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이야기



* 대난투 리뷰 상편(http://leviathan.tistory.com/2389)은 링크를 참조해주시길 바랍니다.


닌텐도는 오랫동안 유명한 게임 개발자들을 배출한 회사였다. 닌텐도의 유명 IP와 게임들은 아오누마 에이지, 미야모토 시게루, 이와타 사토루 등등 스타 개발자와 닌텐도라는 회사의 조직력이 결합하였기 때문에 가능한 작품들이었다. 또한 닌텐도는 스타 개발자에서 끝나는 것이 아닌 새로운 후계자들을 발굴하고 육성하는 역량을 갖추기도 하였다. 그렇기 때문에 새로운 개발자들이 주도하여 스플래툰 2나 슈퍼 마리오 오딧세이, 마리오 카트 8, 암즈 같은 작품이 나올 수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닌텐도가 갖고 있는 스타 개발자들과 후계자 양성, 조직력 등에서 빗나가있는 독특한 개발자가 있다. 커비 시리즈를 만들고 대난투 시리즈를 개발하고 있는 개발자 사쿠라이 마사히로다. 사쿠라이 마사히로라는 개발자는 매우 특이한 인물이다. 스스로 하드코어 게이머를 칭하며, 개발자이면서 수많은 게임들을 하고 패미통에 칼럼을 쓰고 책을 내며 TGS에 게임 심사위원으로 참여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인물이다. 사쿠라이는 '승진해서 스태프와 경영에 관여하기 보다는 끝까지 게임 개발을 책임지는 개발자로 남고 싶다'라고 하며 닌텐도와 할 스튜디오를 뛰쳐나가 자신만의 게임 스튜디오인 소라를 신설하였다. 하지만 '명목상' 프리랜서인 사쿠라이에게 이와타와 닌텐도는 '대난투 개발을 진행할 시, 가장 먼저 알려주고 개발 의사를 물어보겠다'라는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하였고, 그렇기 때문에 DX 이후 사쿠라이가 개발한 대난투 게임들이 등장할 수 있게 되었다. 즉, 닌텐도는 대난투에 있어서 그를 내부의 어떤 인원보다 더 신뢰하고 전적으로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후에 나왔던 대난투 게임들을 보았을 때, 닌텐도의 판단은 전적으로 옳았다.

대난투라는 게임의 핵심 콘셉트는 여러가지 게임 프랜차이즈들이 하나의 게임에 접합시키는 콜라보레이션이었다. 초기 대난투는 닌텐도 게임들을 모두 한대 모아보자는 다소 조촐한(?) 규모에서 시작되었고 이때까지만 해도 규모 자체가 그렇게까지 놀랍지만은 않았다. 하지만 게임 시리즈가 지날수록 대난투의 야심은 더욱 담대해지기 시작했다. 닌텐도 자사 프랜차이즈에 등장한 게임들 이외에도 닌텐도 플랫폼으로 발매된 서드파티 게임들, 심지어는 닌텐도와 상관없는 서드파티 게임(파이널 판타지 7 같은)들까지 끌어들이기 시작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대난투는 이제 한 게임 회사의 프랜차이즈를 집대성하는 것을 넘어서 게임 시장과 문화를 집약시키는 야심찬 프로젝트가 되어버린 것이다. 그리고 대난투 얼티밋은 '전원 참전'이라는 이름 하에 게임 역사상 그 누구도 하지 못했었던 거대한 규모의 콜라보레이션을 실현하였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사쿠라이 마사히로라는 개발자가 있었다.




대난투 얼티밋이라는 게임을 이해하려면 먼저 닌텐도 64부터 대난투 시리즈가 '피규어와 피규어를 가지고 노는 손을 테마로 콜라보레이션 게임을 만든 것'이라는 걸 이해해야 한다. 그리고 사쿠라이와 닌텐도는 대난투 시리즈 내내 이 콘셉트에 집요하게 집착하였다. 사실, 대난투 처럼 피규어가 게임 플레이의 핵심이란 것 자체는 그렇게 놀랍지는 않다. 생소하더라도 이미 여러가지 게임들(아미맨이나 기타 등등)이 이러한 피규어를 소재로 한 게임을 만든 게임 역사를 뒤져보면 전례가 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난투의 경우에는 이 콘셉트 위에 게임의 모든 것을 실어올렸다. 게임내 수집요소인 피규어라던가, 시리즈 전통의 보스가 손으로 등장한다던 점이라던가, 실제 대난투의 피규어 컨셉을 아미보라는 실물 피규어로 옮겼다던가 등등 일반적인 게임에서는 단순히 게임 전체를 두루뭉술하게 설명하는 콘셉트로 작용했을 법한 요소들을 대난투는 끝까지 놓지 않고 그 위에 게임을 쌓아 올린 것이었다.

이런 점에서 본다면 대난투 3DS/Wii U(가칭 대난투 4)는 대난투 얼티밋을 위한 전조라 할 수 있었다. 물론, 대난투 얼티밋 자체가 4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물건이란 점을 감안한다면 놀라운 것은 아니다. 하지만, 얼티밋이 보여준 전원 참전과 게임 역사에 길이남을 거대한 콜라보레이션은 이미 대난투 4에서부터 기조가 잡혔었다. NES 시절 전설적인 플랫포머 게임이었던 록맨이 참전하더니, 팩맨이 등장하고, 사실상 인수하다시피한 제노블레이드 프랜차이즈의 주인공 슈르크, 심지어 닌텐도에게 빅엿을 먹였던 파이널 판타지 7의 클라우드까지 대난투 4에 참전한 것이다. 심지어 참전하는 것도 모자라서 게임 내에서 감상할 수 있는 피규어 모델과 참전한 게임들의 주요 음악들을 감상할 수 있는 음악 감상 모드까지 넣음으로 대난투 4는 '게임 콘텐츠 뿐만 아니라 게임의 콘셉트, 모델링, BGM 등 참전한 각 게임들이 갖고 있는 모든 것을 한데 어우르겠다'는 야심을 보였다.

그리고 대난투 얼티밋은 이러한 야심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작품이다. 단순히 이전에 참전했지만, 금번에 참전하지 못했던 전작들의 케릭터들을 참전시키겠다는 정도가 아니다. 대난투 얼티밋은 전원 참전이라는 이름 아래 닌텐도 콘솔을 거쳤거나, 혹은 참전작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했던 모든 것들을 한데 아우르고자 하였다. 언뜻 듣기에 미친 짓이라 느껴질 정도로 엄청난 분량의 콘텐츠를 하나의 게임에 담겠다는 목표를 잡은 것이다. 그리고 놀랍게도 대난투 얼티밋은 '피규어'라는 시리즈 핵심 콘셉트를 지키면서 이것을 완벽한 형태로 구현하였다.

다양한 작품들이 참여하는 콜라보레이션 게임에서 어떻게 다른 작품들을 하나의 게임으로 합칠까? 일반적인 작품이라면 하나의 메인되는 콘셉트 디자인과 아트워크를 기반으로 여타 게임들을 옮기는데 집중할 것이다. 젤다무쌍의 예를 들어보자:젤다무쌍은 젤다의 전설 시리즈에 나왔던 수많은 게임들을 무쌍이라는 게임 양식에 묶어내었다. 각 시리즈들에 나왔던 케릭터들을 무쌍 시리즈에 맞게 재해석하고 새롭게 케릭터를 만들어서 게임에 추가한 것이다. 일반적인 콜라보레이션 케릭터나 요소들은 이와 같이 새로운 요소들을 자기들 작품에 맞게 다듬어서 새로 만들어낸다. 하지만 이렇게 해서 통상 다뤄낼 수 있는 콜라보레이션의 작품 수는 한정될 수 밖에 없다. 콜라보하고자 하는 작품을 새롭게 재해석하는 것도 재해석하는 것이지만, 추가하는데 있어서 그래픽/사운드 등의 에셋을 개발해야하는 부담이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한번 콜라보레이션을 할 수 있는 게임의 작품 수는 십수여개 정도로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여기서 대난투 얼티밋의 '광기'가 드러난다. 닌텐도 콘솔로 나오거나 게임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한 수십 개, 어떻게 보면 수백개가 될지도 모르는 게임들을 얼티밋은 콜라보레이션을 감행한 것이다. 하지만 이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콜라보레이션을 대난투 얼티밋은 시리즈의 핵심 콘셉트인 '게임 케릭터들이 피규어가 되어서 서로 싸운다'에 기반해서 풀어낸다:대난투 얼티밋은 수집요소로써 피규어를 삭제하고, 그 자리에 스피릿 배틀이라는 요소를 추가한다. 스피릿은 실제 케릭터들이 자신의 몸을 잃고 영혼이 된 상태가 된 것이며, 플레이어는 파이터 케릭터(=대난투에 참전한 실제 조작 케릭터)에 어택커 스피릿과 서포터 스피릿을 붙여서 자신의 케릭터를 강화시켜서 다른 스피릿과 싸우거나 얼티밋의 싱글플레이 모드인 어드벤처 모드를 해쳐 나갈 수 있다. 

하지만 스피릿이란 물건 자체는 원작 일러스트 한 장과 수치, 그리고 몇몇 속성들을 갖고 있는, 극단적으로 이야기하자면 그냥 플레이어에게 와닿지 않는 데이터 덩어리에 불과하다. 이것만 놓고 본다면 콜라보레이션이 성의있게 이루어졌다고 보기 힘들 것이다. 그러나 사쿠라이 마사히로라는 개발자는 이것을 시리즈의 리소스와 시리즈의 콘셉트를 최대한 활용하는 방식으로 풀어낸다:게임 내에서 스피릿을 얻기 위해선 우선 해당 스피릿과 전투를 벌여서 승리해야한다. 그리고 이 스피릿 배틀은 각 스피릿의 원작 게임들의 컨셉을 대난투 스테이지와 아이템, 케릭터의 배치의 형태로 구현되었다. 가령 마리오가 처음 등장한 기념비적인 작품이자 마리오 오딧세이에서 뉴 동크 시티의 시장을 역임한 폴린의 스피릿 배틀의 경우, 초대 동키콩 게임 스테이지를 배경으로 폴린 역을 맡은 피치는 플레이어로부터 도망가고 동키콩과 마리오는 플레이어를 쫒아서 스테이지를 뒤쫒는 형태로 진행이 된다. 첫 동키콩 게임이 마리오가 동키콩의 방해를 뛰어넘어 스테이지를 거슬러 올라가 폴린을 구출하는 형태였던 것을 기억한다면 상당한 원작 재현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런 폴린 스테이지와 같은 스피릿 배틀이 대난투 얼티밋에는 적어도 '수백 개'가 있다. 물론 공식적으로 스피릿은 1000여개가 넘지만, 실제 모든 스피릿이 각자의 스테이지를 갖고 있는지 여부는 확인하기 힘든 부분이 있기에 스피릿 배틀이 1000여개가 넘는다고 확언할 수 없다. 하지만 등불의 별 등을 통해서 확인되는 수백 개의 개별 스피릿 배틀들은 원작을 알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모두 무릎을 치며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잘 요약되었다. 그리고 더욱 놀라운 것은 심지어 이 수백개가 되는 스피릿 배틀들이 자사 프랜차이즈에서 참전작들, 심지어는 령 누레가라스의 무녀, A.S.H.나 소마브링어 같은 '일반적인 사람들은 있는지 조차 모르지만 닌텐도를 거쳐간 게임들'까지 엄청나게 넓은 장르와 게임들을 대난투의 배틀 형태로 끌어들였다는 점이다. 사쿠라이 마사히로는 대난투 시리즈가 지난 20년 동안 다양한 자사 게임들과 타회사 게임들을 장르 여하를 막론하고 콜라보하는데 성공하였다:이는 대난투 시리즈가 지난 20년 동안 쌓아온 케릭터/어시스트 피규어/아이템/스테이지 등과 대난투 시리즈의 시작이 '사람이 피규어를 가지고 노는 것'이런 점에 집중하였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다. 

이렇게 접근하여 보자:기성품 플라스틱인 피규어들이 사람의 머릿속에서 생명을 가질 수 있는 것은 상상력 덕분이다. 그리고 이 상상력을 구현하기 위해서 사람들은 피규어에 도색을 한다던가 디오라마 사이에 배치한다던가 등의 노력을 더한다. 그리고 사쿠라이는 이 게임 프랜차이즈가 갖고 있는 에셋과 경험을 피규어 키트로 보고 상상력을 구현하기 위한 요소로 접근한 것이다. 일반적인 게임이었다면 케릭터를 번거롭게 기존에 있는 케릭터의 이미지에 덧입혀서 구현하려 하지 않을 것이다. 그냥 새롭게 그 케릭터를 구성하는 에셋을 개발할 것이다. 그러나 대난투 얼티밋은 번거롭게 이를 자신이 갖고 있는 요소를 통해서 제한적으로 구현하고, 플레이어의 상상력이 그 제한적인 요소들을 채우게끔 게임을 구성한다.

인터넷 밈 중에서 '적은 비용으로 코스플레이 해보았다'를 본 사람이라면 이러한 상황을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거기서 코스플레이어는 한정된 자원들(패트병을 이용해서 007 오프닝 씬의 카메라 랜즈를 재현한다던가, 빛의 굴절을 이용해 메카 프리저가 반토막 나는 장면을 재현한다던가)을 아이디어로 보완하였다. 이렇게 '적은 비용으로 코스플레이를 해보았다' 밈의 핵심은 그런 원작의 장면이 있다는 것의 핵심을 사람들에게 이해시키고, 핵심의 주변을 감싸는 디테일을 보는 상상력으로 채워넣게끔 만드는 것이었다. 대난투 얼티밋에도 동일한 방법론이 적용된다:모든 게임들의 특징들을 대난투 시리즈의 파이터와 스테이지, 아이템, 색상, 이펙트, 심지어 케릭터의 행동 패턴 등에 연결시키고, 플레이어의 상상력 한 방울이 이 모든 재현을 완성시키게끔 만든 것이다.




이를 통해서 스피릿은 단순히 데이터와 일러스트 덩어리가 아닌, 자신만의 개성을 가진 '케릭터이자 설정'이 된다. 그리고 앞서 이야기하였지만 대난투 시리즈는 모든 파이터들이 피규어라는 설정이다. 그렇다면 피규어에 붙는 '설정'이란 무엇인가? 우리는 이미 어린 시절부터 장난감 피규어들을 이용해서 피규어에 자신만의 설정과 속성을 상상 속에 붙여서 놀았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대난투 스피릿 모드는 그 시절 놀이에 대한 훌륭한 재해석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것 역시도 어떻게 본다면 '상상력을 통해 재현'한 셈이었다. 대난투는 그런 경험을 잘 잡아내고 있다.

그리고 게임은 스피릿이라는 콘셉트를 플레이어에게 확실하게 각인시키기 위해서 등불의 별이라는 싱글플레이 모드를 도입하였다. 혹자는 아공의 사자와 같은 방대한 크로스 오버 스토리가 아니었다는 점은 아쉬었다고 평한다. 물론, 아공의 사자가 아직까지도 플레이어들 사이에서 회자가 되는 이유는 '모든 게임들이 한 자리 모여서 유기적으로 이야기를 끌어나가는 것' 자체가 매우 매력적인 부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미 전원 참전이라는 이름 하에 참전한 케릭터만 무려 70명이 넘어가는 상황에서 이들에게 모두 공평하게 이야기를 배분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또한 스피릿이라는 존재로 인해서 일반적인 게임 서사를 진행시키는 것은 무리기도 하였다. 

대신 대난투 얼티밋은 등불의 별을 스피릿과 파이터를 수집하는 단순한 보드게임으로 만듬으로써 스피릿 수집과 육성이라는 요소에 집중한다. 다양한 장소를 오가면서 스피릿과 파이터를 수집하는 등불의 별은 스피릿이라는 개념을 이해시키는데 있어서 훌륭하게 기능하며, 방대한 분량을 자랑한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을만 하다. 또한 등불의 별을 진행하다가 막히거나 새로운 스피릿이 필요하거나 없는 스피릿을 수집하기 위한 보완책으로 일정 시간마다 스피릿 배틀이 무작위로 로테이션이 도는 스피릿 보드를 탑재한 점도 훌륭한 아이디어였다. 또한 스피릿 포인트를 이용한 육성, 시간을 이용한 육성(도장 같은), 스피릿에 2차적인 보정을 걸 수 있는 시스템(유파), 스피릿 포인트와 별개로 클래식 모드나 멀티플레이 대전을 통해 모을 수 있는 게임 내 재화인 골드로 스피릿과 게임 음악을 살 수 있는 등 게임의 싱글플레이 콘텐츠 전반이 스피릿을 기반으로 짜임세 있게 구성되어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다만, 싱글플레이 모드인 등불의 별이나 스피릿 수집을 위한 스피릿 보드 이외에 수집한는 스피릿을 본격적으로 활용하는 멀티플레이 콘텐츠가 없다는 점은 좀 아쉽긴 하다. 물론 온라인 사설 방이나 로컬 네트워크 대전에서 옵션으로 허용 시 사용할 수 있지만, 스피릿 수집 후에 사람과의 대전에서 좀 더 다양한 방식으로 사용할 수 있었다면 더 좋았을 거라는 아쉬움은 있다.





대신 스피릿의 등장으로 많은 수혜를 본 것은 아미보다:전작과 동일하게, 플레이어는 NFC 방식으로 아미보를 게임과 동기화시킬 수 있고 피규어 플레이어로써 자신의 파트너 또는 대전 상대로 함께 플레이를 할 수 있다. 그리고 대난투 얼티밋은 아미보에 스피릿의 속성을 부여하는 기믹을 추가하였다:플레이어는 스피릿을 소비하여 아미보에 다양한 속성들(공격/방어/잡기 중심, 어택커 스피릿의 스텟, 서포트 스피릿의 속성 등)을 부여할 수 있고, 실제 게임에 구현되게끔 바뀌었다. 즉, 스피릿이라는 기믹 자체를 실제 '피규어'에 연동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전 아미보의 경우에도 대전을 통해서 특정 패턴을 학습할 수 있는 기믹이 존재하였는데, 대난투 얼티밋은 금번 스피릿 조합을 아미보라는 피규어를 더욱 '살아있는 무언가'로 만드는데 성공하였다고 평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대난투 얼티밋은 게임 자체의 완성도와 함께, 스피릿이라는 아이디어와 방대함으로 게임 역사에 길이 남을 족적을 남긴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사쿠라이는 항상 '대난투라는 게임이 매번 나올 수 있던 상황이 기적'이라는 이야기를 하기도 하였다. 게임을 만드는데 있어서 다양한 작품들이 나오는 만큼 저작권의 문제 등 민감한 이슈들이 항상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얼티밋은 그러한 불가능한 상황을 뛰어넘은 기적 같은 게임이며, 동시에 게임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한 수많은 게임들을 아이디어로 재현한 게임 역사에 케이스를 찾아보기 드문 게임이기도 하다. 물론, 사쿠라이가 이야기하였듯이 다시는 전원 참전 형태의 대난투가 나오기 어렵다. 그러나 그렇기 때문에, 게임의 역사와 우리의 가슴속에서 대난투 얼티밋은 영원히 기억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