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이야기/스타워즈 엑스윙 미니어처 게임



매번 영화나 작품이 나올 떄마다 반란 연합과 제국군은 삐까번쩍한 기체들이 추가되는 엑스윙 미니어처 게임이지만, 정작 스컴쪽은 새로운 기체가 나올때마다 이 놈이 대체 어디서 나온거였지 하고 뚫어져라 모델을 쳐다볼 때가 많습니다. 쿼드 점퍼도 그 사례중 하나죠:깨어난 포스에서 레이와 핀이 퍼스트 오더로부터 도망을 칠 때, 잠깐 모습을 드러냈다가 타이 파이터에 의해서 뻥하고 터져버린 고물 딱지가 바로 웨이브 10의 스컴 함선인 쿼드 점퍼입니다(.....) 웨이브 10이 스타워즈 로그 원의 개봉 때문에 반란 연합과 제국군 로스터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데다가, 웨이브 8과 웨이브 9에서 흉악한 점프마스터 5000과 최초로 쓸만한 스컴 전투기 프로텍터레이트 스타 파이터, 트렉터 빔 매커니즘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쉐도우 케스터가 있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스컴 진영은 웨이브 10에서 쉬어간다는 느낌입니다만, 쿼드 점퍼는 근래 스컴 함선의 디자인 철학과 엑스윙 미니어처 게임의 큰 조류를 잘 드러내는 함선이라 할 수 있습니다.


사실 웨이브 9의 프로텍터레이트 스타파이터 이전의 스컴 전용 전투기들은 모두 어딘가 나사가 빠진듯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스컴의 유리대포인 헤비 사이크, 엘리트 전투기를 표방하지만 전혀 엘리트 스럽지 않는 글리터스팀 셔틀 키락스 파이터, 오토스러스터 확장팩 스타바이퍼 등등 제국을 대표하는 타이파이터나 반란 연합을 대표하는 엑스윙과 다르게 이것이 바로 스컴 진영의 핵심이다 라고 이야기할 수 있는 전투기는 여지껏 없었습니다. 문제의 본질은 스컴 진영 전투기를 정의 내리는 컨셉이 부족했었다는데 있었죠:타이파이터는 화력은 떨어지지만 기동력과, 압도적인 물량, 적은 코스트, 그리고 코스트 대비하여 훌륭한 에이스들을 갖추었고 엑스윙은 모드와 별개로 아스트로멕 업그레이드, 기뢰 장착에 공수 양면에 충실한 모습을 보여주었죠. 이는 제국과 반란 연합 아미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 컨셉이 어떤식으로 존재하는가를 드러내는 부분이었죠. 하지만 스컴은 그런 진영을 관통하는 '컨셉' 자체가 부족한 것도 사실이었습니다. 하지만 프로텍터레이트 스타파이터는 거리 1에서 맞다이를 까는데 특화된 무식함을 컨셉으로 잡았고, 그것이 유용하든 유용하지 않든(지금까지 정식 토너먼트 영상에서 프로텍터레이트 스타파이터를 본적은 없네요...) 사람들에게 아 이 전투기는 운용해보고 싶다는 욕구를 불러일으키게 만들었죠. 쉐도우 케스터가 잘 쓰지 않는 트렉터 빔 메카니즘과 이동 포각이라는 새로운 매커니즘, 스트레스 토큰을 데미지로 변환하는 블랙 마켓 슬라이서 툴을 들고 오면서 꾸준히 에이스에 들러붙어 에이스를 갉아먹는 에이스 킬러라는 포지션을 잡았던 것처럼 말이죠.


이러한 스컴 함선들의 디자인 철학은 기존의 메타를 파쇄(한계로 내몰다Push the Limit로 스트레스 토큰을 받으며 두번 이상 행동하는 에이스들)하면서 각자 함선만이 할 수 있는 포지션을 설정해주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과거의 스컴 전투기들이 컨셉 자체를 '타이 파이터와 엑스윙의 중간 정도'로 설정하고 명확한 차별점 없이 스탯에서 변화를 주는 쪽이었다면, 최근의 경향은 아예 새로운 메커니즘을 만들거나 잘 안쓰이는 매커니즘을 재발굴하는 쪽이라 볼 수 있습니다.


쿼드 점퍼의 경우 스탯을 보면 절대로 여러대를 넣고 굴릴만한 스펙은 아닙니다.(공격력 2, 회피 2, 헐 포인트 5, 쉴드 0 / 크루, 테크, 모드, 폭탄, 일리싯 업그레이드 가능) 하지만 다른 기체에서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특성들이 많이 있습니다.




1. 이동템플릿 1을 이용해서 뒤로 움직이는 적색 기동(?!) 덕분에 기동 난이도 1의 움직임이 다이얼에 6개(!)가 박혀있습니다.


2.우주 스캐빈저들의 함선이라는 설정 답게 쿼드점퍼 전용 모드는 거리 1의 적/아군 하나 골라 트렉터 빔 효과를 부여하며, 

파일럿 중에는 자신에게 들이박은 전원에게 트렉터 빔 효과를 부여(?!)하는 놈도 있습니다.


3.폭탄 장착 가능. 그런데 폭탄을 앞으로 투척하는 것이 가능한 파일럿이 있습니다. 근데 그게 19포인트 수준.

똑같이 폭탄을 앞으로 투척하는 타이 퍼니셔의 데스레인이 26포인트 수준입니다. 물론 기체가 다르긴 하지만...


4.우주 스캐빈저들의 함선답게 근처에서 적함선이 폭파되면 소비한 폭탄/미사일/기뢰 등의 카드를 회복하는 일리싯이 추가되었습니다.

추가 탄약 업그레이드가 기뢰 슬롯을 무조건 써야하는 만큼 스컴 쪽 미사일 보트에 큰 힘을 실어주리라 보여집니다.




요약하자면 쿼드점퍼는 낮은 포인트로 상대 기동을 봉쇄하거나 엿먹이는 트릭키한 블로커라고 할 수 있습니다. 상대 회피수치 1을 깎고 진형을 무너뜨리는 트렉터 빔 토큰을 적극적으로 이용하거나 앞뒤로 기동할 수 있는 것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서 상대의 움직임을 봉쇄하는 것이죠. 하지만 전체적인 스텟을 낮게 설정함으로써 15포인트 수준의 스웜 아미 수준의 포인트에 많은 업그레이드 슬롯으로 포지션을 유연하게 설정할 수 있는 것도 강점이죠. 하지만 문제는 트리키한 움직임에 치중하다 보니 기동력은 떨어진다는 점(속도 3의 기동이 가장 빠름/K턴이 없고, 대신 속도 2의 S턴이 들어가있음)과 전반적인 단독 생존력은 떨어진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사실상 5라는 높은(?) 헐 포인트도 뒤를 잡히면 순식간에 털리기 십상이니 제대로 굴리기 위해선 전략적인 측면과 전술적인 측면 모두 통달해야 할 겁니다.


이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쿼드 점퍼는 분명히 현재 스컴 로스터에서 한 대 정도는 넣어보고 굴려보고 싶은 개성 있는 기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동 후 액션이 매우 중요한 게임에 기동 후 액션을 막는 블로킹에 특화된 기체가 나온 것은 눈여겨 볼만 합니다. 엑스윙 미니어처 게임 자체가 스텟 싸움으로 흐르는 것이 아니라 얼마나 잘 기동하고/적에게 화력을 집중하는가 라는 움직임의 수 읽기의 싸움으로 나아가겠다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어찌되었든 현재 갖고 있는 로스터에 한 대 정도는 포함하고 싶은 기체라고 할 수 있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