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이야기




-지난 몇년 동안 JRPG는 레알 똥덩어리였습니다. 특히 이러한 모라토리엄의 중심에는 파이널 판타지 13이 자리잡고 있었죠. 그 사이 간혹 할만한 JRPG나 그럭저럭 괜찮은 시도들을 보여주는 JRPG들이 있었지만, 과거의 그 맛 그대로를 현대적으로 재현한 작품은 아직까지는 없었습니다. 사실, JRPG와 콘솔의 블록버스터 식의 게임이나 현대적인 스피디한 게임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구석이 있다고 할수도 있구요. 그런 점에서 브레이버리 디폴트는 아마도 지금까지 나온 JRPG 중에서는 현대적인 감각과 고전적인 감각이 가장 잘 맞닿아있는 게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파판 시리즈에서 볼 수 있는 전통적인 직업들과 잡+어빌리티 시스템을 결합한 작품입니다. 각각의 직업 마다 고유의 기술, 패시브 어빌리티가 있고, 이를 선택 조합해서 전투를 풀어나가는 구조입니다. 뭐 예전부터 이런 구조의 JRPG는 많이 보였지만, 브레이버리 디폴트는 여기에 브레이브/디폴트의 개념을 추가해서 게임의 속도를 한층 올립니다. 


브레이브/디폴트 시스템은 '지금 한번에 턴을 몰아서 쓸래? 아니면 아꼈다가 나중에 쓸래?'의 개념을 전투 턴에 집어넣은 것이라 할 수 있는데요, 자신의 행동을 한번에 끌어쓸 수 있는 브레이브의 개념, 그리고 한턴을 넘기는 대신 브레이브 포인트를 모으고 방어력을 대폭 올리는 디폴트의 개념을 통해서 잡몹 구간에서는 스피디함을(첫턴부터 브레이브로 몰아쳐서 원턴 킬 내기), 보스전에서는 신중한 접근을 추구합니다. 게임 전반적으로 '어 데미지가 엄청 들어오는데?' 싶은 경향이 있는데, 디폴트로 버티기를 시도하면 데미지가 버틸만한 수준으로 경감되서 들어옵니다. 휴대용 게임에 필요한 스피디함, 나름대로의 깊이와 전략성을 모두 잡았다고 할 수 있어요.


-스토리 중반(3장 중반 정도)까지 오고 큰 네타까지 종합해서 보았을 때, 스토리 자체는 '정통' 그 자체입니다. 세계에 큰 위험이 닥치고, 용자들이 일어납니다. 그리고 어둠에 물든 크리스탈을 순차적으로 정화하죠. 이 과정을 게임은 정말이지 구식+정도로 묘사합니다. 중2병에 찌든 주인공도 없고, 적을 죽일 때마다 '죽이고 싶지 않았어!' '과거회상 중' 이딴 짓도 안하며, 적들도 참 살의가 끓어오르게 만드는(.....) 그런 단순한 적들로만 나옵니다. 사실 스토리 내의 반전을 제외하고, 적들이 하는 짓이 명명백백히 나쁜 짓들이기 때문이죠. 스토리 자체도 동료들 사이의 아기자기한 치고받기(?)도 많은 편이며, 테일즈 시리즈 전통의 시스템인 스캣과 비스무리한 파티 쳇도 들어있더군요.


-게임에서 가장 신선한 부분은 바로 소셜 게임의 시스템을 게임에 추가했다는 겁니다. 소멸해버린 주인공의 마을인 노르엔데 마을을 부흥시키기 위해서는 3DS 네트워크 기능을 이용해서 외부의 사람들을 끌어모아야 합니다. 그리고 이때, 외부 사람들의 케릭터들이 전송되서 이를 소환+공격할 수 있게 되죠. 또한 케릭터의 쟙 레벨을 복사, 공유하는 어빌링크 기능을 통해서 미리 앞으로의 어빌리티를 체험 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도 하구요. 필살기 강화에 마을 부흥 요소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점은 마이너스 포인트라 할 수 있지만(묘하게 꼬박꼬박 노예를 조달해야하는 번거로움이....), 친구 소환 공격은 상당히 재밌는 시스템이더군요.


-리뷰 까지...얼마나 걸리려나(....) 벌써 30시간 째인데, 반도 못온거 같은(먼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