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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이야기



파이어 엠블렘 무쌍은 닌텐도 SRPG 파이어 엠블렘 시리즈와 코에이 테크모의 무쌍 시리즈의 콜라보레이션이다. 일견 이질적으로 보이지만, 사실 이러한 콜라보보레이션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이전 닌텐도는 자사 IP인 젤다의 전설 시리즈를 무쌍과 콜라보한 젤다무쌍을 만들어서 팬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은 적이 있었다. 더 나아간다면 파이어 엠블렘과 여신전생 프랜차이즈를 콜라보해서 나온 환영이문록 같은 작품이나 포켓몬과 노부나가의 야망을 콜라보하거나 마리오와 엽끼토끼를 콜라보한 작품들도 있었으니 말이다. 닌텐도가 겉보기에 베타적으로 보이지만, 닌텐도의 기나긴 역사속에서 이런 사례들은 가끔씩 발견되는 편이다. 물론 파엠무쌍 자체에 대해서는 맥스의 인마일체 모션으로 까이기는 했지만(후술할 내용에 나오지만 무쌍 팬들에게서는 좋은 반응을 얻었다), 젤다무쌍과 같이 정말로 이질적인 프랜차이즈의 콜라보레이션은 아니었기에 팬들 사이에서 나름대로 기대감이 있었던 편이다. 그리고 실제 발매된 파엠 무쌍은 놀랍지는 않지만, 파엠의 기믹을 적절히 섞어 기존 무쌍의 단점들을 상당수 제거한 양작이 되었다.


파엠무쌍의 큰 흐름은 여타 무쌍과 크게 다르지 않다. 평타 공격 도중 강공격으로 캔슬시켜 특수기를 발동시키는 차지 시스템이나, 관문과 수문장 그리고 적장, 무수히 등장하여 정신없이 왔다갔다 하는 잡졸들 등등 무쌍의 기본적인 것들을 모두 갖추었다. 이러한 전통적인 무쌍 시리즈의 플레이는 큰 생각없이 플레이하기에 좋으며, 수많은 콜라보레이션을 통해서 증명된 부분이기도 하다. 게임 플레이 타임 내내 플레이어는 쉴세없이 전장을 이곳저곳 뛰어다니면서 여기 가서 적을 무찌르고, 저기 가서 적을 무찌르는 등 바쁘게 돌아다녀야 한다. 그리고 자신이 원하는 무장을 육성하기 위해서 스테이지를 반복해서 진행하는 부분도 무쌍 특유의 전개와 맞물린다 할 수 있다.


큰 틀에서 무쌍 시리즈의 플레이를 보여주지만, 파엠무쌍이 기본적인 무쌍 시리즈와 차별화 되는 부분은 바로 콜라보레이션된 파엠 시리즈의 요소들이다. 전반적으로 파엠무쌍에 들어간 파엠 시리즈의 요소들은 게임의 큰 흐름을 바꿀 정도는 아니지만, 기본적인 무쌍 시리즈에서 부족했던 전략적인 게임 플레이를 매꿔준다. 그렇기 때문에 파엠무쌍은 평범한 무쌍이 아닌, 콜라보된 원작 파이어 엠블렘스러운 게임 플레이를 가능하게 만든 무쌍 게임이 되었다. 비록 젤다무쌍이 엄청난 퀄리티로 잘만들어지긴 했지만, '이것이 과연 어느 부분이 젤다의 전설 게임 플레이를 연상케 하는가?' 라는 부분에서는 다소 미진한 콜라보레이션이었던 것을 감안한다면 파엠 무쌍은 그 미진한 부분을 채워주는 콜라보레이션이라 할 수 있다.


파엠 무쌍에서 가장 눈여겨 볼 점은 바로 파이어 엠블렘 특유의 '무기 간 상성'이 적용되었다는 점이다. 각각 케릭터들은 칼/도끼/창 등의 고유 무장을 하나씩 들고 있으며, 기본적으로 창은 칼에 강하고, 도끼는 창에 강하며, 칼은 도끼에 강하게 설정되었다. 그리고 상성상 강하게 설정되어 있는 무기는 상대에게 적은 피해를 입히는 동시에 가드 확률을 높인다. 무쌍류에 익숙한 사람들은 어차피 무쌍 게임 자체는 적들에게 한대도 맞지 않고 압도적으로 휘몰아치는 게임이기 때문에 이 상성이 무의미하지 않을까 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게임은 상성 상 유리한 무기와 불리한 무기 사이의 체감 차가 크며, 더 나아가서 수문장/적장 뿐만 아니라 일반 병졸들까지 플레이어의 공격을 가드하고 반격하여 공격을 끊기 때문에 상당히 귀찮아지는 부분이 있다. 더 나아가서 몇몇 특효 상성의 경우에는 난이도 불문하고 몇초도 안되서 죽어버리는 참사가 발생하기 때문에 기존 무쌍에서 찾아볼 수 없었던 독특한 긴장이 파엠무쌍에는 존재한다.


대신 게임은 기존 파이어 엠블렘 각성에서 보여주었던 더블 유닛 체계를 무쌍에 적극적으로 채용한다. 플레이어는 자신이 조작하는 전열 케릭터와 페어를 맺을 후열 케릭터를 골라서 더블 유닛을 결성할 수 있다. 원작 각성에서도 그랬듯이 무쌍에서의 더블 유닛은 페어를 맺은 유닛이 전열 유닛에서 일정 수치 이상의 보너스 능력치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유닛과의 호감도에 따라서 원호 공격이나 방어를 해주는 등의 혜택을 제공한다. 이러한 더블 유닛을 적극적으로 이용하면 불리한 상성을 유리하게 해쳐나갈 수 있다:전투중에 자신에게 불리한 상성의 무기를 든 적을 만나면 플레이어는 유리한 상성을 가진 후열 유닛과 교체를 하거나, 원호공격을 불러내어 적장의 자세를 무너뜨리고 위크 포인트를 노출시킬 수 있다. 이렇게 자세가 무너져서 위크 포인트가 노출된 적은 머리 위에 원형 게이지가 뜨게 되는데, 이 때 추가 공격으로 모든 게이지를 깎아내면 플레이어는 연출과 함께 상당한 양의 데미지를 입힐 수 있다. 이런 식으로 상성상 서로를 보완해줄 수 있는 유닛을 조합하고 상황을 해쳐나가는 이전 무쌍 시리즈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경험이자, 파이어 엠블렘 시리즈의 전략성을 경험하게 만든다.


파엠 무쌍에서 보여지는 또다른 흥미로운 요소는 바로 맵에서 플레이어가 각각의 케릭터에게 명령을 내리고 이동을 지시할 수 있다는 점이다. 기존 무쌍 시리즈에서 동료 무장들은 특정 스크립트에 따라서만 움직이는 NPC였다면, 파엠무쌍에서는 원작에서 그랬던 것처럼 케릭터들에게 명령을 내리고 거점을 점령하거나 적 부대를 제거하거나 케릭터와 페어를 맺는 등의 명령을 하달할 수 있으며, 이렇게 명령을 받은 무장들은 기존 무쌍의 NPC 동료들보다 훨씬 유능하기 때문에 때로는 도움이 되기도 한다. 파엠무쌍은 더 나아가서 출격한 무장에 대해서 플레이어가 자유롭게 무장을 변경하면서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다. 기존 무쌍은 한명의 케릭터가 정신없이 여기갔다가 저기갔다가 하는 구조이기에 반복적이고 지치는 부분이 있었다. 하지만 파엠무쌍은 미리 문제가 될만한 곳에 케릭터를 배치해두고 급한 순간이 오면 플레이 케릭터를 교체해서 플레이어 자신이 직접 대응 가능하다. 그런 점에서 게임 플레이의 편의적인 부분이 기존 무쌍에 비교해서 훨씬 증대하였다. 


또한 육성 측면에서도 파엠 시리즈의 영향을 받은 파엠무쌍만의 독특한 부분이 있다. 게임은 인연을 쌓아서 그 케릭터만이 갖고 있는 특수 능력 하나를 다른 케릭터에게 이전할 수 있는 육성 시스템을 탑재하고 있다. 이는 성전의 계보, 각성, if 등에서 구현된 자식 세대에게 능력을 계승하는 시스템과 유사하다(물론 파엠무쌍에서의 능력 계승은 우성/열성 유전 등이 구현된 성전의 계보보다는 각성이나 if 같이 단순화된 물건이긴 하다) 인연도는 더블 유닛을 맺거나 함께 전장에 참여하였을 때 증가하며, 최고 등급에 도달하였을 때 각성과 if에서 선보인 인연회화와 함께 능력을 계승할 수 있는 소재를 지급하게 된다. 게임은 이런식으로 23명의 케릭터가 맺어질 수 있는 모든 경우의 수를 고려하여서 음성 인연 회화를 탑재하였고, 육성과 함께 케릭터의 관계에 묘사하여 케릭터에 애착을 가질 수 있도록 만들었다.


젤다무쌍이 어드벤처 모드를 통해서 보여주었고, 기존 무쌍에서는 크로니클 모드로 나왔던 파고들기 요소는 파엠무쌍에서 히스토리에 모드로 이어졌다. 파이어 엠블렘 시리즈의 명장면들을 무쌍 스테이지 형태로 구현한 히스토리에 모드는 스토리 모드 이후 파밍이나 케릭터 육성을 위한 공간이라 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스테이지마다 제약조건이 있고, 이 제약조건에 맞춰서 스테이지를 클리어하면 다음 스테이지가 해금되는 방식이다. 맵디자인이나 플레이 방식은 고전적인 파엠을 연상케하지만, 젤다 무쌍의 어드벤처 모드가 다음 스테이지를 해금하기 위해서 머리를 썼어야 했었던 점과 비교해본다면 게임의 히스토리에 모드는 다소 심심한 구성이기는 하다. 


전반적으로 흠잡을 데가 없는 양작이긴 하지만, 아쉬운 단점이 두가지 있다. 첫번째는 케릭터의 모션 문제, 두번째는 참전작의 편중 문제다. 우선 케릭터의 모션 문제의 경우, 발매전 논란이 많았던 인마일체 모션을 문제삼으려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승마 케릭터들의 모션은 대단히 과장되기는 하였지만 시원시원하며, 비현실적인 통통 튀는 느낌을 제외한다면 보는 사람을 즐겁게 한다. 문제는 각기 다른 케릭터임에도 케릭터 모션이 겹치는 것들이 꽤 있거나, 특정 무기군(특히 검)에 케릭터가 편중되어 있다는 것이다. 특히 본편의 창과 활 케릭터의 경우, 등장하는 3명 모두 페가서스 나이트에 모션이 동일하다. 검과 도끼는 모션이 나뉘는데 비해서, 몇몇 케릭터들의 모션은 동일한 점은 아쉬운 부분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참전작의 편중 문제는 구 파엠을 기억하는 게이머로 하여금 파엠무쌍이란 게임을 껄끄럽게 만들 여지가 있다:신 암흑룡과 문장 멤버를 제외하면, 등장인물의 3분의 2이상이 파엠 각성과 if에서 출전하기 때문이다. 또한 파엠무쌍의 전반적인 기조는 인연 회화와 자식세대 육성, 더블 유닛 등이 중요한 시스템으로 등장하였던 파엠 각성에서 강한 영향을 받은 걸로 보여진다. 물론 각성이 꺼져가는 파이어 엠블렘의 불씨를 다시 살리고 시리즈가 나아갈 방향을 새롭게 다듬은 게임이라고는 하지만, 파엠무쌍의 참전작 리스트는 패미콤 시절부터 수많은 작품으로 팬층을 쌓아온 프랜차이즈 팬들을 다소 외면하는 모양새가 되었다. 


결론적으로 파이어 엠블렘 무쌍은 모션이나 참전 케릭터 등의 몇몇 아쉬운 부분을 제외하면 무쌍 중에서는 잘 만들어진 작품에 꼽으며, 기본적인 플레이 타임만 수십시간 정도는 가볍게 보장하는 게임이다. 길거리를 걸어다니면서 편하게 무쌍 게임을 즐기고 싶거나, 각성이나 if를 즐겁게 플레이한 게이머, 가볍게 뭔가 파고들어보고 싶은 게이머라면 파엠무쌍은 훌륭한 선택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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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개인적인 이야기



글쓰는게 지지부진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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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이야기



내일 출근이야!(미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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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이야기


*http://leviathan.tistory.com/1870 뉴 오더 리뷰입니다.


* 스포일러 포함되어 있습니다.


우리는 트럼프 당선이나 대안 우파라 불리는 네오 나치즘, 성차별 문제 등등으로 세상이 나빠지고 있다고 한탄하고 있지만, 세상은 갑자기 나빠지지 않았다:오히려, 세상은 원래부터 그런 곳이었다. 1945년 2차 세계대전의 끝과 나치의 종말 이후로, 역사에서 조직적인 혐오, 차별, 학살, 테러 등등은 사라지지 않았다. 나치는 국가가 할 수 있는 조직 범죄의 아이콘이 되었지만, 아이콘은 그저 아이콘일뿐 사람들은 그 속에서 교훈을 얻지 못하고 프렉탈 곡선을 그리며 비슷한 양상의 비극을 만들었다. 트럼프와 대안 우파의 득세는 그저 표면적인 현상에 불과하다. 근원적으로 사람들은 45년 종전 이후로부터 크게 바뀌지 않았다. 그 이후에는 사람들이 좀 더 '교양'을 가진척 했을 뿐이었다. 바뀐 점은 과거의 허례허식마저도 모두 벗어던진 채 타인에게 자신의 저열한 민낮을 드러내었다는 점이다.


울펜슈타인 2는 참으로, 참으로 희안한 시기에 나온 게임이다. 불과 몇년전까지만 하더라도, 울펜슈타인 뉴 오더는 고전 명작의 리바이벌이자 나치즘에 대한 통찰력을 가진 스토리텔링을 보여주었지만 그것이 어떤 시대적인 '맥락'을 짚었다고는 할 수 없었다. 하지만 트럼프 당선 전후로 모든 맥락은 변화하기 시작하였다. 예를 들어 울펜슈타인 2가 Not My America라는 캐치프레이즈로 마케팅을 하였을 때(반 트럼프 세력의 구호), 샬럿빌 폭동과 맞물리면서 논쟁적이었던 것처럼 말이다. 울펜슈타인 2는 개발 당시에는 전혀 의도하지 않았지만, 게임 속 나치 지배하의 미국과 현실 미국 사이의 묘한 맥락을 형성하는 게임이다. 그리고 울펜슈타인 2는 홈프론트나 콜옵 고스트 같은 자극적인 연출과 설정을 최대한 배제한다. 이 게임은 전작의 이야기와 플레이를 정직하게 계승하고 발전시킨다. 물론 그런 점에서 전작만큼의 충격을 주지 못하는 게임이지만 말이다.


뉴 콜로서스의 게임 플레이는 전작의 변용이다:기본적으로 출발점과 도착점이 있고, 그 사이에는 여러개의 복도가 있다. 플레이어는 그 사이에서 전술적인 선택지(학살인지, 아니면 잠입인지. 어느쪽이든 적은 다 죽어야만 한다)를 골라야 한다. 전작과 비슷하게 뉴 콜로서스의 잠입은 큰틀에서는 작동하지만 세부적으로 따졌을 때는 그렇게까지 잘 작동되는 편이 아니다. 전작과 비교해서 장교를 찾기는 쉬워졌지만 일반 적병의 위치나 감지거리, 탐지하는 로직 등은 최신 잠입 액션 게임과 비교하여 보았을 때 둔탁하고 거칠기 짝이 없다. 대신 게임은 양손에 무기를 들고 적에게 압도적인 화력을 투사하여 작살을 내는 연출로 이를 커버하고자 한다. 그리고 여전히 양손으로 총을 쏴서 나치를 걸레짝으로 만드는 것은 도덕적인 안정감과 쾌감을 동시에 선사한다.


뉴 콜로서스의 게임 플레이는 전작에 비해서 조금 짧아진 감이 있지만, 그 빈공간을 에니그마 코드를 활용한 장교 암살 사이드 미션으로 채워넣는다. 플레이어는 장교를 죽이고 에니그마 코드를 획득하고, 그 코드들을 사용해서 암살 타겟의 위치를 확인하고 미션을 받을 수 있다. 뉴 콜로서스는 전작이 리플레이 가치가 거의 없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으며, 반복 플레이할 수 있는 요소를 게임에 탑재한 것이다. 흥미로운 발상이긴 하지만, 아쉬운 점은 뉴 콜로서스의 게임 플레이 자체가 단순하기 때문에 여타 게임들의 다회차 요소에 비교하면 지루하게 느껴진다. 


뉴 콜로서스의 스토리는 전작이 그랬듯, 이 게임의 가장 큰 강점이자 매력이다. 다만, 뉴 콜로서스는 전작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나치는 여전히 세계를 지배하고 있고, 패배한 자들이 나치에 저항한다는 컨셉 자체는 뉴 콜로서스도 충실히 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블라스코윅즈의 대사는 시적이긴 하지만 전작에서 처음보여주었던 충격에 비하면 놀랍지는 않다. 게임 중반에 있는 충격적인 처형 장면을 제외하면 뉴 콜로서스는 뉴 오더에서 설명되지 않았던 부분이나 설정을 세밀하게 다듬는 쪽으로 나아간다. 


뉴 콜로서스의 가장 큰 아쉬움은 뉴 오더의 엔딩에서부터 시작한다:애시당초에 뉴 오더는 시리즈화를 크게 염두에 두지 않고 만들어진 작품이었다. 뉴 콜로서스의 시작이 블라스코윅즈의 친구들이 모두 달려와서 친구를 구하는 장면으로부터 시작하는 점은 감동적이라기 보다는 시리즈를 어떻게든 살리기 위해서 발악을 하는 제작진의 모습이 겹쳐보여 실소를 자아냈다. 또한 게임은 상당히 논쟁이 될만한 지점에서 이야기를 끊고 전반적으로 대부분의 시퀸스들은 안티 클라이맥스라 할 수 있을 정도로 이야기를 고양시키지 않고 억누르는 방향으로 나아간다.


하지만 이런 점들을 제외하고, 게임은 뉴 오더가 다루지 않았던 부분들을 세밀하게 파고든다. 뉴 오더의 시작은 절대로 경험하지 않았던 일상의 평온을 꿈꾸는 것이었다. 하지만 뉴 콜로서스의 시작은 역으로 블라스코윅즈의 기억을 더듬어 올라간다. 세상을 바로 보는 방법을 가르쳐준 어머니와 자신에게 분노와 증오, 폭력을 심어준 아버지의 구도를 통해 게임은 부모세대와 자식세대의 계승과 갈등을 다룬다. 그리고 미국이라는 테마가 중요한 뉴 콜로서스에서 이러한 도입부는 블라스코윅즈라는 인물과 함께 미국이라는 국가가 이상적이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런 점에서 보았을 때, 블라즈코윅즈는 분명 어머니의 긍정적인 면을 이어받은 동시에 아버지의 폭력적인 부분을 동시에 이어받았다:백인의 우월함 같은 개소리를 차치하더라도, 약한 자는 강한 자의 먹이라던가 목숨을 빼앗는 법 등에 대한 아버지의 가르침은 게임 플레이 내내 블라즈코윅즈가 나치에게 가하는 폭력의 양태와도 맞아떨어진다. 블라스코윅즈는 어머니가 이야기하는 '끝에는 더 나아지는 삶'을 꿈꾸지만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자신이 행하는 폭력과 자신의 육체에 가해지는 고통 모두에 지치고 있다:게임 중반 재판 장면에서 블라즈코윅즈가 재판정의 나치를 죽이는 백일몽을 꾸는 동시에, 어머니에게 더이상 나아갈 수 없다고 고백하는 장면은 이러한 대비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부분이다. 전반적으로 여성은 탄생이며, 남자는 파괴라는 전통적인 이분법에 잡혀있긴 하지만 뉴 콜로서스는 그 이분법을 전혀 구태의연하지 않게 훌륭하게 사용하고 있다.


뉴 콜로서스의 나치가 지배하는 미국은 아버지의 폭력적인 부분을 계승한다. 나치즘이 추구하는 터무니 없이 거대하고 위압적인 공간들, 프로파간다, 건강한 육체와 복종하는 정신에 대한 찬미 등은 이미 뉴 오더에서도 보여준 부분이다. 하지만 뉴 콜로서스는 확대경을 들이대어 그 속에서 희희낙락 하는 보통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준다:나치 전승절을 기념하는 KKK 단원이나 독일인 병사와 혼인하는 소식에 좋아하는 여인들과 가족들, 나치를 죽이는 레지스탕스들을 '다른 생각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테러리스트'로 규정하는 모습들 등등은 실소를 자아내는 동시에 사람을 오싹하게 만든다. 또한 미국 역사 속에서 흑표당이나 미국 볼셰비키들을 주요한 레지스탕스 세력으로 다룸으로써 게임은 의도적으로 미국 역사의 어두운 부분과 실패한 부분을 전면에 내세운다.


뉴 오더가 시대에 뒤쳐진 블라스코윅즈에 대한 이야기였다면, 뉴 콜로서스는 나치즘과 미디어, 대중에 대한 신랄한 풍자극이다. 그리고 게임은 전작에 비해서 더 세련된 연출을 몇몇 시퀸스에서 보여준다. 예를 들어 히틀러가 등장하는 오디션 장면을 보자. 나치의 총통인 히틀러가 나와서 토악질과 분뇨로 사방을 어지럽히고, 어머니를 찾으며 울부짖고, 배우를 쏴죽이기까지 보여주는 이 장면은 뉴 오더의 열차 시퀸스(프라우 엥겔과 처음 만나는)를 뉴 콜로서스 버전으로 각색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여기서 플레이어는 실소와 함께 이런 미치광이가 사람의 생사여탈권을 쥐고 있는 점, 그로 인해서 모든 사람들이 이 미치광이의 장단에 맞춰주는 역겨운 광경 모두를 확인할 수 있다. 불과 5~10분 남짓한 이 시퀸스는 폴 버호벤 같은 감독의 작품을 연상케 하며 어째서 나치즘이 역겨운지를 보여주는 훌륭한 시퀸스라 할 수 있다.


뉴 콜로서스의 엔딩(프라우 엥겔의 처형과 혁명의 종용)은 다소 논쟁적일 수 있다:보통의 게임은 거기서부터가 시작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게임이 이야기를 거기서 끊는 이유는 후속작의 문제도 있겠지만, 어떻게 보면 게임 전체의 주제의식에 더 부합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블라즈코윅즈의 처형 장면의 웅장한 나치식 의례와 비교되는 엥겔의 처형장면과 연출되지 않은 카메라를 향해서 준비되지 않는 날 것의 연설과 분노를 내뱉어내는 뉴 콜로서스의 엔딩은 나치즘에 저항하는 모습을 상징적으로 보여줄뿐만 아니라 이 게임의 테마를 함축한다 할 수 있다. 전통적인 이야기의 기승전결에는 맞지 않지만, 뉴 콜로서스의 엔딩은 게임의 테마에는 정확하게 부합한다.


결론적으로 뉴 콜로서스는 전작에서 크게 변화하지 않은 게임플레이와 함께, 스토리텔링을 더 풍성하게 만든 작품이라 할 수 있다. 나치즘을 대안 우파라 부르는 이 파렴치한 시대에 그에 맞게 날 것의 분노를 정직하고 무게있게 다루는 작품은 그 자체로도 가치가 있다 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 작품이 나온다면 이야기적인 측면에서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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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개인적인 이야기


아무것도 안하는거 짱좋아!


(사실은 글쓰고 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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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 만화, 영화 이야기


지적장애 동생 ‘닉’과 그의 형 ‘코니’. 코니는 그들에게 비참함을 안겨주는 뉴욕을 떠나 새로운 삶을 찾으려 은행 털이를 결심한다. 하지만 현금 2만 달러를 들고 도주하던 형제는 그들의 계획이 엉망이 되었음을 깨닫고, 동생은 홀로 구치소에 수감된다. 코니는 경찰의 수사망을 따돌리고 동생을 구하기 위해, 또 형제를 옥죄는 뉴욕으로부터 탈출하기 위해 촌각을 다투는 사투를 벌이는데…(네이버 영화 시놉시스)


굿 타임의 오프닝 시퀸스는 굿타임이라는 영화의 모든 것을 집약한다:먼저, 영화는 뉴욕의 빌딩을 원거리에서 부감으로 찍어낸다. 천천히 빌딩으로 다가간 뒤, 갑자기 영화는 인물의 얼굴을 거대한 클로즈업으로 다뤄낸다. 여기서 동생 닉이 등장한다. 닉은 누군가에게 질문을 받지만, 거기에 제대로 답하지 못하고 여기에 코니까지 가세하면서 관객들은 이 인물이 무언가 잘못되었음을 알게 된다. 일반적인 범죄 장르영화였다면, 닉과 코니의 관계에 대한 구체적인 서사를 설정했을 것이다. 하지만 굿 타임의 시작은 당혹스럽고 어색하다. 닉의 클로즈업 된 거대한 얼굴이 보여주듯이, 거기에는 무언가 설명할 수 없는 불편함과 어색함이 스크린을 지배한다. 


굿 타임의 이야기 구조는 오딧세이의 변종이다. 신은 오딧세우스의 불경을 벌하기 위해 오딧세우스가 귀가하지 못하고 오래도록 바다를 떠돌도록 만들었다. 굿 타임에는 코니를 벌하는 신은 없지만, 한밤중의 뉴욕을 돌아다니며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오히려 문제를 더 키운다. 하지만 문제는 왜 코니는 한밤중의 뉴욕을 떠돌며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고통을 받게 되었는가 이다:그 원인에는 구치소에 끌려간 동생이 있다. 동생을 보석으로 풀어내기 위해서 코니는 브레이크 없는 질주를 한다. 이러한 단편적인 맥락을 놓고 본다면 영화는 가진 것 없는 빈곤층 형제가 서로를 세계로부터 지키는 이야기처럼 보였을 것이다. 하지만 영화는 상투적인 맥락을 배제하고 끊임없이 얼굴의 클로즈업과 부감 풍경을 교차 배치함으로써 이야기를 붕뜨게 만든다.


부감 풍경과 클로즈업을 통해 굿타임이 만들어내고자 하는 것은 우리가 공감할 수 있는 드라마가 아니다:코니는 닉을 아껴주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실상은 정말 그러한가? 상담사와 상담하는 중에 닉을 강제로 끌고가는 코니가 그 다음 시퀸스에서 동생과 바로 하는 일은 고무 마스크를 뒤집어 쓰고 은행을 터는 일이다. 동생을 사랑한다 이야기는 하지만, 닉이 보여주는 행동은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동생에게 강압하거나 허황된 이야기를 떠드는 것 뿐이다. 주목해야하는 것은 영화 내내 보여지는 닉의 독특한 태도이다. 닉은 클로즈업된 미장센 속에서 영화 속 그 누구보다도 자신만의 세계에 갇혀 있는것처럼 보이며, 단순히 갇혀있는 것을 넘어 무언가 '선택하지 못하는' 중간자적 위치를 점한다:코니가 닉을 칭찬하거나 무언가를 이야기할 때마다, 코니는 주위 분위기를 파악하지 못하고 생뚱맞은 대사와 행동을 뱉어낸다. 닉은 총체적으로 그 행동의 동인이 이해불가능하고 떠도는 케릭터이며, 극의 이야기 속에서 걸리적거리는 위치에 놓여있는 케릭터다. 


그렇기에 영화에서 주목해야하는 점은 어째서 코니가 닉을 구하기 위해서 불야성의 대활극을 벌이는가이다:영화는 드라마를 쌓지도 않고, 동생과 형의 관계는 위태로워 보이며, 심지어 극 중반 이후로는 학대하는 보호자라는 클리셰(뉴스에서 코니와 닉이 가출할 때, 할머니의 팔을 부러뜨렸다고 한다)마저도 점점 무너져 가기 시작한다. 코니가 어째서 닉에 집착하는지에 대한 정당한 동인이나 동생에 대한 유대감은 없다. 하지만 코니는 필사적이다. 끊임없이 타인에게 동생과 자신의 상황을 거짓말하고, 사람을 때려눕히고, 협박하고, 얼버무리면서 동생을 구하는데 집착한다. 하지만 그에게 동생이 무엇인가에 대해서 영화는 일언반구 언급을 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렇게 볼 수 있다:닉은 무엇이 문제인지, 무엇을 해결해야하는지 조차 인지하지 못한다.(영화 처음 닉에게 상담사가 문제가 뭔지를 물어보는 시퀸스를 보자. 닉은 상담사에게 문제가 무엇이라는 것 자체를 이해시키지 못한다) 코니가 닉에게 집착하는 것은 그런 해결되지 않는 상태에 대한 불안이자 강박관념, 그리고 허황된 믿음(네가 있어 나는 훌륭하다)의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극단적인 인물의 클로즈업, 부감 풍경, 마지막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인물의 행동과 맞물리면서 굿타임은 거대한 부조리극이 된다. 동생을 구하기 위해서 경찰이 경호하는 범죄자를 데려왔지만, 실제는 자기 동생이 아니었고, 자신에게 친절했던 사람에게 등처먹고, 마약을 팔겠다고 설치다가 결국은 광란의 질주 끝에 잡히게 되고 역설적이게도 동생은 코니의 구속과 함께 자유로워진다. 이 과정을 굿타임은 서로에게 이야기하지만 전혀 맥락이 서로 닿지 않는 인물들이 각자의 샷에서 과도하게 클로즈업된 얼굴을 보여주면서 그들을 그들 스스로에게 가두어버리고, 파국을 향해서 치닫는 모습을 보여준다. 더 나아가 영화는 시퀸스와 시퀸스 사이에 부감으로 도시의 풍경을 찍음으로써 이 모든 것들이 정말로 하찮은 촌극에 불과한것처럼 포장한다. 


동생을 향한 코니의 집착은 이런 의미에서 정말로 '하찮은' 것일 수 있다. 하지만 그 하찮은 것 때문에 사람들은 파국으로 치닫는다:코니의 애인은 코니를 사랑한다고 생각하면서 부모의 카드로 거액의 카드깡을 하려 하고, 중간에 만났던 소녀는 코니의 여정에 살짝 끼어들었다가 경찰서로 끌려간다. 영화는 이 하찮고 허황된 세계에 대중문화의 밈들(스프라이트나 개구리 페페, 반복되는 뉴스, 패스트 푸드 같은)을 섞어둠으로써 하찮고 반복적인 도회지의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그리고 케릭터들은 이 속에서 영원히 고통받는다. 즉, 굿 타임은 영원히 고통받는 오딧세이아 팝아트 버전인 것이다.


영화의 클라이맥스 시퀸스는 흥미롭다. 계속해서 코니의 얼굴을 클로즈업해서 동생에 대한 집착을 보여주었던 카메라는 불현듯 코니의 검거 과정을 고층 아파트에서 내려다보는 마약상의 관점에서 다뤄낸다. 마치 미국 뉴스에서 나오는 헬기로 촬영된 체포장면을 영화는 보여주고, 후에는 갑자기 코니의 관점에서 마약상이 도망가는 장면을 아래서 위를 올려다보듯이 찍어낸다. 마치 자극적인 뉴스의 한 장면처럼, 마약상은 고층 아파트에서 추락사한다. 그러고는 카메라는 경찰차 창살 뒷편에 놓여있는 코니를 클로즈업으로 점차 잡아낸다. 처음에는 창살 너머에서 잡던 카메라가 클로즈업을 하면서 창살이 희미해지고, 이내 코니의 얼굴은 창살을 넘어선다. 마치 이처럼 광포한 인생 끝에는 광포한 종말만이 남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처럼 말이다.


영화의 마지막, 코니는 풀려나고 다시 상담사의 수업에 참석하게 된다. 방을 오고가는 환자들의 모습과 거기서 갈팡질팡하는 과정을 클로즈 업에서 클로즈 아웃으로 카메라는 천천히 빠져나온다. 부감은 아니지만, 닉의 얼굴에서 벗어나는 카메라는 교실, 더 나아가서 교실 바깥으로 위치를 옮겨가면서 영화 중간 중간 보여주었던 부감풍경의 축소판을 구축한다. 스스로 무엇이 문제인지를 파악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키워드에 맞춰서 방을 오고 간다. 닉과 사람들이 왜 그런 키워드에 맞춰서 방을 가로지르는지, 코니가 왜 그렇게 되었는지, 영화 속 모든 케릭터들이 왜 그렇게 행동하는지 모른다. 각자 가지고 있는 행동의 동인 속에서 갇혀있는채로 방과 도시를 가로지른다. 굿타임의 마지막은 그런 점에서 영화의 축소판이자, 서로 맞닿지 못하는 씁쓸한 도시문명의 축소판이다. 하찮고 무의미하며, 개인에 갇혀있지만, 그것이 주는 애잔하고 씁쓸한 반복과 종말. 그런 점에서 굿타임은 도시문명의 핵심을 짚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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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이야기




으어~(글쓰다 막혀서 또 땜빵한다는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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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이야기


*50시간 정도, 4장까지 플레이하고 난뒤에 쓰는 중간 점검입니다. 리뷰를 위한 메모들이라 보시면 되겠습니다.


- 제노블레이드 2는 PS2 이후로 수많은 게이머들의 염원이 그대로 이루어진 절정이라 할 수 있다:광활한 필드와 무수히 많은 할 것들, 일본 RPG 사상 최고에 꼽을 수 있는 전투 시스템, 매력적인 케릭터들과 최소 70시간에 걸쳐서 이루어지는 일본 애니메 풍의 장엄한 이야기까지. 하지만 제노블레이드 2의 문제는 게임이 재미가 없다는 것이 아니라 게임이 지독하게도 구시대적이란 점에 있다. 물론 그 단점은 충분히 상쇄할만큼 게임은 재밌지만, 문제는 몇몇 부분에서는 제노블레이드 2는 '안좋았었던' 과거의 기억까지도 함께 끌어올리고 있다. 또한 수십시간을 플레이할 것을 전제로 만들어졌기에, 지금 게임에 익숙해진 플레이어들에게는 부정적으로 보여질 구석이 상당히 많다.


- 제노블레이드 2의 전체적인 게임 플레이 구조는 단순하고 반복적이지만 절대로 지루하지는 않다:게임은 메인 스토리->장소/레벨 해금->부가활동 해금(수집, 인양, 용병단 임무, 서브 퀘스트 등) 및 블레이드 모으기->블레이드 인연레벨 올리기와 레벨링->다시 메인 스토리 진행을 통해 하나의 사이클을 구성한다. 사이클의 각 단계는 스카이림 등의 RPG와 비교하여 보았을 때 그렇게 복잡하거나 어렵지 않고 단조로운 편이다. 


- 대신 게임은 전투와 풍광이라는 측면에서 게임이 계속해서 굴러갈 수 있는 동력을 제공한다. 먼저 풍광의 경우, 전작인 제노블레이드 1편이나 크로스의 비주얼을 한층 더 발전시킨 모습을 보여준다. 1편과 유사하게 플레이어는 거대한 아르스(영문으론 타이탄) 위에 펼쳐져 있는 광활하고 아름다운 풍경을 누빈다. 엘더스크롤 시리즈나 폴아웃 시리즈가 사실적인 축적으로 실제 있을법한 환경을 다루었다면, 제노블레이드 2의 세계는 스테이지 자체가 플레이어를 압도한다. 이 압도적인 세계를 보는 것만으로도 제노블레이드 2는 플레이어에게 시각적인 만족감을 준다.


이것은 제노블레이드 시리즈의 전통이라 할 수 있다. 제노블레이드 1편이나 크로스 모두 그래픽적으로 훌륭한 게임은 아니었지만, 사람을 압도하는 비주얼로 게이머를 매료시켰다. 맵의 밀도는 낮은 편이지만, 제노블레이드 시리즈는 다른 게임에서 찾아보기 힘든 풍광을 통해서 독자적인 미학을 구축해나갔다. 단순하고 아름다운 자연의 풍광을 보여준 젤다의 전설: 야생의 숨결이 제노블레이드 시리즈에게서 강한 영향을 받은 것(실제 젤다의 전설:야생의 숨결은 모노리스 소프트가 제작에 참여하였다)은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 젤다의 전설의 아름다움과 제노블레이드 시리즈의 아름다움은 맥이 닿아있으며, 여타 트리플 A 게임에서 쉽게 찾아보기 힘든 독특함이 살아있다.


-물론 세계의 밀도를 놓고 본다면 폴아웃 시리즈나 엘더스크롤 시리즈 같은 밀도는 제노블레이드 2에는 없다. 그렇기에 게임은 이러한 단조로움을 블레이드와의 인연을 통해서 극복한다. 제노블레이드 시리즈는 전통적으로 NPC와의 유대(키즈나)가 중요한 요소로 자리잡은 게임이었다:전작들은 NPC와의 관계도를 보여주는 키즈나 그램을 통해서 내가 어떻게 NPC와의 관계를 바꾸어나가는지를 보여주었고, 그에 따라서 이야기와 세계가 바뀌어가는 과정을 다루었다. 하지만 제노블레이드 2에는 키즈나 그램 자체를 삭제하고, 대신에 레어 블레이드와의 인연을 쌓아나가는 쪽으로 시스템의 방향성을 수정하였다. 일견 전작에서 보여준 사람들과의 방대한 관계를 축소시켰다는 인상이긴 하지만, 전작이 뒤로 갈수록 너무 방대해지는 관계도 때문에 후반에는 산만해질 수 밖에 없었던 걸 감안한다면 충분히 납득할만하다.


대신 블레이드는 적극적으로 전투에 들어오며, 사람들과 대화중에 끼어들거나, 특별한 전용 퀘스트가 있는 등 질적으로 그 내용을 보강하는 방향으로 나아갔다. 제노블레이드 2에서 블레이드는 다양한 성격과 함께 플레이 스타일을 갖고 있으며, 동시에 이야기의 중심을 구성하는 주요한 테마이다. 호무라/히카리와의 관계나 블레이드 설정을 통해서 중요한 이야기가 전개되기 때문에 게임 시스템과 플레이가 밀접하게 맞닿아있어 게임을 유기적으로 플레이하게끔 구성하였다.


-전투는 외워야 하는 것도 많고, 복잡한 편이다. 하지만 게임은 3장에 걸쳐서 단계적으로 이를 설명하고자 노력한다. 제노블레이드 2 전투의 핵심은 블레이드의 조합과 세팅, 콤보 루트의 숙지와 대응을 통해 난관을 적극적으로 해쳐나가는 방식이며다. 드라이브 콤보와 블레이드 콤보, 두개가 결합된 퓨전 콤보, 마지막으로 속성 구슬을 모아서 한꺼번에 쓸어버리는 체인어택까지. 각각의 전투 시스템은 별도로 운영되기 보다는 유기적으로 결합되서 플레이어가 끊임없이 머리를 굴리게끔 만든다. 초반에는 자동공격 위주의 MMO식 전투로 느껴질 수 있지만, 모든 기능이 개방된 3장 이후부터는 그 어떤 게임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함을 보여준다. 


추후 본 리뷰를 쓸때가 되면 이 부분은 개괄적인 흐름만 설명하는 것만으로도 매우 긴 분량을 차지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그 흐름을 짚고 이해할 때, 비로소 제노블레이드 2의 진정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스토리적인 측면에서는 왕도를 따르면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이 매력적인 게임이다. 다만, 제노블레이드 2는 스토리 외적인 부분에서 일본 애니메이션의 클리셰를 지나치게 사용하고 있으며, 특히 머리 비우고 봐도 얼굴이 화끈거릴 정도로 모에 코드에 의존한다. 모에 코드 외적으로 제노블레이드 2는 케릭터들을 최대한 존중하고, 이야기를 쌓아나가고자 노력한다. 하지만 가끔씩 분위기를 환기하고자 할 때, 게임은 진짜 머리를 텅 비우고 과거의 모에 코드를 그대로 인용한다. 진지한 이야기에 어울리지 않는 낮간지럽거나 낮뜨거운 장면들이 연출되기에 이런 부분은 매우 아쉽다고 할 수 있다.


-게임의 가장 큰 문제는 적어도 70시간 이상을 플레이할 것을 감안하고 만들어진 게임이기 때문에, 이야기나 게임플레이나 적어도 플레이타임 20시간 정도는 가야 본격적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이 부분은 싱글 플레이 타임이 점점 짧아지는 최근 게임의 경향에 비추어 보았을 때, 진입장벽을 너무 터무니 없이 높이는게 아닐까라고 볼 수 있다.


-기술적으로도 좀 아쉬운 편. 다른건 몰라도 휴대용일 시, 해상도의 변화가 너무 심하기 때문에 아쉬운 부분이 많다.


-현재로써는 취향 맞으면 근 10년만에 나온 최고의 JRPG라 할 수 있지만, 취향이 안맞을 경우에는 다소 아쉬운 게임이라 할 수 있다. 즉, 모두에게 어필하기는 힘들지만, 특정 팬층에서는 아마도 엄청나게 열렬한 지지를 받을 것이다. 그리고 분명한 점은 제노블레이드 1편이나 크로스 보다는 게임적인 완성도 면에서는 더 완성되었다고 할 수 있다. 


정식 리뷰는 아마도 클리어 이후가 되리라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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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개인적인 이야기



으어어 피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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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이야기



슈퍼 마리오 시리즈는 리뷰하기 어려운 게임이다. 많은 게임 프렌차이즈들은 오랜 역사동안 시리즈를 내면서 변화를 프랜차이즈 위에 쌓는다. 첫 작품을 이루는 근간과 함께 그 쌓여가는 변화의 궤적을 통시적으로 되짚고 게임의 재미를 이야기함으로써 보통의 게임 리뷰는 완성될 수 있다. 하지만 슈퍼마리오 시리즈는 새로운 작품이 나올때마다 모든 것을 뒤엎지만 정작 게임이 제공하는 핵심적인 경험은 변화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슈퍼패미콤 시절의 마리오에서 마리오 64로 넘어갔을 때, 게임은 2D 도트 세계에서 3D 폴리곤의 세계와 혁명적인 3D 카메라 체계를 구축하였다. 하지만 정작 이러한 혁명 속에서 변한 것은 거의 없었다:슈퍼 마리오 64는 본질적으로 이전에 나왔었던 2D 마리오와 같이 달리고 뛰고 발판과 발판 사이를 넘나드는 플랫포밍Platforming 게임이었던 것이다. 


슈퍼 마리오 오딧세이도 마찬가지다. 이 게임의 핵심은 달리고, 뛰고, 발판과 발판 사이를 넘나드는 것이다. 게임은 일찍이 슈퍼 마리오 64를 통해 구현된 입체적인 마리오의 스테이지를 한 단계 더 발전시키고, 새로운 기믹(캐피를 통한 캡처 및 임시 발판을 제공하는 능력)을 추가하고, 조작 방식에서도 조이콘을 이용한 새로운 조작을 시도하였다. 하지만 본질적으로 게임이 주는 경험은 이전의 마리오 시리즈들이 그랬듯이(가장 과격했었던 슈퍼 마리오 갤럭시 조차도!) 30년 전 처음 나왔던 슈퍼마리오와 동일하다. 


그러나 무서운 점은 30년 동안 변한게 거의 없었던 시리즈임에도 불구하고, 이 게임은 여전히 동일한 경험과 재미를 제공해준다는 점이다. 오딧세이가 우리에게 보여주는 것은 오래된 미래다:슈퍼 마리오 시리즈는 30년 전이나 지금이나 슈퍼 마리오이었고, 슈퍼 마리오이며, 그리고 슈퍼 마리오일 것이다. 그리고 오딧세이는 우리 아버지 세대와 우리 세대가 이 게임 시리즈를 재밌게 즐겼듯이, 그리고 우리 자식세대 역시도 이 게임 시리즈를 재밌게 즐길거라는 사실을 훌륭하게 증명하였다.


슈퍼 마리오 오딧세이가 어째서 대단한가는 게임 내적인 역사를 읊는 것이 아닌 장르의 역사를 되돌아보는 것으로부터 시작하여야 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3D 플랫포밍(또는 3D 액션 어드벤처 게임) 게임의 카메라 시점과 스테이지 구성은 슈퍼마리오 64와 젤다의 전설:시간의 오카리나가 정의내렸다. 이들이 만들어낸 3D 게임의 전통은 지금 우리로써는 당연하게 느껴지는 것이다. 하지만 3D 형태의 게임 스테이지 구성은 보기보다 어렵다. 플랫포밍이라는 장르 자체가 발판에서 발판으로 건너뛰는 형태의 게임 구조다. 하지만 이 발판과 발판을 건너뛰는 것이 가능한지, 불가능한지를 어떻게 판단한단 말인가. 2D 플랫포밍에서는 도약이 닿는 거리를 선이라는 2차원거리로 인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3D 플랫포밍에서는 여기에 Z축이라는 요소를 추가되어 공간을 더 인지하기 어렵게 만들고, 도약거리를 가늠하기 힘들게 만든다. 과거 게임들, 예를 들어 툼레이더 같은 고전게임에서 잦은 낙사와 왔던 길을 계속 뱅뱅 돌며 해매게 만드는 것도 이런 3D 플랫포밍 게임이 거쳤던 초창기 시행착오였다. 


그래서 최근의 3D 플랫포밍이나 파쿠르를 지향하는 액션 어드벤처 게임들은 여기에 꼼수를 쓴다:언차티드의 사례를 보자. 이제는 벽타는 게임의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된 언차티드의 플랫포밍은 사실 거대한 속임수라 할 수 있다. 언차티드의 플랫포밍은 3차원의 공간에서 이루어지지 않는다. 언차티드의 플랫폼은 평면적인 벽으로 구성되어 있고 손이 닿는 홈이 놓여 있다. 게이머는 벽에서 벽으로, 그리고 홈에서 홈으로 옮겨갈 뿐이다. 마법의 자석 손바닥은 이러한 2D 플랫폼 구조를 유지시키는 중요한 안전장치다. 언차티드의 시도는 3D 어드벤처 게임의 장르 문법으로 정착하게 되었다. 플랫포밍을 단순화하고 안전장치를 부여함으로써, 게임은 여기에 '스펙타클'을 부여한다. 근래의 3D 플랫포밍은 속임수를 가리는 용도인 동시에, 게이머에게 영화적 스펙타클을 제공하는데 집중하였다.


하지만 마리오 시리즈는 정직하게 발판에서 발판으로 건너뛰는 플랫포밍 구조를 고수한다. 2D 마리오에서부터 마리오 64, 선샤인, 겔럭시 시리즈까지 마리오 시리즈는 한번도 발판에서 발판으로 도약하는 것을 포기한 적이 없었다. 오딧세이는 시리즈의 전통을 이어받으면서 전작에서 찾아보기 힘들었던 자연스러운 축적의 스테이지를 설정한다. 여기에는 속임수도, 안전장치도 없다. 그렇기에 최근 파쿠르 게임을 하다가 마리오 오딧세이를 플레이하면 생각외의 난이도에 당황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흥미로운 점은 게임에 점점 익숙해질수록 오딧세이는 스크립트나 안전장치가 되어 있는 3D 플랫포밍 게임들보다 더 부드럽게 작동한다. 눈에 보이는 거의 모든 곳은 플레이어가 도약해서 도달할 수 있는 공간들이다. 게임의 스테이지는 정말로 절묘하게 구성되어 있어, 실패를 무릅쓰고 뜀박질을 하고 싶게끔 유혹을 느끼게 만든다.




오딧세이의 스테이지 구조는 64와 비슷하다. 64에서 스타를 모아 다음 스테이지를 해금했었던 구조를 오딧세이는 그대로 차용한다. 흥미로운 점은 슈퍼마리오 오딧세이는 스테이지 속에 스테이지를 집어넣는 구조를 취하고 있다는 것이다. 전체적으로 거대한 얼개를 가진 스테이지를 구성하고, 그 속에 파워문에 도달하기까지 작은 스테이지를 집어넣는 것이 오딧세이의 스테이지 구조다. 오딧세이는 의도적으로 초회차에서는 게임의 파워문의 위치를 진행방향과 일치시켜 일직선 진행을 유도한다. 이러한 일직선 진행속에서 게이머는 스테이지를 눈으로 익히고, 스테이지에 숨겨져 있는 다양한 기믹을 익히게 된다.


하지만 오딧세이가 빛나는 것은 클리어 이후부터다:파워문이 대폭 추가되면서, 이전의 일직선 게임 진행을 보여주었던 스테이지는 입체적인 구조를 띄게 된다. 이러한 입체적인 구조를 가능하게 만드는 것은 바로 '카메라'다. 스테이지 내에 파워문들이 절묘하게 숨겨져 있기에, 플레이어는 파워문을 찾기 위해서 카메라를 이리저리 돌려보게 된다. 플레이어가 카메라를 돌려서 파워문의 위치를 파악하게 되면, 그후부터는 파워문에 도달하기 위한 루트를 찾아야 한다. 그 루트와 방법을 찾아내는 순간, 파워문에 도달하기 위한 루트는 하나의 작은 스테이지가 된다. 이런식으로 게임은 파워문이라는 목표를 설정하고, 플레이어가 거기까지 도달하기 위한 스테이지를 찾아 내는 것이 오딧세이가 보여주는 진정한 재미다.


그리고 이 스테이지에 도달하는 과정을 게임은 모자를 이용한 캡처 기능을 통해서 다채롭게 구성한다. 마리오는 캐피를 이용해서 적에 빙의하여 적이 갖고 있는 능력을 사용한다. 어떤 점에서는 캡처 액션은 별의 카비에 나오는 적을 흡수하는 기믹과 비슷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캡처 액션의 핵심은 '적을 쓰러뜨린다'에 있기보다는 '특정 장소에 있는 장애물을 제거한다'라는 퍼즐의 한 조각에 가깝다:예를 들어, 김수한무에게 빙의하는 경우 연못에서 물고기를 낚시할 수 있고, 낚시를 통해서 파워문을 낚을 수 있다. 혹은 굼바에 빙의해서 굼바 탑을 쌓아 높은 곳에 가거나, 아가씨 굼바에게서 파워문을 얻어낼 수 있다. 이렇게 파워문을 구하기 위한 한 조각을 어떻게 퍼즐에 끼워맞추는가를 고민하는 것이 바로 마리오 오딧세이의 재미라 할 수 있다.


모자를 이용한 액션은 비단 캡처뿐만이 아니다. 모자를 던지는 액션을 통해서 마리오는 점프 액션 자체를 리셋시킬 수 있다. 가령 점프 - 모자 던지기 - 멀리뛰기를 통해서 기존에는 못가는 높은 곳이나 먼 곳에 도달할 수 있게 된다. 물론 이러한 테크닉을 게임을 클리어하는데 꼭 필요하진 않다. 대신 이러한 테크닉을 통해서 도달할 수 있는 숨겨진 곳이 있거나, 기존의 스테이지 구간을 더 빠르게 주파할 수 있는 등의 혜택이 있다. 닌텐도 게임 답게 입문은 간단하지만 클리어는 어려운 구조라 할 수 있다.


슈퍼 마리오 오딧세이에서 눈여겨 볼만한 점은 조이콘 조작이 단순한 기믹으로 사용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겔럭시는 위모트 조작을 통해 스핀과 스톰프 액션을 위모트 특유의 체감형으로 구현하였다면, 오딧세이는 전통적인 조작에 모자조작을 조이콘 모션으로 구현하는 방식으로 구현한다. 오른쪽 조이콘을 흔들어서 모자를 던지는 액션을 구현하는데, 오딧세이의 조이콘 조작은 전반적으로 패드조작에 모션을 통해 정밀한 추가 조작을 가하는 쪽으로 방향성을 잡는다.  


ㅜ결론적으로 슈퍼 마리오 오딧세이는 새로운 과거라 할 수 있다. 마리오는 30년전에도 마리오였고, 10년 전에도 마리오였으며, 지금도 마리오다. 그 일관성과 누적된 전통이 마리오를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한 재미를 신뢰할 수 있는 타이틀이자, 꾸준한 재미를 보장하는 타이틀로 만들어주었다. 하지만 그것이 안일한 전통을 계승하는 것이 아니다. 마리오 시리즈는 겔럭시와 오딧세이 등을 통해서 끊임 없이 새로운 기믹을 추가하고, 기존의 전통 위에 새로운 무언가를 덧대었다. 하지만 여전히 마리오는 마리오다. 그 변화 속에도 자기 정체성을 지키고, 시대가 변해도 변하지 않는 훌륭한 장르의 모범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게임이 과거로부터 지켜야하는 가치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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