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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이야기


* 모탈컴벳 X 리뷰를 참조하시며 보시면 도움이 됩니다.


21세기에 들어온 이후, 마블 코믹스와 DC 코믹스는 만화 뿐만 아니라 영화/게임 등 컨텐츠 시장에서 격돌하는 라이벌 관계였다. 마블이 디즈니에게 인수되고, DC 코믹스가 워너 브라더스라는 거대 미디어 자본과 손을 잡고 만화 이외의 컨텐츠 시장에 진출하였다. 게임 시장 측면에서 본다면, DC 측은 배트맨 아캄 시리즈와 함께 인저스티스 시리즈라는 강력한 프랜차이즈를 보유하고 있다. 인저스티스 시리즈이 시작은  모탈컴벳 시리즈 제작사 구 미드웨이가 만든 DC 유니버스 대 모탈컴뱃이다:이 게임이 발표되었을 때 사람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는데, 북미쪽에서 탄탄한 팬덤을 지닌 모탈컴벳과 DC 코믹스의 결합은 캡콤측이 만든 마블 대 캡콤 시리즈를 연상케하는 부분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물론 구 미드웨이의 도산과 함께 DC 유니버스 대 모탈컴뱃 프로젝트도 같이 사라진 것처럼 보였지만, 구 미드웨이가 네더렐름으로 재편되고 인저스티스 시리즈가 나오고 흥행함으로써 DC 코믹스 쪽의 격투 게임은 그 명맥을 이어갈 수 있게 되었다.


인저스티스 2는 인저스티스 시리즈의 최신작이다. 기본적으로 인저스티스 1편의 시스템들(케릭터 파워 등)과 모탈컴벳 X의 강점만을 끌고 오고 있는 인저스티스 2는 게임 외적인 컨텐츠 측면에서 매우 눈여겨 볼만한 변화를 보여준 게임이다. 네더렐름은 모탈컴벳 최신작(모탈컴벳, 모탈컴벳 X)들을 통해서 지속적으로 업데이트 되는 타워 컨텐츠나 소셜 게임에서 찾아볼 수 있는 요소들(집단 레이드 등)을 도입한 팩션 시스템을 게임에 접목시켰다. 이를 통해 네더렐름은 격투게임이라는 장르를 단순히 '1:1 격투'에 국한시키지 않고 한계에 도전하였다. 하지만 인저스티스 2는 그보다 더 나아갔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는 많은 부분 앞서가기도 하였지만, 전통적인 격투 게이머에게 생리적인 거부감을 심어줄지도 모르는 부분이다.


기본적으로 인저스티스 2는 모탈컴벳과 모탈컴벳 X의 시스템을 많은 부분 차용한다:콤보 시스템이나 선입력 시스템, 상쇄 불가능한 장풍이나 텔레포트 공격 등등이 다른 격게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네더렐름 특유의 시스템이다.(이에 대한 상세한 이야기는 모탈컴벳 X 리뷰를 참조해주시길) 하지만 여전히 인저스티스 2에서 찾아볼 수 있었던 고유의 액션들과 특징들도 있다. 우선, 인저스티스 2도 4버튼 공격 체계는 유지하지만 약-강 펀치/킥 공격이 아닌 약,중,강 공격+케릭터 파워 공격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각의 케릭터 파워는 고유의 공격 모션과 메카니즘을 지니는데(가령 배트맨은 3기의 유도 배터랑을 불러내서 추적 장풍을 쏠 수 있다), 모탈컴벳 시리즈에서 케릭터들이 서로 유사한 부분들과 차이가 나는 부분이 있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인저스티스 시리즈는 '케릭터만의 콤보/운영'을 더 중요시 여긴다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러한 고유의 케릭터들의 운영이 매우 어려운 것은 아니다. 몇몇 케릭터들은 케릭터 파워나 콤보 자체가 단순하면서 강력하기 때문에 초보도 부담없이 게임을 운영하고 입문할 수 있다.


또한 모탈컴벳 X와 비교했을 때, 인저스티스 2는 몇몇 시스템적인 간소화가 이루어진 편이다:모탈컴뱃 X와 같은 버튼 가드 시스템과 텔레포트 공격이 인저스티스 2에도 존재한다. 하지만 개나소나 역가드 텔레포트 공격을 들고 나왔던 모탈컴뱃 X를 생각하면, 인저스티스 2의 텔레포트 공격은 몇몇 케릭터(슈퍼걸 같은)에 제한적으로 적용되어 있으며, 텔레포트와 함께 콤보로 이어가는 것이 더 빡세졌다. 그 덕분에 인저스티스 2는 버튼 가드와 함께 방향키를 뒤로 누르는 가드 시스템을 같이 사용하고 있는데, 이와 같은 점을 볼 때 모탈컴벳 X 때를 생각하면 운영이 더 쉬워진 측면이 있다. 또한 고화력 콤보를 위해 런캔슬을 익혀야 할 필요가 있었던 모탈컴뱃 X에 비교하면 인저스티스 2는 런캔슬 개념을 삭제하고 케릭터 파워를 이용해 콤보를 이어나가게끔 하고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콤보나 운영 난이도가 낮아진 부분이 있다.


기본적으로 인저스티스 2는 모탈컴벳의 전통을 들고오면서 케릭터만의 개성과 차별화에 초점을 맞추고, 전반적인 운영난이도를 낮추었다. 하지만 인저스티스 2에서는 모탈컴벳, 아니 그 어떤 격투 게임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특징이 있다. 인저스티스 2는 각 케릭터 별로 장비를 맞출 수 있고, 장비를 통해서 케릭터에게 능력치(기본기/기술/체력/방어력 등)를 보정해서 '강해지는 요소'가 있다. 이는 대난투 시리즈 이외의 격투 게임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시스템이긴 한데, 이러한 능력치들은 1:1의 진검 승부를 다루는 장르 특성상 벨런스 파괴를 일으키는 민감한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인저스티스 2는 싱글플레이 및 멀티플레이 개인 매치 이외에는 이러한 기어가 실제 능력치 보정을 주지않고 몇몇 퍽만 제한적으로만 적용되어 대전 벨런스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 그러나 게임 마케팅 전면에 장비에 의해서 강해지는 케릭터와 운영 방식을 강조하는(Every battle defines you) 모습은 인저스티스 2에서 장비와 장비를 통해 강해지는 케릭터의 개념을 매우 강조한다고 할 수 있고, 이런 점에서 게임은 격투게임 전통의 대인전 외의 무언가를 염두에 두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실제 인저스티스 2는 대인전 이외에도 주요한 컨텐츠인 멀티버스가 존재한다. 멀티버스는 모탈컴벳 X의 타워 컨텐츠를 한층 더 확장하였으며, 기어 파밍과 레벨업을 통해서 더 높은 난이도의 컨텐츠에 도전하고 더 좋은 기어를 얻는 등의 과정을 거친다. 멀티버스는 단순하게 AI와의 공정한 1:1 격투를 강조하지만않고, 다양한 변수를 게임에 도입한다:주기적으로 플레이어에게 날아오는 유도 미사일이나 감전 바닥, 콤보 금지 등등 멀티버스는 각각의 라운드를 돌발변수로 채워넣는다. 물론 이러한 돌발변수들이 여타 격투게임에 비하면 얄팍한 깊이를 보여주는 것도 사실이다:게임에 대한 깊이 있는 고민을 하기 보다는, 외부의 돌발변수에 근거해서 게임의 흐름을 통제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이러니 하게도 격투게임 초보자들 기준에서 보자면 멀티버스의 이러한 변수들은 게임과 규칙에 대해서 생각하게 만들고 자신의 행동을 의식적으로 통제하게 만든다는 장점이 있다. 화려한 콤보나 이지선다가 없어도 멀티버스의 변수를 이해하고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으로도 충분히 이길 수 있다. 멀티버스의 강점은 격투 게임의 컨텐츠를 모두가 즐길 수 있게 구성하였다는 점이다.


멀티버스를 통해 볼 수 있는 네더렐름의 목표는 격투 게임을 즐기는 플레이어의 저변을 넓히는 것이다:이미 네더렐름은 모탈컴벳 X의 타워나 팩션 컨텐츠를 통해서 대인전의 스트레스 없이 혼자서도 재밌게 놀 수 있거나 다른 사람과 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경험을 보여준 적이 있다. 하지만 모탈컴벳 X의 타워와 팩션 컨텐츠는 그 보상과 목표가 불분명한 부분이 있었기 때문에, 플레이어의 명예욕(팩션 페이탈리티나 카드/아이콘 같은)을 빼면 계속 이를 진행하게 만드는 동력이 부족했다 할 수 있다. 인저스티스 2의 멀티버스는 이러한 단점을 기어 파밍을 통해 자신의 외관을 꾸미고 더 강해진다는 '목적 의식'을 플레이어에게 부여하는 것으로 채워넣는다. 기존의 모탈컴뱃 시리즈에서 보여준 '격투 게임의 싱글 컨텐츠'의 이상향은 인저스티스 2를 통해서 보완되었다.


흥미로운 점은 인저스티스 2의 멀티버스와 기어 파밍의 흐름이 반복 노가다를 통해서 더 나은 기어를 구하는 모바일 게임의 그것과 유사하다는 점이다. 플레이어가 시간과 노력을 들인다면 자신이 좋아하는 케릭터의 레벨과 기어를 파밍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러한 일련의 과정이 귀찮다면, 플레이어는 모바일 게임과 같이 시간을 돈으로 살 수 있다. 인저스티스 2의 소액결제는 대부분 시간을 돈으로 사거나, 자신의 외관을 치장하기 위한(기어 외관 복사) 것에 집중되어 있다. 물론 인게임에서도 소액 결제 없이도 해당 화폐를 구할 수 있지만, 이는 매우 제한적이다. 물론 소액 결재를 통해서 유지되는 모바일 게임에 비교하면 인저스티스 2의 과금 유도는 매우 낮은 편이지만, 컨텐츠 소비 구조 자체가 모바일 게임에 기반하고 있다는 점은 게임 전체가 다소 이질적으로 느껴지게 만드는 부분이다. 


인저스티스 2의 가장 이질적인 부분은 바로 '자동전투'일 것이다:플레이어는 자신의 컨트롤이 부족한 경우, 장비를 세팅하고 컴퓨터에게 컨트롤을 맡기고, 플레이하는 것을 편하게 앉아서 지켜본 뒤 승리 보상을 얻을 수 있다. 이 자동전투의 개념은 인저스티스 2 뿐만 아니라 전체 격투 게임 장르의 역사를 통틀어서 전례를 찾아보기 힘든 부분이다:물론 아미보에 플레이 기록을 저장하고 강하게 키운 다음에 대전이나 스파링 상대로 써먹는 대난투의 경우가 있었지만, 인저스티스 2의 그것은 모바일 게임의 자동 전투를 연상케하는 구석이 더 많다. 물론 게임은 최후의 양심(?)이 있는 건지, 스테이지 클리어 후에는 수동으로 조작하여 넘어가줘야 하는 부분이 있지만, 이 때문에 인저스티스 2가 대전 격투 게임인건지 아니면 모바일 게임의 영향을 더 강하게 받은 기묘한 혼종인 건지 햇갈리는 경우가 많다. 물론 멀티플레이 등에서는 게임은 충분히 정상적으로(?) 작동하기 때문에 격투 게임 본연의 재미는 충실한 작품이기에 인저스티스 2가 단순히 모바일 게임과 결합한 혼종이자 문제작이라 하기에는 어폐가 있다.


결론만 놓고 본다면 인저스티스 2는 모탈컴벳 시리즈의 좋은 점을 이어받았으며, 멀티버스 컨텐츠를 통해서 혼자서도 즐길 수 있는 대전 액션 게임을 네더렐름이 만들었다는 점이다. 그러나 모바일 게임의 컨텐츠 소비 구조를 격투 게임에 섞어 둔 점은 다소 이질적이며, 자동전투나 이런 부분은 과연 꼭 그랬어야 했었나 싶은 느낌을 준다. 플레이어 대신 컨트롤을 잡고 싸워주는 컴퓨터와 보상만 뽑아먹는 과정을 보며(물론 어려운 멀티버스의 경우에는 이것이 스트레스를 덜 받긴 하지만) 참으로 기묘한 기분이 든다:이것이 정녕 격투 게임의 미래일까? 그 결과는 오로지 시간만이 알려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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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개인적인 이야기


쥬글거 같아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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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이야기


*기본적으로 스플래툰 1편 리뷰에서 다루지 못했었던 이야기들, 추가된 부분들, 그리고 몇몇 게임 외적인 부분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스플래툰 2편의 리뷰는 1편 리뷰에 많은 부분 근거하고 있습니다. 스플래툰 1편에 대한 리뷰는 여기를 참조해주시길 바랍니다.


*연어런과 관련된 이야기는 이쪽을 참조해주시길.(8월 7일 추가)


스위치 발매 후, 스위치로 발매되는 닌텐도 퍼스트 게임들의 대부분은 휴대성보다는 '멀티플레이'에 초점을 맞춘 게임들이었다:젤다의 전설 야생의 숨결 이외에 마리오 카트 8 디럭스, 암즈, 그리고 오늘 리뷰에서 다룰 스플래툰 2까지 말이다. 닌텐도는 지속적인 광고와 마케팅을 통해서 스위치는 혼자서 하는 콘솔이 아닌 언제 어디서나 전개가능한 콘솔,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콘솔이란 점을 계속 강조하고 있고 그것이 지금 현재는 먹혀들어가고 있기 때문에 전세계적인 품귀 현상과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전통적인 콘솔 플레이어들, 특히 휴대기(DS, PS VITA, 3DS 등)를 사용했던 사람들에게 있어서 닌텐도 스위치와 게임의 방향성은 다소 아쉬운 부분이 있다. 그러나 동시에 그런 전통에서 벗어남으로써, 닌텐도 게임들은 새로운 영역에 진입하고자 한다.


스플래툰 2는 스플래툰 이후 2년만에 나온 신작이다. 그리고 스플래툰 2편은 좋은 의미, 나쁜 의미로 전작과 유사하다:전무후무하게 훌륭하게 짜여진 게임 구조, 지속적인 업데이트, 게이머의 적극적 참여 유도, 그리고 그 해 최고의 멀티플레이 게임이란 점까지. 올해를 길게 두고 볼 필요도 없이, 스플래툰 2는 PUBG와 함께 2017년을 대표하는 멀티플레이 게임이다. 그리고 그것이 2년 전에 발매되었던 게임을 컨텐츠 분량적으로 보완하고, 시대의 대세인 코옵 모드 추가하고, 싱글플레이 스테이지에 발판 기믹 몇개 추가하고, 휴대폰 어플을 추가한 것 만으로도 말이다. 하지만 전작이 정말 제로에서 시작해서 1년 이상 악착같이 컨텐츠 보강을 통해서 게이머들에게 강력하게 어필하였다면, 스플래툰 2는 벌써부터 승자의 여유가 느껴지는 완급 조절이 있다:이미 전작에서 성공한 컨텐츠들과 운영 노하우들은 2편에 이식되었거나 장기적 업데이트에 포함되어 있으며, 추가된 컨텐츠들은 이미 전작의 실패와 성공에서 얻은 교훈에 근거한 물건들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승자의 여유로 스플래툰 2는 현존하는 멀티플레이 게임들 상당수를 오징어로 만들어버렸다.


게임 내적으로 스플래툰 2는 사실 이야기할만한 것이 거의 없다:이미 게임의 모든 골격과 컨텐츠들은 1편에서 검증된 것을 들고왔기 때문이다며, 이것의 대부분은 스플래툰 1편의 리뷰를 준용하는 것으로 끝낼 수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이 리뷰 글에서 주목하고 싶은 부분들은 그 때 리뷰에서 다루지 못했던 부분들(조작 체계에 대해서)과 1편에 없었던 부분들(연어 런, 싱글플레이 등), 그리고 마지막으로 게임 외적으로 아쉬운 부분에 대해서다. 전반적인 게임의 특징에 대한 리뷰는 위의 링크를 참조해주시길 부탁드리겠다.


스플래툰 1편에서 눈여겨 볼 부분은 바로 자이로 센서를 조준에 적극적으로 도입했다는 점이다. 일찍이 미야모토 시게루는 3DS가 듀얼 스틱 체제가 아닌 이유를 '이미 자이로가 있는데 굳이 넣을 필요를 못느꼈다'라는 식으로 인터뷰에 응한적이 있다. 그 시점에서 이 발언은 상당한 논란을 불러일으켰지만, 정작 시게루가 이야기한 명제를 훌륭하게 증명한 게임은 스플래툰이었다. 스플래툰에서 게이머는 상하 카메라 조작을 스틱으로 할 수 없다. 대신 게이머는 좌우 스틱으로 대략적인 위치를 잡고, 자이로 센서로 정밀한 조준을 한다. 처음 나왔을 때 대부분의 게이머들은 반신반의하였지만, 정작 실제 게임에서 사용할 때는 전혀 불편함이 없었기 때문에 다들 큰 문제없이 넘어갔으며, 글쓴 본인도 조금 특이한 조작체계라고만 생각하고 자세하게 다루지 않았다. 


하지만 흥미로운 점은 2년 뒤에 등장한다:스플래툰 2는 여전히 1편의 자이로 조작을 기본으로 하고 있지만, 휴대기 특성을 고려하여 휴대/거치 상태에 따라 자이로를 끌 수 있는 기능을 추가하였다. 하지만 흥미로운 점은 자이로를 껐을 때, 스플래툰 2는 매우 불편한 게임으로 변한다는 점이다. 그냥 자이로 조작에 익숙해지고 익숙해지지 않고의 문제가 아니라, 자이로 조작이 플레이어에게 더 '정밀한' 선택지를 제공한다는 점이다. 스플래툰에서 자이로 조작은 매우 섬세하고 부드럽다. 하지만 동시에 자이로 센서의 위치를 초기화할 수 있게 하면서, 패드를 잡는데 일정한 각도를 강요하지 않는다. 스플래툰의 자이로 조작은 이질적이긴 하지만 불편하지 않으며, 때로는 매우 정교하게 작동한다. 대부분의 게임들이 자이로 조작을 기믹정도로만 치부하고 보수적으로 다뤄왔던 선례를 생각하면 말이다.


또한, 기존 1편이 자이로 센서가 들어있는 위유 패드가 핵심이었다면, 2편에서는 자이로 기능이 있는 조이콘과 프로콘이 조작의 기본이 된다. 그리고 놀랍게도, 게임은 전작과 거의 비슷한 조작감으로 작동한다. 기기의 컨셉이 극단적으로 변화하고 컨트롤러에서 큰 변화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스플래툰 2는 테이블 모드, 휴대 모드, 거치 모드에서 큰 차이 없이 작동한다. 닌텐도가 하드를 다루는 기술력이 여타 경쟁사들에 비해서 모자르긴 하지만, 그럼에도 자신만의 기기를 끊임없이 고집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 있다고 할 수 있다:닌텐도의 게임과 하드는 자사의 철학을 공유한다, 그렇기에 그 어떤 게임도 도달하지 못하는 경지에 도달할 수 있다.







2편에서 추가된 컨텐츠들 중 가장 큰 부분은 바로 코옵 모드인 연어 런일 것이다:좀비나 호드 모드의 스플래툰식 변용이라 할 수 있는 연어 런은 4명의 플레이어와 함께 웨이브마다 랜덤한 이벤트 및 일반 연어들, 그리고 보스 연어들로 구성된 3 웨이브에 맞서서 살아남고 황금 연어알을 회수하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흥미로운 점은 플레이어가 자신의 장비 세팅을 설정할 수 없다는데 있다:매 주기마다 게임은 4개의 무기를 설정하고, 플레이어는 4개의 무기 중 하나를 랜덤하게 맡아서 게임을 진행해야 한다. 심지어 라운드마다 무기 세팅이 강제로 바뀌기 때문에 플레이어는 기본적으로 4가지 무기 모두를 능숙하게 다루고, 팀원이 못하는 부분을 커버해야 한다. 이런 변칙적인 부분이 연어런을 재밌게 만들어준다.


코옵 게임으로 검증되어 있는 모드들을 변용하여 스플래툰 식으로 구성하였다는 점에서 이미 연어 런은 안정적인 재미를 보장하고 있다. 또한 흥미로운 점은 연어 런과 여타 게임 콘텐츠들의 관계다:연어 런의 존재 의의는 코옵의 추가 외에 레귤러 매치와 가치 매치, 리그 매치(2인/4인 태그 팀 매치)에 쓸 수 있는 가용 자원들(돈, 특별한 보급품들, 버프 교환권 등)을 제공하는데 있다. 설정에서도 그렇게 묘사되었듯이, 그야말로 '보수가 짭짤하지만 위험한 아르바이트'의 존재가 바로 연어런이라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연어 런은 한시적으로만 오픈되며, 매번 나오는 보수도 완전히 다르다. 연어 런은 기본적으로 홀로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닌 기본 콘텐츠를 보조하는 일종의 변주곡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코옵 매칭 시스템이 기존의 여타 웨이브 디펜스류의 코옵과는 조금 다르다:플레이어는 여타 멀티 게임들이 그렇듯이, 연속에서 스테이지를 클리어하면 '자동적'으로 게임의 난이도가 올라가게끔 구성되었다. 즉, 게이머가 잘하면 잘 할수록 연어런은 점점 어려워지며, 플레이어는 그만큼 얻는 보상도 늘어나게 된다. 만약 플레이어가 연속해서 실패할 시, 게임은 강제로 플레이어의 등급을 낮춤으로써 난이도를 낮춰버린다. 연어 런 자체의 난이도는 한계가 있지만, 최고의 난이도는 그야말로 극악함의 극치이기 때문에 플레이어의 도전욕을 자극하는 부분이 있다.







구색맞추기였던 전작의 싱글플레이에 비교하면, 2편의 싱글플레이도 여전히 아쉬운 부분이 있다. 하지만 게임은 전작의 싱글플레이보다는 콘텐츠적인 확장을 거쳤기 때문에 전작 만큼 아쉬움을 주지는 않는다. 2편 싱글플레이에서 눈여겨 봐야하는 점은 플랫포밍의 바리에이션이 늘어났다는 것이다:가속 발판의 존재나 줄타기 액션 등 전작에서는 없었던 자유로운 움직임이 스플래툰 2 싱글플레이에는 있다. 하지만, 마리오 시리즈나 젤다의 전설 야생의 숨결 같은 충격은 스플래툰 2에는 없다. 스플래툰 2의 싱글플레이는 그런 싱글플레이 컨텐츠에 비하면 작은 장난감과 같다. 귀엽고 즐겁지만, 그 이상의 감흥은 없다. 또한 멀티 게임 중심의 스플래툰 2의 전반적 게임 구성에서 싱글플레이가 차지하는 부분은 미미하며, 리플레이 가치가 떨어진다는 부분도 있다. 버프 교환권을 싱글플레이에서 얻을 수 있지만, 그것은 이미 연어 런을 통해서도 구할 수 있는 부분이다.


전반적으로 스플래툰 2는 여전히 다소 아쉬운 싱글플레이를 제외하면, 흠잡을 데 없이 완벽하다고 할 수 있다. 스위치를 산 사람이라면 무조건 구매하라고 이야기하고 싶을 정도고, 스위치를 산 사람에게 스플래툰 2를 홍보하기 위해서 홍보를 위한 대여용 패키지를 하나 구매하고 싶다는 충동마저 느껴질 정도로 게임은 훌륭하다. 하지만 그러한 완성도와 별개로, 스플래툰 2와 스위치로 나온 닌텐도 게임들이 지향하는 부분은 전통적인 휴대기기 게이머들을 배제하는 것 같아 보인다. 기본적으로 스위치는 거치용 콘솔보다도 휴대용 콘솔의 성격이 강하고, 그로 인해서 전통적인 게이머들(휴대용 기기를 경험한)이 기대하는 것은 온라인 플레이 외에도 길을 걸으면서 플레이할 수 있는 심도 있는 오프라인 컨텐츠 부분이다. 그렇기 때문에 몬헌이 PSP 시절 애드훅을 통한 제한적인 멀티플레이에도 불구하고 출퇴근 시간에 플레이할 수 있다는 점에서 돌풍을 일으켰으며, 디스가이아 시리즈나 포켓몬스터 시리즈의 성공도 휴대용 기기의 특성(이동 시 시간을 짬짬이 시간을 투자하여, 플레이 타임이 긴 게임도 무리없이 할 수 있다는 점. 반복적인 노가다 플레이도 전혀 지루하지 않게 만드는 점 등)을 십분 활용하였기 때문이다. 테더링이나 에그, 무료 와이파이 등이 발달하여 언제 어디서나 접속할 수 있는 환경이 구축되었다 하더라도, 오랫동안 휴대용 게임기로 게임을 즐긴 게이머들이 요구하는 부분은 인터넷 망 바깥에서도 플레이할 수 있는 반복적이고 심도 있는 게임 플레이일 것이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스위치로 나오는 닌텐도의 게임들은 그런 전통적인 반복 플레이보다는 오프라인에서 여러 대의 스위치 시스템이 만나서 게임을 플레이하는데 집중한다. 암즈의 경우에도 훌륭한 멀티플레이 공방전과 진지한 랭크 매치 시스템을 보여주었지만, 정작 혼자서 짬짬이 할 수 있는 그랑프리 부분은 매우 빈약하였다. 마리오 카트 8의 경우, 멀티는 매우 재밌지만 혼자서 즐길만한 플레이는 코스 반복 주행 정도나 하드코어한 타임 어택 정도 수준이다. 게임은 전통적인 '길 위에서 들고 다니면서 즐길만한 컨텐츠' 기준에서 본다면 겨우 턱걸이 수준의 분량을 보여준다. 


이런 점에서 닌텐도가 바라보는 것은 여지껏 등장했던 휴대기들과는 완전히 다른 방향이다:스위치는 '하나의 시스템에 여러명의 플레이어가 붙는 경우'나 '여러 스위치 시스템이 로컬 플레이로 게임을 즐기는 경우'에는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한다. 두명 정도는 충분히 커버 가능한 큰 액정에, 분리 가능한 컨트롤러, 2대의 시스템이 내부 멀티플레이를 통해서 4명까지도 쾌적하게 플레이할 수 있게끔 만드는 등 스위치의 핵심은 오프라인 멀티플레이에 놓여있다. 그렇기에 암즈가 E3 인비테이셔널이 끝난 후, 곧바로 관전 모드를 포함한 오프라인 아레나 모드를 업데이트 해주었고, 마리오 카트나 스플래툰, 폭권 디럭스 같은 게임들 마케팅은 오프라인 멀티플레이로 사람들이 서로의 얼굴을 보며 게임을 즐기는 것을 강조하였다. 물론 그런 점들이 스위치를 이전에도 없었던 매력적인 시스템으로 만들어주기는 하지만, 동시에 기존 게이머로 하여금 아쉬움을 느낄 수 밖에 없는 콘솔로 만들어버린다:왜 혼자서 오랫동안 즐길 콘텐츠는 없고 대부분 멀티플레이 중심으로 돌아가는 것일까. 젤다의 전설 야생의 숨결은 그런 점에서 플레이어의 목마름을 해소하는 물건이긴 했지만, 닌텐도가 금년 주력하고 있는 상당수의 게임들은 온라인- 오프라인 멀티 게임이란 점은 이러한 아쉬움을 증폭시키는 부분이다. 차라리 그렇게 멀티플레이와 여러 사람과의 연결을 강조하려 했다면 비타가 초창기 휴대폰 통신망을 활용하던 3G 모델을 제시했었던 것처럼, 스위치도 LTE 통신망을 활용하는 프리미엄 서비스와 기기를 내서 가치를 어필했었다면 더욱 좋을 것이었다.


물론 닌텐도가 여전히 시대의 흐름에 뒤떨어지는 것은 아니다:온라인 어플리케이션을 도입해서 스위치 친구들끼리 스플래툰 2 온라인 방을 만들고, 마치 모바일 쇼핑을 하듯이 게임 내 아이템을 구매하고, 자신의 전적을 보는 등의 이전 닌텐도 게임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유연함과 연결성을 보여주고 있다. Wii U와 3DS 당시 미버스가 폐쇄성과 관리의 극치를 달리던 것을 생각해보면 말이다. 하지만 스플래툰 2 보이스 채팅 부분에 있어서 생긴 문제들(자체 콘솔에서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스위치의 연장선에서 스마트폰을 기기로 추가하는 것)을 생각한다면, 닌텐도가 최근 게임 콘솔 트렌드나 스마트폰, 기기 트렌드를 제대로 읽어내지 못한게 아닐까 우려스럽다.


하지만 그러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스위치는 잘해내고 있고 스플래툰 2는 재밌다. 그런 불편함과 아쉬운 부분들은 뒤로 하더라도, 스플래툰 2는 이미 PUBG와 함께 2017년 최고의 멀티플레이 게임이고 앞으로도 스위치를 구매하고 싶게 만드는 훌륭한 게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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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이야기/게임 리뷰



우주, 인류 최후의 미개척지. 수많은 사람들은 별을 바라다 보면서 상상을 한다. 저너머에 어떤 신비가 숨어있을까. 때로는 그것이 절망과 공포가 될 수 있고, 또는 희망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그것이 절망이든 공포든 사람들은 우주라는 저 넓은 세계와 다른 존재들의 가능성에 끌리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수많은 게임들이 제각기 다른 방식으로 우주를 표현해왔던 역사를 생각해보면 말이다.


스텔라리스는 우주를 테마로 하는 4X게임 이다:4X(eXplore 탐험, eXpand 확장, eXploit 활용, eXterminate섬멸) 게임 장르는 마스터 오브 오리온에서부터 문명까지 유구한 전통과 두터운 팬층을 자랑했었다. 거대한 국가와 제국을 지배하는 지도자가 되어서 세계를 탐험하고, 제국을 운영하며, 상대와 싸우고, 우주를 재패한다. 이러한 장르가 플레이 하기 무거운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두터운 팬층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은 이러한 스케일이 주는 포만감이 있기 때문이다. 패러독스 사의 스텔라리스는 그런 점에서 잘 만들어진 4X 게임의 표본이라 할 수 있다. 플레이어는 다른 은하로 진출하는 능력을 지닌 시기에서부터 게임을 시작해서, 전 은하를 재패하는 제국을 만들어야 한다. 뒤에서 좀 더 자세하게 다루긴 하겠지만, 결론만 놓고 본다면 스텔라리스는 게이머가 수십, 수백시간을 쏟아부을 수 있는 매력을 지닌 게임이긴 하지만 외교가 단순한 점과 통일성 없는 UI와 게임 편의성 때문에 아쉬운 부분이 있다.


스텔라리스의 강력한 강점은 4X 장르의 기본에 충실하면서, 같은 장르의 게임들과 다르게 플레이어를 잡아당기는 '서사'가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 스토리는 삼국지의 그것과 같은 '선형적'인 스토리가 아니다. 스텔라리스는 절차적으로 은하를 생성한 후, 거기에 각종 이상현상이라는 이벤트를 배치한다. SF 소설 등에서 찾아볼 수 있는 다양한 클리셰들을 게임에 영향을 미치는 이벤트의 형태로 만든 스텔라리스는 초기 확장 단계에서 미지의 세계를 탐험한다는 느낌을 플레이어에게 심어주는데 성공한다. 보통의 4X 게임들은 운영이라는 부분에 집중한다:플레이어는 세계를 탐험하지만 거기에는 분명한 서사나 이를 구성하는 요소는 찾아보기 힘들다. 하지만 스텔라리스는 보이지 않는 세계,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면서 모르는 것들을 발견하는 기쁨을 게이머에게 선사한다. 


특히 스텔라리스에서 눈여겨 볼만한 시스템은 바로 '몰락제국'과 후반부 위기의 존재이다. 게이머들보다 먼저 우주를 재패했지만, 일련의 이유 때문에 몰락하여 적은 영토만 갖고 있는 이 몰락제국들은 플레이어보다 더 강력한 군세와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은 갑자기 각성해서 신생 제국들과 싸우기도 하고, 때로는 신생 제국들에게 도움을 주거나 위협이 되는 엄청난 변수라 할 수 있다. 후반부 위기는 힘의 균형이 팽팽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게임의 판세를 순식간에 뒤집어버리기도 한다. 문명과 같은 4X 게임들이 일방향적인 기술 발전을 거치다가 어느 순간 정체기를 맞이하는 것을 스텔라리스는 게임에 서사와 이벤트를 부여하고 게임 플레이 측면에서도 긴장할 수 밖에 없는 요소를 만들어내었다.


하지만 스텔라리스에는 몇몇 무시할 수 없는 단점들이 있다:우선, 게임에서 외교 선택지가 다소 부실하다는 문제가 있다. 내정이나 내치의 경우, 다양한 선택지(인종 시민권 문제, 정치 체제 등)가 있고 그 선택지들과 정책들이 맞물리면서 외교에 많은 영향을 미치게끔 만들어놓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문제는 외교는 그러한 내치의 결과물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뒷단에 놓일 수 밖에 없고, 그러한 복합적인 내정 선택지들이 맞물려서 내놓는 결과물들은 상대 제국과 사이가 좋은지, 나쁜지 정도만 판가름 한다는 것이다. 스텔라리스의 정치는 수면 아래서 이루어지는 정치 외교적인 암투보다 전쟁 또는 화평이라는 단순한 흐름으로 진행된다. 게임 내에 그만큼 다양한 요소가 있는데, 정작 플레이어가 외교를 통해서 조작할 수 있는 선택지가 적은 것은 마이너스 포인트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도 치명적인 부분은 스텔라리스의 게임 UI와 관리 컨트롤이 통일성이 없다는 것이다:게이머의 제국이 커지면 커질수록 미세하게 관리해야하는 범위가 늘어나기 때문에 플레이어로써는 큰 부담을 느낄 수 밖에 없다. 그래서 게임은 자치령이라는 시스템을 도입하여, 플레이어가 큰 방향성만 설정하고 나머지는 자치령에서 알아서 해당 방향성에 맞춰 자원을 생산한다. 언뜻보면 과거의 4X 게임이 빠지기 쉬웠던 마이크로 컨트롤의 문제를 스텔라리스가 빗겨나간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않다. 자치령은 큰 틀에서의 자원 생산은 관리할 수 있지만, 정작 함대와 군대를 뽑아내는 것과 함대 가용수를 늘리기 위한 우주항의 건설은 전적으로 플레이어에게 맡긴다. 또한 자치령 내의 정책 시행 등도 플레이어의 몫이다. 즉, '플레이어는 자신이 모은 자원의 범위 내에서 직접 모든걸 관리해야 한다'인데, 자치령의 존재(플레이어가 손대지 않더라도 알아서 커서 플레이어의 부담을 덜어주는)와 함대의 수동 생산 사이의 괴리는 상당히 치명적으로 느껴진다. 또한 거주 가능 행성의 개발의 경우, 초창기 플레이어가 관리를 해주지 않으면 상당한 비효율을 보여주기도 한다. 물론 플레이어가 행성을 키운뒤, 자치구에서 유지 보수를 담당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렇게까지 불편한 부분은 아니지만, 자치령 내의 행성 개발의 경우 이로 인해 상당한 비효율이 생기기도 한다.


결론적으로 스텔라리스는 4X 게임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재밌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이다. 다만 스텔라리스에는 무시할 수 없는 치명적인 결함들이 있고, 이것이 때로는 게임을 길고 지루하게 만든다는 점은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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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이야기


최근 모종의 목적 때문에 두번째 스위치를 구매했고, 동생 한 대, 본인 한 대 이렇게 운영 중에 있다. 그리고 저번주 금요일 오프라인에서 사람들을 만날 일이 있었고, 혹시나 싶어서 스위치 두대 모두(양쪽 다 마리오카트 8과 암즈, 마인크래프트가 깔려있었다)를 들고갔다. 오프라인 모임에 참석한 사람은 총 6명이었는데, 마리오카트 8을 함께 해본 결과 반응은 상당히 괜찮았다. 조이콘으로 플레이하는 마카 8은 생각외로 매우 부드럽게 움직였으며, 4명이서 머리를 맞대고 돌아가며 게임을 즐긴 것은 생각외로 유쾌한 경험이었다. 그리고 여기서 한가지 의문이 시작되었다:스위치와 기존 휴대기와 가장 다른 부분은 로컬 멀티플레이에 대한 강력한 지원이다. 스위치는 한 대로도 두명까지 충분히 즐길 수 있지만, 기기가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그 강력함은 배가 된다. 하지만 휴대용 와이파이나 인터넷 연결이 자유로운 요즘 사회에서 어째서 스위치는 로컬 멀티플레이라는 거추장스러운 기능에 집착하는가?


흥미로운 점은 스위치는 그 어떤 휴대기기보다 '로컬 멀티플레이'와 'LAN 파티'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기존의 휴대기기들은 '움직이면서 혼자 할 수 있는 콘텐츠'에 방점을 찍었기에 오래도록 하면서 반복가능한 콘텐츠를 만들어내는데 집중한다. 예를 들어 PSP로 나왔던 피스워커 원판을 보자:각각의 작전은 3~5분 내외로 짧지만 반복가능한 형태로 되어있다. PSP와 삼다수 휴대기기를 견인하였던 몬헌은 아무리 길어도 10분 내외로 게임이 진행되게끔 구성되었다. 휴대기 게임의 플랫폼 핵심은 이동중에 틈틈히 할 수 있거나 페르소나 4 골든이나 제노블 크로니클 같이 긴 시간을 틈틈이 쪼개서 플레이 할 수 있는데 방점을 찍는다. 반면, 암즈나 마리오 카트 8은 분명 기존의 게임에 비해서 한 판 한 판 즐기는 텀이 짧지만, '혼자서 즐길 수 있는 콘텐츠' 측면에서는 매우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즉, 스위치 발매 후 닌텐도가 주력하고 있는 타이틀들, 그리고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는 포인트들은 '움직이면서 틈틈이 하는 게임'이 아닌 '여러 사람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게임' 이자 '시스템이 여럿이 모여서 같이 게임을 즐기는 랜파티'에 가깝다는 점이다.


또한 눈여겨 볼 점은 스위치 런칭 후, 광고에 자주 노출되었던 게임들 대부분이 여러명의 인원이 여러개의 시스템을 들고와서 플레이하는 컨셉을 강조하였고, 런칭 이후 '격투 게임' 또는 '대결형 멀티 게임'에 초점을 맞춘 게임들이 많다는 점이다. 특히 스플래툰과 별개로 스위치 발매 후 암즈와 폭권이 매인 광고에 계속 뜨는 부분은 매우 특이하다:PS4나 엑스박스 원이 런칭한 이후에 '대전 격투 게임'이 게임 광고 전면에 등장한 적이 있었던가? 대전격투 게임 장르는(철권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게임 장르의 팬층이 정체되어있기 때문에 이러한 흐름은 상당히 이질적이라 할 수 있다. 오히려 대전격투라는 장르를 바라보고 게임과 기기를 어필하기 보다는 '하나의 기기로 두명이 충분히 즐길 수 있는 게임이 무엇인가?'라는 물음에 대답하기 위해서 대전격투를 메인에 내놓았다고 보는 것이 합당하다.


이러한 이질적인 스위치 마케팅 포인트는 어느 분의 말처럼 닌텐도의 시대착오적인 부분에 근거하고 있다:패미컴이나 슈퍼 패미컴 같이 하나의 시스템에 두 개의 컨트롤러가 맞물려 있고, 아직 사람들이 게임을 같이하러 다른 사람의 집에 방문하는 그런 추억 가득한 시절에는 사람들은 게임을 같은 공간에서 하나의 기기로 공유할 수 있었다. 하지만 경제와 사회 구조가 변화함에 따라 가족이 해체되고, 거실이란 공간이 해체되고, 함께 게임을 즐기는 이웃사촌과 친구 개념도 함께 해체되었다. 그런데도 닌텐도는 그러한 추억에 가능성이 있다고 굳게 믿고 컨트롤러가 분리가능한 게임기란 무리수를 두면서까지 자사의 모든 것을 집약하여 스위치를 만들었다.


하지만 이것은 단순한 추억팔이 만은 아니다. 닌텐도는 스위치를 거치기와 휴대기를 묘하게 뒤섞고 '랜파티'와 '온라인 사람들이 오프라인에서 모여서 떠들석 하게 즐기는 축제' 기믹을 게임 마케팅과 기기에 접합시킨 것은 그러한 전통이 현재에도 살아남을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또한 시대의 변화도 눈여겨볼만하다:가족과 집의 해체는 게임의 공간을 거대한 스크린과 TV에 국한 시킬 필요를 없애버렸다. 소니는 플래이스테이션 나우로 마소는 원 플랫폼 정책(엑스박스원 - 윈도우 10)을 밀어붙이면서 TV를 넘어서 다양한 플랫폼에 자사 컨텐츠가 확장될 수 있는 여지를 만들었다. 닌텐도의 경우는 이들과 같은 자본과 기술이 없기 때문에(라기 보다는 오히려 철학쪽에 가깝겠지만) 플랫폼을 최신 기술에 맞추기 보다는 자신이 잘 했었고, 고객이 기억해주고 있고, 잘 할 수 있는 분야로 싸움의 패러다임을 바꾸었다. 


물론, 스위치의 컨셉과 포지션은 여전히 검증이 필요한 부분이다. 하지만 가능성 자체는 충분히 있다. 몬헌 월드의 존재와 함께 2017 E3의 가장 충격적인 소식이 바로 피파 2018이 닌텐도 스위치로 '멀쩡하게' 나온다는 점이었다는 걸 생각하면 말이다. 휴대기인 비타 이식도 미적지근하게 했었던 EA가 자사의 가장 큰 IP를 스위치로 이식하는데 구액박이나 플삼 수준의 레거시가 아닌 스위치에 딱 맞게 커스터마이즈 한 수준으로 냈다는 점, 그리고 로컬 멀티플레이와 조이콘 하나로 충분히 플레이할 수 있게끔 포팅한 점은 가히 충격적이라 할 수 있다. EA는 절대로 돈이 안되는 물건에 돈을 쏟아넣는 짓을 하지 않으며, 고객이나 팬, IP 관리 측면에서 이미 엉망이라 평할 수 있는(물론 딥실버 수준은 아니지만) 회사기 때문이다. 그런 회사가 스위치 포팅에 힘을 실어준다는 것은 스위치의 가능성이 실제 우리가 보고 있는 것보다 더 대단할 수 있다는 부분을 보여준다. 이는 상당히 미적지근한 E3 2017 중에서도 눈여겨볼만한 점이었고, 스위치가 2017년에 있어서 가장 큰 변수를 만들어내고 있다는 어느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앞으로도 넘어야할 산이 많기에 걱정도 많이 되지만, 또 그만큼 기대도 많이된다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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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개인적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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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이야기


닌텐도 Wii는 독이 든 성배를 들었다:위모트라는 모션 컨트롤은 사람의 움직임과 조작을 일치시킴으로써 여타 게임에서 찾아볼 수 없는 직관성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 그 결과 게이머가 아니었던 수많은 사람들은 Wii를 구매하고 즐길 수 있었고, 게임을 플레이하는 사람들의 저변을 넓히게 된 것이다. 하지만 게임을 오래 즐기던 사람들 입장에서는 이 당시 나왔던 Wii, 특히 모션 컨트롤 게임들에 치를 떨 것이다. 이 당시 나왔던 게임들이 천편일률적이었기 때문이었고, 닌텐도 퍼스트를 제외한 서드파티는 그야말로 절멸하였기 때문이었다.


원인은 모션 컨트롤이라는 조작 체계에서 비롯된다. 사람의 동작은 버튼을 누르는 것과 같이 단순하고 간결하지 않다:사람의 동작에는 분명한 동작 이외에도 수많은 노이즈들(떨림, 호흡 등등)이 존재하고, 게임 시스템은 이를 뚜렷하게 구분해낼 수 없다. 그렇기에 중철기 같이 다양하고 복잡한 무언가를 시도하려 했던 게임들은 모션 컨트롤의 직관적인 조작을 지향하였음에도 게임에 끼었던 수많은 노이즈 때문에 망할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대부분의 모션 컨트롤 게임들은 복잡한 방식으로 진행되기 보다는 단순하고 직관적인 컨트롤과 게임 시스템을 선호하게 되었고, 필연적이게도 게임 플레이의 반복성과 단순함으로 이어졌다. Wii 플랫폼 당시, 닌텐도 게임을 제외하면 새로운 게임들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었고 Wii가 현역이던 당시 거기서 거기였던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암즈가 처음으로 스위치 컨퍼런스에서 공개되었을 때는 사람들의 반응은 미적지근 했다. 모션 컨트롤을 쓰는 권투 게임은 이미 Wii 스포츠나 펀치아웃 같은 게임에서도 찾아볼 수 있었고, 그들의 게임 플레이는 깊이가 있기 보다는 단순하며 반복적이기 때문이었다. 또한 스위치는 조이콘을 분리하여 모션 컨트롤로 플레이할 수 있지만 핵심은 '휴대가 가능한 거치 기기'였기에 과거 Wii의 컨셉과 많이 다른 부분이 있었다. 이런 점에서 보았을 때 사람들이 암즈에 대해서 곁눈질 하는 것은 그렇게까지 놀라운 반응은 아니었다. 하지만 결론부터 이야기를 하자면, 암즈는 모션 컨트롤을 쓰는 게임이라는 편견을 넘어서 깊이가 있고, 흥미로운 게임이다. 컨텐츠의 양적 확장과 지속적인 관리만 이루어진다면, 암즈는 충분히 제 2의 스플래툰 같이 롱런하는 게임이 될 수 있다.


암즈를 플레이하기 전까지 암즈는 설명하기 힘든 오묘한 게임이다. 일단, 게임은 조이콘을 분리하여 활용하는 모션 컨트롤을 전제로 만들어진 게임이다. 복싱 가드를 하는 것처럼 자세를 잡고 조이콘을 11자 모양으로 양손에 쥔다. 그리고 양 조이콘을 이동하고자 하는 방향으로 기울임으로써 이동하고, 버튼을 눌러 이동과 대쉬를 한다. 공격은 복싱 가드 자세에서 주먹을 날리듯이 손을 앞으로 뻗어서 할 수 있으며, 왼손에 든 조이콘은 왼손, 오른손에 든 조이콘은 오른손에 대응된다. 눈척이나 위모트 같은 모션 컨트롤과 유사한 부분도 있지만, 암즈는 조작 체계는 매우 직관적이며 인식률도 매우 뛰어나다. 초반에 다소간 시행착오를 거치는 것만으로도 모든 게임을 모션 컨트롤로 진행할 수 있다. 패드 조작도 모션 컨트롤 조작을 충실하게 패드로 옮겨놓았다는 인상이기에 양쪽 조작이 서로 이질적으로 느껴지진 않는다.


하지만 암즈의 게임 페이스는 여타 게임에 비교하면 상당히 느릿하며 단순하다:암즈를 처음 접한 플레이어는 여타 게임에 비하면 이동 속도가 매우 느리다는 것을 금방 파악할 수 있으며, 공격 역시도 필살기에 대응하는 러쉬 공격을 제외하면 양 주먹을 활용하는 수준이기 때문에 단순하다는 인상을 쉽게 받을 것이다. 이는 게임 자체가 모션 컨트롤을 전제로 하고 만들어진 게임이기 때문이다. 플레이어의 동작을 직관적이고 단순한 형태의 입력으로 치환하여야 하기 때문에, 전통적인 격투 게임에서 보여줄 수 있는 조작은 모션 컨트롤로 구현하기 힘들다. 그렇기에 암즈는 복싱 자세와 주먹을 뻗는다는 직관적인 동작에 모든 것을 대응시켜서 인식률을 높이는데 집중하였고, 패드 플레이도 여기에 맞춰서 할 수 있게끔 맞추었다. 이렇게만 본다면 암즈는 전형적인 모션 컨트롤 권투 게임처럼 보인다. 하지만 흥미롭게도 모션 컨트롤과 게임 템포에 대한 첫인상과 달리 실제 암즈 게임 플레이는 전혀 그렇지 않다는데 있다.


암즈에서 눈여겨 봐야하는 점은 바로 3차원 풋워킹에서 오는 공방이다:복싱이 그렇듯이, 암즈 게임 플레이의 기본이자 핵심은 이동이다. 하지만 이동은 모션 컨트롤이나 스틱을 기울여서 하는 이동이 아닌 버튼을 입력해서 행하는 '점프'와 '대쉬'다. 암즈에서 점프와 대쉬는 아주 멀리 이동하지 않지만, 주먹 한발 정도는 충분히 피할 수 있는 거리를 제공한다. 하지만 동시에 대쉬와 점프 중에는 추가적인 조작이 극히 제한된다. 그렇기에 점프와 대쉬라는 이동은 여타 격투 게임에 비해서 매우 분절적으로 느껴진다. 이런 점에서 플레이어는 점프와 대쉬를 마치 장기를 두는 것과 같이 생각해야 한다. 한번 이동을 하거나 공격을 하면 그것을 물리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상대의 움직임을 읽고 정확하게 이동하고 공격 타이밍과 궤도까지 예측한다면, 상대의 주먹을 회피하며 완벽하게 카운터를 먹일 수 있다. 즉, 암즈의 이동에서 중요한 것은 얼마나 빨리 반응하느냐는 반응 속도가 아니라 상대의 움직임을 끝까지 관찰하고 다음을 예측하는 플레이어의 생각과 전략이다. 


또한 암즈에서 이동은 포지셔닝을 하기 위한 전략인 동시에, 공세를 펼치기 공격의 도구가 되기도 한다:암즈에도 여타 게임과 비슷한 모아서 더 강력한 공격을 가하는 개념이 존재하는데, 특이하게도 그것이 공격 모으기에 붙어있는 것이 아닌 대쉬와 점프 후 착지에 붙어있다는 점이다. 대쉬와 점프, 이동을 꾸준히 해주면서 상대의 이동과 공격의 딜레이를 캐치하는 것이 게임 플레이의 기본이라 할 수 있다. 


스테이지 디자인은 이러한 3차원 풋워킹을 이용한 움직임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게끔 만들었다:암즈의 링은 정사각의 공정한 링이 아니다. 스프링맨의 스테이지인 사각 링 조차 링의 가장자리가 점프 발판으로 구성되어 있어 이동에 변칙적인 흐름을 부여하기도 한다. 심지어 키드 코브라의 스테이지 경우, 코마 보드라는 기믹이 있어서 빠르게 이동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주먹을 커트하는 도구로도 쓰이기도 한다. 고저차가 존재하거나, 장애물이 존재하는 등, 암즈의 스테이지는 플레이어가 이러한 요인들을 적극적으로 고려하고 숙지하여 플레이에 반영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물론 암즈에는 가드가 존재하며, 가드 후에 차지 공격이 되는 점이나 한번의 원 투 콤비네이션 공격 정도는 쉽게 끊어낼 수 있다는 점, 고급 테크닉으로 가드 - 앞 대쉬로 주먹을 끊어내며 이동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용하다. 하지만 가드는 게임 플레이를 전반적으로 둔하게 만들며, 암즈 특유의 원거리 잡기에 매우 취약하다. 기존 격투 게임에서 '니가와' 전략이 가드로 자신의 데미지를 최소화 하면서 장풍 등을 통해 원거리 견제를 하는 것이 유효한 전략이 될 수 있었다면, 암즈에서 니가와 전략은 3차원 풋워킹으로 거리를 벌리거나 좁혀서 주먹의 궤도를 예측하지 못하게 만들고 후술할 케릭터 능력을 십분 발휘하는 상대에 비해서 자신의 선택지를 극단적으로 줄여버리는 문제가 있다. 즉, 가드는 급할 때 적재적소에 쓰지 않으면 암즈에서는 매우 불리한 선택지라 할 수 있다.


암즈에서 각 케릭터들의 특징이 이동과 관련되었다는 점도 주목할만한 부분이다. 예를 들어 게임의 주인공 역이라 할 수 있는 스프링맨은 차지가 된 상태에서 대시나 점프를 하면 충격파가 방출되며 상대 주먹을 튕겨낸다. 이와 같이 암즈의 대부분의 케릭터들은 점프 또는 대시에 대한 특성을 갖는 케릭터들이 대부분이며, 케릭터를 선택하는 것은 움직임과 관련된 전반적인 운영을 결정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즉, 암즈에서 점프와 대시에 기반한 3차원 풋워킹에 케릭터를 통해서 자신만의 리듬을 더해주는 것이다.


양손에 무장하는 암Arm이라는 공격 방식도 상당히 흥미롭다. 플레이어에게 주어지는 공격 수단은 오른손과 왼순에 장착한 암 뿐이다. 하지만 암의 무게, 공격하는 궤도, 속성 등이 맞물리면서 세부적인 게임 플레이 스타일을 결정한다. 오른손을 먼저 뻗을지, 왼손을 먼저 뻗을지, 횡으로 이동하는 상대의 이동 딜레이를 캐치할 것인지, 더 무거운 암을 사용해서 상대의 가벼운 암을 튕겨내며 크로스 카운터를 먹일 것인지, 차지하고 묵직한 한 방을 날릴 건지 아니면 빠르게 잽을 하듯이 견재를 할 것인지 등등 단지 주먹 두발 뿐인데도 암즈에는 다양한 선택지들이 있다. 플레이어는 규칙적으로 점프 및 대시를 하면서 이 선택지들을 전술적으로 적극 활용해야 한다. 또한 케릭터마다 3개의 암을 장비하고 플레이어가 매 라운드마다 상대의 암 조합을 보아가면서 자신의 양손 암을 장비할 수 있어서 게임에 전략적인 깊이를 더하기도 한다. 즉, 암의 선택과 공격은 이동과 같은 대쉬와 점프라는 게임 전반의 리듬에 세부적인 플레이라는 음과 음조를 더하여 게임 플레이라는 하나의 음악으로 완성시키는 것이다.







종합하자면 암즈는 게임 페이스 자체가 모션 컨트롤에 맞춰져있지만, 그 모션 컨트롤과 패드 컨트롤이 극에 달할 수록 양쪽의 움직임은 차이가 거의 없어진다. 위의 프로듀서인 야부키와 암즈 인비테이셔널 우승자의 대전을 보라:저런 화려한 플레이가 모션 컨트롤로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을 암즈는 충분히 입증해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암즈는 보통의 격투 게임과 달리 프레임 단위의 사투가 일어나지 않는다. 오히려 암즈는 잘짜여진 음악을 연주하는 것과 같다:3차원 풋워크로 리듬을 타고, 거기에 차지된 주먹으로 스타카토를, 불규칙적인 주먹으로 불협화음을 새겨넣는다. 규칙적이든 불규칙적이든 음악은 결코 멈춰서는 안되며, 플레이어는 그 와중에서 어떻게 자신의 플레이 스타일을 조율하고 움직이고 싸울 것인지를 생각해야한다. 그리고 그 생각한 만큼 암즈는 부드럽게 반응한다. 기존의 격투게임에서 찾아볼 수 없는 새로운 전통이 여기서 탄생한 것이며, 모션 컨트롤이라는 한계를 암즈는 훌륭하게 뛰어넘은 것이다.


암즈의 모든 매력은 멀티플레이에서 오며 파티 매치는 암즈의 매력을 십분 발휘하는 훌륭한 멀티플레이다. 진지한 전투와 가벼운 미니 게임을 섞어두며 누구와 대전을 할 것인지를 로비를 통해 미리 볼 수 있는 등 게임을 기다리는 것 자체가 지루하지 않게끔 구성을 해두었다. 또한 윈스트릭을 쌓으면 파이팅 머니 보너스와 함께 체력 패널티를 제공하고, 패배가 쌓이면 보너스 필살 게이지를 얻기도 하며, 아이템의 활용도 중요한 점 등 전반적으로 '공정한 시합'보다는 '즐기기 위한 게임'이라는 감각을 플레이어에게 제공한다. 하지만 진검 승부를 원한다면 랭크 매치는 훌륭한 선택이 될 수 있다:파이트 머니 보상도 클 뿐더러, 아이템도 나오지 않으며, 2선승제의 진검 승부는 진중하게 게임을 즐기는 플레이어들을 매료시킬만 하다.


암즈의 아쉬운 점은 게임 콘텐츠 자체가 철저하게 멀티 위주로 잡혀 있다는 점이다. 스위치는 기본적으로 휴대용 모드도 지원하고 있지만, 암즈는 온라인에 접속이 안된 상태에서 즐길만한 컨텐츠가 부족한 편이다. 그랑프리 모드는 너무 빈약하며, 매력적인 케릭터들을 살릴 스토리는 전무하다. 파이트 머니를 버는 것 외에는 게임 플레이의 목적 의식이 전무한데, 이 파이트 머니 조차도 암즈 해방 이외에는 쓸데가 전혀 없다는 것이 문제다. 그렇다면 모든 케릭터 암즈 해방 이후에 플레이어가 파이트 머니로 할 수 있는 게 무엇이란 말인가. 하지만 스플래툰의 사례를 보자면 암즈의 이러한 컨텐츠 부족은 앞으로 개선될 여지가 충분해 보인다. 기본적인 게임 플레이가 뛰어나고 스플래툰의 선례를 생각해보면 암즈 역시도 장기적으로 기대해볼만하다.


결론을 내리자면 암즈는 비단 스위치 뿐만이 아니라 격투 게임 장르 전반에 있어서도 손꼽히는 걸작이라 할 수 있다. 기본 게임 플레이는 매우 탄탄하며, 멀티플레이 기준에서는 매우 훌륭하다. 싱글플레이 콘텐츠가 부족하고 장기적인 콘텐츠 추가의 문제가 있지만, 스플레툰의 사레를 생각하면 이 또한 추가적인 업데이트를 통해 보완이 가능한 부분이다. 지금도 충분히 재밌는 게임이지만, 앞으로도 더 재밌는 게임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을 암즈는 품고 있고, 그런 점에서 암즈는 구매할 가치가 매우 높은 게임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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