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이야기


* 마리오 카트 8 리뷰( http://leviathan.tistory.com/1901 ) 에 대한 보론입니다.


마리오 카트의 등장은 수많은 게이머와 제작자들을 매료하였고, 엄청난 양의 카피작들과 개량작을 내놓았다. 예를 들어, 한 때 국내 온라인 게임을 풍미하였던 넥슨의 카트라이더 같은 경우가 대표적인 경우라 할 수 있겠다. 하지만 수많은 모방작들의 홍수 속에서도 마리오 카트 시리즈가 계속해서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단순히 마리오 카트 시리즈가 이 장르 최초의 게임이기 때문에 얻은 명성 때문일까, 아니면 그 이상의 무언가를 가지고 있기 때문일까? 어떻게 본다면 시리즈의 정점에 서있다 할 수 있는 마리오 카트 8과 디럭스는 그에 대한 해답을 갖고 있는 것일까?


마리오 카트 8 디럭스는 스위치로 나온 마리오 카트 8의 확장판이자 완전판이다. 게임의 큰 틀은 변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전에 썼던 리뷰의 보론으로써 본 리뷰를 작성하고자 한다. 이전의 리뷰에서는 마리오 카트 8이 아이템을 쓰는 레이싱 게임이자 반중력, 트랙의 다변화 등의 속성을 개괄적으로 분석하였다. 하지만 그러한 개괄론에 좀 더 마리오 카트 시리즈만의 차별성을 다루고자 보론 형식으로 디럭스에 대한 리뷰를 쓰고자 한다. 개괄적인 리뷰는 위 링크를 참조하되, 마리오 카트 8 디럭스에 추가된 내용에 대한 리뷰도 본 글에서 좀 더 자세하게 파고들고자 한다.


마리오 카트 8의 트렉은 다양한 숏컷과 트렉 기믹을 갖고 있다. 하지만 그러한 기믹들이 복잡하게 얽히고 섥혀서 알아보기 힘든 구조를 취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마리오 카트 8의 트렉 구조는 직관적이기 때문에 게이머로 하여금 트렉을 해매지 않으며 경치를 즐기고, 레이싱 그 자체에 집중할 수 있는 구조를 띄고 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 마리오 카트 8의 트렉이 갖고 있는 독특함을 모두 설명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기에 트렉의 구성에 있어서 마리오 카트 8만이 갖고 있는 특징을 먼저 이야기해야만 한다:마리오 카트 8은 트렉에 따라서 달라지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장애물 레이스'의 구조를 띄고 있으며, 이는 여타 레이싱 게임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부분이다. 또한 몇몇 트렉들은 렙 수가 올라갈 수록 트렉이 변화하는 기믹을 갖고 있기도 하다(무무 농장 같이 젖소가 슬금슬금 기어나오는 트렉이라던가)


이러한 변화들은 대단히 사소하면서도 중요하다:트렉 자체의 변화는 크지 않을지 몰라도, 빠른 속력으로 트렉을 도는 플레이어에게 있어서 이러한 트렉의 변화는 체감상 큰 변수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또한 경쟁자들의 존재나 아이템 사용 등은 게임의 상황을 복잡하게 만들어버린다. 그렇기에 마리오 카트 8의 트렉에는 몇몇 승부가 갈리는 지점들이 존재한다. 흥미로운 점은 이런 점에서 마리오 카트 8의 트렉은 마치 슈퍼 마리오 시리즈의 플랫포밍 스테이지를 연상케하는 구석이 있다는 것이다:트렉의 구성은 하나의 스테이지며, 다른 플레이어들과 트렉 내의 함정 기믹들은 스테이지를 구성하는 플랫폼과 적의 존재라 할 수 있다. 플레이어는 한 발판에서 다른 발판으로 넘어가거나 적을 처치할 때 항상 그 거리를 재면서 그것이 가능한지 불가능한지를 고민해야 한다. 마리오 카트 8은 그러한 플랫포밍 스테이지의 기본 구조를 레이싱 트렉의 형태로 옮겨놓은 것이라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마리오 카트 8은 처음부터 레이싱 게임을 연상시킨다기 보다는 플랫포밍 게임을 레이싱 장르와 결합시킨 것이라 할 수 있다. 이질적인 장르의 결합처럼 보이지만, 그 뿌리는 크게 이질적이지 않다:과거부터 플랫포밍 게임 장르은 스테이지 타임어택(TAS 같은) 문화가 항상 있어왔었으며, 게임 자체에서도 이러한 타임어택을 지원하는 경우도 있었다. 그것이 레이싱과 결합하는 것 자체는 아주 색다른 것은 아니었던 것이다. 하지만 마리오 카트 8은 그것을 기존 마리오 시리즈로부터 모티브를 얻었고 그 결과 여지껏 볼 수 없는 독특한 결과물로 이어지게 되었다:마리오 시리즈 특유의 동전을 모으는 기믹을 최대 속력을 올리는 기믹으로 재해석한 부분, 플랫포밍을 연상케하는 점프 가속으로 이어지는 기믹, 숨겨진 숏컷 기믹 등등 마리오 카트 8은 사소한 기믹들을 화려한 트렉에 유기적으로 결합하여 이전까지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레이싱 게임이 되었다.


하지만 마리오 카트 8 디럭스는 단순하게 게임의 콘텐츠를 이식 확장한 물건만은 아니다. 마리오 카트 8 디럭스는 여기에 배틀 모드라는 새로운 모드를 도입한다:플레이어는 맵을 돌아다니면서 게임 모드의 목적에 맞게 게임을 플레이하며, 여타 게임에서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플레이 스타일을 보여준다. 이는 기본적으로 게임의 베이스가 레이싱 게임이기 때문이기에 생기는 속도감, 그리고 각각의 모드 자체가 분명한 방향성을 부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스위치의 강점인 들고다니면서 플레이할 수 있다는 것, 더 나아가 플레이 사이클이 5분을 채 넘어가지 않는다는 점에서 마리오 카트 8 디럭스는 스위치의 컨셉에 훌륭하게 부합하는 게임이다.


결론적으로 마리오 카트 8 디럭스는 매우 훌륭한 게임이며, 스위치를 구매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게임이라 평할 수 있다. 실제로도 발매 1주만에 전세계 판매량 100만장을 돌파한 것을 보면(여기에 스위치가 발매 3개월도 채 안된 콘솔이라는 걸 감안하자), 마리오 카트 8 디럭스는 시리즈가 가진 저력과 닌텐도의 개발력이 매우 뛰어난 점을 방증하는 게임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