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이야기/게임 리뷰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어새신 크리드 2편에 대해서 상당히 안좋은 평을 쓰기는 했습니다만, 기본적으로 1편에 비해서는 훌륭하다는 평이 대부분이기는 합니다. 2편 자체가 미완성작이라 할 수 있는 1편의 발전작이라 할 수 있죠. 그리고 우리가 일반적으로 갖고 있는 '암살'과 '암살자'의 이미지가 아닌, 일종의 결사단 개념으로서의 암살단의 이야기라고 생각하면 뭐 게임 자체의 컨셉이 잘 짜여졌기는 했습니다. 이후 UBI는 2편 베이스를 확장 발전시켜서 브라더후드라는 2편의 발전 완성작을 내놓게 됩니다. 브라더후드는 전편보다 훨씬 더 나은 속편이라는 찬사가 아깝지 않은 작품인데, 암살단 운영 및 도시 개발의 게임의 시스템을 가다듬고 발전시킨데다가 혁신적인 멀티플래이를 추가했죠. 사실 브라더후드 이후로 1편을 베이스로한 어새신 크리드는 더이상 나올 이유가 없어보였습니다.


하지만, 3편으로 넘어가기 전에 어새신 크리드라는 프랜차이즈가 넘어가야하는 산이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스토리'의 문제죠. 어새신 크리드 시리즈의 기본 설정은 '선조들의 체험을 현대인이 가상현실로 경험한다'라는 다소 기이한 설정이었고, 이를 수백년의 걸친 음모론과 결합하면서 어새신 크리드 만의 독특한 분위기를 만들어냅니다. 하지만, 이러한 기이한 설정 때문에 게임의 스토리는 외부/내부의 이야기가 다소 겉도는 느낌을 만들어냈죠. 그렇기에 스토리 내의 탄탄한 구조보다는 애니머스 외적으로는 깜짝깜짝 놀라는 반전 위주의 스토리(2편 엔딩의 선조 드립, 브라더후드에서는 루시의 죽음)며, 애니머스 내적으로는 일반적인 영웅의 이야기로 만들어졌죠. 하지만 결과적으로 스토리의 이원화로 인해서 어느 한쪽이 쩌리가 되버리는(.....) 참사가 발생하게 됩니다. 특히 데스몬드와 그 아이들이 말이죠. 결국 이럴거면 스토리를 왜 이원화했냐는 이야기가 나올법만도 합니다.


어새신 크리드:리벨레이션은 바로 그에 대한 답입니다. 시리즈의 마지막인 3편을 위해서라도, 미래의 후손들(데스몬드)과 과거의 선조들(에지오, 알테어)의 이야기는 하나의 공통 접점을 찾아야 하죠. 그렇기에 2편과 3편을 잇는 가교로서 리벨레이션의 갖는 의미는 대단히 중요합니다. 


루시를 죽인 이후, 데스몬드는 애니머스 속에 갇히게 되죠. 그리고 데스몬드는 애니머스에서 빠져나가기 위해서 자아성찰(?)을 시작하게 되고, 동시에 그 자아성찰의 과정에서 에지오, 그리고 알테어의 마지막 이야기를 보게 됩니다. 스토리는 3중으로 얽혀있으며, 알테어의 유산을 쫒는 에지오, 그리고 그 에지오를 쫒는 데스몬드의 이야기죠. 언뜻 서로 따로 노는 듯한 스토리는 결과적으로 '왜 우리는 싸워야 하는가'라는 하나의 질문에 대답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결국은 알테어의 의지, 그리고 이를 이해하고 받아들여서 후대로 전승하는 에지오, 마지막으로 선조들의 유지를 이어서 이 모든 이야기의 종지부를 찍으려는 데스몬드까지 시리즈 최초로 떡밥이 아닌 시대를 관통하는 하나의 유대감이 바로 리벨레이션에서 형성됩니다. 이 점에서 리벨레이션은 시리즈에서 중요한 위치에 올라선다고 할 수있죠.


그와 별개로 게임 플래이 자체는 미묘합니다. 기본적으로 브라더후드가 보여준 1편을 거쳐 2편이 추구하고자 했던 시스템의 완성형에서 약간의 난이도 수정 및 약간의 실험을 추가한 수준입니다. 훅블레이드와 지프라인 이동 자체는 괜찮은 시도였으나, 일방향적인 이동이 살짝 걸리던 부분이었습니다. 인퍼머스 2의 전깃줄 타기 같은 느낌의 이동이었고, 나름대로 빠른 이동을 시도할 수 있는 점에서는 칭찬할만 합니다만...역시 과거의 콘스탄티노플에 인퍼머스 2마냥 빨랫줄이 여기저기 널려있는 것은 부자연스러웠는지 수가 적은 점은 아쉽습니다. 뭔가 아쉬운 곁다리 같은 느낌.


전투 난이도는 일방적인 학살에서 머리를 써야하는 방식으로 바뀌었습니다. 2편 기준에서 말이죠. 브라더후드 자체를 넘겼기 때문에 미묘하지만, 일단 칼은 히든 블레이드 보다 약하고, 히든 블레이드는 맨손보다 약하다(.....)라는 이상한 공식은 해결된듯 합니다. 그리고 예니채리 같이 난이도를 확 올리는 요소도 있고, 전반적으로 주인공을 너프시키고 적을 버프를 줌으로서 밸런스를 맞추려는 시도를 합니다. 뭐, 저는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폭탄 만들기도 나름 머리를 쓴 게임 요소였으나, 정작 실제 플래이에서는 완전동기화 요소를 제외하면 꼭 쓸일이 거의 없다는 점에서 미묘한 시스템이었습니다. 그리고 거점 방어전을 타워 디팬스로 만든건 진짜 '병'신의 한수였습니다. 왜 하는지도 모르겠고, 그냥 뺏기는게 속편하더군요(......)


어새신 크리드:리벨레이션은 결과적으로 스토리 측면에서는 대단히 훌륭한 작품이나 게임 시스템이나 플래이적인 측면에서는 브라더후드의 사족같은 작품입니다. 기본적인 재미는 있지만, 결과적으로 브라더후드 하고 본질적인 차이가 뭐냐 라고 물으면 크게 할말이 없는 게 리벨레이션이라는 거죠. 하지만 스토리는 역대 최강이라 할 수 있을 정도고, 확실하게 3편의 코너에게로 선조들의 의지를 이어주는 각같은 역할을 하는 작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