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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이야기/스타워즈 엑스윙 미니어처 게임



U-Wing은 곧 개봉할 로그 원:스타워즈 스토리의 메인 기체입니다:정말 오래전을 기억하시는 분들은 데스스타의 설계도를 카일 카탄과 젠 오르스가 빼낸 걸로 기억하고 있겠죠. 하지만 디즈니가 루카스필름을 먹어치운 이후, 많은 게임과 소설, 만화 등을 통해서 쌓은 스토리들은 없는 것이 되었습니다. 물론 그것이 좋은 것도 있고 나쁜 것도 있겠죠. 로그 원은 과거 다크 포스의 설정을 엎고 데스 스타 설계도 탈취작전을 프리퀼로 다룹니다. 고질라 감독인 가렛 에드워즈가 만든 작품인 로그 원은 영화 자체로도 기대되는 부분이 많고, 제다이가 없던 시절의 반란군의 암울한 투쟁을 다룬 점에서도 스타워즈 팬으로서 흥미로운 부분이 많습니다. 물론 엑스윙 미니어처에도 나오는 기체로써 U-Wing도 기대되는 부분이 많구요. 설정상 U-Wing의 포지션은 침투정입니다:적 후방에 특수부대를 침투시키고 상륙하는 부대를 엄호하기 위한 함선이죠. 사실 수송선에 가까운 U-Wing이 함대전을 다루는 엑스윙 미니어처 게임에서 어떤 역할을 맡게 될 것인지는 좀 애매모호한 부분들이 있습니다. 


U-Wing은 엑스윙 미니어처에서 밀레니엄 팔콘, YT-2400, VCX-100의 계보를 잇는 반란군의 중형 함선입니다. 하지만 여지껏 나온 반란군 함선과 U-Wing은 많은 부분에서 다른 것처럼 보입니다.  스텟으로만 보자면, U-Wing은 중형 함선이라 볼 수 있는 물건이 아닙니다(공격력 3, 회피 1, 그리고 헐 포인트 4, 쉴드 4) 기본 베이스라 할 수 있는 파일럿이 23포인트 수준인데, 중형 함선이지만 T-70 엑스윙 기본 파일럿(24포인트)보다 더 싼 포인트가 들어가죠. 그리고 크루 슬롯 2개/시스템 업그레이드/모드 업그레이드/기뢰 업그레이드 슬롯을 갖고 있죠. 흥미로운 점은 우리가 이전에 이런 함선을 본적이 있다는 겁니다:21포인트에 공격력 3, 회피 1, 크루 업그레이드 슬롯 2개, 설정상으로도 수송선이었던 함선. 네 그렇습니다. 제국군의 람다 급 왕복선이죠:실제로도 U-Wing 공식 프리뷰에서 자주 비교하는 함선은 다른 반란군 터렛 함선이나 중무장 함선이 아닌, 람다 급 왕복선입니다. 일단 U-Wing만의 특징들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 U-Wing의 기동 다이얼은 람다 다이얼과 유사합니다(안돼!)

하지만 람다가 붉은 기동이 많았다면, U-Wing은 정지기동 외에는 모두 녹색 및 흰색 기동입니다.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넓지는 않지만, U-Wing의 기동은 람다와 같이 한정적으로 보이진 않습니다.

덕분에 포럼 쪽에서도 람다가 엑스윙 미니어처의 사실상 바닥이고 

업실론은 저거보단 나은거 아니냐 라는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2. 양면 타이틀 카드인 피벗 윙이 있습니다. 공격 형태에서는 회피 다이스가 1 늘어나고,

착륙 모드에서는 붉은색 정지 기동에서 180도 회전을, 즉 제자리 K턴(???)을 하게 됩니다.

피벗 윙 타이틀 카드는 기동 후 자유롭게 뒤집을 수 있습니다. 미니어처도 이 기믹이 적용된거 같더군요.


3. 크루 업그레이드들이 흥미로운 것들이 많습니다.

진 어소는 아군 함선을 고르고, 아군 함선 근처의 적 함선들 숫자만큼 집중 토큰을 부여합니다(최대 3개)

보디 룩은 아군 사거리 1-3 내의 적 함선을 타겟 락을 걸 수 있습니다.

카시안 안도어는 적군 함선을 하나 골라 기동을 예측하고, 확인하여, 맞추면 함선 기동 다이얼을 다시 설정할 수 있게 합니다.

베이즈 멜버스는 공격이 빗나갔을 때, 다른 적 함선을 골라 사격을 합니다.(사수의 마이너 버전)

그외에도 고무적인 신병(스트레스 토큰 1개를 제거할 때, 추가로 그 함선의 스트레스 토큰을 제거) 

같은 크루 업그레이드가 있는 것으로 확인됩니다.


4. 다른 파일럿들보다 파일럿 보디 룩의 능력에 대해서 말들이 많습니다.

보디 룩은 아군 함선 A가 아군 함선 B의 사거리 1~3 내에 들어오는 적군 함선을 타겟락을 걸 수 있게 합니다.

즉 각 아군의 사거리에 들어오는 모든 적군 함선들이 모든 아군의 타겟락의 대상이 된다는 것입니다.

생각해보면 람다 급 왕복선에도 타이틀 업그레이드로 모든 맵의 상대에게 타겟 락을 걸 수 있었죠.

다만 활용도는 보디 룩의 파일럿 능력이 더 뛰어나다고 보여집니다.

ARC-170의 샤라 베이와 조합한다던가 등의 다양한 변주가 가능해보이기 때문이죠.





U-Wing은 기존의 반란군 함선들과는 다르게 보입니다:기존의 반란군 함선들이 단독으로 기동하여 상대방에게 압도적인 화력을 투사하는 역할이었다면, U-Wing은 화력 측면에서 고스트 같은 압도적인 힘을 가진 것도 아니고 기동 측면에서나 YT-2400 아웃라이더 다쉬 랜다르 같은 기동력을 가지지도 못하고, 밀레니엄 팔콘 같은 모든 면에서 평균 이상의 우월함을 보여주지도 못하죠. 오히려 U-Wing은 겉보기에 전투기에 크루 슬롯 2개를 주고 함선 베이스를 대형으로 늘린거 같다는 인상도 주기도 합니다. 하지만 U-Wing의 진가는 피벗 윙을 이용한 허를 찌르는 기동과 크루 슬롯에 따라 아군 기체를 공수양면으로 보조하는 쪽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공식 프리뷰에서는 U-Wing을 대형 함선 베이스를 가진 블로커로 묘사하기도 하였습니다:실제 카시안 안도어 업그레이드 카드는 상대 기동 다이얼을 확인할 수 있는 정보 요원Intelligent Agent의 완벽한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보여집니다. 실제 포인트는 1 포인트 더 들지만(카시안 안도어는 2포인트), 상대 기동을 보고 기동을 바꾼다는 것은 상대의 움직임을 예측하고 100% 확률의 블로킹을 할 수 있는 것으로 2포인트 이상의 가치는 한다고 볼 수 있죠. 카시안 안도어는 숙련된 게이머라면 블로킹의 확률을 비약적으로 늘릴 수 있는 크루 업그레이드입니다. 또한 진 어소의 경우, 반란군 에이스 확장의 잰 오르스와 함께 사용한다면 아군에게 최대 집중 토큰 2개, 회피 토큰 1개를 올려주며 아군 함선의 화력/생존율을 비약적으로 올려줄 수 있습니다. 기존의 대형 함선들이 높은 포인트에서부터 시작한다면(고스트의 로탈 반란군이 35포인트에서 시작하죠) U-Wing은 낮은 포인트(23포인트)에서 시작하면서 나머지를 크루 업그레이드 채워넣기에 따라서 다재다능하게 써먹을 수 있다는게 강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실제 U-Wing에 포함된 크루 업그레이드들은 이러한 아군과의 시너지를 생각해서 추가된 업그레이드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U-Wing의 스텟 성능이 나쁜 것은 아닙니다:기본 공격력이 3이고, 타이틀 업그레이드를 이용하면 회피 수치가 2까지 올라가죠. K턴이 기본 기동은 아니지만 착륙 모드를 이용하면 제자리 K턴이라는 사상 초유의 정신나간 기동을 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또한 센서 재머 같은 방어형 시스템 업그레이드(실제로도 U-Wing 확장에 기본 포함되어 있습니다. 흥미롭게도 이것도 람다 급 왕복선 확장에도 들어있는 물건이죠)나 장착할 때 심리적인 위안감을 느끼는 용도(......)의 스텔스 업그레이드를 장착한다면 쉽게 박살나는 종이 비행기 취급은 안당하리라 보이구요. 


하지만 문제는 전반적으로 U-Wing의 생존성과 기동은 앞뒤로 뒤집는 타이틀 카드와 회피 다이스에 기반하고 있다는 것입니다:제가 제 동생과 연습 매치를 할 때, 타이 팬텀의 우월한 4 회피 다이스를 믿고 무리한 기동을 하다가 두번의 주사위 굴림 실패와 디클락 판단 미스로 우주의 먼지가 되는 것을 본 적이 있습니다. 사실 클락-디클락의 모드 변경을 통해 생기는 기동의 변화와 스텟의 변화 라는 측면에서 타이 팬텀과 U-Wing은 많은 부분 유사함을 보이며, 어느 시점에서 어떤 모드를 선택해서 진득하게 전장에 붙어있는가가 사실상 키라고 할 수 있습니다. 21포인트의 람다 왕복선이 헐포 5, 실드 5로 포인트 대비 우수한 생존력(?)을 보여주었다면 U-Wing은 대형함선의 사실상 밑바닥 체력 스텟으로 보여지기 때문입니다.


결국 U-Wing의 관건은 낮은 포인트를 이용해 얼마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크루를 채워넣는가, 그리고 낮은 체력을 정지기동 K턴 같은 트리키한 기동과 호위 함선 운영을 통해 극복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U-Wing 내에 포함되어 있는 크루 업그레이드들은 압도적이진 않지만, 다른 업그레이드나 함선과의 시너지를 생각하면 흥미롭게 운영가능한 업그레이드가 많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U-Wing은 직접적인 전투함이라기 보다는 아군을 다양한 방법으로 보조하되 상대를 기만하는 기동(제자리 K턴 같은)으로 상대 입장에선 눈엣가시 같은 포지션을 차지하리라 봅니다. 물론 아군에게 많은 혜택을 주는 만큼 적들의 최우선 표적이 되기 쉽기에, 게이머는 항상 U-Wing을 살려놓기 위한 대비책을 구비해야 할 겁니다. 하지만 그러한 전략 및 전술만 제대로 받쳐준다면, U-Wing은 반란군 함선 중에서 가장 독특한 위치를 차지할 것으로 보입니다.



게임 이야기/스타워즈 엑스윙 미니어처 게임




스타워즈 팬들이라면 황제가 처음 등장할 때 타고온 접이식 날개의 람다 급 왕복선을 기억하실 겁니다. 프리퀼이 진행되고 깨어난 포스가 나옴에도 제국과 퍼스트 오더는 한결같이 접이식 날개를 쓰는 사이나르 플릿 시스템의 람다 왕복선의 계보를 이어갑니다. 앱실론 급 왕복선도 그 계보의 연장선상에 있는데요, 꺠어난 포스에서 최초로 나온 이 함선은 카일로 렌이 타던 셔틀로도 유명했죠. 웨이브 10에서 참전한 이 함선은 최근 엑스윙 미니어처의 흐름이 그러하듯 다른 함선은 가지지 않는 자신만의 고유한 게임 매커니즘을 들고 나왔습니다. 그리고 쓸만한 대형 함선이 데시메이터 밖에 없는 제국군에 있어서는 눈여겨 볼 수 밖에 없는 함선이기도 하죠.


사실 제국군은 가성비가 매우 뛰어난 타이파이터로 밀어붙이는 스웜 전술과 에이스 전투기들로 밀어붙이는 전략 및 전술이 유명하지만, 역으로 적을 강한 공격력과 체력으로 압박하는 수단이 적다고 할 수 있었습니다. 데시메이터가 나오기 전까지 그런 상대를 두들기는 밑바탕이라 할 수 있는 모루인 대형 함선들은 사실 제국쪽에서는 거의 '괴멸적'이란 표현을 써도 될 정도로 엉망이었구요. 밀레니엄 팔콘과 함꼐 같이 등장한 슬레이브 I는 괜찮은 기동다이얼과 스탯, 터렛은 아니지만 그럭저럭 쓸만한 후방 포각을 들고 나왔지만 정작 파일럿 능력들이 황당할 정도로 엉망인데다 기존 함선들과 시너지가 안맞아(웨이브 10이 되어도 쓸데가 없습니다...) 업그레이드 카드만 쓰고 버리는 기체였고, 람다 급 왕복선은 포인트 가성비(가장 싼 파일럿이 21포인트인데 공격력 3/회피 1/헐 포인트 5/쉴드 5라는 안정적인 스텟, 거기다가 시스템 업그레이드/캐논 업그레이드/크루 업그레이드 2슬롯/타이틀/모드 업그레이드까지)가 뛰어난 대신 기동 다이얼이 너무 처참해서 쓸 엄두도 안나는 기체였습니다. 그렇기에 람다 급 왕복선은 크루 업그레이드 2슬롯을 이용해서 황제를 태우는, 황제를 모실 수 있는 가장 싼 방법(29포인트에 황제+에이스 기체 두대를 모십니다!)이었죠. 반란 연합이 대형함선의 바이블인 YT 1300 밀레니엄 팔콘으로 재미를 보고, YT-2400 대시 렌달이 무지막지한 기동력에 360도 회전 케논으로 상대를 죄다 박살내고, 이젠 35 포인트에 공격력 4 총체력 16이란 스텟, 기뢰/터렛/크루 슬롯/분리 가능한 셔틀함선(함정이다! - 아크바 제독)까지 끌고나온 괴물 VCX-100 고스트까지 갖게 된걸 생각한다면 제국군의 대형함선 포지션과 로스터는 저주받았단 표현이 아깝지 않을 정도였죠. 


그 와중에 나온 데시메이터는 제국군 아미에 있어서 가뭄의 단비 같은 존재였습니다. 포인트가 높긴 하지만, 함선 확장팩 하나만으로 필요한 업그레이드는 단독으로 구비하고 있으며, 회피는 0이지만 튼튼한 체력에 안정적인 활용이 가능한 터렛 함선이자 업그레이드에 따라 역할이 바뀌는 다재다능함 그 자체였습니다. 하지만 역으로 본다면 제국군은 황제 태운 람다 셔틀을 제외하면, 대형 함선을 쓰고 싶으면 데시메이터 말고는 선택지가 없었다는 것(아니면 데시메이터에 황제를 태우거나!)이 큰 문제였습니다. 물론 그만큼 황제 셔틀의 효율이나 활용도가 높기도 했었기에 제국군 플레이어 입장에선 큰 불만이 나오진 않았지만요.(그보다 제국군 플레이어의 가장 큰 불만은 황제가 에픽 배틀에나 쓰이는 임페리얼 레이더 확장에 있다는 걸 겁니다....) 


업실론 급 왕복선은 제국군 로스터와 전술에 새로운 가능성을 더해주는 물건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일단 스텟 자체가 높지만(공격력 4/회피 1/헐 포인트 6/쉴드 6) 30포인트에서부터 시작하기 때문에 대형함선 치고는 포인트가 낮게 설정되어 있습니다. 물론 21포인트에서부터 시작하는 람다 급 왕복선을 생각하면 싸게 치는건 아니지만, 데시메이터가 40포인트에서부터 시작하는걸 생각하면 싸게 치는 편이죠. 즉 포인트로 놓고 본다면 업실론 급 왕복선은 람다와 데시메이터 사이의 중간 쯤의 위치란 겁니다. 또한 대형함선 답게 업그레이드의 폭도 넓은 편인데, 시스템 업그레이드/크루 업그레이드 2슬롯/테크 업그레이드 2슬롯(!)/타이틀/모드 업그레이드가 가능하며, 다른 대형함선에서 볼 수 없었던 새로운 매카니즘과 업그레이드 카드들을 들고 오기도 하였습니다.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에픽 배틀에서 쓰이는 거대함선인 반란군 수송선의 공조 액션을 최초로 들고 온 대형 함선입니다.

공조Coordinate는 행동을 써서 거리 1~2 내에 있는 아군 함선 하나에게 자유 행동을 부여합니다.


2. 새 테크 업그레이드로 자신이 갖고 있는 타겟락을 다른 기체들과 공유할 수 있는 타켓팅 싱크로나이저 업그레이드,

파일럿 스킬과 관련된 하이퍼웨이브 컴 스캐너가 추가되었습니다.


3. 크루 및 파일럿으로 헉스 장군과 카일로 렌이 추가되었는데, 그에 맞춰서 새로운 상태 카드인 

다크사이드를 보여주마와 광신도적인 헌신이 추가되었습니다.

(아마도 이 부분은 따로 글로 빼서 이야기해야할거 같습니다. 포럼에서도 이게 좋은지 나쁜지에 대해서 말이 많더군요)


4. 그외에도 다른 아군 기체에 대한 엑션이나 업그레이드 카드의 영향권을 늘려주는 파일럿이 존재합니다.



종합하자면 업실론은 람다에서 캐논 업그레이드를 빼버리고, 우월한 스텟과 화력, 타겟 토큰을 공유하는 테크, 파일럿 스킬을 조율하는 테크, 그리고 여타 호위기를 보조하는 능력을 가진 기체라 할 수 있습니다. 특히 타겟락을 공유하고 웨폰 엔지니어 업그레이드를 쓰고, 파일럿으로 스트라이단 중령을 쓴다면 거리 3이내의 모든 기체들이 업실론의 타겟락 2개를 공유하고 소비할 수 있는 흉악한 능력을 갖게 됩니다. 타겟락이 주사위 숫자에 관계없이 토큰 소비로 주사위 자체를 원하는 구성으로 굴릴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매우 강력한 능력이죠. 또한 단독 스탯도 나쁘지 않기 때문에 좀 더 과감하게 파고 들어서 전투를 지원하는 것도 가능하리라 봅니다. 크루 업그레이드와 시스템/테크 업그레이드 슬롯이 많이 있는 만큼 운용법에 따라서 다양한 형태로 꾸밀 수도 있다는 것도 장점이고,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카일로 렌이나 헉스 장군의 능력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다만 문제는 람다 급 왕복선의 후계기인 만큼 기동 다이얼의 구성이 어떨지가 문제입니다:람다 셔틀이 동급 대형 함선 뿐만 아니라 게임 내에서 악명 높은 기동 다이얼을 자랑하는 만큼, 후속기인 업실론도 기동 다이얼이 좋을거라 보기 힘듭니다. 솔직히 데시메이터 수준까지는 아니더라도 하운드 투스 수준의 기동이라면 크게 걱정할 것은 없으리라 보입니다. 무엇보다도 람다 급 왕복선의 기동 다이얼이 엉망인게 정말로 독보적인 수준이라 그거보다 더 엉망일거라는 상상은 하기 힘들기도 합니다(.....) 또한 게임 외적인 부분에서 기체가 차지하는 부피가 참으로 독보적이기 때문에 함선을 들고 다니는 것이 매우 힘들어 보이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런 문제들을 차치하더라도, 기동만 평균 수준으로 해줄 수 있다면 제국군 대형함선에 데시메이터 이외에 다른 쓸만한 대형 함선이 생기는건 긍정적으로 기대해 볼만한 부분입니다.







게임 이야기/스타워즈 엑스윙 미니어처 게임



매번 영화나 작품이 나올 떄마다 반란 연합과 제국군은 삐까번쩍한 기체들이 추가되는 엑스윙 미니어처 게임이지만, 정작 스컴쪽은 새로운 기체가 나올때마다 이 놈이 대체 어디서 나온거였지 하고 뚫어져라 모델을 쳐다볼 때가 많습니다. 쿼드 점퍼도 그 사례중 하나죠:깨어난 포스에서 레이와 핀이 퍼스트 오더로부터 도망을 칠 때, 잠깐 모습을 드러냈다가 타이 파이터에 의해서 뻥하고 터져버린 고물 딱지가 바로 웨이브 10의 스컴 함선인 쿼드 점퍼입니다(.....) 웨이브 10이 스타워즈 로그 원의 개봉 때문에 반란 연합과 제국군 로스터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데다가, 웨이브 8과 웨이브 9에서 흉악한 점프마스터 5000과 최초로 쓸만한 스컴 전투기 프로텍터레이트 스타 파이터, 트렉터 빔 매커니즘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쉐도우 케스터가 있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스컴 진영은 웨이브 10에서 쉬어간다는 느낌입니다만, 쿼드 점퍼는 근래 스컴 함선의 디자인 철학과 엑스윙 미니어처 게임의 큰 조류를 잘 드러내는 함선이라 할 수 있습니다.


사실 웨이브 9의 프로텍터레이트 스타파이터 이전의 스컴 전용 전투기들은 모두 어딘가 나사가 빠진듯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스컴의 유리대포인 헤비 사이크, 엘리트 전투기를 표방하지만 전혀 엘리트 스럽지 않는 글리터스팀 셔틀 키락스 파이터, 오토스러스터 확장팩 스타바이퍼 등등 제국을 대표하는 타이파이터나 반란 연합을 대표하는 엑스윙과 다르게 이것이 바로 스컴 진영의 핵심이다 라고 이야기할 수 있는 전투기는 여지껏 없었습니다. 문제의 본질은 스컴 진영 전투기를 정의 내리는 컨셉이 부족했었다는데 있었죠:타이파이터는 화력은 떨어지지만 기동력과, 압도적인 물량, 적은 코스트, 그리고 코스트 대비하여 훌륭한 에이스들을 갖추었고 엑스윙은 모드와 별개로 아스트로멕 업그레이드, 기뢰 장착에 공수 양면에 충실한 모습을 보여주었죠. 이는 제국과 반란 연합 아미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 컨셉이 어떤식으로 존재하는가를 드러내는 부분이었죠. 하지만 스컴은 그런 진영을 관통하는 '컨셉' 자체가 부족한 것도 사실이었습니다. 하지만 프로텍터레이트 스타파이터는 거리 1에서 맞다이를 까는데 특화된 무식함을 컨셉으로 잡았고, 그것이 유용하든 유용하지 않든(지금까지 정식 토너먼트 영상에서 프로텍터레이트 스타파이터를 본적은 없네요...) 사람들에게 아 이 전투기는 운용해보고 싶다는 욕구를 불러일으키게 만들었죠. 쉐도우 케스터가 잘 쓰지 않는 트렉터 빔 메카니즘과 이동 포각이라는 새로운 매커니즘, 스트레스 토큰을 데미지로 변환하는 블랙 마켓 슬라이서 툴을 들고 오면서 꾸준히 에이스에 들러붙어 에이스를 갉아먹는 에이스 킬러라는 포지션을 잡았던 것처럼 말이죠.


이러한 스컴 함선들의 디자인 철학은 기존의 메타를 파쇄(한계로 내몰다Push the Limit로 스트레스 토큰을 받으며 두번 이상 행동하는 에이스들)하면서 각자 함선만이 할 수 있는 포지션을 설정해주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과거의 스컴 전투기들이 컨셉 자체를 '타이 파이터와 엑스윙의 중간 정도'로 설정하고 명확한 차별점 없이 스탯에서 변화를 주는 쪽이었다면, 최근의 경향은 아예 새로운 메커니즘을 만들거나 잘 안쓰이는 매커니즘을 재발굴하는 쪽이라 볼 수 있습니다.


쿼드 점퍼의 경우 스탯을 보면 절대로 여러대를 넣고 굴릴만한 스펙은 아닙니다.(공격력 2, 회피 2, 헐 포인트 5, 쉴드 0 / 크루, 테크, 모드, 폭탄, 일리싯 업그레이드 가능) 하지만 다른 기체에서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특성들이 많이 있습니다.




1. 이동템플릿 1을 이용해서 뒤로 움직이는 적색 기동(?!) 덕분에 기동 난이도 1의 움직임이 다이얼에 6개(!)가 박혀있습니다.


2.우주 스캐빈저들의 함선이라는 설정 답게 쿼드점퍼 전용 모드는 거리 1의 적/아군 하나 골라 트렉터 빔 효과를 부여하며, 

파일럿 중에는 자신에게 들이박은 전원에게 트렉터 빔 효과를 부여(?!)하는 놈도 있습니다.


3.폭탄 장착 가능. 그런데 폭탄을 앞으로 투척하는 것이 가능한 파일럿이 있습니다. 근데 그게 19포인트 수준.

똑같이 폭탄을 앞으로 투척하는 타이 퍼니셔의 데스레인이 26포인트 수준입니다. 물론 기체가 다르긴 하지만...


4.우주 스캐빈저들의 함선답게 근처에서 적함선이 폭파되면 소비한 폭탄/미사일/기뢰 등의 카드를 회복하는 일리싯이 추가되었습니다.

추가 탄약 업그레이드가 기뢰 슬롯을 무조건 써야하는 만큼 스컴 쪽 미사일 보트에 큰 힘을 실어주리라 보여집니다.




요약하자면 쿼드점퍼는 낮은 포인트로 상대 기동을 봉쇄하거나 엿먹이는 트릭키한 블로커라고 할 수 있습니다. 상대 회피수치 1을 깎고 진형을 무너뜨리는 트렉터 빔 토큰을 적극적으로 이용하거나 앞뒤로 기동할 수 있는 것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서 상대의 움직임을 봉쇄하는 것이죠. 하지만 전체적인 스텟을 낮게 설정함으로써 15포인트 수준의 스웜 아미 수준의 포인트에 많은 업그레이드 슬롯으로 포지션을 유연하게 설정할 수 있는 것도 강점이죠. 하지만 문제는 트리키한 움직임에 치중하다 보니 기동력은 떨어진다는 점(속도 3의 기동이 가장 빠름/K턴이 없고, 대신 속도 2의 S턴이 들어가있음)과 전반적인 단독 생존력은 떨어진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사실상 5라는 높은(?) 헐 포인트도 뒤를 잡히면 순식간에 털리기 십상이니 제대로 굴리기 위해선 전략적인 측면과 전술적인 측면 모두 통달해야 할 겁니다.


이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쿼드 점퍼는 분명히 현재 스컴 로스터에서 한 대 정도는 넣어보고 굴려보고 싶은 개성 있는 기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동 후 액션이 매우 중요한 게임에 기동 후 액션을 막는 블로킹에 특화된 기체가 나온 것은 눈여겨 볼만 합니다. 엑스윙 미니어처 게임 자체가 스텟 싸움으로 흐르는 것이 아니라 얼마나 잘 기동하고/적에게 화력을 집중하는가 라는 움직임의 수 읽기의 싸움으로 나아가겠다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어찌되었든 현재 갖고 있는 로스터에 한 대 정도는 포함하고 싶은 기체라고 할 수 있겠네요.


게임 이야기



시대는 바뀌고 있다. 타이탄폴 1과 이볼브 등으로 대변되던 실험적 FPS 세대들은 이제 타이탄폴 2 등을 통해서 완벽하게 시장 내에 안착하였으며, 배틀필드 1로 대변되는 메이저 게임 프랜차이즈들도 이제 더이상 똑같은 내용으로 게임을 만들어서는 안된다는 위기감으로 변화를 꾀하고 있다. 이제 우리가 알고 있었던 FPS와 게임들은 바뀌지 않으면 생존하기 힘든 환경으로 급격하게 바뀔 것이다. 하지만 새로운 것들은 항상 이전에 보지 못했었던 탈역사성을 가진 것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항상 과거는 미래의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었고, 그리고 그 과거로부터 미래는 새로운 것을 시작할 수 있는 자양분을 얻을 수 있게 된다. 하지만 때로는...과거의 것들이 되살아나 미래의 것들의 뒷통수를 아주 쎄게 후려칠 때도 있다. 


둠 2016은 한 마디로 거대한 충격이었다:호러 게임의 분위기를 지향했었던 둠 3 이후로 무려 10년이 지난 뒤에 등장한 정진정명한 속편은 무려 둠 3보다도 25년 전의 옛날 둠의 느낌을 그대로 재현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미 2년전에 울펜슈타인 뉴 오더를 통해서 도대체 회생 불가능할 것 같은 게임 프랜차이즈의 역습을 똑똑히 지켜본 적이 있었으며, 심지어 멀티플레이 중심의 최신 트랜드에서 엇나간 싱글플레이에서 얻은 쾌거라는 점에서 더 가치 있었던 사건이었다. 둠 역시 울펜슈타인의 성공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 하지만 울펜슈타인 뉴 오더가 스토리적인 부분에서 성공을 거두었다면, 둠은 철저하게 게임 플레이적인 부분에서 성공을 거두었다. 둠 2016은 분명 새로운 시대의 게임들로부터 많은 시스템을 차용하여 보완하고 있는 게임이기는 하지만, 분명한 것은 그것이 모두 합쳐졌을 때 과거의 둠의 재미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새로운 게임이 된다는 사실이다.


과거 둠이 현재의 FPS에 있어서 너무나 많은 영향을 미쳤기 때문에, 과거의 둠이란 무엇이었는가? 라는 질문에 대해서 우리는 쉽게 설명할 수 없다. 하지만 지금의 FPS와 과거의 둠 사이에는 어떤 차이점이 있는가? 혹은 현재의 게임과 별개로 과거의 둠만이 가지는 개성이 무엇인가? 라는 집중에서 본다면 우리는 둠 2016이 어떤 작품인지를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둠의 과거 버전이 지금까지도 수많은 사람들에게 인상을 주는 부분은 바로 속도감과 압도적인 물량, 그리고 이 모든 걸 쉽게 즐길 수 있는 단순한 게임 플레이일 것이다. 마치 빙판 위를 미끄러지듯이 부드럽게 넓은 아레나를 움직이며 무지막지하게 많은 적들을 상대하는 둠의 게임플레이 스타일은 후대 많은 게임들에게 영감을 주었다. 시리어스 샘 같이 둠의 게임 플레이를 고스란히 옮긴 게임도 있으며, 둠의 빠른 움직임에 착안하여 한 때 멀티플레이 게임을 풍미했었던 퀘이크 3나 언리얼 토너먼트 같은 게임들이 나오기도 하였다. 하지만 게임의 트렌드 사이클이 지고, 떠오르고, 다시 지는 과정이 반복되어도 둠은 단순히 '먼저 만들어졌기에 권위를 갖는' 게임 그 이상이었다. 왜냐하면 본질적으로 둠의 게임플레이는 너무나 잘 짜여져 있었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도 질리지 않는 재미를 게이머들에게 선사하였기 때문이었다.


둠 3와 취소되었던 둠 프로젝트가 게이머들에게 많은 반향을 끌지 못했었던 것들도 그런 둠의 본질적인 측면을 건드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둠 2016이 만들고 싶은 게임은 완벽하게 90년대 만들어졌던 둠이었다:빠르고 잔인하지만 단순하며 호쾌한 게임을 둠 2016은 다시 재현하는데 성공하였다. 게임을 플레이했을 때 가장 다르게 느껴지는 부분은 바로 적들의 속도감과 물량에서 비롯되는 잔혹한 분위기일 것이다:게임은 마치 2배속 빠른 재생으로 진행되는 액션영화를 보는 것 같다. 악마들은 짧은 예비동작과 함께 빠르게 공격을 가하고, 임프의 화염구는 무지막지한 속도로 날아오며, 헬 나이트는 플레이어를 진짜 묵사발로 만들어버릴 듯이 돌진한다. 때로 콜옵 시리즈에서 느껴지는 긴장감 없는 적들의 움직임들이나 총 몇방에 픽픽 쓰러지는 모습들과 대비된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둠은 다크소울의 배다른 형제처럼 느껴지는데, 다크소울이 게임의 속도감을 최대한 배제함으로써 게이머가 게임에 침잠하게 만들었다면 둠은 정반대로 게임의 속력을 무지막지하게 올림으로써 게이머도 마치 오버클럭된 CPU 마냥 빠른 속도로 생각하여 전투에서 살아남도록 발버둥치게 만든다는 점이다. 


하지만 둠은 단순히 게이머를 잔혹한 상황으로만 몰아넣지만은 않는다. 아니, 이건 정확한 표현이 아니다:멋진 징조들의 작가 테리 프레쳇이 그랬듯이, '둠이 우리에게 가르쳐 준 것이 있다면, 악마와 싸우는데 있어서 가장 훌륭한 수단은 더블 베럴 샷건이란 것이다'라는 말을 둠 2016은 충실하게 따른다. 둠 2016은 게이머를 게임 내에서 가장 강력하고, 화가 나있으며, 그리고 가장 잔혹한 자로 만든다. 둠은 게이머가 악마보다 더 빠른 속력으로 움직이고, 악마보다 더 무식한 무기들을 사용하여 악마를 그야말로 찟어 죽이고 쳐죽이고 터뜨려 죽이게 만듬으로써 게이머가 그야말로 피와 폭력에 취하게 만든다. 과거의 둠 역시도 매우 매우 악마들에게 화가 난 게이머를 설정함으로써 망설임 없이 폭력을 휘두를 수 있게 만들었는데 둠 2016은 그보다 한술 더 떠서 악마와 작중 인물들, 더 나아가 게이머들까지 질리게 만들 정도로 지독하게 화가 난 인물을 설정하였다. 또한 글로리 킬(비틀거리는 적을 일정 무적시간과 함께 찢어죽이는 닌자 가이덴 2의 멸각 시스템과 유사한 시스템) 시스템과 연출을 통해서 무적 시간이라는 전략적인 부분과 함께 폭력의 폭발이라는 연출적인 부분을 둘다 잡아내는데 성공한다.


둠 2016의 싱글 스테이지 구성은 과거의 둠에게서 많은 영향을 받았다. 구작의 미니맵이 부활한 부분도 그렇지만, 큰 장소에 아이템들을 흩어 놓고 게이머가 적극적으로 돌아다니면서 싸우게끔 만드는 아레나식의 스테이지 구성은 콜옵식의 복도식 스테이지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물론 최근에 들어서 아레나 형태의 스테이지 구조가 다시금 유행을 타고 있지만(이 또한 트렌드가 바뀌는 중이기 때문이다. 심지어 블옵 3 마저도 아레나식의 스테이지 구조를 보여준적이 있다), 둠 2016의 아레나는 여타 작품들과 다른 좀더 각별한 의미를 갖는다고 볼 수 있다. 기존의 구작들이 2D 맵을 3D 형태로 속이는 쪽이었기에, 게임 플레이 자체가 평면적인 형태일 수 밖에 없었다면, 둠 2016은 더블 점프나 난간 잡기 같은 최근 만들어진 FPS 시스템와 퀘이크 3에서 찾아볼 수 있었던 점프 패드나 포탈 같은 개념을 게임에 탑재하였다. 이는 게임 스테이지에 수직적인 높이감을 부여하였으며, 게이머는 더이상 앞뒤좌우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달리고 뛰고 발판 위에 올라서는 등의 다양한 행동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탄약과 체력회복을 아이템으로 하는 과거 게임의 특성을 둠은 그대로 이어받고 있기 때문에, 게이머는 필연적으로 아레나 구석 구석을 탐색하고 달리면서 쏘면서 적들을 처리하게 된다. 


둠 2016의 싱글 플레이를 모두 합쳐서 본다면 게임의 파괴적이고 폭력적인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그 아래에는 끊임없이 게이머가 생각하도록 만들게 하는 탄탄한 기본이 깔려 있다. 물론 둠 2016이 전략적으로 큰 그림을 보면서 게임을 진행하는 그런 분위기를 만드는 것은 아니다. 게이머는 악마들이 몰려오는 걸 보면서 끊임없이 임기응변으로 악마를 처리하고 아이템을 주워먹을 것을 계산하고 달리면서 쏘고 악마를 아주 박살내버려야 한다. 하지만 게이머는 이에 대해서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게이머는 게임 내에서 가장 강력하고 가장 화가 나있으며, 게임은 게이머가 생각하는 방향대로 부드럽게 움직이도록 게임을 만들어두었다. 많은 게임들이 복잡한 시스템과 레벨업 등의 요소를 집어넣었지만(물론 둠에도 이런 시스템이 있긴 있다: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게임에 양념을 더해주는 곁다리 같은 개념이다), 둠 2016과 같이 단순 명료한 시스템에 많은 가능성을 부여한 게임은 찾아보기 힘들다고 할 수 있다. 즉, 둠 2016은 과거의 재미에 기반하고 있지만, 그것을 한 차원 더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서 현대적인 시스템과 함께 연출의 재해석, 속도감에 대한 고찰 등의 다방면의 고민이 있었기 때문에 놀라울 정도로 재밌는 싱글플레이를 만들어 낼 수 있었다.


그리고 둠 2016에는 멀티플레이와 스냅맵이 있다. 다만 멀티플레이는 둠 2016에 있어서 다소 실망스러운 부분이다:그것이 재미가 없기 때문이 아니라, 이 멀티플레이의 흐름 자체가 이미 헤일로 등에서 본 것 같은 몰개성함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둠 2016의 멀티플레이는 싱글플레이가 거둔 성공에 비교하면 참으로 보잘 것 없다. 스냅맵은 과거 둠 커뮤니티가 보여주었던 모딩 문화를 게임 자체에 접목시킨 부분이며, 어찌보면 둠이라는 게임이 갖는 역사성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부분이라 할 수 있다. 다만, 본격적인 모딩과 다르게 게임 제작사가 모듈화 된 유저 제작 콘텐츠 환경을 조성한 점은 기존의 모드가 갖고 있는 가능성 보다는 편의성에 더 많은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인다. 스냅 맵 모드 자체는 훌륭하긴 하지만(이걸로 웨이브 디펜스나 멀티플레이 맵을 만드는 등의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다), 엘더스크롤이나 폴아웃 처럼 별도의 모딩 킷을 제공하는 것도 좋았으리라 생각해본다.


결론적으로 둠 2016은 싱글플레이가 재밌는 근래 찾아보기 힘든 최고의 게임이라 할 수 있다. 수많은 게임들이 2016년을 장식하고 있지만, 그 중에서 둠 2016의 포지션은 독보적이다. 그것은 단순하게 과거의 재미를 부활시켰다는 것이 아니다. 싱글플레이만으로 게이머를 사로잡은데 성공하였다는 점, 계속해서 게이머를 생각하게 만들고 게이머가 생각한대로 부드럽게 게임이 진행되게 만들었다는 점 등은 고전의 현대적 재해석이 있었기에 가능한 부분들이었다. 비록 둠 2016이 2016년에 나온 게임들 중에서는 최고는 아닐지는 몰라도, 적어도 2016년을 뜻깊은 한 해로 만드는데 큰 기여를 했다는 점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애니, 만화, 영화 이야기




내일은 둠 리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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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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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이야기





콜 오브 듀티 프랜차이즈의 역사에 있어서 가장 위험했던 순간을 꼽으라면, 사람들은 대부분 고스트가 나왔던 때를 꼽을 것이다. 고스트는 게임 프랜차이즈 역사에 거대한 오점을 남겼다. 콜옵이라는 기준에 비추어 보았을 때도 허접하기 짝이 없는 스토리와 싱글플레이, 맵만 넓었던 역대 최악의 멀티플레이, 60프레임조차도 방어못했던 퍼포먼스까지, 콜옵 고스트는 콜옵이 망할 수도 있다는 것을 여실히 증명한 작품이었다. 하지만 고스트의 기록적인 실패 이후로 콜옵은 마치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이 어드벤스드 워페어와 블옵 3를 내면서 그들이 살아있다는 것을 과시하였다. 특히, 이 두 작품은 기존의 콜옵이 갖지 못했었던 신선함을 추가하였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을만 하다. 그러나 역사에 있어서 가장 위험한 순간들은 가시적인 위험이 있는 때가 아니라, 모든 것이 정상적으로 보일 때다. 위험은 가시적일 때 관리가능하다. 그렇기에 어드벤스드 워페어와 블옵 3가 기존의 게임 노선에서 선회해서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것이 가능했었다. 하지만 그 위험이 보이지 않는다면? 


인피닛 워페어는 바로 거기서부터 시작된다. 13번째 콜옵이자, 모던 워페어를 만들었던 위대한 제작사 인피니티 워드(에서 리스폰으로 핵심인력이 빠져나가서 얼마 남아있지 않은 잔재)가 만들어낸 인피니트 워페어는 발매 당시부터 많은 논란이 된 작품이었다. 우주로 날아가서 도그 파이팅을 보여주었던 공개 트레일러의 충격은 당시 인구에 회자될 정도였다. 액티비전은 이미 모던워페어 3가 나오는 시기쯤 해서 스페이스 워페어 등의 상표등록을 했었고, 그런 점에서 콜옵이 우주로 날아가는 것은 논리적인 수순이라 볼 수 있었다. 하지만, 그것이 실제로 일어날 줄은 아무도 몰랐었다. 물론, 발매 후의 평가는 여전히 정진정명한 콜 오브 듀티라는 평가가 절대 다수이다:싱글은 짧지만 여전히 재밌고, 멀티는 기존의 작품들의 장점만을 가져오고자 노력하였다. 콜옵을 매년 구매하는 사람들이라면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작품이 바로 인피닛 워페어다. 하지만 바로 이 정진정명한 콜옵인 인피닛 워페어에서 콜옵 프랜차이즈 붕괴의 징조가 느껴지는 것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인피닛 워페어 싱글플레이에서 볼 수 있는 흥미로운 점은 우주로 나아가는 게임 플레이로 사람들을 벙찌게 만들어놓고서는 정작 게임 본편은 모던워페어 1편과 그 이전의 콜옵 스타일로 회귀하고 있다는 점이다:게임은 짧은 복도와 작은 방들이 오밀조밀하게 구성되어 있는 형태로 변화하였다. 바로 전작이었던 블옵 3가 다양한 능력과 함께 맵을 거대하게 키우고 게이머가 자유롭게 뛰어다니면서 적을 처리하는 아레나 형식의 스테이지를 구성한 것과는 대조된다고 할 수 있다. 게임 플레이만 놓고 본다면 인피닛 워페어는 일종의 '복고적'인 게임이라 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인피닛 워페어는 인피니트 워드가 좋은 시절에 만들었던 구작을 그대로 답습하지는 않는다:어드벤스드 워페어나 블옵 3에서 했던 것처럼 로드아웃 개념을 들고오는 등 기존 시리즈의 장점을 갖고 오고자 많은 노력을 꽤하기도 하였다.


인피닛 워페어의 싱글플레이에서 좋게 평가할 부분은 바로 스토리일 것이다:이전의 콜옵들, 어드벤스드 워페어나 블옵 3, 심지어는 그들이 만들어낸 망작인 고스트까지 포함해서 콜옵의 싱글은 점점 복잡한 테마를 지향하게 되었다면, 인피닛 워페어의 이야기는 2차세계대전을 다룬 콜옵의 이야기들인 전쟁 영웅들과 그들의 전우애에 대한 이야기로 돌아가고자 한다. 게임의 연출적인 측면에서는 기존의 콜옵들과 크게 다를바가 없지만, 인피닛 워페어는 테마와 스토리 측면에서 '다시 콜옵의 원점으로' 돌아왔다고 평할 수 있다. 그리고 게임은 함내에 다양한 인물들로 구성된 군상을 집어넣고 이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들과 갈등에 집중한다. 인피닛 워페어는 콜옵 역사상 가장 많은 조연들과 얼굴을 마주한다고 볼 수 있는데, 게임은 최대한 이들에게 목소리와 케릭터성을 부여하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린다. 이를 통해서 게임은 함장을 따르는 수많은 부하 인물들과 주인공 사이의 유대를 다루고 긴장이 가장 고조되는 순간에 이를 터뜨리고자 한다. 기획의도와 구조만으로 보았을 때 인피닛 워페어는 기존의 콜옵보다는 짜임세가 뛰어나다고 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인피닛 워페어 싱글 스토리에는 분량이라는 큰 문제가 있다:기본적으로 5~6시간 내외의 짧고 집중적인 흐름을 보여주는 콜옵식 싱글플레이의 원칙을 이번 인피닛 워페어도 그대로 따르고 있는데, 문제는 이 콜옵식 스토리의 공식이 게임의 스토리에 이입하기도 전헤 게임을 끝내버린다는 문제를 야기한다. 물론 게임은 사이드 미션을 싱글 캠패인에 도입하여서 게임의 분량을 어떻게든 늘려보고자 하였지만, 어디까지나 보조적인 역할을 할 뿐 결코 이야기를 풍성하게 만들지 못한다. 그렇기에 인물들은 감정을 이입할 사이도 없이 급박하게 죽음을 맞이한다. 게임은 동료들의 죽음을 마치 20시간 정도 플레이를 하면서 생사고락을 함께 해온 동료들의 죽음을 다루듯이 비장하게 이를 연출하지만, 정작 게이머의 입장에서는 이들의 장렬한 희생이 어색하고 찝찝한 기분을 남길 뿐이다.(심지어 이 모든 것이 '단 하루'만에 일어난 일이다!) 만약 인피닛 워페어 싱글이 더 나은 평가를 받으려 했었다면, 적어도 10시간 이상의 이야기를 풀어내고자 했어야 했었다.


싱글플레이는 아쉽다고 할 수 있지만, 멀티플레이는 '답보'라는 표현을 해도 아깝지 않을 정도로 개성이 없다. 게임은 기존의 블옵 3와 어드벤스드 워페어의 멀티플레이를 그대로 들고왔다:월 런이나 킬스트릭과 별개로 움직이는 페이로드, 그리고 상시 달리기 지원과 함께 커진 맵 구성까지 게임의 모든 부분은 이전 작품들의 평가를 그대로 준용해도 될정도로 비슷한 모습을 보여준다. 콜옵이 매년 발전해야한다는 명제는 모던 워페어 1편부터 3편까지를 내리 경험했던 유저에게 있어서 논센스이겠지만, 콜옵이 블옵 시리즈나 어드벤스드 워페어를 통해서 자신만의 색다른 변주를 꾀했다는 사실은 그 어느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그렇기에 모던 워페어 이후 콜옵은 항상 트렌드보다 반 발자국 앞서나가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에 반해서 인피닛 워페어는 게임 자체를 성공했던 부분만 그대로 차용해서 게임을 보수적으로 다듬는데 집중하였다.  


물론 콜옵이라는 프랜차이즈의 특성을 생각한다면(매년 나오고, 게이머들에게 평균적인 재미를 제공해야한다는 점에서) 그렇게까지 나쁜 선택지는 아니다. 인피닛 워페어는 여전히 뼈대 자체가 훌륭한 게임이다. 블옵 3의 월런과 부스터를 이용한 맵구조의 복층화는 게임적인 측면에서 검증된 부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제의 핵심은 인피닛 워페어의 내부에서 오는 것이 아닌 외부에서 비롯된다:배틀필드 1과 타이탄폴 2는 전작들의 구조를 치열하게 다듬어서 새로운 경지에 도달하였다. 레인보우 식스 시즈는 과거의 레인보우 식스 시리즈의 재미를 새로운 형태로 되살리는데 성공하였다. 둠은 울펜슈타인:뉴 오더와 함께 싱글만으로 값어치 있는 게임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였다. 게임들은 시시각각 변하고 있다. 그리고 어드벤스드 워페어와 블랙옵스 3는 이러한 발전하는 게임 트렌드에 발맞춰서 나아가는 모습을 보여주었고, 점점 높아지고 변화를 요구하는 게이머들의 요구를 수용하였다. 하지만, 인피닛 워페어는 어떤가? 인피닛 워페어는 너무 쉽게 그 반발자국 앞서 나가는 이점을 포기해버렸다. 2016년 발매된 게임들이 프랜차이즈와 다양한 실험을 통해서 거둔 성공을 다시 새로운 작품을 만드는 동력으로 쓰고 있는데 반해서 인피닛 워페어는 싱글과 멀티 양측면에 있어서 먼저 거둔 성공에 너무나 쉽게 안착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결론적으로 인피닛 워페어는 정진정명한 콜옵이다. 하지만 가장 이질적인 콜옵이었던 어드벤스드 워페어나 블옵 3에도 이러한 타이틀이 붙는다는걸 감안한다면, 인피닛 워페어는 너무나 쉽게 안주해버린 정진정명한 콜옵이라는 타이틀을 붙여주어야 한다. 한 때 모던 워페어 3도 그런 타이틀을 얻었던 적이 있었고, 그때도 콜옵 프랜차이즈는 무사히 살아남았던 적이 있었다. 그러나 모던 워페어 3가 나왔던 시기의 게임들은 새로운 변화를 준비하고 시작하기엔 너무 이른 감이 있었다. 그렇기에 그들의 안주는 문제가 되지 않았었다. 하지만 인피닛 워페어에게 있어서 시기는 너무나도 좋지 않다:한 때 게임계를 정의했던 그 모든 것들이 이제는 무너지고 다시 정의되는 이 시기에 인피닛 워페어는 게이머에게 재미는 줄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약한 인상으로 남아있다. 그리고 그것은 프랜차이즈로서의 콜옵이라는 거인이 무너지고 게임에 있어서 새로운 시대가 열리는 서곡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게임 이야기



FPS 멀티플레이에서 게이머가 가져야 할 가장 중요한 역량이 무엇이라고 보는가? 어떤 사람들은 FPS의 핵심은 바로 '얼마나 빠르게 상대를 겨누고 쏘고 죽이는가'라는 에이밍의 문제로 보기도 한다. 실제로 콜옵이 콘솔을 통해서 대중적인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것도, 정조준과 에임 보조 등을 통해서 콘솔 환경에서도 좀 더 쉽게 적을 식별하고 쏠 수 있게 만든 덕분이었다. 하지만 좀 더 심도있게 접근해본다면, FPS에 있어서 핵심은 맵디자인이며, 맵을 읽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얼마나 빠르게 상대를 겨누느냐도 중요한 문제이긴 하지만, 적이 어디서 나올지 예측하고 그 방향을 향해 총을 겨누고 준비하는 것 만으로도 이미 상대와의 전투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때문이다. 사실, 이는 그 어떤 멀티 게임에도 대입하였을 때 맞다고 할 수 있는 선언이긴 하지만, 이 글에서는 FPS, 특히 콜옵에 집중하여서 이야기를 전개시켜보고자 한다.


FPS의 맵 디자인의 변화에 있어서 가장 눈여겨 봐야 하는 게임이 있다면, 그건 바로 콜 오브 듀티일 것이다. 콜 오브 듀티는 모던 워페어를 통해 확립된 멀티플레이 매카니즘을 무려 10년 동안, 그것도 한해도 빠짐없이 매년 꾸준히 업데이트하고 보완하고 개선하여 왔다. 물론 그렇기에 이 게임을 계속 구입해왔던 플레이어들에게는 이 게임이 마이너한 업데이트가 반복되는 지겨운 게임처럼 느껴질 수도 있지만, 콜옵 시리즈는 느리지만 꾸준하게 현 게임 세태보다 반걸음 앞서서 나아가고 있었다. 콜옵 멀티는 빠른 속도로 일어나는 소규모로 일어나는 접전에 기반하고 있다:모든 맵은 작은 방과 복도, 그리고 다양한 엄폐물이 놓여있는 야외의 형태로 구성되어 있다. 게이머는 항상 좌측 상단에 놓여있는 미니맵을 주시하면서 적과 우리팀이 어디서 교전을 하고 있는지, 어느쪽을 바라보고 달려서 교전해야 하는지를 계속해서 생각해야 한다.


그렇기에 콜옵 시리즈에 있어서 UAV란 킬 스트릭은 단순한 킬스트릭 이상의 가치를 지닌다:미니맵 상에 적들의 위치를 표시해줌으로써 게이머는 적의 위치를 분명하게 판별하고 어떻게 움직일지를 정하는 근거를 얻게 된다. 그리고 UAV가 알려주는 적의 위치를 기반으로 게임은 빠른 페이스를 유지할 수 있게 된다:맵 자체가 작은 덕도 있지만, 콜옵의 멀티는 기본적으로 적이 있는 방향으로 달려나가서 적을 처치하는데 있다. 그렇기에 적이 있는 방향을 대략적으로 알려주는 UAV와 미니맵의 존재는 콜옵 멀티에 있어서 눈에 띄지는 않지만 매우 중요한 요소라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게임은 이러한 UAV와 미니맵의 중요성을 항상 염두에 두고 매 시리즈마다 변화를 주었다:UAV에 보이지 않게 하는 퍽에서부터 순전히 UAV와 미니맵을 카운터하는 킬스트릭, 심지어는 최근 인피닛 워페어에서는 한정적이나마 UAV와 비슷한 역할로 쓸 수 있는 모션 트래커와 상대를 공격하면 상대를 확인할 수 있는 퍽을 선보이기 까지 하였다. 


이러한 UAV나 맵과 관련된 조정들은 FPS 멀티의 가장 큰 난제라 할 수 있었던 '캠핑'을 잡고자 한 것도 있다:캠핑이란 개념 자체가 게이머가 상대에게 노출되지 않는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고, 한 군데 머무르면서 지속적으로 킬을 획득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이러한 행위 자체가 게임을 매우 정적으로 바꿀 뿐만 아니라 당하는 입장에서는 매우 짜증나게 하여 게임을 쉽게 질리게 만든다는 문제를 불러일으킨다. 킬캠의 존재도 사실 이러한 캠핑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측면도 있었는데, 상대가 어디에 숨었는지를 드러냄으로써 캠핑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 것도 있었던 것이다. 즉, 작은 맵에서 계속해서 플레이어들이 움직이고, 복도와 방마다 적이 어디 숨어있는지를 추측하고 싸우게 만드는 것, 적을 향해 이동하면서 코너를 돌때마다 긴장감을 느끼고, 살아남고, 이기는 쾌감을 선사하는 것이 바로 콜옵식 멀티의 본질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흥미로운 점은 콜옵 시리즈의 맵 디자인이 계속 변화하였다는 것이다:콜옵이 빠른 페이스의 소규모 접전으로 진행되는 점은 여전히 변한게 없다. 하지만 그 소규모 접전을 구현하는 방식이 게임 시리즈가 진행될수록 진화했다는 점은 특히 눈여겨 볼만한 부분이다. 사람들이 기억하는 가장 큰 변화는 엑소 수츠의 등장으로 맵의 고저차가 심해진 어드벤스드 워페어겠지만, 가장 특이한 변화를 시도했었던 콜옵은 바로 그 전 작품인 고스트 때였다. 수많은 사람들이 이것이 콜옵인지 배틀필드인지 알 수 없다고 심하게 혹평했었던 고스트는 맵의 크기를 기존의 1.5배로 늘리지만 정작 게이머의 기동력 자체를 예전 콜옵과 비슷하게 맞추면서 콜옵식의 빠른 교전이 아닌 원거리에서 상대방을 쪼는 느릿한 페이스의 전투가 일어나게 만들었다. 맵이 늘어남과 동시에 플레이어는 상대의 위치를 파악하기 힘들게 된 덕분에(물론 미니맵을 좀 더 넓게 볼 수 있는 퍽도 등장하였지만 문제의 본질은 그게 아니었다), 콜옵 시리즈에서 계속 문제가 되었던 캠핑 논란은 더욱 심화되고 말았다.


어드벤스드 워페어가 콜옵 시리즈나 여지껏 나온 FPS 중에서는 이단적인 작품의 부류에 들어감에도 불구하고 콜옵이라는 경계에 묶일 수 있었던 것은 맵의 크기가 늘어난 만큼 플레이어의 속력을 다시 돌려주었고, 그 결과 게이머는 고스트보다도 더 이상한 움직임을 보여주지만 왠지 모르게 콜옵에 가깝다는 느낌을 받게 되었다. 하지만 어드벤스드 워페어의 이단적인 움직임 덕에 게임의 맵디자인은 기존의 복도와 방, 약간의 야외 환경으로 구성된 디자인이 아닌 거대한 실외가 중심이 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렇기에 블랙옵스 3가 집중하는 것은 기존의 콜옵식 맵 구조를 부활시키는 것이었다. 사람들은 블옵 3가 여전히 '하이퍼'한 움직임에 사로잡혀 있는 신세대 콜옵이라고 규정을 하지만, 월런이라는 기동 자체가 교전 상에서는 거의 무의미한 기동에 가깝다는 것(빠르지도 않을 뿐더러, 이동 궤도 자체가 고정되기에 오히려 더 불리하다)과 부스터 자체의 반응속도가 느리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현란한 움직임으로 상대를 압도하는 게임이라고 보기 힘들다. 


오히려 블옵 3가 월런이나 부스터를 통해서 구현하고자 한 것은 현란한 움직임이 아닌 맵과 복도식의 콜옵에 새로운 '경로'를 추가한 것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즉, 기존에는 경로가 될 수 없었던 공간들이 이제는 적을 우회해서 기습할 수 있는 통로가 되고 기회가 되었다. 하지만 게임은 그런 기회를 제공하면서 어드벤스드 워페어 같이 너무 빠른 움직임을 부여하지 않음으로써 여전히 이 게임이 콜옵이라는 경계에 머물러 있음을, 수많은 게이머들이 안심하고 즐길 수 있는 게임을 만들고자 노력하였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인피닛 워페어는 블옵 3의 맵디자인을 계승함으로써 블옵 3가 콜옵 시리즈에 있어서 새로운 스탠다드를 제공하였음을 분명하게 증명하였다.


물론 콜옵 멀티의 맵디자인이 현재 FPS에 있어서 최고라고는 할 수 없다:타이탄폴 시리즈 같이 두개의 플레이 영역(타이탄과 파일럿)이 하나의 맵에서 합쳐지는 진귀한 맵디자인이라던가, 배틀필드 시리즈의 거대한 공간을 구현하는 맵디자인 등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콜옵 멀티플레이의 맵디자인이 10년간 자잘하게 변화를 꾀해오면서 얻은 성공과 실패들은 게임 멀티플레이에 있어서 맵디자인이란 어떻게 변화하는가에 대한 진지한 성찰과 고민이 담겨있는 결과물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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