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이야기/스타워즈 엑스윙 미니어처 게임




스타워즈 팬들이라면 황제가 처음 등장할 때 타고온 접이식 날개의 람다 급 왕복선을 기억하실 겁니다. 프리퀼이 진행되고 깨어난 포스가 나옴에도 제국과 퍼스트 오더는 한결같이 접이식 날개를 쓰는 사이나르 플릿 시스템의 람다 왕복선의 계보를 이어갑니다. 앱실론 급 왕복선도 그 계보의 연장선상에 있는데요, 꺠어난 포스에서 최초로 나온 이 함선은 카일로 렌이 타던 셔틀로도 유명했죠. 웨이브 10에서 참전한 이 함선은 최근 엑스윙 미니어처의 흐름이 그러하듯 다른 함선은 가지지 않는 자신만의 고유한 게임 매커니즘을 들고 나왔습니다. 그리고 쓸만한 대형 함선이 데시메이터 밖에 없는 제국군에 있어서는 눈여겨 볼 수 밖에 없는 함선이기도 하죠.


사실 제국군은 가성비가 매우 뛰어난 타이파이터로 밀어붙이는 스웜 전술과 에이스 전투기들로 밀어붙이는 전략 및 전술이 유명하지만, 역으로 적을 강한 공격력과 체력으로 압박하는 수단이 적다고 할 수 있었습니다. 데시메이터가 나오기 전까지 그런 상대를 두들기는 밑바탕이라 할 수 있는 모루인 대형 함선들은 사실 제국쪽에서는 거의 '괴멸적'이란 표현을 써도 될 정도로 엉망이었구요. 밀레니엄 팔콘과 함꼐 같이 등장한 슬레이브 I는 괜찮은 기동다이얼과 스탯, 터렛은 아니지만 그럭저럭 쓸만한 후방 포각을 들고 나왔지만 정작 파일럿 능력들이 황당할 정도로 엉망인데다 기존 함선들과 시너지가 안맞아(웨이브 10이 되어도 쓸데가 없습니다...) 업그레이드 카드만 쓰고 버리는 기체였고, 람다 급 왕복선은 포인트 가성비(가장 싼 파일럿이 21포인트인데 공격력 3/회피 1/헐 포인트 5/쉴드 5라는 안정적인 스텟, 거기다가 시스템 업그레이드/캐논 업그레이드/크루 업그레이드 2슬롯/타이틀/모드 업그레이드까지)가 뛰어난 대신 기동 다이얼이 너무 처참해서 쓸 엄두도 안나는 기체였습니다. 그렇기에 람다 급 왕복선은 크루 업그레이드 2슬롯을 이용해서 황제를 태우는, 황제를 모실 수 있는 가장 싼 방법(29포인트에 황제+에이스 기체 두대를 모십니다!)이었죠. 반란 연합이 대형함선의 바이블인 YT 1300 밀레니엄 팔콘으로 재미를 보고, YT-2400 대시 렌달이 무지막지한 기동력에 360도 회전 케논으로 상대를 죄다 박살내고, 이젠 35 포인트에 공격력 4 총체력 16이란 스텟, 기뢰/터렛/크루 슬롯/분리 가능한 셔틀함선(함정이다! - 아크바 제독)까지 끌고나온 괴물 VCX-100 고스트까지 갖게 된걸 생각한다면 제국군의 대형함선 포지션과 로스터는 저주받았단 표현이 아깝지 않을 정도였죠. 


그 와중에 나온 데시메이터는 제국군 아미에 있어서 가뭄의 단비 같은 존재였습니다. 포인트가 높긴 하지만, 함선 확장팩 하나만으로 필요한 업그레이드는 단독으로 구비하고 있으며, 회피는 0이지만 튼튼한 체력에 안정적인 활용이 가능한 터렛 함선이자 업그레이드에 따라 역할이 바뀌는 다재다능함 그 자체였습니다. 하지만 역으로 본다면 제국군은 황제 태운 람다 셔틀을 제외하면, 대형 함선을 쓰고 싶으면 데시메이터 말고는 선택지가 없었다는 것(아니면 데시메이터에 황제를 태우거나!)이 큰 문제였습니다. 물론 그만큼 황제 셔틀의 효율이나 활용도가 높기도 했었기에 제국군 플레이어 입장에선 큰 불만이 나오진 않았지만요.(그보다 제국군 플레이어의 가장 큰 불만은 황제가 에픽 배틀에나 쓰이는 임페리얼 레이더 확장에 있다는 걸 겁니다....) 


업실론 급 왕복선은 제국군 로스터와 전술에 새로운 가능성을 더해주는 물건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일단 스텟 자체가 높지만(공격력 4/회피 1/헐 포인트 6/쉴드 6) 30포인트에서부터 시작하기 때문에 대형함선 치고는 포인트가 낮게 설정되어 있습니다. 물론 21포인트에서부터 시작하는 람다 급 왕복선을 생각하면 싸게 치는건 아니지만, 데시메이터가 40포인트에서부터 시작하는걸 생각하면 싸게 치는 편이죠. 즉 포인트로 놓고 본다면 업실론 급 왕복선은 람다와 데시메이터 사이의 중간 쯤의 위치란 겁니다. 또한 대형함선 답게 업그레이드의 폭도 넓은 편인데, 시스템 업그레이드/크루 업그레이드 2슬롯/테크 업그레이드 2슬롯(!)/타이틀/모드 업그레이드가 가능하며, 다른 대형함선에서 볼 수 없었던 새로운 매카니즘과 업그레이드 카드들을 들고 오기도 하였습니다.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에픽 배틀에서 쓰이는 거대함선인 반란군 수송선의 공조 액션을 최초로 들고 온 대형 함선입니다.

공조Coordinate는 행동을 써서 거리 1~2 내에 있는 아군 함선 하나에게 자유 행동을 부여합니다.


2. 새 테크 업그레이드로 자신이 갖고 있는 타겟락을 다른 기체들과 공유할 수 있는 타켓팅 싱크로나이저 업그레이드,

파일럿 스킬과 관련된 하이퍼웨이브 컴 스캐너가 추가되었습니다.


3. 크루 및 파일럿으로 헉스 장군과 카일로 렌이 추가되었는데, 그에 맞춰서 새로운 상태 카드인 

다크사이드를 보여주마와 광신도적인 헌신이 추가되었습니다.

(아마도 이 부분은 따로 글로 빼서 이야기해야할거 같습니다. 포럼에서도 이게 좋은지 나쁜지에 대해서 말이 많더군요)


4. 그외에도 다른 아군 기체에 대한 엑션이나 업그레이드 카드의 영향권을 늘려주는 파일럿이 존재합니다.



종합하자면 업실론은 람다에서 캐논 업그레이드를 빼버리고, 우월한 스텟과 화력, 타겟 토큰을 공유하는 테크, 파일럿 스킬을 조율하는 테크, 그리고 여타 호위기를 보조하는 능력을 가진 기체라 할 수 있습니다. 특히 타겟락을 공유하고 웨폰 엔지니어 업그레이드를 쓰고, 파일럿으로 스트라이단 중령을 쓴다면 거리 3이내의 모든 기체들이 업실론의 타겟락 2개를 공유하고 소비할 수 있는 흉악한 능력을 갖게 됩니다. 타겟락이 주사위 숫자에 관계없이 토큰 소비로 주사위 자체를 원하는 구성으로 굴릴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매우 강력한 능력이죠. 또한 단독 스탯도 나쁘지 않기 때문에 좀 더 과감하게 파고 들어서 전투를 지원하는 것도 가능하리라 봅니다. 크루 업그레이드와 시스템/테크 업그레이드 슬롯이 많이 있는 만큼 운용법에 따라서 다양한 형태로 꾸밀 수도 있다는 것도 장점이고,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카일로 렌이나 헉스 장군의 능력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다만 문제는 람다 급 왕복선의 후계기인 만큼 기동 다이얼의 구성이 어떨지가 문제입니다:람다 셔틀이 동급 대형 함선 뿐만 아니라 게임 내에서 악명 높은 기동 다이얼을 자랑하는 만큼, 후속기인 업실론도 기동 다이얼이 좋을거라 보기 힘듭니다. 솔직히 데시메이터 수준까지는 아니더라도 하운드 투스 수준의 기동이라면 크게 걱정할 것은 없으리라 보입니다. 무엇보다도 람다 급 왕복선의 기동 다이얼이 엉망인게 정말로 독보적인 수준이라 그거보다 더 엉망일거라는 상상은 하기 힘들기도 합니다(.....) 또한 게임 외적인 부분에서 기체가 차지하는 부피가 참으로 독보적이기 때문에 함선을 들고 다니는 것이 매우 힘들어 보이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런 문제들을 차치하더라도, 기동만 평균 수준으로 해줄 수 있다면 제국군 대형함선에 데시메이터 이외에 다른 쓸만한 대형 함선이 생기는건 긍정적으로 기대해 볼만한 부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