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이야기

 

 

 

요 블라디!

 

흔히들 탑솔 2대 패왕을 꼽으면 AD 니달리-블라디미르 이렇게 두 챔프를 꼽습니다. 보통 이 둘을 탑솔 2대 패왕으로 꼽는 이유가 초중반 약한 기간을 지나면 무한 파밍-디나이가 가능해지는 챔프이기 때문입니다. 탑솔 자체가 바퀴벌레 같은 챔프들이 모인데다가 '라인중 가장 망하기 쉬운 라인이 탑'이라는 법칙이 있죠. EU 스타일에 있어서 탑솔이란, 타워와 타워 사이의 길이가 길기 때문에 도망과 생존에 능한 챔프가 서며, 중요한 드래곤 싸움에서 멀지만 단독으로 라인 하나를 맡은 뒤 커서 후반 한타를 도모하는 챔프들이 가는 곳입니다. 보통 블라디가 탑솔에 서는 이유는 초반 라인전은 쥐약이지만, 후반으로 가면 갈수록 미친듯한 존재감을 드러내며, 생존력에 있어서도 다른 탑솔 챔프에 비해 꿀리지 않기 때문입니다.


제가 요릭, 리븐 정도가 있는데 둘다 탑솔을 서면 심하게 상대방에게 처발려서 탑솔 공포증이 있었죠. 하지만 근래 블라디미르가 세일을 해서 하나 사고 탑솔을 섰는데 드디어 한사람 몫을 하게 되었습니다. 캐리는 못하더라도 적어도 탑솔에서 망해서 팀을 말아먹지는 않아요. 대감동 ㅠㅠ


20분동안 포션 하나도 안빨고 무한파밍한 적도 있습니다. 저같은 발컨이 말이죠, 넵.


 1)패시브:핏빛 계약


블라디미르는 추가 체력을 얻을 때마다 주문력을, 추가 주문력을 얻을 때 마다 체력을 얻습니다. 블라디가 AP 딜텡을 해먹을 수 있게 만드는 패시브. 주문력 템만 맞춰도 상당한 체력을 보유하기 때문에 블라디의 생존력을 보장하는 패시브입니다. 그런데 추가 체력을 얻을 때마다 주문력을 얻는다는 부분은 미묘한데, 보통 블라디는 고대인의 의지-라바돈의 죽음의 모자-존야-심연의 홀 순으로 AP 누커 템을 맞춥니다. 따라서 체력 증가 아이템을 맞출 일은 거의 없다는 거죠. 보통 게임이 거의 끝날 때 즈음해서 블라디의 추가체력이 800-1000 가까이 되지만, 추가 주문력은 대단히 미미합니다. 보통 주문력+체력이 붙은 템 중 효율이 좋은 것은 라일라이의 수정홀, 영겁의 지팡이 이렇게 두개정도인데, 라일라이는 블라디와의 효율이 그닥이라는 느낌이고 영겁의 지팡이는 마나 개념이 없는 블라디에게는 별 의미가 없는 부분입니다.


그렇다고 워모그 맞추기도 그렇고, 그냥 편하게 주문력 위주로 템을 맞추고 

탱템좀 맞추면 훌륭한 딜탱이 된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2)Q 스킬:수혈


블라디미르가 대상을 하나 지정해 데미지를 입히고, 체력을 회복합니다. 블라디의 짤짤이, 파밍기. 다른 스킬들과 다르게 무자원이고, 체력을 회복시켜주기 때문에 집에 갈 필요 없이 진득하게 라인에 붙어있게 만드는 스킬입니다. 블라디는 보통 평타와 Q로 막타를 먹는데(E 스킬은 라인을 밀거나 혹은 상대 챔프를 견제할 때), Q만 쿨마다 써줘도 체력을 유지하는 것이 상당히 쉽습니다. 그리고 수혈 스킬은 W 스킬 피의 웅덩이나 E 스킬 선혈의 파도 같이 체력을 소모하는 스킬들을 보조하는 역할을 하기도 하죠. 특히 E 스킬의 경우 한타직전 허공에 피를 뿌리며 4중첩을 유지하면 블라디 본인에게도 상당히 아프기 때문에 Q 스킬로 손실된 체력을 보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Q 스킬 데미지도 나쁜편은 아니기에 한타 때 물고늘어져야 할 누커나 원딜 순삭 하는데도 도움이 됩니다.


보통 R스킬 다음으로 Q 선마를 하는 이유는, 다른 스킬들과 달리 스킬 레벨이 오르면 오를수록 쿨감 수치가 장난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1렙 시에 10초지만, 5렙 시에 4초 수준으로 줄어드는데, 마스터리나 템에 따라 다르지만 대충 3초에 한번 꼴로 피를 빨아먹을 수 있다고 생각하시면 편합니다. 대신에 블라디 초반 라인전이 진짜 약한 이유가 여기 있는데, 워낙이 쿨타임이 길다보니 체력을 까먹는 E스킬로 몰아붙이기도 그렇고 딜교환 자체가 성립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5랩을 찍는 9랩의 시점에서는 템 없이도 상대방 탑솔 챔프의 혈압을 오르게 만들 수 있습니다.


수혈 자체가 체력 회복 효과가 있기 때문에 주문 흡혈효과를 부여하는 고대인의 의지와 잘 맞습니다. 아니, 그냥 라인 당겨놓고 죽어라고 파밍하다가 9레벨 되고 고대인의 의지만 들어줘도 왠만한 탑솔 챔프들을 씹어먹을 수 있습니다. 상대방이 영혼의 맞다이를 하러 오면 Q 스킬로 영혼까지 빨아먹을 수 있어요. 


3)W 스킬:피의 웅덩이


현재 체력의 20%를 소모하여 타겟 지정 불가에 광역 기술에 영향을 받지 않는 피의 웅덩이로 2초동안 변화합니다. 피의 웅덩이 위에 있는 적은 슬로우 효과를 받으며, 2초동안 데미지(주문력 계수+추가 체력의 일정 부분)를 주며, 준 데미지의 15%를 체력으로 회복합니다. 현존하는 롤 최강의 회피기. 이걸 능가하는 회피기는 회피+이동+데미지+슬로우 효과까지 주는 피즈의 재간둥이 밖에 없으며, 탑솔에 블라디가 서는 것 만으로 상대방 정글러가 갱오기 싫게 만들 수 있습니다. 회피기라고는 하지만, 2초 무적이라는 점을 이용해서 온갖 변태같은 활용을 할 수 있습니다. 우리편 정글러가 갱오면 슬로우 효과를 이용해서 상대방 탑솔러에게 비벼줄 수 있고, 적이 갱오면 도망 갈 수도 있고, 카서스가 궁 쓰면 피할 수 있고, 상대방이 블라디의 딸피를 보고 타워다이브를 감행 할 때 스킬 쓰고 역으로 상대방을 관광보낼 수도 있고, 역으로 내가 타워다이브 할때도 쓸 수 있고...워낙이 쓸때가 많다 보니까 긴 쿨타임이 아까운 스킬 중 하나.


한 타때는 대단히 치명적인 스킬이기도 한데, 블라디미르가 스킬을 쓰고 상대방 진형을 해집어놓은 뒤 자신이 순삭해야하는 원딜과 서포터, 누커를 선혈의 파도/수혈 사정권으로 들어오게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워낙이 쓸모있는 스킬이다 보니 쿨타임이 대단히 길고, 보통은 주력 딜링 스킬인 E 스킬을 Q 다음으로 마스터하기 때문에 보통 20초 마다 한번 씁니다. 그리고 스킬 쓰기 전에 걸린 슬로우, 독뎀, 점화 등의 효과는 피웅덩이로 변한다 하더라도 데미지가 들어오기에 주의해야 합니다. 또한 현재 체력의 20%를 소모하기 때문에 무턱대고 썼다가는 안쓰니만도 못한 사태가 일어나기 쉽구요. 


W 스킬을 얼마나 잘쓰느냐가 블라디 고수 여부를 판단하는 부분이라 생각합니다. 


4)E 스킬:선혈의 파도


체력을 소모하여 범위 내에 적들에게 데미지를 입히는 선혈의 파도를 만들어냅니다. 선혈의 파도를 쓸 때마다 중첩이 쌓이며, 중첩이 쌓일 때마다 스킬의 체력 소모량/체력 회복률 및 치료 효과/선혈의 파도 데미지가 증가합니다. 블라디의 주력 딜링기. 일단 범위내에 들어온 모든 적을 모두 공격한다는 점에서 대단히 매력적인 스킬이나 문제는 스택 쌓이기 전에는 데미지도 그닥이고, 사거리가 상당히 짧은데다가 생각보다 체력소모 량이 크다(물론 일정 숫자 이상의 적에게 맞추면 체력이 반대로 차지만...항상 그렇게 이상적이지는 않습니다) 라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한타 전에 스택 쌓아두기 및 자리선정이 대단히 중요한 기술입니다. 


범위 공격에 Q 스킬과 같이 쓰면 막타먹기 상당히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초반에는 진짜 E 스킬로 소모되는 체력이 눈물납니다. 진짜 유리한 상황이 아니면 E스킬로 라인 미는 짓은 하면 안됩니다. 일단 E 스킬 자체의 쿨타임이 짧기 때문에 딜량은 상당하지만 Q 스킬을 같이 쓰지 않으면 체력 소모가 심합니다. Q 쿨이 돌아올 때마다 같이 써주는 게 핵심.


5)R 스킬:혈사병


대상 지역에 혈사병을 퍼뜨립니다. 5초동안 혈사병의 대상은 데미지를 12% 증폭해서 받으며, 혈사병이 지속 기간이 끝나면 대상은 마법 데미지를 받습니다. 다른 스킬에 비해서 이펙트가 크지 않은(?) 장판형 궁극기. 한타 전에 끼얹으면 팀 전체의 데미지 향상에 도움이 되고, 끝나고 들어가는 데미지 때문에 킬스틸하기도 쉬운(.....) 기술입니다. 보통은 W로 들어가기 전에 궁극기 끼얹고 W로 들어간 다음에 혈사병 터지면서 소모한 체력을 돌려받고 Q-E 난사...가 가장 이상적인 모양새이나, 그게 쉽나요?(.....) 쿨되고 기회되면 되도록 많은 상대를 맞추는 것을 목표로 써줍시다. 


6)전체적인 평가


럼블과 함께 AP 딜탱이라는 독특한 포지션을 차지하는 챔프. 탑솔 2대 패왕으로 칭송받고는 있는데, 생각보다 카운터가 많습니다. 특히 돌진기 있고, 순간적으로 데미지를 뽑아 낼 수 있는 근접 챔프들에게는 약한데, 원최 블라디의 스킬 사거리가 짧은데다가, 그렇다고 럼블처럼 화염방사기 스킬 3렙정도만 가도 3초마다 악랄한 디나이를 할 수 있는 것과 달리, 수혈 스킬이 5랩을 찍기 전까지는 그저 날아다니는 슈퍼 모기 수준(.....)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수혈 5랩+고대인의 의지 정도는 나와야 상대방 탑솔 챔프의 영혼을 빨아먹는 챔프로 거듭납니다. 사실, 고대인의 의지 이후로는 블라디는 게임 끝날때까지 상승세를 타는 챔프이기 때문에 초반에 안죽고 고대인의 의지까지(적어도 고대인의 의지 전 템인 마법공학 리볼버 까지) 맞추는 것이 목표입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맞추기 쉽다고 느끼는게, 워낙이 초반에 라인미는 능력이 쉣더뻨커(.....) 이기 때문에 라인을 타워 사거리 바로 앞에서 끊고 열심히 파밍하면 생각보다 안전하게 파밍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수혈 스킬+무자원 챔프라는 점 덕분에 라인을 떠나지 않는 점도 블라디의 파밍력을 높이는 요소. 어차피 시간은 블라디 편이니 최대한 죽지 않고 파밍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단 상대방도 그걸 알기 때문에, 견제가 상당히 심합니다. 물론 딱 타워 사정거리 바깥에 라인을 긋고 버티면 정글러가 와도 생각보다 할만하지만, 3명의 챔프에게 1점사 당하면 탑솔의 바퀴벌레 블라디라도 죽을 수 밖에 없습니다.


AP 챔프라는 점을 이용해서 미드 갈 수도 있지만...사실 블라디는 미드 가면 진짜 지루합니다. 딱 한번 상대 갈리오랑 섰다가 30분이 지나도록 집에 한번도 못갔습니다. 30분 동안 CS 180개 먹고(갈리오는 140개...), 갱온 마스터 이를 역으로 털어먹고, 상대 봇 듀오가 올라와서 미드에서 깽판을 벌이고, 탑솔 망해서 상대편 오공이 기어내려오는 등 온갖 일이 일어났지만, 갈리오나 저나 어느쪽도 킬이 안나고 무한파밍질...미드 서는 이유가 6랩 찍고 어느쪽이든 솔로 필킬을 내거나 라인을 상대방 미드 챔프 영혼까지 밀어버린 뒤에 로밍 다녀서 지원하는 것이기 때문에 블라디는 솔직히 미드에 어울리지 않아요. 로밍다닌다고 해서 다른 레인에 크게 영향을 줄 수 있는 것도 아니구요. 


상성이 맞는 건지, 아니면 OP 챔프라 그런건지(.....)는 모르겠지만, 원딜-서폿-미드만 할 수 있었는데 이로써 선택의 폭이 조금은 넓어진듯한 느낌. 게다가 다른 챔프들보다 상당히 안정적으로 운영이 되니 더 좋군요.