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이야기



영상은 윙커맨더 개발자의 신작, 스타 시티즌의 트레일러입니다.


산업혁명과 기술 복제 시대의 도래 이후로, 대중매체와 대중문화가 갖는 태생적인 한계점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소비자의 욕구와 생산자의 상품이 서로 부합하느냐의 문제입니다. 특히 대량생산 시스템의 등장으로 인해서, 이러한 소비자-생산자 사이의 괴리 문제는 자칫 잘못하면 생산자 입장에서는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겁니다. 수백만장은 팔릴 만한다고 생각해서 예산과 시간, 설비를 투자했더니, 정작 수백장도 안팔렸다면 그건 장사접어야죠. 이런 문제는 마케팅이나 시장조사 등의 사전 예방적인 조치를 거치면서 시대와 대중이 요구하는 흐름(쉽게 이야기하면 유행)을 찾아내고, 이 흐름을 타는 것으로 어느정도 해결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유행의 발견과 창조라는 흐름에서 벗어난 새로운 생산자의 소비자 탐색 방식이 최근 두각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제작자가 자신의 프로젝트에 대한 개요와 프리젠테이션을 인터넷에 올리고, 이에 호응한 사람들이 돈을 모아서 예산을 마련하는 소위 크라우드 펀딩입니다. 물론 아예 혁명적인 유통구조 방식이라고는 말은 할 수 없는 것이, 사실상 사업설명회를 소수의 투자자에서부터 인터넷의 불특정 다수로 늘렸다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크라우드 펀딩은 지금까지 무시되었던 코어 게이머들의 욕망, 그리고 '틈새'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킥스타트 프로젝트에서 웨이스트랜드 2가 300만 달러 돌파, 옵시디언 스튜디오의 프로젝트 이터니티가 400만 달러를 돌파했죠. 공통적으로 이들 모두가 '과거 명작 RPG의 회귀'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는데, 사실 근 5년 동안 RPG 장르 자체가 쇠퇴했다 하더라도 과언이 아니고 팔리기 위해서 액션과 결합하는 등 변화가 심한 장르기도 했죠. 게다가 최근 바이오웨어의 3색 똥 투척과 드래곤 에이지 2에 힘입어 바이오웨어의 몰락이 기정사실화 되기도 했구요. 사실, 이 장르의 팬들은 어느정도 코어 속성을 지닐 수 밖에 없는데, 과거 RPG 장르의 특성을 생각해보면 어느정도 당연한 이야기인듯 합니다. 

사실 제가 봤을 때, 게임의 크라우드 펀딩이라는 새로운 투자 방식이 하나의 흐름이자 시스템으로 안착하려면 

1)RPG나 과거 사멸한 장르들이 아닌 다양한 장르의 게임들이 만들어져야 하며, 
2)지금 만들어지고 있는 프로젝트들이 성공적으로 결과물을 내야한다.

라는 두가지 선결과제가 있다고 하겠습니다. 만약 잘 된다면 게임 제작에 있어서 퍼블리셔나 유행을 타야한다는 압박감이 적어질 겁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위의 선ㄱㄹ과제가 해결되었을 때의 이야기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