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이야기


콜 오브 듀티 시리즈는 매년 5~6월 쯤에 신작 티저와 정보를 내보내고, 그 후 E3를 거치면서 대대적인 마케팅을 펼치는 수순을 거쳐 하반기에 발매를 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올해도 어김없이 트레이아크의 새로운 콜옵인 블랙옵스 4는 3월 8일 티저 트레일러와 함께 세상에 드러났다. 인피닛 워페어 이후 2차 세계대전으로 돌아간 전작이나 세계 1차 대전을 다뤘던 배틀필드 1의 경우를 생각한다면, 콜옵이 나아갈 수 있는 가장 과격한 모습을 취했던 블랙옵스 3의 후속작이 나온다는 것은 조금 의외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블랙옵스 3나 어드벤스드 워페어 같은 작품(실패한것까지 카운팅한다면 인피닛 워페어도 포함시켜야 할 것이다)들은 월러닝이나 파쿠르를 이용한 3차원 기동 FPS에 대한 수요가 있었기 때문에 콜옵의 명맥을 이어가면서 성공할 수 있었다. 콜옵 팬들 사이에서 블랙옵스 3의 평가가 전반적으로 괜찮았던 걸 생각하면, 블랙옵스 4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은 다소 긍정적이었다. 

그러나 논란은 전혀 엉뚱한데서 터지기 시작했다:복수의 게임 메거진들은 금번 콜옵이 1) 싱글플레이가 없이 멀티플레이만 있을 것이란 것, 2) PUBG 같은 배틀로얄 모드가 탑재된다는 것, 3)기존 콜옵의 플레이스타일과 다르게 오버워치식의 클래스 배틀이 될 수도 있다는 루머를 내었다. 물론 게임 발매전 돌 수 있는 루머로 치부할 수 있겠지만, 복수의 게임 메거진들의 정보가 교차 검증되기 시작하고 액티비전이나 트라이아크 쪽에서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는 침묵의 자세를 고수하면서 루머 이상의 무언가가 분명 블옵 4에서 일어날 것이란 예측이 사람들 사이에서 돌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상당수의 사람들은 이러한 플레이의 변화에 대해서 대부분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싱글플레이를 플레이하는 사람들은 점점 적어지고 있으며, 콜옵의 메인 컨텐츠가 멀티플레이라는 점, 더 나아가 클래스 기반의 멀티플레이를 이미 블옵 3에서 보여준 점 등은 블옵 4의 방향성이 근거 없이 유행만 따라가는 것이라고는 단정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하지만 몇가지 점에서 블옵 4의 방향성은 콜옵 프랜차이즈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우선 통일된 정체성의 부재다:콜옵을 플레이하는 사람들이 싱글플레이를 모두 끝까지 클리어하는 것은 아니지만, 각 콜옵 작품들의 큰 정체성은 싱글플레이의 연출과 플레이로 정의되었다. 싱글플레이는 플레이어에게 이 콜옵이 어떤 콜옵인지를 개괄적으로 설명하는 방향성이자 브리핑인 셈이었던 것이다 : 가장 실패했다고 평가받는 고스트가 개를 이용한 킬스트릭 기믹을 멀티에 적용한 점, 인피닛 워페어에서는 싱글플레이의 우주전 기믹을 차용하여 몇몇 멀티 맵에서 저중력 기믹을 도입하는 등 성공한 콜옵이든 실패한 콜옵이든 프랜차이즈 원칙을 따랐었다. 

또다른 점은 팬들이 기대하는 장르적 전통과 상충한다는 점이다 : 분명 PUBG와 오버워치의 성공은 멀티플레이 게임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 지난 10년 가까이 콜옵이 거둔 성공을 따라하고자 많은 아류작들이 나왔지만, 콜옵이 그들에게 압도되지 않고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모던 워페어 이후 이어졌던 콜옵 프랜차이즈 특유의 전통 덕분이라 할 수 있다. 빠르게 리스폰되고, 빠르게 죽고, 킬스트릭으로 적을 쓸어버리고, 30초 인스턴트 음식 같은 자극적이고 빠른 흐름이 콜옵에는 있었다. 하지만 배틀로얄이라는 장르는 그런 빠른 페이스의 콜옵 게임 플레이와는 어울리지 않는다. 한번 죽으면 끝인 게임에서 모든 것은 느리며, 순발력보다는 집중력과 유연한 대처가 필요하다. 그리고 이는 콜옵 멀티플레이가 추구하는 흐름과는 대척되는 부분이다.

물론 그 어떤 것도 게임이 나와서 플레이하기 전까지는 속단해서는 안된다:타이탄폴 2의 멀티플레이처럼, 개악으로 보여졌던 부분이 실제로는 게임에 좋은 영향을 끼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껏 공개된 블옵 4를 둘러싼 루머는 다소 부정적일 수 밖에 없다. 분명, 시장 상황은 과거와 달라서 이제는 콜옵 이외에도 수많은 대체제들이 있고, 게임을 플레이하는 장르 기반이 성숙하였기에 시즈나 PUBG 같은 두뇌싸움이 깔려있는 슈터 게임들이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콜옵 같은 인스턴스 맛의 게임 플레이에 대한 수요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블옵 4가 혁신이라는 이름에 매몰된 나머지, 자신들이 잘하는 것들을 버리는 것이 아닌지 우려스러운 부분들이 있다.

블옵 4의 정보 공개는 5월 17일 최초로 이루어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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