 끝에는 광포한 종말만이 남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처럼 말이다.


영화의 마지막, 코니는 풀려나고 다시 상담사의 수업에 참석하게 된다. 방을 오고가는 환자들의 모습과 거기서 갈팡질팡하는 과정을 클로즈 업에서 클로즈 아웃으로 카메라는 천천히 빠져나온다. 부감은 아니지만, 닉의 얼굴에서 벗어나는 카메라는 교실, 더 나아가서 교실 바깥으로 위치를 옮겨가면서 영화 중간 중간 보여주었던 부감풍경의 축소판을 구축한다. 스스로 무엇이 문제인지를 파악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키워드에 맞춰서 방을 오고 간다. 닉과 사람들이 왜 그런 키워드에 맞춰서 방을 가로지르는지, 코니가 왜 그렇게 되었는지, 영화 속 모든 케릭터들이 왜 그렇게 행동하는지 모른다. 각자 가지고 있는 행동의 동인 속에서 갇혀있는채로 방과 도시를 가로지른다. 굿타임의 마지막은 그런 점에서 영화의 축소판이자, 서로 맞닿지 못하는 씁쓸한 도시문명의 축소판이다. 하찮고 무의미하며, 개인에 갇혀있지만, 그것이 주는 애잔하고 씁쓸한 반복과 종말. 그런 점에서 굿타임은 도시문명의 핵심을 짚어내고 있다.






0 0
게임 이야기




으어~(글쓰다 막혀서 또 땜빵한다는 의미)


0 0
게임 이야기


*50시간 정도, 4장까지 플레이하고 난뒤에 쓰는 중간 점검입니다. 리뷰를 위한 메모들이라 보시면 되겠습니다.


- 제노블레이드 2는 PS2 이후로 수많은 게이머들의 염원이 그대로 이루어진 절정이라 할 수 있다:광활한 필드와 무수히 많은 할 것들, 일본 RPG 사상 최고에 꼽을 수 있는 전투 시스템, 매력적인 케릭터들과 최소 70시간에 걸쳐서 이루어지는 일본 애니메 풍의 장엄한 이야기까지. 하지만 제노블레이드 2의 문제는 게임이 재미가 없다는 것이 아니라 게임이 지독하게도 구시대적이란 점에 있다. 물론 그 단점은 충분히 상쇄할만큼 게임은 재밌지만, 문제는 몇몇 부분에서는 제노블레이드 2는 '안좋았었던' 과거의 기억까지도 함께 끌어올리고 있다. 또한 수십시간을 플레이할 것을 전제로 만들어졌기에, 지금 게임에 익숙해진 플레이어들에게는 부정적으로 보여질 구석이 상당히 많다.


- 제노블레이드 2의 전체적인 게임 플레이 구조는 단순하고 반복적이지만 절대로 지루하지는 않다:게임은 메인 스토리->장소/레벨 해금->부가활동 해금(수집, 인양, 용병단 임무, 서브 퀘스트 등) 및 블레이드 모으기->블레이드 인연레벨 올리기와 레벨링->다시 메인 스토리 진행을 통해 하나의 사이클을 구성한다. 사이클의 각 단계는 스카이림 등의 RPG와 비교하여 보았을 때 그렇게 복잡하거나 어렵지 않고 단조로운 편이다. 


- 대신 게임은 전투와 풍광이라는 측면에서 게임이 계속해서 굴러갈 수 있는 동력을 제공한다. 먼저 풍광의 경우, 전작인 제노블레이드 1편이나 크로스의 비주얼을 한층 더 발전시킨 모습을 보여준다. 1편과 유사하게 플레이어는 거대한 아르스(영문으론 타이탄) 위에 펼쳐져 있는 광활하고 아름다운 풍경을 누빈다. 엘더스크롤 시리즈나 폴아웃 시리즈가 사실적인 축적으로 실제 있을법한 환경을 다루었다면, 제노블레이드 2의 세계는 스테이지 자체가 플레이어를 압도한다. 이 압도적인 세계를 보는 것만으로도 제노블레이드 2는 플레이어에게 시각적인 만족감을 준다.


이것은 제노블레이드 시리즈의 전통이라 할 수 있다. 제노블레이드 1편이나 크로스 모두 그래픽적으로 훌륭한 게임은 아니었지만, 사람을 압도하는 비주얼로 게이머를 매료시켰다. 맵의 밀도는 낮은 편이지만, 제노블레이드 시리즈는 다른 게임에서 찾아보기 힘든 풍광을 통해서 독자적인 미학을 구축해나갔다. 단순하고 아름다운 자연의 풍광을 보여준 젤다의 전설: 야생의 숨결이 제노블레이드 시리즈에게서 강한 영향을 받은 것(실제 젤다의 전설:야생의 숨결은 모노리스 소프트가 제작에 참여하였다)은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 젤다의 전설의 아름다움과 제노블레이드 시리즈의 아름다움은 맥이 닿아있으며, 여타 트리플 A 게임에서 쉽게 찾아보기 힘든 독특함이 살아있다.


-물론 세계의 밀도를 놓고 본다면 폴아웃 시리즈나 엘더스크롤 시리즈 같은 밀도는 제노블레이드 2에는 없다. 그렇기에 게임은 이러한 단조로움을 블레이드와의 인연을 통해서 극복한다. 제노블레이드 시리즈는 전통적으로 NPC와의 유대(키즈나)가 중요한 요소로 자리잡은 게임이었다:전작들은 NPC와의 관계도를 보여주는 키즈나 그램을 통해서 내가 어떻게 NPC와의 관계를 바꾸어나가는지를 보여주었고, 그에 따라서 이야기와 세계가 바뀌어가는 과정을 다루었다. 하지만 제노블레이드 2에는 키즈나 그램 자체를 삭제하고, 대신에 레어 블레이드와의 인연을 쌓아나가는 쪽으로 시스템의 방향성을 수정하였다. 일견 전작에서 보여준 사람들과의 방대한 관계를 축소시켰다는 인상이긴 하지만, 전작이 뒤로 갈수록 너무 방대해지는 관계도 때문에 후반에는 산만해질 수 밖에 없었던 걸 감안한다면 충분히 납득할만하다.


대신 블레이드는 적극적으로 전투에 들어오며, 사람들과 대화중에 끼어들거나, 특별한 전용 퀘스트가 있는 등 질적으로 그 내용을 보강하는 방향으로 나아갔다. 제노블레이드 2에서 블레이드는 다양한 성격과 함께 플레이 스타일을 갖고 있으며, 동시에 이야기의 중심을 구성하는 주요한 테마이다. 호무라/히카리와의 관계나 블레이드 설정을 통해서 중요한 이야기가 전개되기 때문에 게임 시스템과 플레이가 밀접하게 맞닿아있어 게임을 유기적으로 플레이하게끔 구성하였다.


-전투는 외워야 하는 것도 많고, 복잡한 편이다. 하지만 게임은 3장에 걸쳐서 단계적으로 이를 설명하고자 노력한다. 제노블레이드 2 전투의 핵심은 블레이드의 조합과 세팅, 콤보 루트의 숙지와 대응을 통해 난관을 적극적으로 해쳐나가는 방식이며다. 드라이브 콤보와 블레이드 콤보, 두개가 결합된 퓨전 콤보, 마지막으로 속성 구슬을 모아서 한꺼번에 쓸어버리는 체인어택까지. 각각의 전투 시스템은 별도로 운영되기 보다는 유기적으로 결합되서 플레이어가 끊임없이 머리를 굴리게끔 만든다. 초반에는 자동공격 위주의 MMO식 전투로 느껴질 수 있지만, 모든 기능이 개방된 3장 이후부터는 그 어떤 게임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함을 보여준다. 


추후 본 리뷰를 쓸때가 되면 이 부분은 개괄적인 흐름만 설명하는 것만으로도 매우 긴 분량을 차지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그 흐름을 짚고 이해할 때, 비로소 제노블레이드 2의 진정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스토리적인 측면에서는 왕도를 따르면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이 매력적인 게임이다. 다만, 제노블레이드 2는 스토리 외적인 부분에서 일본 애니메이션의 클리셰를 지나치게 사용하고 있으며, 특히 머리 비우고 봐도 얼굴이 화끈거릴 정도로 모에 코드에 의존한다. 모에 코드 외적으로 제노블레이드 2는 케릭터들을 최대한 존중하고, 이야기를 쌓아나가고자 노력한다. 하지만 가끔씩 분위기를 환기하고자 할 때, 게임은 진짜 머리를 텅 비우고 과거의 모에 코드를 그대로 인용한다. 진지한 이야기에 어울리지 않는 낮간지럽거나 낮뜨거운 장면들이 연출되기에 이런 부분은 매우 아쉽다고 할 수 있다.


-게임의 가장 큰 문제는 적어도 70시간 이상을 플레이할 것을 감안하고 만들어진 게임이기 때문에, 이야기나 게임플레이나 적어도 플레이타임 20시간 정도는 가야 본격적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이 부분은 싱글 플레이 타임이 점점 짧아지는 최근 게임의 경향에 비추어 보았을 때, 진입장벽을 너무 터무니 없이 높이는게 아닐까라고 볼 수 있다.


-기술적으로도 좀 아쉬운 편. 다른건 몰라도 휴대용일 시, 해상도의 변화가 너무 심하기 때문에 아쉬운 부분이 많다.


-현재로써는 취향 맞으면 근 10년만에 나온 최고의 JRPG라 할 수 있지만, 취향이 안맞을 경우에는 다소 아쉬운 게임이라 할 수 있다. 즉, 모두에게 어필하기는 힘들지만, 특정 팬층에서는 아마도 엄청나게 열렬한 지지를 받을 것이다. 그리고 분명한 점은 제노블레이드 1편이나 크로스 보다는 게임적인 완성도 면에서는 더 완성되었다고 할 수 있다. 


정식 리뷰는 아마도 클리어 이후가 되리라 보고 있다.



0 0
잡담/개인적인 이야기



으어어 피곤하다...

1

'잡담 > 개인적인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171230  (0) 2017.12.30
171220  (0) 2017.12.17
171210  (0) 2017.12.09
171203  (0) 2017.12.03
171119  (0) 2017.11.19
171112  (0) 2017.11.12
0 0
게임 이야기



슈퍼 마리오 시리즈는 리뷰하기 어려운 게임이다. 많은 게임 프렌차이즈들은 오랜 역사동안 시리즈를 내면서 변화를 프랜차이즈 위에 쌓는다. 첫 작품을 이루는 근간과 함께 그 쌓여가는 변화의 궤적을 통시적으로 되짚고 게임의 재미를 이야기함으로써 보통의 게임 리뷰는 완성될 수 있다. 하지만 슈퍼마리오 시리즈는 새로운 작품이 나올때마다 모든 것을 뒤엎지만 정작 게임이 제공하는 핵심적인 경험은 변화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슈퍼패미콤 시절의 마리오에서 마리오 64로 넘어갔을 때, 게임은 2D 도트 세계에서 3D 폴리곤의 세계와 혁명적인 3D 카메라 체계를 구축하였다. 하지만 정작 이러한 혁명 속에서 변한 것은 거의 없었다:슈퍼 마리오 64는 본질적으로 이전에 나왔었던 2D 마리오와 같이 달리고 뛰고 발판과 발판 사이를 넘나드는 플랫포밍Platforming 게임이었던 것이다. 


슈퍼 마리오 오딧세이도 마찬가지다. 이 게임의 핵심은 달리고, 뛰고, 발판과 발판 사이를 넘나드는 것이다. 게임은 일찍이 슈퍼 마리오 64를 통해 구현된 입체적인 마리오의 스테이지를 한 단계 더 발전시키고, 새로운 기믹(캐피를 통한 캡처 및 임시 발판을 제공하는 능력)을 추가하고, 조작 방식에서도 조이콘을 이용한 새로운 조작을 시도하였다. 하지만 본질적으로 게임이 주는 경험은 이전의 마리오 시리즈들이 그랬듯이(가장 과격했었던 슈퍼 마리오 갤럭시 조차도!) 30년 전 처음 나왔던 슈퍼마리오와 동일하다. 


그러나 무서운 점은 30년 동안 변한게 거의 없었던 시리즈임에도 불구하고, 이 게임은 여전히 동일한 경험과 재미를 제공해준다는 점이다. 오딧세이가 우리에게 보여주는 것은 오래된 미래다:슈퍼 마리오 시리즈는 30년 전이나 지금이나 슈퍼 마리오이었고, 슈퍼 마리오이며, 그리고 슈퍼 마리오일 것이다. 그리고 오딧세이는 우리 아버지 세대와 우리 세대가 이 게임 시리즈를 재밌게 즐겼듯이, 그리고 우리 자식세대 역시도 이 게임 시리즈를 재밌게 즐길거라는 사실을 훌륭하게 증명하였다.


슈퍼 마리오 오딧세이가 어째서 대단한가는 게임 내적인 역사를 읊는 것이 아닌 장르의 역사를 되돌아보는 것으로부터 시작하여야 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3D 플랫포밍(또는 3D 액션 어드벤처 게임) 게임의 카메라 시점과 스테이지 구성은 슈퍼마리오 64와 젤다의 전설:시간의 오카리나가 정의내렸다. 이들이 만들어낸 3D 게임의 전통은 지금 우리로써는 당연하게 느껴지는 것이다. 하지만 3D 형태의 게임 스테이지 구성은 보기보다 어렵다. 플랫포밍이라는 장르 자체가 발판에서 발판으로 건너뛰는 형태의 게임 구조다. 하지만 이 발판과 발판을 건너뛰는 것이 가능한지, 불가능한지를 어떻게 판단한단 말인가. 2D 플랫포밍에서는 도약이 닿는 거리를 선이라는 2차원거리로 인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3D 플랫포밍에서는 여기에 Z축이라는 요소를 추가되어 공간을 더 인지하기 어렵게 만들고, 도약거리를 가늠하기 힘들게 만든다. 과거 게임들, 예를 들어 툼레이더 같은 고전게임에서 잦은 낙사와 왔던 길을 계속 뱅뱅 돌며 해매게 만드는 것도 이런 3D 플랫포밍 게임이 거쳤던 초창기 시행착오였다. 


그래서 최근의 3D 플랫포밍이나 파쿠르를 지향하는 액션 어드벤처 게임들은 여기에 꼼수를 쓴다:언차티드의 사례를 보자. 이제는 벽타는 게임의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된 언차티드의 플랫포밍은 사실 거대한 속임수라 할 수 있다. 언차티드의 플랫포밍은 3차원의 공간에서 이루어지지 않는다. 언차티드의 플랫폼은 평면적인 벽으로 구성되어 있고 손이 닿는 홈이 놓여 있다. 게이머는 벽에서 벽으로, 그리고 홈에서 홈으로 옮겨갈 뿐이다. 마법의 자석 손바닥은 이러한 2D 플랫폼 구조를 유지시키는 중요한 안전장치다. 언차티드의 시도는 3D 어드벤처 게임의 장르 문법으로 정착하게 되었다. 플랫포밍을 단순화하고 안전장치를 부여함으로써, 게임은 여기에 '스펙타클'을 부여한다. 근래의 3D 플랫포밍은 속임수를 가리는 용도인 동시에, 게이머에게 영화적 스펙타클을 제공하는데 집중하였다.


하지만 마리오 시리즈는 정직하게 발판에서 발판으로 건너뛰는 플랫포밍 구조를 고수한다. 2D 마리오에서부터 마리오 64, 선샤인, 겔럭시 시리즈까지 마리오 시리즈는 한번도 발판에서 발판으로 도약하는 것을 포기한 적이 없었다. 오딧세이는 시리즈의 전통을 이어받으면서 전작에서 찾아보기 힘들었던 자연스러운 축적의 스테이지를 설정한다. 여기에는 속임수도, 안전장치도 없다. 그렇기에 최근 파쿠르 게임을 하다가 마리오 오딧세이를 플레이하면 생각외의 난이도에 당황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흥미로운 점은 게임에 점점 익숙해질수록 오딧세이는 스크립트나 안전장치가 되어 있는 3D 플랫포밍 게임들보다 더 부드럽게 작동한다. 눈에 보이는 거의 모든 곳은 플레이어가 도약해서 도달할 수 있는 공간들이다. 게임의 스테이지는 정말로 절묘하게 구성되어 있어, 실패를 무릅쓰고 뜀박질을 하고 싶게끔 유혹을 느끼게 만든다.




오딧세이의 스테이지 구조는 64와 비슷하다. 64에서 스타를 모아 다음 스테이지를 해금했었던 구조를 오딧세이는 그대로 차용한다. 흥미로운 점은 슈퍼마리오 오딧세이는 스테이지 속에 스테이지를 집어넣는 구조를 취하고 있다는 것이다. 전체적으로 거대한 얼개를 가진 스테이지를 구성하고, 그 속에 파워문에 도달하기까지 작은 스테이지를 집어넣는 것이 오딧세이의 스테이지 구조다. 오딧세이는 의도적으로 초회차에서는 게임의 파워문의 위치를 진행방향과 일치시켜 일직선 진행을 유도한다. 이러한 일직선 진행속에서 게이머는 스테이지를 눈으로 익히고, 스테이지에 숨겨져 있는 다양한 기믹을 익히게 된다.


하지만 오딧세이가 빛나는 것은 클리어 이후부터다:파워문이 대폭 추가되면서, 이전의 일직선 게임 진행을 보여주었던 스테이지는 입체적인 구조를 띄게 된다. 이러한 입체적인 구조를 가능하게 만드는 것은 바로 '카메라'다. 스테이지 내에 파워문들이 절묘하게 숨겨져 있기에, 플레이어는 파워문을 찾기 위해서 카메라를 이리저리 돌려보게 된다. 플레이어가 카메라를 돌려서 파워문의 위치를 파악하게 되면, 그후부터는 파워문에 도달하기 위한 루트를 찾아야 한다. 그 루트와 방법을 찾아내는 순간, 파워문에 도달하기 위한 루트는 하나의 작은 스테이지가 된다. 이런식으로 게임은 파워문이라는 목표를 설정하고, 플레이어가 거기까지 도달하기 위한 스테이지를 찾아 내는 것이 오딧세이가 보여주는 진정한 재미다.


그리고 이 스테이지에 도달하는 과정을 게임은 모자를 이용한 캡처 기능을 통해서 다채롭게 구성한다. 마리오는 캐피를 이용해서 적에 빙의하여 적이 갖고 있는 능력을 사용한다. 어떤 점에서는 캡처 액션은 별의 카비에 나오는 적을 흡수하는 기믹과 비슷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캡처 액션의 핵심은 '적을 쓰러뜨린다'에 있기보다는 '특정 장소에 있는 장애물을 제거한다'라는 퍼즐의 한 조각에 가깝다:예를 들어, 김수한무에게 빙의하는 경우 연못에서 물고기를 낚시할 수 있고, 낚시를 통해서 파워문을 낚을 수 있다. 혹은 굼바에 빙의해서 굼바 탑을 쌓아 높은 곳에 가거나, 아가씨 굼바에게서 파워문을 얻어낼 수 있다. 이렇게 파워문을 구하기 위한 한 조각을 어떻게 퍼즐에 끼워맞추는가를 고민하는 것이 바로 마리오 오딧세이의 재미라 할 수 있다.


모자를 이용한 액션은 비단 캡처뿐만이 아니다. 모자를 던지는 액션을 통해서 마리오는 점프 액션 자체를 리셋시킬 수 있다. 가령 점프 - 모자 던지기 - 멀리뛰기를 통해서 기존에는 못가는 높은 곳이나 먼 곳에 도달할 수 있게 된다. 물론 이러한 테크닉을 게임을 클리어하는데 꼭 필요하진 않다. 대신 이러한 테크닉을 통해서 도달할 수 있는 숨겨진 곳이 있거나, 기존의 스테이지 구간을 더 빠르게 주파할 수 있는 등의 혜택이 있다. 닌텐도 게임 답게 입문은 간단하지만 클리어는 어려운 구조라 할 수 있다.


슈퍼 마리오 오딧세이에서 눈여겨 볼만한 점은 조이콘 조작이 단순한 기믹으로 사용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겔럭시는 위모트 조작을 통해 스핀과 스톰프 액션을 위모트 특유의 체감형으로 구현하였다면, 오딧세이는 전통적인 조작에 모자조작을 조이콘 모션으로 구현하는 방식으로 구현한다. 오른쪽 조이콘을 흔들어서 모자를 던지는 액션을 구현하는데, 오딧세이의 조이콘 조작은 전반적으로 패드조작에 모션을 통해 정밀한 추가 조작을 가하는 쪽으로 방향성을 잡는다.  


ㅜ결론적으로 슈퍼 마리오 오딧세이는 새로운 과거라 할 수 있다. 마리오는 30년전에도 마리오였고, 10년 전에도 마리오였으며, 지금도 마리오다. 그 일관성과 누적된 전통이 마리오를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한 재미를 신뢰할 수 있는 타이틀이자, 꾸준한 재미를 보장하는 타이틀로 만들어주었다. 하지만 그것이 안일한 전통을 계승하는 것이 아니다. 마리오 시리즈는 겔럭시와 오딧세이 등을 통해서 끊임 없이 새로운 기믹을 추가하고, 기존의 전통 위에 새로운 무언가를 덧대었다. 하지만 여전히 마리오는 마리오다. 그 변화 속에도 자기 정체성을 지키고, 시대가 변해도 변하지 않는 훌륭한 장르의 모범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게임이 과거로부터 지켜야하는 가치를 보여준다.




0 0
잡담/개인적인 이야기


시무룩...





'잡담 > 개인적인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171220  (0) 2017.12.17
171210  (0) 2017.12.09
171203  (0) 2017.12.03
171119  (0) 2017.11.19
171112  (0) 2017.11.12
171030  (0) 2017.10.30
0 0
게임 이야기




하...기대중 ㅠ


0 0
게임 이야기


*이전에 쓰지 못했던 제노블레이드 크로니클과 크로스에 대한 감상의 대체입니다.


모노리스의 존재는 닌텐도에 있어서 독특하다:제노기어스와 제노 사가 시리즈를 만들었던 모노리스는 게임을 잘만들었다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판매량에서 부진을 겪어 닌텐도에게 인수되었다. 엄밀한 의미에서 모노리스는 닌텐도 산하의 퍼스트 파티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모노리스의 행보(제노블레이드 시리즈 등)가 과연 닌텐도 자체 개발 소프트와 비교하여 보았을 때 동일한 연장선에 놓여있는지는 미지수다. 오히려 모노리스의 게임들은 닌텐도의 게임 스타일에서 빗겨나가 있다:모두가 플레이할 수 있기보다는 깊이있는 게임 플레이와 무지막지한 분량은 대다수의 플레이어를 타겟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닌 일부 하드코어 게이머들을 타겟으로 하였다. 당장에 포켓몬스터와 같은 RPG와 제노블레이드 시리즈를 비교하더라도 이 둘의 차이가 상당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모노리스는 닌텐도의 사상에 부합하기에 인수된 것이 아닌, 닌텐도에 부족한 '다양성'을 채워넣기 위한 존재였다. 그리고 닌텐도의 지원하에 만들어진 제노블레이드의 존재는 닌텐도 뿐만 아니라 전세계 게임사에 길이남을 독특한 족적을 남겼다.


제노블레이드는 게임 역사에 있어 길이남을 생태 보존 작업의 결과물이었다:사람들은 제노블레이드를 두고 과거 JRPG가 남겼었던 좋았던 요소들만 모아서 만들어진 물건이라 평했다. 하지만 그 '좋았던 시절'의 추억을 제노블레이드가 어떻게 구현하고 있단 말인가? 사실 이 부분에 대해서 사람들의 평가는 다소 모호하다. 어떤 사람들은 제노블레이드의 본질을 오픈월드로 꼽기도 하고, 어떤 사람들은 스토리로도 꼽기도 한다. 게임을 둘러싼 다양한 평가에도 불구하고 단 하나에 대해서는 사람들의 의견은 일치한다:제노블레이드의 재미는 무언가 혁명적인 것보다는(엔드 오브 이터니티처럼 처음부터 희안한 물건 같은게 아닌) JRPG의 전통과 경험, 그리고 플레이어 문화를 재해석한 것에 기반하였다. 그리고 이 전통은 풍경과 인간이라는 두가지 요소로 구성되었다.


제노블레이드는 광대한 세계를 기반으로 진행된다:게이머는 온대림에서부터 열대, 해안가, 눈오는 설원 등등 수많은 배경들과 거대한 필드를 탐험한다. 하지만 제노블레이드는 오픈월드 게임 장르 전통에서는 벗어났다. 제노블레이드의 맵은 지형들이 오밀조밀하게 모여있기 보다는 거대한 풍광들(탁트인 초원, 설원, 저멀리까지 뻗어있는 해안 등)이 핵심이다. 많은 오픈월드 게임들이 도회지를 배경으로 하거나(GTA 같은) 1인칭 시점에서 오브젝트들로 구성도니 정교한 세계를 마주할 수 있었다는 점(베데즈다의 RPG 처럼)을 강조한다면, 제노블레이드의 세계는 광활하지만 세계의 정교함이나 디테일이 부족하다. 


하지만 제노블레이드의 핵심은 디테일을 뭉그러뜨리면서 거대한 풍광 그 자체를 만드는 것이다. 비경 포인트에서 보여지는 풍경들은 강렬한 색과 넓게 트여있는 시야, 압도적인 지형으로 플레이어를 압도한다. 이런 점에서 제노블레이드의 비주얼은 서부극 영화의 전통에서 찾아볼 수 있는 것과 묘하게 맥이 닿아있다:붉게 물든 황무지가 케릭터와 관객을 둘러싸고 압도할 때, 관객은 자연에 대한 경건함을 느낀다. 제노블레이드도 그 압도적인 비주얼의 재현 아래 플레이어를 매료시킨다. 그리고 제노블레이드 크로스의 경우에는 한술 더 뜬다. 플레이어의 인지는 걸어다닐 때와 돌을 타고 돌아다닐 때로 나뉘어진다. 하지만 인간으로 다닐 때 보이던 광활한 세계가 결코 돌을 타고 돌아다닐 때 줄어들거나 왜곡되지 않는다. 오히려 돌만이 도달할 수 있는 장소, 돌만이 볼 수 있는 광대한 자연 풍광을 게임 곳곳에 심어둠으로써 플레이어를 매료시킨다.


이런 점에서 제노블레이드 시리즈의 거대한 필드맵은 JRPG의 전통과 맥락이 닿아있다. 광활하게 펼쳐져 있는 필드맵은 모험과 탐색의 대상이었다. 하지만 폴아웃 시리즈나 엘더스크롤 시리즈가 거기에 세밀한 오브젝트들을 배치하여 탐색하는 재미를 부여하였다면, JRPG에는 그런 세밀함은 부족하였다. JRPG가 필드맵을 통해서 보여주고자 한 것은 분위기 그 자체다:드넓은 세계와 그 곳에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모험을 떠나는 주인공들, 미지로 가득찬 세계 등등 JRPG에서 테마를 구성하는 표현 수단이었다. 그런 점에서 제노블레이드 시리즈는 풍광이 주는 그 벅차오르는 감성을 재현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여기에 게임은 MMORPG 장르 전통(거대한 필드, 로밍 몬스터, 채집 자원 등)을 접붙여 그 폭을 더욱 더 확장한다. 


흥미로운 점은 제노블레이드 시리즈의 풍광이 젤다의 전설:야생의 숨결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는 점이다.(모노리스는 젤다의 전설:야생의 숨결의 개발을 보조하였다) 파스텔 색감으로 구성된 야생의 숨결의 대지는 개별 오브젝트의 디테일보다는 거대한 풍경이 주는 압도적인 광경에 주목한다. 물론 '세계와의 상호작용'을 중요시하는 야생의 숨결의 세계는 제노블레이드 시리즈와 비교해서 물리 법칙이나 다른 오브젝트와의 상호작용이 핵심이 된다. 하지만 디테일 있는 세계를 보여주기 보다는 압도적인 지형과 색감, 풍광으로 플레이어를 압도하는 방식은 기존 젤다의 전설 시리즈나 여타 트리플 A 게임들보다도 오히려 제노블레이드 시리즈에 강한 영향을 받았다.


제노블레이드 시리즈에서 케릭터는 스토리뿐만 아니라 게임 플레이에도 중요한 개념이다. JRPG의 정석적인 이야기의 흐름에서 케릭터는 인식의 저변을 넓히는 계기다:서로의 인연(키즈나)을 소중히 여기고 고난 속에서 성장해나가며 결국에는 세계를 구한다. 제노블레이드 시리즈도 그런 JRPG의 전통을 강조하지만, 그보다 더 깊이 들어간다:제노블레이드 시리즈에서 전투나 성장 시스템, 제작 등의 다양한 요소들은 동료와의 인연 레벨 수준에 영향을 받는다. 그리고 이 인연 수준은 전투 등의 다양한 활동을 통해서 더욱 깊어진다. 게다가 NPC의 퀘스트를 들어주고, 대화를 통해서 수많은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 과정을 제노블레이드 시리즈는 키즈나 그램의 형태로 구현한다. 키즈나그램은 주인공을 중심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어떤 관계를 맺었는지, 그리고 관계가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한 눈에 들어오도록 표현한다. 즉, 제노블레이드 시리즈는 인물과 인물 사이의 인연이라는 테마 위에 게임 플레이 시스템을 구축한다.


제노블레이드 시리즈는 JRPG를 발전 계승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이제 전세계적으로 100만장 이상이 팔리는 JRPG가 손에 꼽는 수준에서 제노블레이드는 JRPG를 자신만의 방법으로 집대성하고자 노력한다. 그리고 이번 제노블레이드 2에서는 그 노력이 부디 전세계의 JRPG 팬들의 반향을 불러일으키길 기원해본다.



0 0
게임 이야기



베데즈다는 닌텐도 스위치 발표 컨퍼런스에서 스카이림의 이식을 깜짝 발표하였다. 그러고는 올해 9월, 베데즈다는 예고치도 않게 둠 2016과 울펜슈타인 뉴 오더의 이식을 발표한다. 베데즈다가 스위치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는 부분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었다:그들은 과거 닌텐도와 아무런 접점이 없었던 회사였고, 저스트 댄스 등으로 끝까지 의리를 지켰던 UBI나 돈되면 뭐든지 다하는 EA와 비교하여 보았을 때 스위치라는 모험에 뛰어들 이유도 적은 회사였다. 하지만 베데즈다는 개발사(스카이림)뿐만 아니라 유통사(둠 2016)로써도 스위치를 선택했다. 어디서부터 베데즈다가 닌텐도와 신형 콘솔에 관심을 가졌는지는 모르겠지만, 분명한 것은 베데즈다의 노림수가 그저 단순한 변덕으로 치부하기에는 어렵다. 또한 이식의 수준도 단순히 시류에 편승하는 것 이상으로 훌륭하며 이것이 의미심장한 부분을 만들기도 한다.


먼저 둠 2016의 이식 버전을 보자:스카이림이 PS3와 엑스박스 360 시절의 게임을 옮긴 것이기 때문에 그렇게 놀랍지 않지만, 둠 2016은 충격적이다. 우선, 둠 2016은 작년에 나온 게임으로 id 테크 엔진으로 만들어진 id 소프트의 소위 플래그십 타이틀이었다. PS4와 엑스박스 원으로 60프레임을 뽑아내고 부드러운 애니메이션과 사지를 찍어 죽이는 시각적 쾌감이 뛰어난 게임을 어떻게 성능이 떨어지는 스위치로 이식할 수 있단 말인가. 심지어 스카이림이 스위치 런칭 초기부터 꾸준히 개발하고 준비해왔던 것과 비교해본다면 둠의 이식은 다소 성급하고 뜬금없는 도박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게임을 플레이 하기 전'의 인상이다. 실제 둠 스위치 버전의 놀라운 점은 그래픽적인 열화와 프레임 저하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둠'과 같은 플레이 느낌을 준다는 것이다. 물론, 싱글플레이 초반 30분 인상이 그러하다는 것과 후반에 악마들이 대량으로 몰리는 구간에서는 프레임이 가끔씩 떨어진다는 증언도 간간이 존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레임을 30프레임에 고정시키고 디테일을 죽이기도 했지만, PC로 한번 클리어한 사람(i7, 램 16기가, GTX970 사양의 피씨로 클리어)도 타협가능한 그래픽을 스위치에서 구현해내고 게임 플레이 감각도 많은 부분 비슷했다는 점은 높게 평가할만 하다. 그리고 이러한 둠의 성공적인 이식은 스위치 게임의 저변을 넓힐 수 있는 초석을 마련하였다:둠 2016이 비록 2016년 최고의 그래픽을 보여준 게임은 아니지만, PS4나 엑스박스 원 수준에서는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의 준수한 그래픽을 자랑한다. 게임의 용량과 장르에 따라 다르겠지만(최신 오픈월드 게임을 그대로 이식하는 것은 무리일 것이다), 그래픽적인 타협을 거친다면 충분히 스위치로 현세대 게임을 이식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흥미로운 점은 둠 2016의 이식이 스위치의 성능을 극한으로 사용하고 있지 않다는 가설이 돌아다닌다는 점이다:스플래툰 2나 슈퍼마리오 오디세이가 발열로 인해서 쿨링팬이 격렬하게 돌아가는 동안, 둠 2016은 플레이타임 내내 정숙한 쿨링을 보여준다. 이걸로 스위치 성능을 100% 활용하지 못한다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지만, 버그나 몇몇 이슈들(특히 사운드 씹힘 버그 같이 상당히 성가신 버그들)을 감안하여 보았을 때 둠 2016 자체는 포팅의 완성도 자체가 낮다고 보여진다. 그렇기에 이식이나 제작 초기부터 스위치를 고려한다면 지금보다도 둠 2016 스위치 버전보다 뛰어난 그래픽의 게임도 충분히 나올 가능성이 높다. 오히려 둠 2016 스위치 버전에서 가장 아쉬운 부분은 휴대용 상태에서 섬세한 조작이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둠 2016은 여타 게임들보다 달리고 쏘고 정신없이 움직이는 부분이 많다. 하지만 프로콘이나 별도의 그립을 사용하지 않는다면 휴대 상태의 조이콘은 상당히 불편하게 느껴진다. 


스카이림의 이식은 둠 2016보다도 더 높은 완성도를 보여준다. 물론 스카이림 자체가 엑박 360이나 플삼의 전성기 시절에 나왔다는 점을 감안하고, 스위치의 스펙이 이들을 상회한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별로 놀라운 이식은 아니다. 하지만 근 6년전에 보았던 그래픽을 휴대용 모드에서 그대로 재현하는 점은 충격적인 부분이다. 물리적으로 액박 최고 해상도인 1080P와 스위치 휴대 해상도 720P는 차이가 나지만, 화면 역시도 물리적으로 줄어든 부분이 있기에 상대적으로 휴대용 상태에서 그래픽 열화는 체감되지 않는다. 물론 수풀 등의 디테일을 줄이고, 다소간의 팝인을 겪고는 있지만 스카이림 스위치 버전은 휴대용에서도 엑박 360 수준의 그래픽과 프레임을 안정적으로 유지해준다.


스카이림 스위치 버전의 가장 고무적인 부분은 기존 RPG가 갖고 있었던 기나긴 플레이타임을 분할시켜준다는 데 있다:이제 게임은 대중교통에서도 플레이 가능하고, 집에 와서는 모니터로도 플레이 가능하고, 침대에 누워서 뒹굴거리면서도 플레이할 수 있다. 이 모든 순간에 경험 자체를 이어나갈 수 있다는 점에서 긴 플레이타임을 자랑하는 게임들의 플레이 부담을 상대적으로 낮춰준다:본인의 경우, 직장을 다니면서 게임하는 시간이 대폭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구매 후 4일도 채 안되서 스카이림 플레이 시간은 이미 8시간을 돌파하였다. 여타 스위치 게임들도 이와 비슷한 플레이 패턴을 보여주며, 이는 점점 짧아지는 싱글 게임 플레이 타임을 정면으로 거스를 수 있는 게이밍 환경을 구축하리라 본다.


스카이림과 둠 2016의 포팅은 분명 완벽한 것만은 아니고, 스위치의 성능에 한계가 있다는 문제가 있다. 그러나, 스위치의 성능은 어떻게 보면 최소 조건을 만족시켰다. 현재 게임들도 충분히 옮길 수 있고, 전세대 게임이긴 하지만 오픈월드 RPG도 충분히 옮길 수 있다. 베데즈다가 스카이림 이식에서 주목한 부분은 성능적인 부분(둠 2016)도 있겠지만, 과연 자사의 긴 플레이타임을 가진 게임을 소비자에게 어필할 수 있는가에 대한 고민도 한몫 했으리라 본다. NBA2K18이나 FIFA 2018 같은 게임들도 나오고 있는 만큼, 스위치가 이번에는 과거와 달리 좀 더 넓은 저변의 서드파티를 가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0 0
1 2 3 4 5 ··· 198
블로그 이미지

IT'S BUSINESS TIME!-PUG PUG PUG

Leviath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